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재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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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심리학 입문서로 제격인 책입니다.
최근에 읽은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 책보다 더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어요. 그 나이 때 아이들 일상을 리얼한 사례로 소개하는데 동화책처럼 술술 읽힙니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나도 모르는 내 행동의 원인이 궁금해~!
이럴 때 인간의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학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인 심리학은 착각, 오류, 편향 등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일을 파헤치거든요.

심리학에서 널리 알려진 실험인 투명 고릴라 실험은 착각과 오해를 한 우리 두 친구들의 사정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등장합니다. 전화통화 중인 친구에게 인사를 했고 분명 눈이 마주쳤는데도 친구는 나를 못 봤다고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거든요.

 

 

 

사례를 통해 심리학의 기본 지식을 알기 쉽게 알려줍니다.
영화, 책등의 추가 자료도 소개하는데 첫 사례에서는 <보이지 않는 고릴라 / 김영사> 심리학 책을 소개하며 무주의 맹시 이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그 외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자신감 착각에 관한 것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권위에 대한 복종, 왕따 문제 등은 방관자 효과와 동조 효과 등을 설명하며 나치의 아이히만 재판을 보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이런 식으로 추가 정보가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우리의 기억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는 사실. 다른 사람의 기억을 자기 기억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소설가들의 표절도 혹시 그런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더라고요. 읽었던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자기가 생각해낸 것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기억의 정체는 사진과 비슷하다고 해요. 드문드문 찍힌 사진 사이의 공백은 우리의 추측을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감정, 의지가 작용되면 왜곡되기 일쑤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너무 높게 평가는 경향도 있습니다. 내 기억은 정확하다고, 내 계획은 이루어질 거라는 자신감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나와 남의 행동의 원인이 무엇일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도 있었어요.
무조건 행동을 보고 원인을 찾으려 하는 '기본적 귀인 오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행동 원인을 찾는 것인데, 문제는 남의 행동은 성향이나 성격 탓이고 내 행동은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을 한다는 거죠. 모든 것이 내 탓, 내 잘못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기는 힘들잖아요.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인 방어 체계로 작동하는 심리인 것 같아요.

 

 

 

 

우리는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다양한 오류를 최대한 비켜갈 수 있습니다. 경험과 쉽게 떠오르는 생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그런 것들이 치명적인 오판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그런 오류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보다는 훨씬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나와 남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학은 결국 나와 남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청소년 시기에 알아둬야 할 지식이 심리학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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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비가 오면
현현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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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기억하고 그리움을 간직한 이라면 공감할만한 책 <파리에 비가 오면>.
네이버 그라폴리오 스토리픽 Top3에 등극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던 작품이 책으로 나왔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지나며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는 그림과 글의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파리와 비라는 주제가 센티멘털한 감정과 잘 들어맞는 느낌이에요. <파리에 비가 오면>은 비와 관련한 기억 한 조각들이 모여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따스한 봄이 올 것 같은 봄비처럼 비와 함께 사랑이 시작됩니다.

 

현재진행형 사랑이 아닌 기억 속의 사랑.
얼굴은 가물거려도 지워지지 않는 그녀의 향기처럼 그의 그림에는 사랑의 잔향이 은은하게 남아있습니다.

 

 

 

물을 머금은 붓자국이 비라는 소재와 무척 어울려요.
"그대도 아직 비를 좋아하나요? 비는 내가 유일하게 그대를 만나고 맞이하는 방법이에요."처럼 비는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도구입니다.

 

이 책에는 압도적으로 등장하는 비 그림 외에도 그녀의 머리에 앉았던 나비와 아파트 고양이의 기억 때문인지 나비와 고양이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 그렇게 절절했던 옛사랑의 기억은 억지로 머릿속을 헤집지 않으면 떠오르지도 않을 정도네요. 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워져요. 어느샌가 그리움이라는 아련한 감정도 사라지더라고요.

