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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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채사장 작가님의 책 <열한 계단>을 가제본으로 먼저 만났습니다. 이번 책도 기대한대로 엄지 척! 묵직묵직하면서 울림 주는 인문서입니다.

 

<열한 계단>은 채사장의 삶에 영향 미친 지식 탐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추상적인 느낌인 내면의 성장과정이라는 것이 열한 계단이라는 제목처럼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 선명하게 보이는 기분이 들어 신기했어요. 여기서 말하는 계단은 내가 믿었던 세계입니다. 한 계단을 넘어서는 것은 다른 세계를 접하며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계단은 '책'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런데 자기에게 익숙한 책만 읽게 되면 다른 세계의 계단을 오를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죠. 내 세계의 전부라 믿는 계단에 머물러 있기만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채사장은 어떻게 다양한 세계관을 탐험하는 걸까요.

 

 

 

바로 불편한 책이었어요. 불편한 책이란 우리가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불편하고 반감 일으키는 책을 말합니다. 기독교인이라면 다른 종요에 관한 책이 될 수도 있고, 무신론적인 철학이나 과학에 대한 책이 될 수도 있어요. 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는 불편합니다. 불편한 세계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은 불편함을 선택하고 극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선택해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런 방식으로 접하니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채사장은 고2 때까지 책 한 권 읽은 기억이 없었다는데, 고3을 맞이하는 겨울방학 때 누나 방에 꽂힌 책 중 그럴싸해 보이는 것을 골라 읽어봤다고 해요. 힘겹게 읽어낸 그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 사건이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참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세계관을 흔드는 인생책을 만났으니 말입니다. <죄와 벌>의 주인공 로쟈를 통해 인간의 의지와 실천으로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해 보인 겁니다. 내 삶의 주인이라는 자존감이 생기면서 공부에도 열정이 생기게 됩니다.

 

"충분한 시간과 경험이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궁극적인 모습으로 한 번에 도약하는 사람은 없다. 인생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자신만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 책 속에서.

 

 

 

문학에서 삶의 이유와 목적을 찾아 나섰던 첫 번째 계단. 하지만 정확한 정답을 갈구하던 그에게 문학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낍니다. 두 번째 계단에서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구원에서 찾아봅니다. 그 구원의 방법을 성서가 알려줄지도 모른다며 성서를 읽어봤지만, 곧바로 얻거나 해결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세 번째 계단, 붓다의 구원 방식을 통해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구원을 탐구하고, 니체를 통해 구체적인 현실과 실존하는 인간의 존재에 관심 가지며 네 번째 계단 철학이라는 지식 탐구 단계까지 이릅니다.

 

종교와 철학에 대한 신뢰는 주관적이라 객관적 세계가 필요함을 깨달으며 다섯 번째 과학 계단을, 현실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이상주의자로서의 여섯 번째 계단을, 사회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길목에서는 현실이라는 일곱 번째 계단을 밟습니다. 이렇게 주관과 객관을 탐험하고, 이상과 현실의 대립을 겪으며 결국 삶에 감사해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여덟 번째 계단까지 오릅니다. 삶을 넘어선 곳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해서 죽음이라는 아홉 번째 계단을, 자아의 실체를 탐구하는 '나'라는 열 번째 계단을 거쳐 이제 마지막 한 계단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지만 아직은 가려져있다는 열한 번째 계단인 초월 단계. 세계란 내 마음의 반영이며 나의 의식에 의해 구성된 산물일 뿐임을 깨닫고 있으니 채사장 스스로는 아직은 가려져있는 계단이라 말하지만 반쯤은 디딘 상태겠지요. 

 

모든 계단 앞에서 채사장은 먼저 질문을 합니다. 과학은 믿을 수 있는가, 이상적인 인간이란 무엇인가, 왜 살고 있는가 등 질문하며 답을 찾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가 소개하는 책은 물론 불편한 책입니다. 책 속 인물과의 질답 방식은 그의 사고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 계단씩 올라서며 그가 읽은 책은 제각각의 의미를 더해 세상과 자아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도 하고 확장하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삶 속에서 나의 의미를 찾으려 하지만, 이건 처음부터 잘못된 접근이었는지도 모른다. 삶 안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 안에 삶이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나는 삶의 세계와 죽음의 세계를 포괄하는 존재인 것이다." - 책 속에서.

