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 (양장)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 백승길.이종숭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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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대전 직후 1950년에 초판 발행 후 서양 미술 입문서, 미술의 역사 개론서로 자리 잡은 벽돌책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미술과 그다지 친하지는 않은 저로서는 굳이 미술사 개론서 격인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있을까 싶었는데,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비밀독서단 2>에서 셀럽들의 추천도서로 선정된 이유가 있더라고요. 미술 입문자는 물론 일반인에게 필요한 인문교양서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회화 외 건축, 조각 등 넓은 의미의 미술을 시대 흐름에 따라 풀어낸 <서양미술사>는 미술 양식의 변화를 세계사 속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서양미술사> 서론은 특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같은 주제의 다른 그림을 나란히 소개하며 취향으로 인한 편견의 위험성을 짚어줍니다. 개인적인 습관과 편견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 태도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됩니다.

 

 

 

카라바조의 <성 마태오> 작품처럼 인습적인 관념을 깨뜨려 거절당한 작품과 관념을 준수해 다시 그린 작품 두 개를 비교한 부분은 제가 봐도 작품의 성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릇된 이유 때문에 작품의 호불호가 갈리는 피해 사례를 작품으로 직접 보여 줍니다.

 

이것을 통해 곰브리치가 하고자 하는 말은 미술가가 추구하는 바를 우리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화폭 위에서 수백 가지 색조의 농담과 형태를 조화시킨 제대로 된 완성. 취향에 관한 문제 대신 우리가 작품을 대할 때마다 우리는 미술가들이 이룩하려고 고심해온 그런 조화에 대한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이야말로 즐기는 감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미술은 그 자체의 불가사의한 법칙과 모험을 가지고 있는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자주적인 세계"로 모든 암시를 포착하고 숨겨진 조화에 감응하려는 참신한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미술 세계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딱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취향에만 집착했던 그 시간들이 후회됩니다.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벽화,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의 원시 미술로 시작해 전통의 고리 역할이 된 이집트 미술, 미술사상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그리스 미술, 그리스의 것을 응용한 로마 미술 그리고 혼돈의 암흑시대 중세 미술을 거쳐 미술사에 있어서 결정적인 변화를 초래한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기까지. 전쟁, 종교, 기술 등 어떤 조건들이 미술가들을 개화시킬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시대 상황에 따라 미술의 성격도 변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6세기 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유명한 작품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요. 곰브리치는 이 그림에 관해 아는 것이나 안다고 믿었던 것을 다 잊어버리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새롭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곰브리치는 <서양미술사>에 소개한 수많은 작품들 하나하나에 개인적인 취향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미켈란젤로의 바티칸 시스타나 예배당 천장화에서는 저자의 놀라움이 좀 더 짙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고전적인 건축의 규칙을 무시한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거쳐 프랑스 대혁명 이후 미술에 대한 관념도 변화하기 시작한 18세기 이후는 끝없는 변혁과 새로운 규범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위기가 있을 때마다 미술가들은 새로운 종류의 주제를 찾아내며 점점 전통으로부터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세기 실험적 미술 시기의 현대 미술도 과거의 전통을 완전히 깨뜨리고 이제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하는 미술은 아니었어요. 한 시대의 특정한 문제에 대한 반응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 이런 현상은 과거에서도 계속 보여줬습니다.

 

 

 

이 책에 언급된 사건, 작가들을 시대적 흐름과 연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연표, 서유럽과 지중해 연안 지도를 보여주며 공간적 연관성을 가시화 한 지도를 끝으로 서양미술사를 정리합니다.

 

문학이 아닌 인문교양서에서 첫 문장이 주목받는 경우도 드물 겁니다. "미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유명한 첫 문장은 <서양미술사>가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저자의 관점을 보여줍니다.

