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에 로그인 되었습니다 - 전 세계 사이버심리학 1인자가 말하는 충격 범죄 실화
메리 에이킨 지음, 임소연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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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범죄를 담당하는 CSI 과학수사팀을 다룬 미드 <CSI : 사이버> 주인공 에이버리 라이언 역에 영감을 준 실제 인물 메리 에이킨 박사의 책입니다.

 

세계 최초의 사이버심리학자, 범죄수사 전문가 메리 에이킨 박사는 "생각에서 시작해, 인터넷에서 생명을 얻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인 사이버 범죄를 연구합니다. 중독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조직적 사이버 범죄로부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미지의 세계 사이버의 악영향에 대해 그동안 정말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싶더라고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이버 이펙트가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걸 깨닫게 한 책입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는 사이버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사이버심리학을 바탕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기술이 인간에 의해 선하게 또는 악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건 인지하지만, 사이버 공간 환경이 자신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온라인에는 유약한 행동부터 범죄 행위, 유쾌하고 이타적인 행동부터 어둡고 흉악한 행동까지 각양각색의 인간 행동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사이버 환경이 현실 세계보다 안전하다고 여깁니다. 관리 감독 부재, 익명성, 상대와의 물리적 거리 등 사이버 공간 환경의 특징은 탈억제를 용이하게 만듭니다. 온라인에게서 더 대담하게 행동하는 거죠.

 

 

 

먼저 인터넷 등장 이후 일상으로 번진 페티시를 통해 정신건강에 문제 있는 취약 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특별한 욕구나 약점을 가진 사람이 클릭만으로 연결되는 온라인 세상과 만났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해 전력 있는 여성이 사람을 찌르는 페티시를 가진 남자를 만났을 때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사례 등 개인에게 온라인의 충동성, 익명성이 미치는 영향은 컸습니다.

 

 

 

기술에 폭력이 만나면 극단적인 충동성, 계획하지 않은 충동적 행동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게임 중독 등은 익히 들어온 사례라 생각하겠지만, 믿기 힘든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었어요. 슬프게도 한국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에 관한 사례가 다뤄졌네요.

 

위대한 사회는 강한 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아니라
가장 약하고 취약한 계층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로 판단된다.

- 책 속에서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사이버가 미치는 다양한 영향 중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 취약 계층인 미성년자들의 악영향 사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에서는 인터넷에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현실보다 심각한 사이버 왕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유해하지 않은 셀피 등의 숨은 기능을 끄집어내 인터넷이 청소년들의 정체성 수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도덕적 사각지대인 사이버 공간에서 자란 아이들의 자아 변화는 결국 공감 버튼을 누르면서도 정작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현상, 또래와의 현실 속 상호작용이 부족한 채 성장하면서 사이버 자아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주역이 될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사이버에서의 무분별하고 경솔한 행동은 매우 현실적인 결과를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의사놀이를 하게 하는 사이버콘드리아 현상은 없던 병도 만들어냅니다.

 

암거래 사이트 딥웹 세상도 놀랍네요. 청부 살인 제공 사이트, 도용 데이터 판매 사이트 등 다크넷에서의 범죄와 피해 사례를 짚어줍니다. 32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관리 감독도 없고 책임져줄 사람도 없습니다. 사각지대가 너무 많습니다. 메리 에이킨 박사는 인터넷에 어린아이들이 마음 놓고 수영할 얕은 수심의 공간이 있는지 묻습니다.

 

 

 

중독, 강박 행동, 사이버콘드리아 현상, 딥웹 등 사이버 세상의 부작용 사례를 파헤친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사이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실용적 필수품인 인터넷.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 실용 필수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독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논쟁은 근시안적 접근이라고 합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실체이며 앞으로의 인류 생존에 핵심이라면, 나름의 방식으로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시점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은 어떻게 길을 찾는지 배워야 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기성세대가 사이버의 영향력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라고 합니다. 기술보다는 사람들의 삶과 사회에 초점 맞추라고 합니다. 사이버심리학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나와 내 가족이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이 보일 거라고 조언합니다.

 

기술로 인해 쉬워진 범죄 행위. 온라인으로 장소를 옮겨 변이한 사건투성이입니다. 처음엔 흥미진진한 사건 파일 읽는 기분이었는데 생각보다 영향력이 큰 사이버 문제에 대한 이해의 장을 넓히는 계기가 된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최고의 사이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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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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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PUBLY)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된 <일하는 여자들>이 북폴리오와의 협업으로 종이책으로 탄생했습니다. 독자의 선택을 받은 콘텐츠인 만큼 영감, 용기, 이해, 공감 가득한 <일하는 여자들>.

