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 - 초4부터 중3까지, 다양한 사례로 배우는 사춘기 부모 필독서
이진아 지음 / 한빛라이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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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며 방임, 간섭, 소통을 들쑥날쑥 오가는 불량 부모 입장에서 한창 사춘기 시기인 우리 아이와 갱년기를 맞이한 부모 모두가 행복해지는 처방전이 필요했습니다.

 

<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은 초4부터 중3까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추천합니다. 사춘기와 중2병을 잘 설명하고 있는 데다가 유형별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중2병의 딸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사춘기 연구 시작한 이진아 소장.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필요한 공감과 위로가 담긴 책을 선사하네요. 사춘기를 잘 겪은 아이가 갱년기에 접어든 부모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다니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요즘 사춘기는 사전적 의미보다 훨씬 빨라졌고 길어졌습니다. 초4~고2까지 두루 적용되는 사춘기. 그중 초5~중3 때 사춘기 정점에 나타나는 극심한 성장통인 중2병이 나타납니다. 중2병은 자신의 멘탈을 유지하기 위해 거친 언어, 돌출 행동, 허세 부리기 등으로 스스로 방어기제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이때 부모는 '얘가 살아보려고 스스로 노력 중이구나'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때 허세 좀 부려봐야 어른이 되어 헛된 허세 부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가 불안한 이유는 자녀에 대한 불신과 부모 스스로에 대한 불신 두 가지 때문입니다. 문제아로 전락할까 봐, 부모가 수용할 준비가 안 되었을 때 그렇습니다. 사춘기가 오는 시기에 부모도 갱년기가 시작되기에 더 대립이 깊어집니다.

 

 

 

<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에서는 반항아 유형, 친구 고민 유형, 게임·스마트폰 집착 유형, 공부·진로 스트레스 유형, 가정불화 유형, 연애 집착 유형, 외모 우선 유형으로 7가지 사춘기 유형을 설명합니다.

 

방문 걸어 잠그고, 짜증 나!를 입에 달고 살고, 뭐든지 알아서 한다는 입버릇뿐인 반항아 유형. 자녀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하고 부모는 자녀와의 끈이 늘 연결되어 있기를 원합니다. 반항아 유형을 둔 부모에게는 짜증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아이 마음을 읽는 법, 지나친 간섭 안 하는 법을 처방 내립니다.

 

 

 

우리 아이도 게임을 즐겨 해서 (한 번 앉으면 일어날 줄 모르는) 책에 나온 청소년 컴퓨터게임 중독 진단 테스트를 아이와 해봤어요. 딱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에 걸려든 아이 ㅋㅋ 1점 차이로 걸렸는지라 조금만 더 노력해서 일반 사용자군으로 내려가보자고 다짐하더군요.

 

그나저나 음란물 보는 경우에 대해서도 알려주는데 음란물 접한 시기를 나타낸 통계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네요. 스마트폰과 한 몸인 요즘 아이들, 생각했던 것보다 참 빠르더라고요. 음란물 보는 아이에 대한 처방전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2병은 어른 코스프레하는 허세 부리기가 극을 달하는 시기입니다. 아이들 스스로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며 자기 비하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허세 가득한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하라고 합니다. 남이 나를 무시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무시해버리며 그나마 자존심을 유지하는 방어기제의 일종이라는군요.

 

읽다 보니 우리 아이는 이 정도는 아니니 그럭저럭 수월하게 사춘기를 넘기고 있구나 안심해서도 안 되겠더라고요. 그저 부모 생각일 뿐일 경우가 많았어요. 알아서 이해하고 잘 따라와 준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란 사례도 나옵니다. 

 

 

 

잔소리는 모두 부모 입장이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아이들 방식대로 살아도 아무 문제없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른 눈에 이상해 보이는 것도 자신감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이죠.

 

자녀가 홀로 설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입니다. 공감적 경청에서 중요한 건 표정 관리와 긍정적 피드백이라고 합니다. 평가 대신 칭찬을 하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평가하듯 말하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사춘기 종합 세트를 보이는 아이들의 사춘기도 결국 지나갑니다. 대신 사십춘기라고도 말하는 갱년기인 부모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합니다.

 

<지금 내 아이 사춘기 처방전>으로 아이에게만 집중했던 시선을 저한테 돌리는 계기가 되었어요. 아이의 변화를 수용할 준비를 하고, 갱년기를 잘 보내는 것에 집중하는 게 결국 아이와의 관계에 도움 되는 길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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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상처 - 진정한 자신과 행복을 찾아주는 프랑스식 상처 치유법
리즈 부르보 지음, 박선영 옮김 / 앵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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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에게 마구마구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든 심리치유서 <다섯 가지 상처>. 마음에 입은 상처에 반창고라는 가면을 쓰고 힘들게 지탱하다 결국 무너지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상처를 들여다보기 싫어서라는 이유로 자신을 지키고 싶을 때 우리는 가면을 씁니다. <다섯 가지 상처>는 다섯 가지 마음의 상처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가면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믿음으로 이루어진 존재인 자아(에고)는 그저 상황 자체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합니다. 거부, 버림받음, 모욕, 배신, 부당함이라는 다섯 가지 상처들을 입을 때마다 우리는 가면을 가지게 되고, 상처가 깊을수록 가면은 두꺼워집니다.

