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트러몰로지스트 2 - 웬디고의 저주
릭 얀시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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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도망치고 있었지만, 우리가 피해 도망치는 그것은 실은 우리와 함께 있었다."

 

1권에서는 괴물학자와 제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괴물학이란 이런 것이라는 맛보기를 보여줬다면, 2권 <웬디고의 저주> 편에서는 북미 대륙에서는 익숙한 전설의 괴물 웬디고를 소재 삼아 흥미를 돋웁니다.

 

괴물학자의 조수 윌 헨리가 1988년에 벌어진 일들을 기록한 일기장 내용이 <몬스트러몰로지스트>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 스토리입니다.

 

 

 

열두 살인 윌 헨리와 괴물학자의 관계는 여전히 투닥투닥. "너 때문에 내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너와 얘기를 하느니 차라리 미노스 방의 미궁에서 헤매는 게 낫겠어."라는 괴물학자 워스롭 박사의 말은, 둘의 대화를 보고 있는 독자가 그 둘에게 딱 하고 싶은 말입니다.

 

툭하면 "윌 헨리이이이이이이!" 호출하니 한밤중에도 달려가야 하고, 말끝마다 "냉큼 움직여라, 윌 헨리!"가 입에 붙은 괴물학자. 심각한 상황에서도 독자를 웃기는 능력자이기도 해요. 어쨌든 저도 모르게 측은지심으로 윌 헨리를 보고 있더라고요. 어떨 땐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몰아붙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윌 헨리에 대한 정을 슬쩍 엿볼 수 있어 미워할 수 없는 괴물학자입니다.

 

 

 

1권에서는 워스롭 박사를 그저 괴팍한 성정의 괴물학자로만 인식했다면, 2권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사랑을 하는 워스롭 박사. 사랑이라니! 흉측한 괴물을 다루면서 (무엇보다 워스롭 박사라고!) 사랑이라는 주제? 도통 어울리지 않지만 그걸 엮은 릭 얀시 작가, 대단하더라고요. 

 

 

 

워스롭 박사는 웬디고를 전설의 미신으로 생각합니다. 웬디고는 평범한 토착 생물일 뿐인데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으로 치부하죠. 뱀파이어나 요정처럼 괴물학의 연구 분야로 치지 않습니다. 그러던 차에 오랜 친구가 웬디고를 쫓는다며 산으로 들어갔다가 실종되자, 박사와 윌 헨리는 캐나다로 향하는데.

 

깊은 숲 속으로 친구의 발자취를 뒤따르며 결국 그를 구해내지만, 이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전설 속 괴물 웬디고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일어나는 기이한 살인사건들은 웬디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박사에게 혼란만 줍니다. 그저 미치광이가 된 친구가 벌이는 짓인지, 진짜 웬디고가 존재하는 것인지. 숲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박사마저도 정신적 공황에 빠질 정도로 험난했습니다. 박사와 조수 간의 갈등도 최고조에 달했어요.

 

 

 

렙토 루르코니스.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이름은 웬디고. 5미터의 키, 종잇장처럼 얇은 몸, 얼음 심장, 노란 눈을 가진 웬디고 역시 식인입니다. 먹어도 먹어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식욕 때문에 언제나 굶주림 상태인 웬디고. <몬스트러몰로지스트>에서는 특히 심장을 목표로 하는 웬디고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먹고 또 먹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더 허기를 느끼지. 결코 채워지지도 않고 만족시킬 수도 없는 굶주림이다."

 

한편 괴물학 협회 회장 폰 헬룽 박사가 신화 속 존재들을 괴물학 사전에 포함시키려 하자, 반대하기 위해 뉴욕으로 향하는 박사와 조수. 친구가 웬디고를 쫓아 숲 속으로 들어간 것도 웬디고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 폰 헬룽 박사 때문이라고 생각하죠.