 

 

 

계단은 결국 삶입니다. 한 계단씩 밟아가는 과정은 불안한 삶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열한 계단>은 읽어나갈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지식 탐구를 원하는 마음이 들게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어요. 결말로 가면서 뭔가 울컥하게 하더라고요. 열한 계단을 밟는 것은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해 그런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인간의 사고 흐름이란 이런 방식이라는 것을 보며 저또한 삶을 살아내는 방식을 배웁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지금의 계단에 머무를지, 아니면 한 걸음 더 오를지."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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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마인드 - 내 마음속 미친 원숭이
대니얼 스미스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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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가 꼽은 '마흔이 되기 전 꼭 읽어야 할 책'에 선정되었던 <몽키 마인드 Monkey Mind>.

원숭이처럼 날뛰는 불안의 상태를 몽키 마인드라고 한다네요. 내 마음속 미친 원숭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관심 가진 책인데요, 대니얼 스미스 저자의 재치만점 글에 반했어요. 불안장애를 다룬 책이라 무거울 줄만 알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조언을 철저히 잘 따른 대니얼 스미스 저자. 첫 에피소드부터 적나라한 장면을. 아니, 불안장애 있다는 사람이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용기를 냈다니, 솔직히 읽어갈수록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더라고요. 도대체 그는 어떻게 '불안'이 시작되었을까. 그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몇 가지 에피소드로 들려줍니다. 거기에 가장 일조를 한 것이 어이없게 동정을 잃게 된 사건이었어요.

 

 

 

심리치료실을 가는 중에 머릿속에서 한 생각은 그야말로 무한 인과관계의 연속.

사람이 생각만으로 자멸할 수도 있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는 불안해로 시작해 죽을 거야로 끝나는 사고의 흐름. 그것도 단 여덟 문장만에 말이지요.

 

그가 겪는 불안은 '고드름 같은 느낌'이라고 합니다. 불안을 심하게 겪지 않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의 경험이 완벽히 공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불안을 촉발시키는 원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흔한 것들이었어요. 대학 기숙사로 들어가며 불안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무엇보다 일상적인 환경에서조차 일어나는 불안과 공황. 이 책을 집필하던 순간에도 말이죠.

 

 

 

불안이 덮치는 과정을 보면 먼저 생각이 무리지어 몰려들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혹감이 들면서 자기혐오하며 불안발작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생각이 무리지어 몰려드는 것을 멈출 수가 없는 겁니다.

그가 알려준 개인적인 불안 측정 기준을 보면, 0은 긴장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이고 10은 뭉크의 작품 절규의 남자 상태와도 같다고 해요. 여기서 공황발작은 10이라는 수치를 훨씬 더 넘어서며 정점을 찍는다고 하니...

 

왜 이렇게 심각한 불안을 겪는 것인지 어린 시절의 경험, 가족 관계 등을 살펴봅니다.

그런데 대니얼 스미스 집안은 불안 덩어리 그 자체였어요. 어머니는 불안장애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치료사이면서도 불안증이고 (물론 거의 극복한 사례라고는 하지만), 변호사 아버지는 공황발작을 겪었었고, 형은 심각한 건강염려증을 가진 신체적 불안증을 가졌으니. 아이고~ 이런 환경에서 그는 불안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불안한 청년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도서관 책에 빠진 시기도 있었습니다.