 

건축, 회화, 조각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에서 미술가들이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미술 작품을 보는 눈을 날카롭게 하면서 그와 동시에 미묘한 차이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게 하는 <서양미술사>. 책 전반을 관통하는 '참신한 눈'을 강조합니다. 어설프게 알거나 잘못 감상하는 함정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처음엔 그저 시대별 작품과 미술가 소개 수준인 줄 알았는데, 설익은 지식과 속물근성의 위험성을 지적한 곰브리치의 말에 감명받았어요. 나는 그림을 감상하는지, 아니면 지적 유희를 즐길 뿐인지를 알아차리게 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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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온도 37.5 - 사람을 키우고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고품격 리더십
김상임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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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전문 코치로 활동 중인 국제 인증 코치 김상임 저자의 책 <리더의 온도 37.5>. 저도 모르게 가졌던 선입견을 깨뜨린 책입니다. 리더십을 강조하는 자기계발서 정도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가 푹 빠져들었어요. 게다가 센 언니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곳곳에 저자의 마음이 담긴 문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대생 대기업 입사가 힘들었던 시절, 삼성그룹 공채 입사 후 대부분 '최초'의 길을 걸은 김상임 저자. 제일제당 기획실을 시작으로 다양한 실무 경험을 거쳐 25년간의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임원직으로 퇴임하면서 겪은 불안을 이겨내고 이제는 기업 전문 코치로 무쇠솥과 같은 삶을 걷고 있습니다.

 

 

 

<리더의 온도 37.5>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리더십을 위한 책입니다. 지식만 채우는 리더십이 아닌 품격을 더하는 리더십을 위한 방법은 따로 있었어요. 김상임 저자는 리더십의 온도를 감성 온도, 소통 온도, 열정 온도, 변화 온도로 나눠 체온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리더십을 단단하게 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진정한 리더는 사람을 키운다고 합니다. 감성 온도를 높여야 가능합니다. 어떻게 사람을 키우는 감성 온도를 높일 수 있을까요. 피드백, 권한 위임, ACE 면담, 동기부여, AI 경영 등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는데 그중에서도 피드백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이라 현실적으로 와 닿았어요.

 

 

 

불만, 보복이 아닌 객관적이면서 정확한 피드백을 기분 나쁘지 않게, 오해 없이 하는 법이라니~ 눈 부릅뜨고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단순 지적, 충고가 아닌 피드백의 의미를 제대로 배웠습니다. 중요한 건 피드백을 받을 용기였어요. 예컨대 나의 대화 습관을 스스로는 눈치 못 챕니다. 디테일하고 놓치지 쉬운 나의 결점을 알게 되는 피드백을 어떻게 받는지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 도움 되었습니다.

 

피드백 노하우처럼 말 한마디의 중요성은 팀원들과의 면담에서도 이어집니다. 지금까지의 면담이 혹시 통보는 아니었는지 반성해보게 합니다. 제 주변에 유독 남에게 인정하고 칭찬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자존감이 쓱 올라갈 때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도 말할 때마다 인정과 칭찬의 힘을 생각하며 한 마디 하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지적질의 달인 대신 이젠 인정의 달인이 되어보세요. 인정과 칭찬의 힘은 강력합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 온도도 높여야죠. 소통에 관한 몇 가지 관점을 소개하는데, 소통에 대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은 틀렸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저 잘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는 상태여야 소통입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을 잘하고 싶다면 자신과 소통하는 게 먼저였어요. 관계 회복의 시작은 나부터라는 걸 강조합니다.

 

 

 

중간중간 실제 현장 코칭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고, 리더십 발휘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들, 일상에서 자존감 올리는 법 등 김상임의 코칭 한마당 코너도 유익하네요.

 

 

 

<리더의 온도 37.5>는 기본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효율적인 생산성 관리를 위한 열정 온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팀을 관리해야 할지 소개합니다. 대화, 회의, 면담 등 회사에서 하는 활동 모두가 시간 투자이니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 비전 공유, 우선순위 집중, 협업 등 다양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현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성과의 주체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빠져 있지 않은가요. 김상임 저자도 퇴임 후에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요.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리더의 온도 마지막 편, 셀프 리더십을 강화하는 변화 온도입니다. 성과를 내라고 종용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지만 놓치고 있는 셀프 리더십부터 점검하라고 합니다.

 

 

 

김상임 저자도 임시직인 임원직에 있다 급작스러운 퇴임으로 방황했다고 합니다. 그때 고민했던 시간들이 현재의 모습을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순간순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회사 다닐 때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다며 자신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셀프 리더십을 통해 변화의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 셈입니다.