 

친구와 친구의 아내 그리고 워스롭 박사. 이 세 명의 관계는 뜬금없는 삼각관계 로맨스가 아니라, 워스롭 박사를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한 배경이었어요. 그리고 웬디고를 쫓은 친구의 비밀과도 얽혀 있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 웬디고도 그렇고, 사랑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웬디고에게는 끝없는 허기만 존재합니다. 한 모금 들이키면 채워지기도 하는 사랑과는 다르죠. 그런데 결코 채워지지 않는 굶주림과 닮은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뒤틀린 과거를 바로잡고 싶었던 친구의 속내도 애잔했습니다. 과학에 대한 신념 때문에 많은 것을 잃은 박사의 스토리도요.

 

그나저나 1권 읽으며 잔혹한 묘사에 면역력 생겼다 싶었는데... 아니군요. 2권에서도 만만치 않은 수준의 잔혹 포텐 터집니다.

 

"이 세상 모든 신성한 자들이여 대답해 다오.

신은 어째서 지옥을 만들었는가. 이미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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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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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어벤져스, 토르, 반지의 제왕 등에 나오는 북유럽 신화의 오리지널을 만날 수 있는 책 <북유럽 신화>. 무엇보다 천재적 이야기꾼 닐 게이먼이 다시 쓴 북유럽 신화라니 저자 명성만으로 이미 기대 지수 폭발합니다.

 

 

 

닐 게이먼은 유명한 그래픽 노블 <샌드맨>의 저자이고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홀딱 반해 수십 번을 돌려 본 애니메이션 영화 <코렐라인>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그림책도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 그림책보다 제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고 엄청난 호러와 찌릿함을 느끼며 바로 구입했던 그림책 <벽 속에 늑대가 있어>가 더 인상 깊었는데  이 책도 닐 게이먼 작품이네요. 최근에는 <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 그림책으로  오랜만에 다시 만났고, 이번 <북유럽 신화>를 읽으며 또 한번 감탄했습니다. 여러모로 우리 모자의 취향저격 작가입니다.

 

 

 

그리스 신화와 함께 서양 신화의 양대 산맥인 북유럽 신화. 그리스 신화에 비해 북유럽 신화는 전해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산문과 시에 등장하는 여러 버전 신화들을 혼합해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가 탄생되었습니다. 이 책은 원전 완역본이 아닌, 원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닐 게이먼의 필력을 담은 개작한 북유럽 신화입니다.

 

궁금해서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봤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국내 서적은 약 1000여건 검색되는 반면, 북유럽 신화는 50건을 갓 넘어선 수준이더라고요. 그만큼 북유럽 신화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신화입니다.

 

하지만 북유럽 신화를 원형으로 한 미드나 히어로 영화를 통해 이미 익숙하게 접하고 있습니다. 토르, 로키 정도는 이제 누구나 다 알법한 존재감을 가졌죠. 북유럽 신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크게 셋입니다. 최고의 신 오딘, 오딘의 아들 토르, 오딘의 의형제 로키. 이 셋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북유럽 신화에서는 이그라드실이라 부르는 물푸레나무(세계수)가 세계의 중심입니다. 9개 세상을 연결합니다. 모든 신화에는 우주와 신과 인간의 탄생이 있듯 북유럽 신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텅 빈 공간에서 거인족이 먼저 탄생하고, 그들에게서 오딘과 그의 형제들이 탄생합니다. 이후 오딘 형제들이 태초의 거인을 죽임으로써 우주와 생명의 시작이 본격화되는데요, 거인의 살이 흙으로, 뼈는 산과 절벽으로, 피와 땀은 바다로 변합니다.

 

북유럽 신화 속 신들도 인간처럼 죽을 수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만의 특징이라면 세상의 종말이라는 라그나로크 개념이었어요. 그런데 라그나로크 이후는 말 그대로 끝이 아닌 놀라운 반전이 도사리고 있으니, 북유럽 신화 자체가 한 편의 거대한 미스터리 소설 같은 느낌이랍니다.