 

 

 

거부, 버림받음, 모욕, 배신, 부당함이라는 다섯 가지 상처는 도피하는 사람, 의존하는 사람, 마조히스트, 지배하는 사람, 완고한 사람의 가면으로 나타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가면을 썼는지는 말과 행동, 버릇과 습관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특정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상처가 있다는 증거라고 해요. 놀라운 점은 체형, 외모 같은 신체적 특징으로도 나타난다는 겁니다.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하듯 몸이 정직하게 표현하듯 몸은 우리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충실히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만들어지는 원인은 부모입니다. 거부의 상처는 같은 성별의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와 배신의 상처는 이성의 부모와의 사이에서 만들어집니다. 한 살부터 세 살 사이에 깨어나는 모욕의 상처처럼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 하지만 가면을 쓴 건 나입니다. 책임을 지는 건 나입니다. 상처와 마주해야 하는 건 나의 몫입니다.

 

 

 

다섯 가지 상처에 대해 하나씩 소개하는데 처음엔 이것도 내 얘기, 저것도 내 얘기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상처를 동시에 지닐 수 있다고 합니다. 상처의 깊이가 다를 뿐이죠.

 

모든 상처에는 특유의 심리 태도와 행동양식이 존재한다고 해요. 다섯 가지 타입마다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는지 소개해 내가 어떤 상처와 가면을 가졌는지 스스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도피하는 사람의 가면을 쓴 사람은 평소 '의미 없다'라는 말을 수시로 쓴다고 합니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 고립되는 악순환을 띱니다. 의존하는 사람의 가면을 쓴 사람은 지치지도 않고 문제를 만들어내며 희생자를 자처하거나 구원자 역할도 즐긴다고 합니다. 마조히스트의 가면을 쓴 사람은 '하녀처럼 부려먹는다'라는 식으로 언어에 굴욕감이 스며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평소 사용하는 언어에서도 가면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섯 가지 상처마다 두려워하는 것도 다릅니다. 지배하는 사람의 가면을 쓴 사람은 '분리'와 '부정'을 두려워합니다. 이별은 심각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부당함의 상처 때문에 완고한 사람의 가면을 쓴 사람에게 최대의 공포는 '실수'입니다. 자기통제의 달인인 이 타입은 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있어 '냉담함'을 두려워합니다.

 

 

 

어떤 상처든 우리는 자신의 상처를 보지 않으려 애씁니다. 상처의 존재를 인정하면 그로 인해 겪어야 할 고통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깊을수록 그렇지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비로소 치유는 시작됩니다. 내 안의 상처를 깨달으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 상처>는 각각의 상처에 대응하는 법을 알려주는 치유 단계를 통해 상처의 치유가 가져다주는 놀라운 선물을 받으라고 합니다. 정서적 자립입니다. 진정한 자신과 행복을 찾아주는 상처 치유를 시작하세요. 필요한 건 변화가 아니라 치유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부록으로 다섯 가지 가면의 특징과 나의 상처와 가면 타입을 알아보는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다섯 가지 상처의 특징을 체형, 언어, 행동 습관, 걸리기 쉬운 병 등 본문에서 자세히 소개한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한 번 완독하면 나의 가면이 드러날 겁니다. 저 역시 처음엔 다 내 얘기 같다가도 결국 소름 끼칠 정도로 딱 맞는 타입이 구분되더군요. 너무 완벽하게 들어맞으면 그만큼 상처가 깊고 가면이 두껍다는 의미여서 좋지만은 않습니다만 ㅠ.ㅠ

 

<다섯 가지 상처>로 상처와 가면의 특징, 치유 단계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내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 외에도 부모에게 상처 입은 자녀를 위해, 나에게 상처를 준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타인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바라보기 위해 필요한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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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생명이다 - 생명의 아포리즘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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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공포의 대상, 죽음.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려면 죽음이 생명임을 이해하는 하는 과정을 보여준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신간 <죽음은 생명이다>. 탄생과 죽음의 주인인 생명에 관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생명일 것인가?
생명의 인간일 것인가?

 

 

 

상상의 믿음 속에 머문 설계자, 신의 질서 속 죽음과 생명의 의미를 고찰하는 1부 인간의 생명 파트에서는 철학, 신학적으로 바라본 생명을 이야기합니다. 