 

김상임 저자의 리더십 노하우 중 직장인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적용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요. 마음 일기입니다. 아주 간단한 한 줄로 생각, 감정, 갈망이라는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거기에 '행동'을 더하면 변화하는 겁니다.

 

<리더의 온도 37.5>를 읽으며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이런 리더를 상사로 둔다면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 정도입니다. 사람이 빠진 성과만을 목적으로 한 리더십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 <리더의 온도 37.5>.

 

자기계발 리더십 책을 읽으며 가슴 뭉클하고 따스한 기운을 받기는 처음이었어요. 김상임 저자의 코칭 능력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대면이 아닌 책으로 만나는 독자에게도 긍정적인 자존감을 북돋워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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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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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대상 수상작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정해연 작가의 전작 소설 <악의>는 한국 정치판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라 묵직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봉명 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는 코지 미스터리의 전형을 보여준 유쾌한 추리소설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악의>로 정해연 작가를 처음 접했을 때도 느꼈던 건데 무척 가독성 좋은 문체를 발휘하는 작가입니다.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를 읽다가 뭔가 낯설지 않은 내용이 나와 얼른 찾아보니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에 일부를 먼저 소개했더라고요. '오물 테러 사건'이라는 으웩스러운 소재여서 기억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숨어들었다가 관리소 직원의 순찰에 딱 걸린 금고 도둑. 잡히지 않을 거라 우쭐댔건만, 삼선 슬리퍼를 신고도 착착착착착착착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직원에게 결국 붙잡힐 위기인 웃픈 에필로그로 시작하는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금고 절도 미수범을 잡은 사람은 바로 봉명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정차웅 과장. 만지면 너무나 부드러울 것 같은 희고 깨끗한 이마 위에 흐트러진 검은 흑발, 깊어 보이는 큰 눈에, 만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얄팍한 입술, 큰 키지만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몸매의 남자. 신고 있는 삼선 슬리퍼마저 명품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이상한 힘을 가진 남자. 잘생김이 뚝뚝 흐르는 정과장. 그는 미제 사건 해결 1위의 에이스 형사 출신이지만, 돌연 사직서를 내고 사라진 후 얼마 전부터 봉명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일하고 있습니다. 

 

 

 

15층짜리 임대 아파트 봉명아파트에서 벌어지는 다섯 개의 단편 사건들. 소소한 사건에서부터 살인 사건까지 사건의 경중도 다양합니다. 사건 때문에 관할 경찰서 형사가 관리사무소로 찾아오게 되는데, 하필 형사 시절 동기입니다. 1년 반 만에 만난 그들은 동기 시절 개그 콤비를 자랑했었던 사이였죠.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에게 여전히 장난치듯 대하고 정과장의 힌트를 실마리 삼아 사건 해결도 해나가지만, 형사의 마음속엔 아무말 없이 돌연 사직하고 떠났던 정차웅의 과거가 궁금합니다. 

 

 

 

제가 단편선에서 읽었던 부분은 소설 속 여러 사건 중 가장 코믹했던 '오물 테러 사건'인데요. 누군가가 계속 엘리베이터에 소변을 보더니, 어느 순간부터 똥으로 테러가 진화하면서 아주 골머리를 썩게 됩니다. "레알 똥이라구요!" ㅋㅋ

 

이 사건은 그나마 해프닝 수준이었지만 다른 사건들은 제법 심각한 편입니다. 방문교사 실종사건, 투신자살 사건, 자살을 가장한 살인 사건이 이어집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과장은 더 이상 형사가 아님에도 본능적으로 사건의 이면을 바라봅니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시선을 꼬집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 겉으로 보이는 대로 편하게 해석하는 사람들. 사람들의 흥미는 팩트에 쓸데없는 상상력을 입히고, 그렇게 되면 정작 뭐가 팩트인지 알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호기심의 기저에 가벼운 악의가 깔려 있는 심리까지 들춰냅니다.

 

"쳇바퀴 구르듯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혹시 이런 사건들이 그들에게 카타르시스라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가벼운 추잡함이 너무나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지, 비인간적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하다." - 책 속에서

 

 

 

봉명아파트 사건과는 별개로 정차웅의 과거는 그 나름대로 아픈 스토리를 품고 있었어요. 자살한 여자친구 때문이라고 하기엔 아직 남아있는 진실이 있는데.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는 정차웅의 다시 일어서기 과정이기도 합니다.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를 버티는 과정입니다.