 

 

 

북유럽 신화 세계관과 주요 인물 소개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신화 속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토르의 아내 시프의 아름다운 금발 머리를 대머리로 만든 로키. 술에 취해 재미 삼아 했다는 로키를 잘근잘근 씹어버려도 성에 차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난 토르에게 로키는 자기가 어떻게든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로키의 술수로 아내의 금발머리는 물론, 그 유명한 묠니르 망치를 얻게 됩니다. 아무리 세게, 멀리 던져도 되돌아오는 무기 묠니르 망치. 그런데 손잡이가 짧죠. 그 이유도 에피소드 속에 나오더라고요. 토르와 로키의 투닥거림은 은근 재미있어요. 둘이 대화할 때면 코미디가 됩니다. 토르가 망치를 도둑맞아 되찾으러 갈 때 여장을 하게 만든 것도 로키였고요.

 

 

 

로키는 이처럼 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마운, 상반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입니다. 교활, 영리, 음험, 사악, 자기중심적 등 온갖 부정적인 성정을 다 갖다 붙이면 로키라는 인물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오딘의 의형제이자 토르의 친구이면서 결국 배신자인 로키.

 

북유럽 신화 속 로키의 최후는 인과응보적인 성격이 담겨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머지 신들의 정당성에 무조건 찬성할 수만은 없을 만큼 독자로부터도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참 독특한 인물입니다.

 

 

 

세상의 종말과 신들의 죽음 라그나로크. 로키의 자식들이 벌이는 종말의 시작입니다. 그들과 신들의 치열한 전쟁신은 좀 더 길게 다뤘다면 더 흥미로웠을 텐데 조금 짤막해서 아쉽긴 했어요. 9개 세상 중 인간이 살던 미드가르드 역시 파괴됩니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헤임달이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해놨죠. 대단한 반전이에요.

 

"그리고 게임은 다시 시작된다."

 

 

 

천재 이야기꾼 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가 원래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아니면 닐 게이먼 작가가 이토록 재미있게 쓴 건지, 어린이책으로 이미 북유럽 신화 책을 읽어봤지만 역시... 결론은 닐 게이먼이어서 더 재미있었던 겁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감칠맛 나는 대화 장면으로 흡인력은 최고입니다. 북유럽 신화는 닐 게이먼 책으로 시작해 보세요. 게르만 민족 신화인 북유럽 신화의 매력, 단숨에 끌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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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피부 여행 - 생명의 보호벽, 피부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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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노화조차도 이왕이면 예쁘게 주름 잡히고, 얼룩덜룩한 색소침착은 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인데요. 영혼의 거울이라는 피부, 어떻게 관리해야 피부 트러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독일의 '타임'지 격인 '슈피겔' 종합 1위에 등극할 정도로 핫 인기를 얻은, 옐 아들러 피부과전문의 책 <매력적인 피부 여행>. 지금까지 피부 관련 책을 몇 권 봤지만, 이 책에서 또 다른 새롭고 재미있는 지식 정보를 마구마구 접할 수 있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부위가 대부분이라 인상마저 결정짓는 피부. 우리 몸과 피부는 여전히 석기시대에 맞춰져 있는데 시멘트 정글로 바꾼 이후 방어막이 무너진 상태입니다. <우리 몸은 아직 원시시대> 책에서도 읽은 바 있는데 이 책도 우리 몸과 생활의 괴리로 인한 문제를 깔고 설명합니다.

 

 

 

영혼의 결핍, 스트레스, 정신적 균형 상실, 신체기관, 섭식을 모두 담고 있는 피부. 먼저 피부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아야 피부관리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돼 괜한 헛짓 안 할 수 있답니다. 옐 아들러 피부과전문의는 피부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하 3층짜리 주차장으로 비유해 설명하고 있어요.

