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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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청소년 필독 교양도서 <법의 정신>.

논술대비용으로 루소의 사회계약론과 함께 언급되는 책이어서 공부용으로 읽어내려면 정말 고역일 겁니다. 그런데 교양인문서로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에 읽으니 18세기 인문고전 중에서는 제법 쉽게 읽히는 축에 속하더란 말이죠. 그건 몽테스키외가 일반인도 이해 가능한 용어와 다양한 문체를 사용해서랍니다.

 

 

솔직히 책 소개에 있던 "매혹적인 문체, 빼어난 은유와 상징"이란 문구 때문에 이 책을 읽을 결심을 했거든요. 이 정도로 자랑하는데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읽어낼 만하겠지 싶어서요. 결과적으론 일독 완료했습니다. 딱히 엄청나게 매혹적이고 빼어나다기보다는 고리타분한 인문고전 그것도 정치철학서 중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덜 딱딱하긴 했습니다.

 

 

 


 

<법의 정신>은 1749년 몽테스키외 60세 나이에 출판된 책입니다. 무려 20년에 걸친 작업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책은 당시 프랑스에서 판매 금지까지 되었다 합니다. 지금에서 바라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몽테스키외가 살던 프랑스 공화국에 위협될만한 소지가 다분한 내용이 많았거든요. 나중엔 로마에서까지 판금을 먹었죠.

 

 

그는 스스로 서문에서 밝혔는데 왜 <법의 정신>을 썼을까를 염두에 두고 읽기를 권하고 있고, 각 나라 국민은 왜 자기네만의 원칙을 갖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 변화를 제안하는 것은 오직 아주 행복하게 태어나 재능을 발휘함으로써 한 국가의 조직 전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 - p16

 

 

 

 

지각 능력을 갖춘 인간은 무수한 정념에 사로잡히게 되므로 입법자는 정치법과 국민법을 통해 인간으로서 그가 지켜야 할 의무를 상기시키는 거라고 해요. 신은 종교규범으로, 철학자는 도덕규범을 통해 말하듯 우리에게 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몽테스키외는 국가정체를 크게 공화정체, 군주정체, 전제정체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공화정체는 집단을 이룬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정체와 일부 국민이 주권을 갖는 귀족정체 형태가 있고, 군주정체는 단 한 사람에 의한 통치제이지만 제정된 불변의 법에 따라 다스리며, 전제정체는 통치자가 법과 규칙 없이 자신의 의지와 뜻에 따릅니다.

 

 

 


 

이 세 가지 국가정체를 고대 국가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대입시켜 각 정체의 성격을 알려줍니다. 민주정체에서는 정치적 덕성이 있어야만 정체가 완전해짐을 강조하기도 하고요. 정체마다 법의 성격도 다릅니다. 교육에 관한 법의 경우, 군주정체에서는 명예를, 공화정체에서는 덕성을, 전제정체에서는 두려움을 그 목표로 삼거든요.

그래서 법은 각 정체의 원리와 관련을 맺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법과 이 원리의 관계는 정체를 움직이는 모든 원동력에 긴장감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원리도 거기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고요.

 

 

국민의 명예, 재산, 생명, 자유를 중시해야 하는 법. 그렇기에 훌륭한 입법자는 죄를 벌하기보다 예방하는 일에 힘쓰게 됩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삼권분립 이야기가 등장해요. 입법, 사법, 행정의 결합이 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합니다.

 

 

정치적 자유는 오직 권력이 남용되지 않을 때만 존재한다고(p132) 했습니다. 그리고 자유국가에서는 자유스러운 영혼을 가졌다고 간주되는 모든 인간이 스스로에 의해 통치되어야 하므로 집단을 이룬 국민이 입법권을 소유해야 할 것(p135)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권력을 쥔 자는 예외 없이 권력을 남용하고 권력 남용은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기에 로마, 스파르타, 카르타고가 종국에 망한 이유처럼 입법권이 집행권보다 더 부패할 때는 국가가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합니다.

 

 

『 지식은 사람을 온화하게 만든다. 이성은 사람을 인류애로 이끈다. 인류애를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은 오직 편견뿐이다. 』 - p167

 

 

 

 

법은 풍토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서는 아시아 특유 문화라든지 섬나라와 대륙의 토질 차이 등 다양한 사례를 들며 법과 풍토성의 관계를 짚어주네요.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에는 강한 민족끼리의 대립이어서 법 지배가 적절히 이뤄졌다면, 아시아는 강한 국민과 약한 국민의 대립으로 피정복자와 정복자 관계가 훨씬 강하게 드러났다는 겁니다. 노예, 지배, 예속 정신이 팽배했다는 거죠. 이렇게 풍토, 관습 등을 분석하고 법과 관계를 연결짓는 부분이 당시에는 신선한 발언이 아니었나 싶어요. 다양한 역사상 사건들을 비교 분석하며 풀어놓기에 그리스, 아테네, 로마, 영국 등 유럽사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면 몽테스키외가 말하는 의미를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법의 정신> 번역판에는 몽테스키외의 다른 책에서 언급된 부분, 논쟁이 된 부분을 소개하며 이 책을 보충하는 역자 해설이 있어 몽테스키외 사상을 폭넓게 이해하기 좋습니다. 간혹 해설이 오히려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요.


 

어쨌든 제가 이해한 '법의 정신'은 그 민족의 '일반 정신'을 포함하는 관계 체계라는 것입니다. 민법, 형법, 상법 등 다양한 법을 말할 때마다 풍토, 관습과 연결하고 무엇보다 어떤 정체의 국가냐에 따라 같은 내용의 법도 다른 결과를 낳는 사례를 소개합니다. 예전에 그랬으니 이렇게 해야 한다 식의 경험을 정당화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들을 합리적 의미와 연관지어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야 하는지가 <법의 정신>에서 알리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다 읽은 참에 마침 뉴스에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신뢰를 어기는 배신 정치'라는 말이 앞으로 우스개로 회자할 듯합니다.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란 말이 왜 이렇게 쓰이는지 갸우뚱하게 하네요. 삼권분립을 주장하며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 근대 법치국가의 정치 이론에 영향을 준, 몽테스키외가 말한 법의 정신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는 지금 어디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일까요.