 

정해연 작가의 소설은 가독성이 좋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대사가 아주 찰져서 입에 착 달라붙습니다. 정과장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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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구조 대사전 - 수학 성적을 살리는 초등 수학의 모든 것
쓰보다 코조 지음, 유윤한 옮김 / 조선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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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 전 과정 교과 연계된 수학 사전 <수학의 구조 대사전>으로 초등 수학 기본기를 다시 한 번 다져봅니다. 초등 교과 순서대로는 아닙니다. 주제 중심의 수학 사전입니다.

 

 

 

초등 수학 영역을 주제별로 크게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수와 연산, 측정, 도형, 규칙성과 문제 해결로 구분해 교과서 이곳저곳에 흩어진 개념을 모아 구조화했어요. 중요하게 살펴볼 핵심 개념을 정리해 수학의 기본 구조와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수학 개념과 관련한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가 담긴 실력 키우기 코너는 환기용 지식으로 제격이네요.

 

 

 


계산식, 풀이 과정이 한눈에 보기 쉽게 나와 있어요. 개념마다 계산식 차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수학은 개념의 차이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개념의 차이를 통해 개념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계산식은 그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계산의 의미와 구조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해요. 도형의 경우엔 여러 도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피면 그 도형만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거고요.

 

수와 연산쯤은 쉽겠거니 생각했는데 하나의 주제로 묶어서 살펴보니 정말 초등학교 수학 시간 내내 배우는 것들이었어요. 수의 크기, 자릿값 같은 저학년 수학에서부터 분수, 소수의 연산까지. 수의 종류와 알맞은 계산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측정 파트에서는 양을 나타내는 방법부터 부피, 속도 등 측정에 관한 모든 것을. 도형에서는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살펴보며 도형의 성질과 작도에 관해 설명합니다.

 

 

 

규칙성과 문제 해결 파트에서는 6학년 수학에 등장하는 비와 비율은 물론이고 수량 관계를 확인하는 법까지. 그리고 문제 푸는 요령이라고 해야 할까요. 문제 해결 방법에 관한 내용도 알짜배기입니다. 식을 사용해 설명하는 문제를 푸는 법, 서술형 문장제 문제의 다양한 해결 방법을 소개합니다.

 

책을 펼쳤을 때 양면으로 한 번에 눈에 쏙 들어오는 편집이 마음에 들었고요. 대신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소소한 오타가 있긴 해서 마무리가 좀 아쉽긴 했네요. 인덱스도 없지만 이 부분은 목차와 워낙 상세하게 나와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수학사전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이런 것도 사전이라고 부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일반 사전 구성과는 다릅니다. 대체로 용어 위주의 수학사전 vs 주제별 수학사전 식으로 나뉘는데 이 책은 주제별로 구성했고, 수학 지도와도 같은 훌륭한 내용이 마음에 들었어요. 초등수학 총정리와 중학교 수학 예습에 효과적인 <수학의 구조 대사전>. 개념 정리와 계산 구조를 익혀 수학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수학사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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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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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근질근질거리게 하는 소설이 있습니다. 극강의 반전이 제대로 살아있는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를 읽고 나니 딱 그렇네요. 반전 결말을 맞으며 받은 충격을 다들 겪어봐야 해요!!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 - 벤저민 프랭클린

 

 

 

<비하인드 허 아이즈 Behind her eyes> 제목은 올여름에 읽은 심리 스릴러 소설 <비하인드 도어 Behind the door>와 비슷한 데다 초반 분위기도 유사합니다. 겉으로는 완벽한 부부로 보이지만 실상은 살얼음판 같은 관계. 흠잡을 데 없는 아내가 남편의 눈치를 보며 긴장하는 모습까지 말이죠. 새 출발을 한다며 이사 온 데이비드와 아델 부부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요.

 

 

 

싱글맘 루이즈는 바에서 만난 환상적인 남자에게 끌렸는데 알고 보니 새로 온 직장 상사! 게다가 우아하고 아름다운 아내를 둔 유부남이었다니. 그를 만나면서 다시 여자로 살아난 기분이었건만 빛 좋은 개살구였다며 스스로를 자아비판 수준으로 질책합니다.