필립 로스의 <유령 작가> 책은 자신을 등장인물과 동일시할 불안해하는 사람은 현실을 너무 많이 인식하고, 인정사정 없이 잔인한 죄책감에 빠져든다 합니다. 책을 읽고,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유전과 환경의 질병이란 것을 인식하며 완치 불가능함도 인지합니다. 오히려 이런 결론을 알게 되니 안심되고 안도감이 들었다고 해요. 불안장애는 완치 불가능하더라도 다스릴 수는 있는 법. 심각한 불안 발작까지 가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게 됩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보면 폭소가 터졌다는 말이 나와 적당히 유머가 있겠거니 싶었는데, 진지함과 자학 유머를 강약 조절해 독자를 들썩이게 하는 재치가 대단하더라고요. 특히 겨땀 에피소드는 정말 헉 소리 나오는 수준이었어요. 상관 앞에서 겨드랑이 땀에 흠뻑 젖은 휴지뭉치가 굴러내려 철퍼덕~! 결국 겨땀 해결에 일조한 것은 무엇일지 한번 상상해보세요 ㅋㅋ 최첨단 흡수성을 자랑하는 물건입니다. 그나저나 겨땀 패드가 따로 있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그에게는 턱도 없었긴 했지만요.

 

보통 불안에 시달린다 하면 주변에서는 스트레스 제어하며 긴장 풀라고 조언하죠. 그런데 그 정도 수준으로는 어림없는 불안장애를 보며 많이 안타까웠어요. 정말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지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의 경험과 노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에게 박수가 절로 나오기도 하고요.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평생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로 인간승리인 것 같아요.

 

"자신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너무 경계하다 보니 인간의 존재에 필수적인 선택과 (중략) 시간 낭비인 선택을 구별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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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수학 총정리 - 핵심 개념 2주 완성
키 수학학습방법연구소 지음 / 키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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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수학책을 보니 초등수학과는 레벨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초등수학 교과 진도 따라가기에만 급급했다면 겨울방학 때는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정리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 문제집을 선택했습니다. 


분량 가벼워 부담 없으면서도 핵심만 콕콕 짚고 있어 좋았어요.

크게는 수와 연산, 도형, 비와 그래프로 구분해서 초등 4,5,6학년 수학 개념을 영역별로 모았습니다. 수와 연산 편은 6일 스케줄로 다시 나눴고요. 





일러스트로 필수 개념을 표현한 맨 윗부분도 만족스럽고요. 

초5 우리 아이는 요즘 소수의 나눗셈을 공부 중인데요, 이 책의 <수와 연산>이 정말 핵심만 모아뒀다는 걸 제대로 느꼈어요. 


소수의 나눗셈 문제를 풀려면 기본적인 분수 개념, 약분, 통분은 물론이고 소수 자릿수 등을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데 아이마다 공부하면서 조금은 약한 파트가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매번 교과 진도에 따라 단원평가 준비만 급하게 하다 보니 그전에 약했던 부분을 다시 살펴볼 여유가 없더라고요. 초등수학 4학년 이후부터는 특히 학기별, 학년별 연계되어있어 이전 개념 이해가 부실하면 고학년 수학으로 넘어가 봤자 또 그 부분이 취약해집니다.





<초등수학 총정리>는 개념 정리가 정말 간단하면서도 보기 쉽게 설명 있어요. 완전 핵심 그 자체! 

이 문제집은 예습용으로 하지 말고 꼭 복습, 정리용으로 활용해보세요. 우리 아이 반은 복습노트 제출이 매주 숙제로 나와 개념 정리하는 습관이 어느 정도 잡혀는 있는데, 이 문제집 핵심 개념 설명란이 아주 모범처럼 보이네요 ㅎㅎ





개념 정리를 하고 나면 바로 아래 간단한 기본 문제를 풀면서 이해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봅니다.

그리고 연습문제가 한두 장 나오는데 서술형까지 나오지는 않아요. 이 책의 목적은 핵심 개념 정리니까요. 기본 중의 기본을 탄탄히 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 문제집을 보고 나서 수학익힘책을 다시 풀어보거나 서술형, 심화 문제집 쪽으로 확장하면 됩니다.


5학년인 아들이 6학년 문제까지도 충분히 풀 수 있을 만큼 문제 난이도 자체는 중, 하 수준입니다. 

개념 설명 수준, 문제 수준, 분량... 모두 아이가 버거워하지 않는 수준에서 초등 4,5,6학년 수학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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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7 - 4차 산업혁명과 고립주의의 역설
김윤이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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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IT 발달의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앞에 또 한 번 전환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과 과학기술의 융합으로 연결의 혁명 시대를 예고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외쳤던 정치, 경제적 세계화는 오히려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고 있죠. 이 상반된 두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빅 픽처 2017>에서 알려줍니다.   