 

지하 1층 표피에서는 비듬, 주름, 피부색을.
층과 층 사이 기저막에서는 점, 기미, 물집, 상처, 흉터, 튼 자국을.
지하 2층 진피에서는 샘과 분비물을.
지하 3층 피하조직에서는 셀룰라이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흔히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 중 많은 정보가 헛소리였다는 걸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

피지 조절 화장품? 피지선은 지하 2층에 있는데 그곳까지 도달하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병원 여드름 치료제도 피부 속 침투는 못 하는 거라 환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게다가 비듬, 각질이 생기면 건성 피부라고 생각해 유분기 있는 제품을 덕지덕지 바르지만, 피지 과다의 지루성 피부도 많으니 악순환의 반복을 자초하게 되는 겁니다.

 

사춘기 피부 고민의 1등, 여드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산처럼 생각하라고 하라는데요, 안에서 터지면 비상! 흉터로 남는다고 해요. 그렇다고 직접 여드름을 짜면? 결과는 복불복이라고 합니다. 일반 여드름은 병원 약을 바르기만 해도 충분하니 사춘기 통과의례로 여겨 그냥 놔두지 말고 병원 치료 꼭 하라고 합니다.

 

 

 

일러스트 정말 코믹하죠. 에로틱한 냄새 마케팅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한 일러스트는 쩍벌남이 머리 뒤로 깍지 낀 자세와 머리카락을 우연히 뒤로 넘기는 여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게 페로몬을 뿌려대는 무의식적 행동이라는 것 ㅋㅋ. 냄새샘에 관한 이야기에서 나온 재미있는 정보입니다.

 

냄새가 나면 더러워서라고 생각해 열성적인 세척에 힘쓰지만 약산성 피부에 염기성 비누로는 헛짓일 뿐이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피부 PH 농도에 관한 이야기는 <흠결톤> 책에서 접했을 때도 무척 놀라웠었거든요. 이 책에서도 우리 피부를 위해서는 피부와 맞는 약산성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름철 피부관리의 적, 자외선. 햇빛은 비타민 D를 생성하는데 꼭 필요하지만,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이왕이면 자외선도 차단하고 비타민 D 필요량도 챙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비타민 D에 관한 이야기는 좀 놀랍기도 했는데요, 하루 15~30분 정도 햇볕 쬐면 자외선 B를 통해 비타민 D가 쉽게 충족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음식으로 따져볼까요. 달걀 18개, 우유 20리터, 버섯 1킬로그램처럼 엄청난 양을 먹어야 햇빛 잠깐 쬐었을 때 챙길 수 있는 비타민 D가 채워지는 거라는군요. 그래요, 햇빛 좋은 건 알겠는데, 그럼 자외선 A는 어쩌죠? 자외선 막는다고 선크림을 제대로 바르면, 안타깝지만 비타민 D 형성에 좋은 자외선 B도 함께 차단된다는군요. 

 

선크림을 대충 바르거나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는 자외선 B를 받을 수 있지만 역시 치명적인 자외선 A도 통과된다는 뜻이 될 테고요.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약한 피부인 얼굴 부위는 꼼꼼하게 바르고 모자로도 가리는 대신, 나머지 부위는 햇빛을 쐬어주지 않으련? ^^

 

 

 

그나저나 선크림 꼼꼼하게 바르려면 무려 소주 두 잔에 해당하는 양이어야 한다는 것. 헐~~~~~!!

그동안 500원 동전 크기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게 발라 왔는데요, 소주 두 잔이라니 더 열심히 처덕처덕해야겠습니다. 구름 많은 날엔 안 바르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구름은 자외선을 겨우 10퍼센트 정도만 감소시킨다는 것 유의하세요.

 

다양한 피부질환, 각종 미용 열풍에 관한 우려, 피부를 위한 섭식과 생활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질문하기 껄끄러운 부위에 관해서도 속속들이 알려주고 있어 속 시원했어요. 읽는 내내 헐! 헐~~!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정보, 유익한 지식을 많이 얻은 책입니다. <매력적인 피부여행>으로 여름철 피부관리에 도움 되는 지식 한가득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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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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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작가의 아트북이었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고양이 찡찡이 일러스트가 똬앗 들어갔을 텐데. 아쉬워라. 그래도 흐뭇한 미소 절로 자아내게 하는, 고양이 일러스트가 가득한 <그 남자의 고양이>.