 

배우전문기자 백은하, 영화감독 윤가은,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아티스트 양자주, 작가 최지은, GQ 에디터 손기은, 공연 연출가 이지나, 극작가 지이선, 기자 이지혜,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N잡러 홍진아.

 

나이, 경력, 분야 다른 열한 명 인터뷰이들. 직업 앞에 '여'자를 붙이고, 동등한 파트너 개념보다 어린 여자애로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줍니다.

 

 

 

 

20대 중반 때 "내가 가진 열정, 아이디어 같은 것을 다 뽑아가기만 하고, 의미 있는 역할을 주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며 직업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낸 배우전문기자 백은하.

 

여자들도 절실한 생명력이 있다는 걸 알아주지 않는 사회. 자신이 가진 능력, 자산을 계속 활용할 수 없다면 밭을 갈아서라도 판을 열고 시작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사장님이 되는 것". 나 자신이 움직이는 오피스가 되는 것으로 백은하는 늘 그래왔듯이 목적지로 가는 길이 없다면, 스스로 길을 내면서 가고 있습니다.

 

 

여자가 일하면서 겪는 부당함은 건드리기만 해도 숱하게 쏟아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여자니까 이러이러 하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사회에서 안 해도 되는 고민들을 하게 만드니까요. <일하는 여자들>에서는 여성에 대한 시선, 가치 평가 때문에 움츠러드는 문제들에 대한 고민을 볼 수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낮은 인식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을 놓지 않았다는 게 열한 명의 인터뷰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실력이면 남성을 선호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월등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게 됩니다. 그들의 패거리에는 못 들어가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자들. 현실을 제대로 직시했기에 오히려 앞설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치지 않아야 하는 멘털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결혼이란 남성보다 여성의 삶에 너무 큰 영향을 줍니다.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사는 뉴프레스 공동대표 우해미 씨는 아이가 세상에 나온 이후 변수가 정말 많아졌다고 합니다. 사회적 환경이나 인프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한된 상황을 기회 박탈이라며 주저 않지는 않았습니다. 또 다른 기회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고정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일상의 균형을 스스로 맞출 수 있는 프리랜서의 길. 어쩔 수 없이 쫓겨나듯 프리랜서가 되어야 하는 상황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이후 내 삶의 행복에 영향을 끼칠 겁니다.

 

 

 

두 개의 직장과 네 개의 프로젝트를 하는 N잡러 홍진아 씨의 인터뷰도 인상 깊었어요. 다능인이더라고요. 그녀는 일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일'이라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 서로 연결되어서 내 삶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바라봅니다. 여전히 하나의 직장에 속해 있는 정규직을 위한 이 나라의 법을 꼬집기도 합니다.

 

 

 

조금만 나이 먹어도 그 나이의 여성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그래서 대부분 프리랜서의 길을 걷게 만드는 사회. <일하는 여자들>의 여자들 열한 명은 사회에서 밀려난 프리랜서가 아니었습니다. 여자 OOO가 아닌 사람 OOO로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었습니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여성의 노동 환경은 자기계발, 개인적 차원으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하고 에너지뿐만 아니라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에 초점 맞추라고 조언합니다. <일하는 여자들>은 무엇이든 자신에 맞는 방식을 찾는 삶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독한 언니 같은 조언이나 감성 짙은 한탄은 없습니다. 순진한 희망을 품게 하는 입바른 소리도 없습니다. 무척 담담하게 발언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오히려 큰 울림을 줍니다.

 

파이팅!
같이 울고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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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세 여자의 ‘코믹액숀’ 인도 방랑기
윤선영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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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딸 대신 여행길에선 오롯이 '윤선영' 자신이 되어 있음을 깨달은 후 여행을 이어온 윤선영 저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도 여전히 방학마다 여행 갈 생각에 빠져있는 천상 여행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10년 넘게 홀로 여행했지만 서른 줄 넘어서니 슬슬 누군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 그리웠다네요. 그 첫 스타트를 무려(?) 가족여행! 국제선은 이번에 처음 타 보는 엄마를 여행 파트너로 삼았습니다. 거기에 꼽사리 낀 골드미스 이모까지. 여자 셋이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게다가 인도로 말이죠. 호불호가 극명한 인도를 선택한 이유는 엄마의 한 마디 때문이었습니다. "무조건 인도로 GO!"