 

유부남 직장 상사와 비서 관계. 너무 식상한 패턴인가요? 저도 솔직히 처음엔 그런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처럼 흔하디흔한 뻔한 공식은 이 부분밖에 없으니 안심하세요.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내 상상력이 얼마나 부족했는가 하며 자아비판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비드의 아내 아델은 남편의 통제를 받으며 생활하는 가운데 남편 몰래 루이즈와 친구 관계가 됩니다. 루이즈의 호감을 제대로 얻는 아델. 그런데 그들의 첫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의 불륜 상대를 두고 아델은 무슨 일을 벌이려는 걸까요.

 

"이제 계획은 다 세웠다. 그 사실에 배 속이 흥분으로 부글거렸다." - 책 속에서

 

 

 

미스터리 심령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제 벌어질 일들은 심드렁할 수 있겠지만, 일단 끝까지 보세요. 기막힌 반전을 두고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소설이거든요.

 

야경증이 있는 루이즈는 역시 같은 증세를 겪은 아델로부터 도움을 받게 됩니다. 아델이 알려준 방법은 꿈의 주인이 되는 자각몽을 위한 것이었는데, 루이즈는 이 방법이 잘 통하는 성향이었어요.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게 되자 꿈속에서 그다음 단계가 진행됩니다. 첫 번째 문을 열어 내가 원하는 곳을 가는 자각몽을 꾼다면, 어느 날부터인가 은빛 두 번째 문이 나타나면서 그 문을 통과하면 순간 내 자아가 몸과 분리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실체가 없는 '나'는 멀리 떨어진 장소까지 다녀올 수 있기도 합니다.

 

 

 

아델은 남편 데이비드를 증오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고 있고, 절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데이비드에게서는 아델을 향한 삐뚤어진 사랑마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저 통제할 뿐입니다. 한때는 연인이었지만 이제는 고요한 적과도 같습니다.

 

아델의 목적은 루이즈에게 데이비드에 관한 의심과 불안의 씨앗을 심어두는 것. 아델의 치밀한 계획은 루이즈로 하여금 상황을 엉뚱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아델은 사람들의 '성격'을 갖고서 도박을 하는 겁니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조율사와도 같습니다. 데이비드를 의심할 증거가 너무 많이 나오면서 루이즈는 데이비드를 불신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남편의 불륜 상대를 떨궈내는 수준이라면 너무 쉽잖아라고 생각할 즈음, 질투와 욕망이 가득한 불륜 소재 아침 드라마 분위기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합니다.

 

아델의 이야기 중 거짓말을 눈치챈 루이즈. 그녀가 거짓말을 했다면 이 모든 것이 바뀝니다. 그 여자는 연약하지도 상냥하지도 않고 그저 맛이 간 여자일 뿐이라는 걸 비로소 깨닫는데. 공격적이고 공감 능력 없는 소시오패스 아델에게서 데이비드를 구해내려는 루이즈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이 관점의 문제고 교묘한 눈속임이다. 절대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 진실이란 사람마다 다르다." - 책 속에서

 

 

 

결말을 알고 나면 초반에 등장한 '그 후' 편이 이해가 됩니다.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그 때, 그 후, 현재 시점을 오가며 진행하는데, 아델과 데이비드의 과거를 이때 슬쩍슬쩍 보여줍니다. 후반부 반전을 보고 처음엔 짜증이 좀 났어요. 물론 그 상태에서도 결말로 훌륭한 스토리이긴 했지만 그 상태로는 제 취향에 안 맞는 결말이었거든요. 그러다가 와우... 진짜 1도 생각 안 했던 내용으로 극강의 반전을 안겨주는 겁니다. 그때의 놀라움이란. 충격이란 단어는 이럴 때 써야 하는 거였어요.

 

소설은 원래 소재나 문체 등 개인 취향을 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저것 다 집어치우고 반전소설 제대로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비하인드 허 아이즈> 추천합니다. 스티븐 킹이 "사라 핀보로의 소설은 명확하고 감정적인 울림이 있다. 그녀의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라고 평했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 보장합니다. 영화화되는 소설이라니 대단한 반전 스릴러 영화 탄생 예고네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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