 

남자는 개와 친하다? 개 정도는 키워야 남자답다?
아니 무슨 망발을~! 옛날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고양이를 사랑했다고요~

 

역사적으로 고양이는 신격화되기도 했고, 귀빈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집트는 거의 고양이에 미친 나라였죠. 이슬람에서도 고양이는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중세 시대 고양이를 사탄이라며 학살하던 시기에도 술탄 바이바르는 길고양이 정원을 만들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유명 인사들 중에서도 고양이를 사랑한 남자들은 무척 많습니다. 최초의 캣맨은 누구인지 따져볼 수는 없지만, <그 남자의 고양이>에서는 고양이를 사랑한 아티스트, 작가, 철학자, 정치인 등을 소개합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는 내가 글을 쓸 때 책상 위에서 문진 노릇도 한다."

 

이만하면 꿈보다 해몽 격인 해석이지만 고양이 특유의 행동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글귀가 많습니다. 멋진 타이포그래피와 일러스트로 표현한 고양이 명언, 완전 아트예요 아트.

 

 

 

인물마다 소개 글과 일러스트가 있는데, 고양이와 얽힌 재미있는 일화 위주로 소개해 읽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뮤지컬 캣츠의 원작자 T.S. 엘리엇은 "개는 고양이만큼 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고양이는 뮤즈이자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독립적, 반항적, 도도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고양이. 이해하려 들지 말라는듯한 고양이 특유의 습성은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앤디 워홀의 조카가 쓴 그림책 <앤디 삼촌의 고양이들>을 보고 저는 알고 있었는데요, 앤디 워홀은 반려 고양이 수가 상당했답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아는 사람은 다 알죠. 그의 고양이 사랑을. 소설과 에세이에 종종 등장합니다. 무뚝뚝해 보이는 남자인데도 고양이를? 저도 은연중에 이런 편견이 있었나 봐요. 어쨌든 하루키 팬이야 워낙 대단하지만, 고양이 사랑 덕분에 냥덕들의 팬심이 더해진 건 사실일 겁니다.

 

철학자 몽테뉴, 과학자 뉴턴,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 배우 말런 브랜도,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 정치인 윈스턴 처칠. 이들도 냥덕이었습니다. 유명인과 고양이 일화를 통해 캣맨을 소개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고양이 역사는 물론이고 알쓸신잡처럼 잡다한 고양이 상식도 얻을 수 있는 책 <그 남자의 고양이>.

 

짤막한 글과 현대 감각이 돋보이는 일러스트가 조합 잘 된 아트북입니다. 냥덕질에 한몫할만한 책이에요.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들어 에잇, 찢어서 액자에 넣어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일러스트 엽서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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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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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에는 살인자가 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다.

 

 

단숨에 스릴러의 여왕으로 등극하게 된 데뷔작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깊은 숲 속 외딴 집에서의 밀실 살인 사건이었다면, 신작 소설 <우먼 인 캐빈 10>은 호화로운 크루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룹니다. 깊은 숲 속과 망망대해처럼 제한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밀실 살인 사건은 그 배경만으로도 긴장감 10퍼센트는 먹고 들어가네요. 

 

 

 

크루즈라고 해서 타이타닉 같은 엄청 큰 배는 아니고 큰 요트 수준의 아담하지만 호화로운 크루즈 오로라호. 5성급 호텔의 축소판 같은 오로라호는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을 도는 닷새간의 일정으로 영국에서 출발합니다. 