 

하버드 출신 국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2017 대한민국 핫이슈를 담은 <빅 픽처 2017>. 각 분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16인이 뽑은 2017년 주요 쟁점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 발전과 기술 융합이 끼칠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흐름, 고립주의의 영향, 본격적인 인구 감소 후폭풍의 영향, 저성장 시대에 생각해봐야 할 경제 활성화 고민들. 이런 큰 그림을 인지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의학, 안보 등에서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 주는 의제부터 정부와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을 바라보게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정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던 것에서 사물과 사물의 연결이 더해져 연결이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대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발달의 영향이 가속도를 붙게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과연 4차 산업혁명 준비를 잘 하고 있을까요.

 

독일 제조업 혁신 모델 인더스트리 4.0 같은 생각하는 공장이란 개념이 흥미로웠어요.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 새로운 공장 모습은 영화에서 봄직한 형태입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스마트 공장 1만 개 구축을 목표로 하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이 있다고 합니다. 8대 스마트 제조기술 개발 추진이라고는 하는데 개인으로서 아직은 영 실감하기 힘드네요.

 

 

인공지능 기술 발달이 4차 산업혁명의 바탕이 된다고 했는데, 여기서 인공지능의 개념을 짚고 넘어갑니다.  우리는 인간의 지능을 인공지능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능이란 무엇일까요.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다니엘 데닛의 『마음의 진화』, 미치오 가쿠의 『마음의 미래』 책을 살펴보며, 지능이란 한 개체가 환경 안에서 미래를 예측하며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임을 정의합니다.

 

 

 

인공지능 시대를 평범한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AI 시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제언' 글은 현실적 고민을 담고 있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알파고는 양질의 빅데이터가 있어 가능했지만 다른 분야는 아직 미비한 상태라는 현재 AI 산업 모습을 지적합니다. 한편 글로벌 ICT 기업, AI 스타트업은 치열한 연구와 경쟁으로 특화된 세부 기술, AI 서비스 영역에 발을 뻗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AI 연구는 아직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미래 인재상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기계학습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고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노하우를 잘 쌓은 사람의 가치가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 AI 관련 전문가는 소수일 뿐이라는 점은 생각할 부분이네요.

 

"큰 변화를 앞두고 새롭게 필요성이 대두될 만한 나만의 전문영역을 찾아내려면 이제까지 인류가 신경 써보지 못했던 새로운 욕구들을 먼저 상상해 파고들어야 한다. 그 결과로 개척되는 지점이 바로 블루오션이고 틈새시장이다." - 책 속에서.

 

 

 

4차 산업혁명과 안보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아했는데 안보 개념의 변화라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술발전을 위한 경쟁적 구도는 안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 기술과 다른 영역의 융합으로 발생할 잠재력, 인공지능 관련 기술 소유 주체가 소수의 회사들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국가 안보와 기업 이익의 충돌로 안보 개념 자체의 변화를 예상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불안과 분노가 쌓여 고립주의와 배타주의라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으로 불안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양성 인정과 관용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런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공유경제 개념은 그간 숱하게 들었고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낯설지 않은 개념입니다.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페북은 개개인의 스토리를, 소유 부동산 없는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를. 바뀐 인터넷 플랫폼 환경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낡은 기준으로 머물고 있는 국내 실태를 지적하며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안합니다.

 

 

 

그 외 <빅 픽처 2017>에서는 신소재와의 융합기술, 노동인구 감소 문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다룹니다. 복지와 관련해서는 SIB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어요. 실험적 복지정책을 민간자본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사회적 기업 모습에도 일치하고, 혁신적 복지정책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의학과 인공지능의 융합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깊었습니다. 인간에게 협력하고 공조하는 시스템으로서 AI에 접근하는 태도, 즉 역할의 변화를 이해하라는 부분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하네요.