 

글을 전문으로 쓰는 작가가 아니어서 문학적으로 따지진 않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만, 개인 취향 정도에서 언급해보자면 ~하네로 끝나는 시는 안 좋아해요. 그래서 그림은 무척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글은 호불호가 있었어요. 어떤 작품은 그림과 글 조화가 캬~ 소리 나올 정도로 공감하기도, 어떤 작품은 그림만 좋아하기로 ^^

 

 

 

이별 후엔 추억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참 많이 존재하는 것 같죠. 가만히 있어도 눈물 떨어지는 그런 감성을 가진 시기가 살면서 한 번쯤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독한 그리움이 가득한 현현 작가의 작품. 그 스스로도 '홀로 그날에 갇혀 버린 건 아닌지'하고 말합니다.

 

내가 가진 기억의 깊이와 진하기에 따라 현현 작가의 작품을 대하는 공감도가 달라질 겁니다. 이제는 그런 그리움 한 조각 찾기도 힘들 만큼의 세월이 지나면 오히려 서글픔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나에게도 과연 그런 감정이 있던 때가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언젠가부터 삭막하게 살고 있었다니. 이렇게 절절한 심정일 때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고는 하지만 잊어도 너무 잘 잊었단 말이죠. 한때는 충만했던 감정의 기억을 끄집어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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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래의 대이동
최윤식.최현식 지음 / 김영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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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래의 대이동>은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상황판을 보여주며 큰 그림을 이해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변화와 대이동의 방향과 구조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아시아인 최초 미래학 석사학위를 받은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저자의 <2030 미래의 대이동>. 그의 대표저서들 내용을 재구성한 미래예측서로 다른 저서들을 다 읽기 힘들다면 이 책 한 권은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폭넓은 상식 수준으로 보기 좋게 요점정리가 잘 된 책입니다.

 

 

 

현재 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판 구조론을 바탕으로 불의 고리에 비유합니다. 서구와 아시아의 충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충돌,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충돌, 20세기 산업과 21세기 산업의 충돌, 20세기 제조업과 21세기 제조업의 충돌, 화석에너지와 미래에너지의 충돌, 물질 소재와 분자 소재의 충돌, 안정 세대와 불안정 세대의 충돌 등 기존 질서와 경계의 파괴라는 판의 충돌 시기라는 겁니다.

 

위험은 곧 기회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갑니다. 누가 먼저 해결하느냐, 누가 먼저 진입하고 이루어내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높아지고 미래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목차를 훑어보다가 2018~2019년 한국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 90%에 눈길이 갔는데요. 위기 이전 2017년에 그 전조가 일어날 것이라고 해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긴 하네요. 이번 정권 마지막과 다음 정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구나 싶건만... 암울하기만 합니다. 무조건 다음 대통령은 잘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진.

 

현재 초저금리 시대에 살면서 건국 이래 최고치라는 가계부채. 이게 치명적이더라고요. 미국이 금리 인상하면 5개의 폭탄이 날아온다는데 그 관계성은 경제에 약한 제가 완벽히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어쨌든 기준금리 인상분, 추가이자 부담 등의 현실적인 문제만큼은 이해되더라고요. 실질적으로는 4~5배의 부채부담률이 증가하는 거라고 합니다.

 

 

 

이런 위기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긴 한 걸까요. 저자는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태도를 알려줍니다.
예측하고 움직이기, 따라붙기, 예측 대신 스스로 길 만들기로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었어요. 그 전제는 변화와 대이동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고요. 변화는 두려움을 주지만 새로운 기회도 준다고 했죠.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회를 잡으려면 통찰과 전략이 필수입니다. 통찰은 눈이고, 전략은 손이라고 하는군요. 위기든 기회든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언어 구사보다는 의사소통, 지식보다 지혜, 암기력보다 이해력, 매뉴얼보다 창의력. 미래의 새로운 판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런 인재상이 요구됩니다. 심리, 철학, 역사, 감성 공감 등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인성이 능력이 되는 시대를 살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미래 인재상을 위한 훈련법 같은 것도 소개하는데 흥미롭더라고요. 체계적인 업무 처리 능력을 위해서는 쏟아지는 정보량에 허덕이지 않아야 한다는 게 중요했어요. 정보의 양을 줄이는 방법을 터득하는 거죠. 정보 필터링 능력은 지금 하는 일과 목표, 상황에 맞는 정보를 선택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현재 부족한 역량 중 미래에는 저렴하게 혹은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저자는 제갈공명처럼 미래 바람을 이용하라고 합니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이들에게만 그 기회를 낚아챌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바람을 이용할 준비를 하면 되는 겁니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변화의 이치, 구조, 흐름을 알면 위기의 실체, 위기 이후 벌어질 가능성 예측이 수월해집니다. 논리와 확률, 지혜가 버무려지면 제갈공명처럼 될 수 있습니다. 길게 바라보고 큰 크림을 살펴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2030 미래의 대이동>.