 

 

 

첫 항해 승선이라는 행운을 잡은 여행잡지 기자 로라 블랙록. 그저 그런 밑바닥 기자 인생을 사는 '로'는 이 기회를 출세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소설 첫 장면은 중간 즈음에 등장하는 내용을 앞으로 빼놓으면서 오프닝부터 바짝 긴장 모드로 돌입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크루즈 여행 직전 하얀 라텍스 장갑을 낀 의문의 남자에게서 강도를 당하게 되는데요. 저는 소설 끝날 때까지 이 의문의 강도 사건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더군요. 분명 뭔가 연결고리가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강도 사건 이후 그렇지 않아도 폐소공포증에 불안증이 있던 '로'는 잠시 잠들었다가도 자꾸 비명에 깨는 환청에 시달리는 불면의 밤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라호 승선 기회를 놓칠 수는 없습니다. 첫 파티를 위해 몸단장하다가 마스카라를 빌리기 위해 옆방 10호실의 문을 두드린 '로'. 다행히 10호실엔 검은 머리의 젊은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가 마스카라를 빌려주지만...

 

그날 밤, 10호실 쪽에서 배 밖으로 뭔가 던져진 소리와 함께 피 묻은 난간을 발견한 '로'. 하지만 10호실은 아예 처음부터 빈 선실이었다고 하는데. 게다가 '로'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그 여자를 본 사람이 없는 겁니다.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 표정, 몸짓이 생생한데 말입니다.

 

'로'는 분명 범죄 현장을 목격했지만, 약과 알코올로 취한 상태에서 잠들었던 상황 때문에 믿을만한 목격자가 아닌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10호실에 여자가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인 마스카라도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습니다. 이쯤 되니 정말 내가 미쳐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기자, 사진작가, 투자자들이 탄 오로라호의 첫 번째 항해는 절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되는 상황이죠. 도대체 사라진 검은 머리 여자는 누구인지, 살인 사건을 감추려는 자는 누구인지, 살인 사건이 아니라면 그 여자는 어디에 있는 건지 짐작하기 힘듭니다.

 

'로'가 이 사건에 집착하는 것은 항해 전 당한 강도의 기억이 크게 작용합니다. "인간의 생명력이 얼마나 하찮은지, 나를 보호한다고 생각했던 벽이 사실은 얼마나 얇은지를 깨닫는 기분"을 몸소 겪었기 때문이죠. 끔찍한 일을 예감하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는 무력감을 깨달았을 때의 기분이 어떤지 알기에 10호실 여자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겁니다. 

 

 

 

 

밀실 추리 소설 특징은 한결같죠. 외부에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것. <인 어 다크, 다크 우드>와 마찬가지로 <우먼 인 캐빈 10>에서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라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도움 청할 길이 없습니다.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그녀 앞에 점점 많은 장애물이 놓입니다.

 

10호실 여자를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로'의 운명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흥미진진한 편집도 한몫 작용했어요. 닷새간의 항해 스토리 중간중간 항해 일정 이후의 뉴스 기사를 독자에게 보여주며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 그도 아니면 오픈 엔딩일지 짐작할 수 없게끔 계속 혼란을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정통 추리 기법이 들어간 소설은 완벽하게 제 취향은 아니고 가볍게 읽어보는 수준인데요. 전형적인 트릭 소재인 밀실 살인 사건의 경우 영화 <큐브>만큼 잔혹 스타일이면 좋아하는데... 그래서 루스 웨어 작가의 소설은 사실 제 입장에선 살~짝 싱거운 느낌은 있답니다.

 

하지만 정통 미스터리 추리 기법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통 추리 기법과 현대 감각이 조화된 내용과 문체에 반할 거예요. 센 거 없이 좀 약해서 아쉽다는 저조차도 중간에 손 놓기 힘들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으니까요. 아, 저와 반대로 너무 잔인한 하드한 스타일 싫어한다면 딱 이 책이 맞을 겁니다.

 

앞으로도 계속 밀실 추리 소설로 굳힐지, 또 다른 트릭 추리 소설이 나올지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내년 여름에도 꼭 새 소설이 나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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