 

아니, 왜 하필 인도죠? 젊은 시절의 엄마가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즐겨 읽었고, 당시엔 인도가 유행이었다고 하는군요. 인도는 엄마의 젊은 시절을 되새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윤선영 저자도 원래부터 인도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20대 때 네 번이나 다녀왔을 정도로 인도 홀릭입니다. 그런 그녀조차도 엄마의 첫 해외여행지가 인도보다는 다른 곳이길 은근 바랐을 정도였지만. 결국 인도행으로 낙찰.

 

 

 

세 여자의 인도 배낭여행기. 시작부터 불안의 조짐이 스멀스멀~
이모님 배낭은 도라에몽 주머니! 고무장갑까지 챙긴 저 꼼꼼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네요. 까칠 대마왕 이모의 배낭을 함부로 손대기도 어렵고 ㅋㅋ

 

 

 

인도에 도착하고서부터 엄마와 이모는 호기심쟁이가 됩니다. 도대체 왜 도시에 염소가 있는지, 인도를 처음 찾는 여행자의 눈에는 모든 것들이 다 신기합니다. 인도엔 흔한 사이드미러 없는 택시. 여사님들 초긴장 상태 돌입합니다. "우리 나눠서 타고 가까? 셋 다 죽으면 시체는 누가 한국에 가져가노?"라는 빵빵 터지는 대사는 기본. "여기는 인도니까."로 모든 답을 해결하는 센스 답변까지.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는 초보 여행자의 시선에서 다른 나라 문화의 충격을 소탈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캘커타에서는 사랑의 선교회 봉사활동을 하기도 하면서 흔한 관광지 찍고 오는 여행이 아니었어요. 그러고 보면 인도 여행기 책들은 유독 관광지 이야기는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인도 그 자체의 문화가 그만큼 충격적이어서일까요.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에서는 윤선영 저자가 왜 인도를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밝혔는데 다른 인도 에세이에서는 그동안 못 봤던 새로운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No problem.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긍정적인 사람들이 있는 인도. 어떻게 보면 게으르고 답답해 보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그래서 인도를 찾는 이들이 한국에서 누리지 못했던 여유를 한껏 누려보고 돌아오게 되나 봅니다.

 

엄마와의 첫 여행에서 엄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어린 시절 붙어있을 때는 그저 불평불만의 상대로서의 엄마였을 뿐이고, 독립 후에는 1년에 한두 번 볼까말까. 그래도 그 누구보다 엄마와 마음만은 가장 가까우니까 모든 걸 다 잘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겁니다. 알게 모르게 선입견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엄마와 인도 여행을 하면서 딸은 더 성숙해집니다.

 

 

 

관광객으로 여행을 해왔던 그녀는 엄마야말로 여행생활자 스타일이라는 것도 인정합니다. 낯선 곳에서의 빠른 적응력은 그저 뻔뻔함으로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여행 중에 평소 생활 태도와 달라질 것은 없는데 말이죠. 여행을 일상의 일탈 목적으로 여길수록 여행 중에는 뭔가 다르게 행동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요.

 

 

 

바라나시에서의 무념무상 일상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쉼표를 줍니다. 숨어버려도 괜찮을 것 같은 안개의 도시 맥그로드 간즈도 무척 인상 깊었어요.

 

인도 여행에서 저렴한 망고를 몇 킬로씩 먹다가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모 에피소드도 재밌었고, 카레 쳐다도 보지 않던 엄마가 마지막엔 한식을 포기하기도 한 에피소드 등 가족과 여행하다 보면 분노가 솟구치다가도 찡한 마음에 울컥할 때도 많죠.

 

 

 

'이 여행은 엄마와 이모를 위한 여행이다'라고 최면을 걸면서 여행했다는 윤선영 저자는 이제 엄마와 이모에게 코 꿰어버렸어요. 여행지에서 아이처럼 좋아하던 엄마를 보면서 앞으로 엄마와 여행 자주 다녀야지 결심하다가도, 막상 닥치면 혼자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한 게 자식 마음 ㅋㅋ. 또 가고 싶어서 병 나버린 이모와 "나도 데려가라." 한 마디 던진 엄마. 빵빵 터지며 읽은 책이어서 다음 여행기도 무척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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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오키나와 - 2018-2019 최신판, 분리형 가이드북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오원호 지음 / 길벗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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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무작정 따라하기 TRAVEL 시리즈는 이번 오키나와 가이드북으로 처음 접해봅니다. 구성이 무척 독특한 여행가이드북이네요. 미리 보는 테마북, 가서 보는 코스북 두 권으로 아예 나눠져 있어요. 분리형 가이드북이어서 1권 테마북은 여행 계획 세울 때 살펴보고, 여행지에서는 2권 코스북 위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크게 한 장으로 펼쳐지는 드라이브 지도도 있습니다.