 

미래는 갑자기 닥치지 않는다고 해요. 미래 전조를 주고 온다고 합니다. 이걸 알아차리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고, 살아남으면 대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기회를 잡아 미래를 주도할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지금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보여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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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지도로 읽는다
라이프사이언스 지음, 노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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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한 자료로 보기 좋은 구성에다가 교양인문 적정 수준을 보여주는 책 <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고등학생들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종교의 역사. 종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종교의 역사를 통해 세계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 5대 종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유대교, 힌두교.
각 종교의 창시자, 교리 등 종교의 뿌리와 발전 과정, 다양한 종교 상식, 종교 분쟁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는 문제까지 다룹니다.

 

 

 

종교가 탄생한 지역에 따라 종교적 특성이 달라진다?!
지리적 환경이 종교의 성격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종교는 기본적으로 유일신과 다신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가 적은 건조한 지역은 일신교를, 온난다습 지역은 다신교가 탄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건조한 지역은 척박한 환경 때문에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해요. 온난다습하면 적은 수의 사람만 모여도 자립생활이 가능해 집단마다 다른 신을 믿게 됩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파벌이 생기기 마련이라 교파가 나눠지는데 그것까지도 지리적 환경 요인이 있더라고요. 이처럼 지역적 특성, 지리적 환경, 구성원 성격 등에 따라 종교적 특성이 달라진다는 배경을 볼 수 있습니다.

 

종교 창시자인 교조는 힌두교를 제외하고는 다 있습니다. 예수, 석가, 모세, 무함마드의 일생도 간략히 다루고 있고, 5대 종교의 핵심 교리와 경전, 사후 세계관 등을 소개합니다. 아주 깊숙하게 들어가진 않아도 기본 상식 수준에서 비교해보며 접할 수 있게 정리를 잘 해둔 책이었어요.

 

 

 

 

정치를 좌우하는 종교.
미국의 최대 종교 개신교. 그중 보수적인 기독교 원리주의 복음파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요. <성서>를 전혀 오류 없는 신의 복음으로 여기는 복음파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나옵니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어떻게 과격파가 되는가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이슬람 부흥 운동이 배타적, 호전적 이미지로 덧씌워졌습니다. 거기에 잘못된 교리 해석 등으로 과격파가 나오는 상황을 짚어줍니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기본적으로는 정교분리 원칙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인간이 신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지지만, 이슬람 사회는 정교일치가 아직 지배적이기에 독재가 많고, 민주주의적 사고방식 발전이 느릴 수밖에 없는 여건입니다.

 

 

 

불교에 관해서도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세계사는 곧 종교전쟁이라고 말할 만큼 익숙한 상태지만 아시아의 불교 관련 분쟁은 생소했어요. 불교의 기원 인도에서는 오히려 힌두교가 득세하면서 불교 박해로 이어졌습니다. 거기에 이슬람교의 세력이 확대되어 불교에서도 큰 분쟁이 있었더라고요. 스리랑카에서는 불교가 힌두교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진행형인 티베트 독립투쟁 역사도 있습니다. 티베트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불교 국가인가라는 물음에 순간 머뭇거리게 되더라고요. 중국은 공산당 정권 이후 종교 인정을 하지 않아 신앙으로서 믿는 독실 불신자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유교와 도교도 마찬가지고요.

