무쇠인간
테드 휴즈 지음, 크리스 몰드 그림, 조호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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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의 원작 소설 <무쇠인간>. 무려 1968년에 첫 출간한 고전 명작이라 불리는 아동문학입니다.


아이언맨 마크 1 비주얼이 떠오르는 고철 로봇과 트랜스포머의 친구가 생각나는 표지 그림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카메오로 등장할 만큼 수많은 작품들에 영감을 준 <무쇠인간>입니다. 우리 아이는 앤드류 데이비슨의 그림 버전으로 봤었는데, 2019년 크리스 몰드의 일러스트로 리메이크해 2020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만나봅니다.​​


영국의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내리는 칭호를 받은 계관 시인이자 문학 작가 테드 휴즈. 미국의 대표 시인이자 작가 실비아 플라스의 남편입니다.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의 사연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머니 실비아 플라스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아빠 테드 휴즈가 쓴 작품이 바로 <무쇠인간>입니다.​​


아이들에게 머리맡에서 읽어주고 싶은 바람을 담은 만큼 계관 시인의 시적 언어와 부모가 읽어주는 구어체가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이 책은 한 번만이라도 꼭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과는 감상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아무도 모르는 무쇠인간. 두루뭉술하게 몰라~ 한 마디로 퉁칩니다. 그 너머의 상상은 아이들에게 맡겨보자고요. 어마어마하게 큰 무쇠인간은 덩치에 안 맞게 허당미가 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범블비가 떠오른다고나 할까요. 절벽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근엄해 보였는데... 우당탕탕 굴러떨어집니다. 그 바람에 산산조각 나며 고철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분해된 몸을 찾고 찾아 스스로 조립해 내는 걸 보니 자가 치유의 원조가 바로 여기에 있군요. 한쪽 눈과 손이 만나 부품들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모습을 보며 응원하게 됩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무쇠인간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크리스 몰드의 일러스트가 테드 휴즈의 상상력을 시각화해냈습니다.​​






무쇠인간도 먹어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무쇠인간의 음식은 쇠붙이입니다. 주변 농가의 농기구와 농기계들을 우걱우걱 먹고 사라지기 일쑤인 무쇠인간. 농부들이 난리가 날 수밖에요.​​ 결국 깊은 구덩이를 파서 무쇠인간을 해치우려고 합니다. 소년 호가스가 함정으로 유인해 무쇠인간은 결국 구덩이에 파묻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 정도에 당할 무쇠인간이 아니죠.​​


구덩이에서 탈출한 무쇠인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호가스가 멋진 아이디어를 냅니다. 고철 야적장으로 데려간 겁니다. 그곳에는 무쇠인간의 음식이 널려있습니다. 그렇게 무쇠인간과 사람들은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나갑니다.


그런데 지구에 위기가 닥칩니다. 박쥐와 용을 닮은 거대 괴생명체가 우주에서부터 날아오더니 먹이를 내놓지 않으면 지구를 망가뜨리겠다는 위협을 합니다. 지구가 사라지면 무쇠인간이 먹을 고철도 없어질 테니 무쇠인간은 괴물을 무찌르러 갑니다.​​ 재밌는 점은 괴물과 무쇠인간의 승부 방식입니다. 지략적인 대결에 깜짝 놀랐거든요. 책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나저나 그 괴물은 왜 지구로 와서 위협을 한 걸까요. 그 속에는 인간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답니다. SF, 환경, 혐오, 소통, 배려, 공존 등 숨은 이야기가 꽤 많아 아이들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어린이동화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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