 

삶에 가장 위협적인 불안인 죽음의 공포를 상상의 힘으로 해결하는 인간. 그 상상적 힘으로 죽음을 넘어서는 여정을 신화, 종교적 의미의 신학, 철학 세계에서 찾아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니체, 메를로 퐁티 등 생명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상을 만날 수 있어 철학사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2부 생명의 인간 파트는 태초 우주에서부터 지구, 생명의 탄생, 종의 분화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생명의 탄생을 이야기합니다. 생명을 구성하는 수많은 원소를 우주의 공간에 날리는 초신성 폭발 과정을 통해 생명의 인간에는 수많은 생명의 죽음이 머물러 있음을 알게 합니다.

 

성의 생명 입장에서 성은 새로운 생명의 욕망이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생명체는 체세포의 감수분열을 통해 반을 버려야 하는 죽음을 딛고 타자에게 사랑의 이름으로 반을 드리는 공생의 결합으로 봅니다. 성은 가장 생명적인 나를 위해 나를 죽여야 하는 생명의 질서, 즉 파괴와 질서의 연속성을 띠고 있습니다.

 

죽어야 하는 생명의 약속은 결국 생명의 인간에게 죽음은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사라진 모든 것들이 끝없는 우주 공간에 생명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라지는 것은 구조물일 뿐. 생명체는 영원히 살지 못하지만 생명은 영원합니다.

 

 

 

3부 정신분석과 생명 파트에서는 정신결여를 분석, 분리하는 성찰을 통해 무의식 속에 자아를 버리는 성찰을 통해 죽음이 생명인 자유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죽음마저 생명이고 싶은 성찰적 의미는 윤정 저자의 상실철학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아는 상실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피해자의 모습인 상실이 아닙니다. 상실철학과 관련해서는 윤정 저자의 전작 <4박 5일 감정여행>의 생생한 사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왜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느냐고. 정신분석의 생명은 소외와 결여를 가지고 능동적인 상실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또 다른 책인 <몸 놀이> 시집에서 등장했던 '생명놀이'도 개념도 언급합니다. 우리 몸은 생명이 잠시 빌려 쓰고 놀다가 돌아가는, 수많은 죽음들이 부활한 터라는 것을요.

 

생명의 주체에 관한 이야기 <죽음은 생명이다>는 탄생과 죽음의 주인인 생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주와 생명의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산문시 형태의 글이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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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카네기 메달 수상작
사라 크로산 지음, 정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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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카네기 메달, 2016 영어덜트 도서상, 2016 아일랜드 올해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소설 <원 One>. 표지 이미지의 의미를 알고 나면 나무 위에 올라간 소녀의 뒷모습만으로도 울컥.

 

 

 

비싼 홈스쿨링을 하다 더 이상 못 버티고 학교를 다녀야 하는 상황에 처한 티피와 그레이스. 결합 쌍둥이 자매입니다. 우리에게 더 낯익은 이름은 샴쌍둥이죠. (샴쌍둥이라는 명칭은 결합 쌍둥이로 유명했던 형제가 살았던 옛 동네 이름에서 유래된 거라고 합니다)

 

 

 

소설 <원 one>은 결합 쌍둥이로 살아가는 자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사라 크로산 작가는 실제로 이 소설을 위해 결합 쌍둥이 사례를 많이 접했고 아이를 잃은 부모, 자매나 형제를 잃은 쌍둥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머리가 둘, 심장도 둘, 폐와 신장도 두 쌍. 둘이었던 몸이 허리에서 하나로 합쳐진 형태의 결합 쌍둥이인 티피와 그레이스. 무사히 태어난 것도, 열여섯 살이 되도록 죽지 않은 것도 굉장한 일입니다. 어른이 되기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결합 쌍둥이를 머리 두 개 달린 악마, 괴수, 돌연변이 취급을 합니다. 그러면서 항상 궁금해합니다. 결합 쌍둥이는 무엇을 공유하고 있는지.

 

 

 

불안을 안고 세상으로 떠밀린 자매에게 다행히 친구가 생깁니다. 엄마로부터 HIV 바이러스를 물려받은 야스민과 엄마에게 버림받은 존. 그들은 티피와 그레이스를 온전히 바라봐 줍니다. 자매는 그들과 신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시시껄렁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평범함을 존재감 제로로 생각하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평생을 평범하기를 바랐던 결합 쌍둥이 자매. 소설 <원 one>은 태어날 때부터 짐을 지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아는 자매의 고통을 그레이스의 시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을 잃는 그레이스에 이어 결국 티피마저도 쓰러지는데. 그레이스의 심장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부족한 기능을 티피가 대신해주고 있었던 겁니다. 그레이스에게 필요한 건 심장 이식. 그러려면 분리수술이 먼저입니다.