 

세계 5대 종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면 비즈니스, 여행 등을 할 때에도 도움 됩니다. 할랄 식품 사업, 술을 금지하는 나라 등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교리들이 있더라고요. 경전에 위배되는 새로운 현상이 현실 사회에 나타났을 때, 각각의 종교가 대처하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신의 의지를 우선할 것인가, 사회적 안정을 중시할 것인가. 동성애자, 산아제한 등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종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룬 책 <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현재 종교 대립 상황을 통해 국제정세를 이해할 수 있고, 세계사 흐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한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이용한 자료가 무척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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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 - 미술과 문학으로 만나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에세이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수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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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부터 본격 실시하는 자유학기제. 진로탐색 외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을 하는 자율과정인데 취지대로라면 탐색이라는 것은 곧 '나'를 알아가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열두 살. 이제 2년만 지나면 열네 살인데 이 책을 보면서 단 2년이란 시간의 갭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어요.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의 레벨 차이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한편으론 그 무서운 중2병을 앓는다는 그 시기를 떠올리면 또 수긍되고요.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 세계도 무시무시한 속도라는 걸 실감합니다.

 

불안과 불만 덩어리로 가득한 아이들에게 그래서 인문학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중2병이라는 굴레만 씌웠지 그 누가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는지.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책과 그림에서 받은 위로와 대답을 공유합니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이라는 위치를 잘 살린 책이에요. 관계, 소통, 불안, 소비, 저항, 생태. 여섯 가지 주제를 담은 책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이겨내는 단단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유의지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부모, 옆자리 짝...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음에 관계의 힘듦이 생긴다고 합니다. 획일적인 교육, 성과중심 사회에서 학교와 사회가 원하는 삶에 맞추다 보면 나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남과 비슷하게 맞추려고만 하다 보니 나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성우의 시 <아직은 연두>와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로 가능성과 열정을 발견하는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줄 알게 된다고 하죠. 그 과정의 첫 번째가 바로 나를 찾는 일입니다.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활용한 아이들이 얻는 것 역시 참된 '나'일 겁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인 소통. 현재를 부정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려는 심리는 과연 속물일까요. 저자는 김승옥의 <무진기행> 책과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그림으로 지금 이 사회의 경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습니다. 경쟁 사회에서 욕구 앞에 당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고 함께 살아가려는 시도는 경쟁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소통은 어떤 모습인지. 내 손안의 SNS는 '남'이 아닌 '나'와 같은 무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우리끼리의 소통일 뿐이라고 합니다. 부끄러운 내면과 마주하는 것. 소통의 출발점으로 제시합니다. 내 삶에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소통의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합니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삽니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야만 풀리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죠. 얼마만큼 불안과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의 문제니까요.

 

소비에 관한 주제는 어떻게 풀어낼까 기대 많았는데 저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게 되었어요. 이 시대를 살 자격은 자본의 유무라는 것. 얼마만큼의 자본을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가에 따라 사람대우가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자본의 소유와 소비를 권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시간당 얼마라는 가치로만 환산되는 대부분의 '나'는 자존감까지 바닥칠 수밖에 없습니다. 답답하고 묵직한 주제이지만 자본의 유무가 생사까지 판가름 낸 용산 참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세상.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침묵하게 된 우리들. 진실을 마주하기 힘들어 되려 외면하고 마는 심리를 언급한 <저항>편은 특히 요즘 우리나라 모습에 비춰 생각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제주 4.3 항쟁, 5.18 민주화 운동의 사례로 두려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나와는 상관없고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역사의 저편으로 넘겨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태 문제도 짚어줍니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 똑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자연의 일부로 사는 삶을 살아야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이죠. 자연을 이용하기만 하는 우리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새겨 들어야 할 때입니다.

 

밝고 가벼운 내용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과 그림들.

지금 나는 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책입니다. 왜, 무엇 때문에... 내 삶에 의문을 느낄 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논술 잡기식 인문 교육이 아니라 한창 고민 많고 불안한 시기의 청소년에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자기계발이 아닌 자아찾기로서의 인문학을요.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은 자아찾기의 첫 단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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