 

 

 

관광, 체험, 음식, 쇼핑 등 내 여행 목적과 취향에 맞는 테마를 소개한 1권. 테마북 형태는 그동안 접했던 여행 가이드북과는 차별화된 구성이어서 사실 처음엔 좀 낯설었어요. 인기 명소, 베스트 해변, 테마파크, 골목여행... 이런 식으로 볼거리도 테마를 정해 소개합니다. 다만 이런 구성이 단점은 있었어요. 지금 소개하는 이곳이 대체 어디쯤에 있는 거지? 궁금할 때 2권을 펼쳐봐야 하거든요.

 

 

2권 코스북 몇 페이지에 나오는지 일일이 표시되어 있어 금세 찾을 수 있습니다. 큰 지도에서도 찾기 쉽게 표시되어 있고요. 이런 구성은 처음부터 동선 위주로 살펴보고 싶을 땐 그다지 맞지 않고, 꼭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장소를 발견하면서 테마 여행을 원할 때는 최적의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1권 미리 보는 테마북에서는 볼거리, 음식, 체험, 쇼핑과 관련한 다양한 테마를 선보입니다. 음식만 하더라도 향토 음식, 건강 가정식, 예쁜 카페 등 알차게 구분해뒀더라고요. 해변 액티비티, 스노클링, 고래 관찰, 오키나와 온천, 이색 숙소, 공방 체험, 버스 투어, 류큐 문화 체험 등 체험과 관련한 테마도 다양하게 소개했습니다. 쇼핑몰, 편집숍, 드러그 스토어, 로컬 특산품,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 등 쇼핑도 말할 것 없고요.

 

 

 

오키나와 사람들의 솔 푸드 소바. 모든 오키나와 사람들은 각자 좋아하는 소바 식당이 있다고 할 만큼 소바 식당이 많은데, 어디서 먹어야 할지 소바 맛집도 무척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테마북의 내용은 하나의 포스팅으로 선보여도 좋을 만큼 내용이 알차다는 게 장점입니다.

 

 

 

2권 코스북은 일반적인 여행가이드북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오키나와 본섬, 이에 섬, 민나 섬, 케나마 제도, 미야코 섬, 이시가키 섬으로 구분해 장소별로 소개합니다. 사진으로 이동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자유여행자의 마음을 안심시켜주는 효과가 있네요.

 

 

 

오키나와 하면 보통 렌터카 필수인 곳으로 알고 있는데 뚜벅이족을 위한 여행코스도 있더라고요. 뚜벅이 2박 3일부터  5박 6일까지, 렌터카는 2박 3일에서 6박 7일 코스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공항이 있는 나하와 남부, 중부, 북부로 나눠 뚜벅이족을 위한 대중교통과 렌터카 여행자를 위한 안내가 잘 나와 있어요.  30분 거리의 이에 섬과 민나 섬, 2시간 거리의 케라마 제도, 미야코 섬, 이시가키 섬에 관한 내용이 차례로 나옵니다. 

 

 

 

지역별 추천 코스와 해당 지역에 있는 명소, 체험, 음식, 쇼핑을 소개하는데 이때 1권 테마북에서 본 곳이 지역별로 쏙쏙 포함되어 있어요. 마지막엔 인덱스까지 있어 이름만으로도 해당 페이지 후딱 찾아볼 수 있어 편합니다.

 

오키나와 본섬과 주변 섬 핵심 지역을 상세하게 소개한 무작정 따라하기 오키나와. 일본에서도 베스트에 손꼽히는 명소가 많은 오키나와인 만큼 들러보고 싶은 해변만도 엄청 많더라고요. 일정별, 테마별, 지역별 코스를 다양하게 실어 이 가이드북을 보고 나니 오키나와는 겨우 한 번 가는 걸로는 안 되겠는걸 싶을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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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 감정 오작동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실천 인문학
오찬호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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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씨의 인문·사회·예술 교양서 블랙피쉬의 첫 책은 JTBC <차이나는 클라스>의 오찬호 저자가 들려주는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감정 온도 조절 기능을 상실한 사회에서 차별, 혐오, 강박 등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의 민낯을 짚어준 책입니다.

