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작가의 아트북이었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고양이 찡찡이 일러스트가 똬앗 들어갔을 텐데. 아쉬워라. 그래도 흐뭇한 미소 절로 자아내게 하는, 고양이 일러스트가 가득한 <그 남자의 고양이>.

 

남자는 개와 친하다? 개 정도는 키워야 남자답다?
아니 무슨 망발을~! 옛날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고양이를 사랑했다고요~

 

역사적으로 고양이는 신격화되기도 했고, 귀빈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집트는 거의 고양이에 미친 나라였죠. 이슬람에서도 고양이는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중세 시대 고양이를 사탄이라며 학살하던 시기에도 술탄 바이바르는 길고양이 정원을 만들라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유명 인사들 중에서도 고양이를 사랑한 남자들은 무척 많습니다. 최초의 캣맨은 누구인지 따져볼 수는 없지만, <그 남자의 고양이>에서는 고양이를 사랑한 아티스트, 작가, 철학자, 정치인 등을 소개합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는 내가 글을 쓸 때 책상 위에서 문진 노릇도 한다."

 

이만하면 꿈보다 해몽 격인 해석이지만 고양이 특유의 행동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글귀가 많습니다. 멋진 타이포그래피와 일러스트로 표현한 고양이 명언, 완전 아트예요 아트.

 

 

 

인물마다 소개 글과 일러스트가 있는데, 고양이와 얽힌 재미있는 일화 위주로 소개해 읽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뮤지컬 캣츠의 원작자 T.S. 엘리엇은 "개는 고양이만큼 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고양이는 뮤즈이자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독립적, 반항적, 도도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고양이. 이해하려 들지 말라는듯한 고양이 특유의 습성은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줍니다. 앤디 워홀의 조카가 쓴 그림책 <앤디 삼촌의 고양이들>을 보고 저는 알고 있었는데요, 앤디 워홀은 반려 고양이 수가 상당했답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아는 사람은 다 알죠. 그의 고양이 사랑을. 소설과 에세이에 종종 등장합니다. 무뚝뚝해 보이는 남자인데도 고양이를? 저도 은연중에 이런 편견이 있었나 봐요. 어쨌든 하루키 팬이야 워낙 대단하지만, 고양이 사랑 덕분에 냥덕들의 팬심이 더해진 건 사실일 겁니다.

 

철학자 몽테뉴, 과학자 뉴턴,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 배우 말런 브랜도,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 정치인 윈스턴 처칠. 이들도 냥덕이었습니다. 유명인과 고양이 일화를 통해 캣맨을 소개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고양이 역사는 물론이고 알쓸신잡처럼 잡다한 고양이 상식도 얻을 수 있는 책 <그 남자의 고양이>.

 

짤막한 글과 현대 감각이 돋보이는 일러스트가 조합 잘 된 아트북입니다. 냥덕질에 한몫할만한 책이에요.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들어 에잇, 찢어서 액자에 넣어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일러스트 엽서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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