 

현재 세계의 모습과 우리나라 실정에서 어떤 문제들을 생각해봐야 할지,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문제점들을 공론화하는 것. 2017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니만큼 <빅 픽처 2017>에서 뽑은 이런 다양한 이슈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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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선 1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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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라이징 3부작 중 2부 <골든 선 Golden Son>. 육체노동자 레드에서 인류 지배자 골드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그린 1부 <레드 라이징>에 이어 2부 <골든 선>에서는 레드에서 골드 계급 사회로 파고든 대로우의 피말리는 전쟁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2부만으로도 두 권으로 분권할 정도로 분량이 많지만, 초반 100여 페이지를 넘기고서부터는 흐름을 끊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했어요.

 

 

 

"이제 내가 그들의 검이다. 그리고 나는 용서하지 않는다. 나는 잊지 않는다." - 책 속에서

 

스무 살이 된 대로우. 우수한 성적으로 기관을 졸업한 대로우는 화성 대총독의 가문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대총독의 아들 자칼과 딸 머스탱은 기관에서 함께 했던 골드 아이들이었고, 대로우를 따르는 세브로 외 몇몇 친구들 역시 함께 하면서 <레드 라이징>에서 등장했던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골든 선>에 등장합니다. 기관 졸업 후 들어간 곳은 '아카데미'. 이제는 육상전이 아닌 우주전입니다.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압력에 따라 좌우되는 어른들의 세계이기도 합니다.

 

대총독의 가문과 악연인 벨로나 가문, 그리고 소사이어티를 대표하는 군주와의 대결을 그린 <골든 선>. 2부의 흥미 포인트는 아내 이오를 죽인 대총독 가문으로 직접 뛰어든 대로우와 그의 딸 머스탱과의 관계였어요.

한편 아레스의 아들들 조직에서도 배신자가 나온 상황. 수장 아레스의 행방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로우는 골드 2000명 테러 명령을 수행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이런 테러 방식에 회의를 품게 되는 대로우는 더 나은 방법이라 생각하는 자신의 결정대로 밀고 나가게 됩니다. 바로 골드들 사이에서 내분을 일으키는 거죠.

 

 

 

군주가 벨로나 가문을 편애하는 상황에서 가문끼리 벌이는 전쟁을 이용해 과감한 행동을 하는 장면은 정말 짜릿 그 자체였습니다. 1부 <레드 라이징>에서는 대로우와 자칼의 만남 장면이 손꼽을 정도로 명장면이었는데, 그건 비교도 안 될만큼 더 짜릿했어요.

 

"내 안에서는 레드가 골드와 만난다." - 책 속에서.

 

기관에서 얻은 별명인 리퍼다운 모습을 보이는 대로우. 어마무시한 전쟁광 옵시디언 계급인 라그날을 제 편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어김없이 배신하는 이들도 나옵니다. 한시도 숨돌릴틈 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승패.

 

 

 

2부 <골든 선>의 명장면은 테이블 위에서 내전을 유도한 장면 외에도 또 하나가 있는데요, 아이언 레인 장면입니다. 우주에서 대기를 뚫고 비처럼 쏟아지는 전술로 유성우가 쏟아지는 장면처럼 대장관입니다.

 

"이것이 전쟁이다, 혼돈. 운, 죽음." - 책 속에서.

 

가문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대로우와 대총독의 앞날은 탄탄해보이지만, 피어스 브라운 작가는 엄청난 시련을 안깁니다. 지금까지의 사건을 허무하게 만들만한 치명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레드 라이징>, <골든 선>, <모닝스타(미출간)>로 이어지는 레드 라이징 3부작.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SF소설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 속에 전쟁, 모험, 정치, 액션, 멜로 등 들어갈 수 있는 요소는 다 들어있는 것 같아요. 우정과 배신은 기본이요, 잔혹함과 아련함이 함께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입니다. 게다가 유머코드가 있다는 점. 이 유머는 대로우의 추종자인 세브로가 담당하는 편인데, 적재적소에서 그의 유머가 빛납니다.

 

<헝거게임>은 여성팬 비율이 좀 높았다면, <레드 라이징>은 여성팬은 물론 남성팬도 어마어마하게 몰릴만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월드 워 Z>의 마크 포스터 감독이 영화로 만든다는데 이 대작을 잘 살려내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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