 

그레이스의 죽어가는 심장을 그대로 두면 결국 둘 다 죽게 되고, 분리수술을 하면 둘 모두 살 가능성은 낮지만 한 명은 살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레이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티피가 자신을 살리고 있었고, 자신은 기생했던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한 명을 포기하는 상황이 오면 아마도 자신이 될 거라 믿는 그레이스는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생을 버킷리스트로 채워 봅니다.

 

열여섯 살 티피와 그레이스는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사회의 냉대 속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찾으려 했고 우정과 사랑을 나눴습니다. 서로를 온전한 독립된 이로 대했습니다. 소설 <원 one>의 결말은 묵직한 감동을 안겨주지만, 읽는 동안에는 유쾌함이 가득했을 정도로 열여섯 살 다운 청소년 감성을 발산합니다.

 

자유시 형태의 짧게 치고 끊는 문장 덕분에 읽는 맛도 좋았어요. 우리 아이에게도 쓱~ 권해줬습니다. 독립된 인격체로, 정체성을 가지고,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됩니다. 연말연시 책선물로 딱 좋은 감동소설 <원 one>. 청소년부터 어른 모두에게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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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립도기 Trip Doggy -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0일 유럽여행
권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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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늘 개가 있는 집에서 자란 저자는 이제 출퇴근도 함께 할 정도로 개사랑 유전자를 타고났습니다. 인간보다 짧은 생을 사는 그들을 곁에서 보며 무엇보다 즐거운 추억을 가득 채워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떠난 여행. 여러 중대형 개가 있지만 그중 보더콜리 페퍼는 여행에 최적화된 성격이어서 무려 유럽여행을 함께 할 정도였어요.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주간의 유럽여행기 <트립도기>에서 그 생생한 여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해외여행을 하려면 준비 과정이 단단히 필요합니다. 켄넬 훈련이 잘 된 개여도 10시간 이상의 비행을 견디는 개여야 하고,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성향이어야 합니다.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 보면서 개의 성향을 파악해야 어떤 상황에서 개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데 필요한 짐은 인간 짐보다 반려견의 짐이 우선! 검역서류 챙기기부터 시작해서 여행 준비를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꼼꼼히 알려줍니다.

 

 

 

프랑스 파리로 입국해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에서 출국하는 3주 여행. 유명 관광지는 개와 함께 입장 불가인 곳이 많고, 투어 프로그램도 거절의 연속을 맛봅니다. 숙소도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숙소 중에서 위치와 가격을 맞추느라 꽤 손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하려면 배낭여행식보다는 가격이 조금 높아도 무난한 이동 수단, 숙소를 선택하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낫겠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일상에 깊이 스며든 눈치 본능에 절어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큰 개가 지하철을 타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어떤 공간이든지 개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 티켓을 따로 끊어야 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개와 함께 삶을 즐기는 것이 일상화된 환경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자신이 싫다는 이유로 생명과의 공존을 거부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 책 속에서

 

 

 

뛰어도 뛰어도 끝이 없는 초원을 뛰어다닌 페퍼. 순수하게 행복해하는 몸짓과 표정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견주의 행복 아니겠어요.

 

 

 

파리에선 숙소의 저주, 이동 중엔 기차의 저주, 스위스에선 비의 저주를 경험하며 좌충우돌 사건들이 많았지만 이탈리아에서 페퍼가 크게 아팠던 일은 심장 떨어질만한 사건이었어요. 이틀 동안 일정 없이 쉰 다음 다행히 괜찮아진 페퍼 덕분에 이 여행은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대형견과 함께 다니는 일이 자연스러운 유럽에서조차 아직 개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어 자유여행을 하며 그 도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 위주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레스토랑도 테라스가 있는 곳을 이용하거나 테이크아웃으로, 해변도 반려견 출입이 되는 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습니다. 일부 대중교통은 기사 재량에 따라 통과, 불통과 식이기도 했고요.

 

반려견과의 여행에서 중요한 건 당황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면서 그 상황을 적절히 처신하는 자세였어요. 프로 대중교통 탑승러 페퍼 덕분에 수월했던 여행. 마음 잘 맞고 든든한 페퍼가 있어 반려견과 함께 한 유럽 여행은 둘 모두에게 행복했던 나날로 기억되었습니다.

 

여행하는 개 페퍼.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페퍼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잘 보이더라고요. 엄마 미소 절로 나옵니다. 에티켓이 철저한 페퍼의 행동은 결국 견주의 태도에서 나타나는 것 아니겠어요. 반려견과의 여행에 필요한 노하우와 경험담을 들려준 <트립도기>, 반려견과 해외여행을 꿈꾸는 여행자에게 좋은 응원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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