 

얼굴이 붉어진다는 것은
모든 표현의 형식 중에서
가장 고유하고 인간적인 것이다.
- 찰스 다윈

 

 

 

각자도생의 삶은 낯 뜨거워질 순간을 잘 모르게 만들었습니다. 시민이 되기 위해 언제, 무엇에 얼굴이 화끈거려야 하는지,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발걸음이 될 사회학적 자기계발서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층간소음, 노키즈존, 장애인 시설 반대. 사적 재산권의 남용 사례를 통해 '내 것'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상한 권리를 찾는 소비자 행태를 꼬집습니다.

 

 

 

홍성수 교수의 <말이 칼이 될 때>를 최근에 읽어서 더 공감하며 읽었어요. 좋아하지 않는다에서 박멸하자로 넘어가는 과정은 순식간입니다.

 

노이슬람존, 노중동인존을 감히 만드는 것과 같은 노키즈존. 노키즈존이 차별인지 아닌지 찬반 토론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 사회가 갈 때까지 갔다는 반증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기분 나빠도 자제 권고여야 할 사항일 뿐인 것을. 노키즈존 뒤에는 특정 여자에 대한 혐오가 깔려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럴 만한 이유를 상대를 가려서 주장하면 혐오가 된다는 것을요. 여기서 상대방은 바로 소수자들입니다.

 

 

 

예외에 집착하고 평균을 보지 못하는 것도 짚어줍니다. 좋은 사회란 예외가 되지 않더라도 행복한 개인들로 넘쳐나야 하는 건데 말이죠. 사회 시스템이 차별에 반대하지 않으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차별에 둔감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합니다. 차별이란 행위 자체가 없었다며 부정하기 일쑤고요. 가정에서부터 '사람'이 들어갈 자리에 남자, 여자 집어넣지 않는 것으로 소소한 변화를 만들어보세요.

 

한국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살다가 형성된 고정관념은 성차별 외에도 많았습니다. 부지런함의 역설을 이야기하는 부분 인상 깊었어요. 글 쓰고 강연 다니며 시간강사로 살아온 오찬호 저자의 경험담은 김민섭 저자의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성실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이유를 보니 서글프기까지 하더라고요.

 

 

 

부끄러움 불감증 사회. 꼼수를 안 하면 바보 되는 세상.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에서는 문화라는 변명으로 애써 외면하는 사회문제들을 하나씩 들춰냅니다. 우리는 책임을 희생자, 패배자에게 물어 억울한 사람이 부당한 것을 극복해야만 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괜찮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괜찮게 살아갑니다.

 

본능이 이기적이든 말든 이타적인 게 중요함을 배웠고 실천할 수 있기에 사람이다. 이 선택은 내 고유의 것이고 그래서 누구에게도 무시당할 수 없다. - 책 속에서

 

 

 

사회는 독해지라고 강요합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으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강박으로 무장합니다. 독해지길 강요하는 세상에서는 자기 가치관이 절대적이어야 하고, 평범 이상의 무엇을 갖춰야 합니다. 휴식조차 효율성을 따지고, 다이어트는 자기 관리의 표본이 되었고, 인맥왕이 되어야 합니다. 부정한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면 되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게으른 적도, 성실하지 않은 적도 없었던 과거 산업 전사, 수출 역군들이 궁핍한 노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생 끝에 낙원 따위 기대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서민이자 심지어 민주 시민임을 자처하는 평범한 우리끼리의 일상에서 자신이 하는 말이자 듣는 말입니다.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하고, 쓸데없는 가치에 집착하는 개인을 만들어낸 사회. 우리는 '사회'의 피해자이면서 이 사회를 만든 '우리'.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에서는 우리의 부끄러운 일상을 파헤칩니다. 세상의 문제를 '그대로' 직시하고 있습니다. '아닌 건 아닌 거'라는 간단한 철학을 실천하는 자, 다른 이의 존엄성을 뭉개지 않는 자들이 많아지는 것이야말로 사회를 평균적으로 좋게 만드는 해법이라고 합니다. 나만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뒤집을 조언이 많으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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