 

꼭 한번 읽어내고 싶었던 <법의 정신>. 역사 사건을 사례로 들며 이야기하고 있어 제법 재밌는 데다가, "여섯 줄로 네 페이지가 넘는 부연 효과를 낼 수 있는 작가"라며 찬사를 보낸 스탕달의 말처럼 간결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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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인생을 바꾼다
한진규 지음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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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잠자는 일을 사실 많...이 소홀히 하고 있지요.

잠 안자고 공부하고, 밤늦도록 일해야 성공한다는 문화인데다가 삼당사락, 3시간 자면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처럼 '잠'을 사치나 낭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면 문제는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걸 <잠이 인생을 바꾼다>에서 다양한 사례와 함께 알려줍니다.

'최고'의 성공을 원하다면 잠부터 푹 자야 한다고 해요. 잠은 하루 컨디션의 80% 이상을 좌우한다네요. 잠을 줄여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말고, 깨어있는 동안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합니다.


 

 

두통이 있다. 막상 자려고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금방 잠이 들지만 자주 깬다. 다리가 저려 잠을 못 잔다. 코를 골며 잔다. 잠을 많이 자고나서도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덜 자고 늦게 자는 패턴은 전형적으로 후진국형 수면 양상이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늦게 잔다고 하니... 무엇보다도 문제는 불면증이 아닌 한 자신이 잠을 잘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까지 고통을 주는 수면 문제.

특히 코골이는 옆지기때문에 괴로운 부부도 있을테고, 군대에서는 더욱 힘든 상황이 일어나겠군요.


이 책에서는 코골이를 가볍게 보지 마라고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요, 얼굴 구조가 코골이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만성 피로와 두통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어린아이의 경우 10살 전후에 얼굴이 완성된다는데 심한 코골이나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 얼굴 틀이 형성되기 전에 피료해줘야 나중에 큰 고생을 안한다고 해요.


샐러리맨, 전문직, 학습 및 교육, 가족 등 다양한 상황에서 겪을 수 있는 수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직장인은 수면 문제가 자칫 회사생활에서 낙오자가 되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고, 재판을 담당한 판사의 경우 수면 문제가 판결에 영향을 끼쳐 파직을 당한 사례도 있더라고요. 학생의 경우 시험이 임박하면 불안해서 잠을 못이루는 경우 결국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흔하고요. 이렇듯 당장 하루 컨디션이 문제가 아니라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수면 문제를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고유한 수면의 양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무리하게 줄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자기 자신만의 수면 특성을 이용하면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 - p82


성인 대부분은 평균 7.5시간, 청소년은 9시간은 자야 두뇌가 잘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에디슨은 하루 3시간,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 잠을 잤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수면 생체 시계는 다르다고 해요.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날 수 있으면 적절한 잠의 양이라고 하네요.


책에서는 나만의 적절한 수면 시간을 찾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대략 2주 정도는 살펴봐야 할 것 같더라고요. 간략히만 적어보자면 가장 쉽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을 자는 시간으로 정하거나, 일어나야 하는 시간 8시간 전에 잠드는 생활을 일주일간 지키면서 아침에 일어난 시간을 기록하라고 하네요. 알람없이 일어날 수 있고 하루종일 맑은 정신이라면 적절한 잠의 양이라고 합니다. 만약 피곤하다면 15~30분 정도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고, 반대인 경우는 그만큼 더 늦게 잠자리에 들면 되고요.

 

 

잠으로 보내는 3분의 1은 깨어 있는 3분의 2를 결정짓는 최고의 변수라고 말하네요.

<잠이 인생을 바꾼다>는 잠이 단지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휴식 상태가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시키는 꼭 필요한 단계라는 수면의 중요성과 그 실천방법을 잘 알려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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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
이향안 지음, 홍정선 그림 / 현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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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문화유산을 지켜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랍니다.

보통 전쟁, 식민지, 도굴 등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재가 도둑맞거나 파괴되어버리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문화재를 지키려고 전 재산을 쏟아붓거나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 문화재까지 총 9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아이 책 읽다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줄은 몰랐어요. 그 사건의 진상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특히 간송 전형필 선생님의 이야기는 완전 감동입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익히 들어본 국보와 보물들이 이 분 아니었으면...

저 고려청자도 눈에 익지요? 고려청자 하면 솔직히 저것만 기억날 정도로 유명하잖아요.

현재 전해지는 청자 유물 중 으뜸인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입니다. 일본인에게 넘어간 청자를 당시 으리으리한 기와집 20채 가격을, 무려 자신의 돈으로 내고 모셔 온 유물입니다. 

게다가 신윤복의 화첩은 물론이요, 한글의 역사를 알려 주는 훈민정음 해례본까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문화유산을 되찾으려고 했을까요.

그의 스승 오세창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지.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라네."


해외 사례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기념물 전담 부대인 '모뉴먼츠 맨'의 활약이 인상 깊었습니다.

약 350여 명의 인원이 전쟁 중에 파괴되는 문화유산들을 지켜 내는 일을 했지요.

 

그리고 우리 '조선왕조실록'이 임진왜란 때 없어질 뻔했다는 사실!

단일 왕조에 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책 '조선왕조실록'. 472년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설의 책이 될 뻔한 걸 안의와 손홍록 그리고 백성들이 지켜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단 한 편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인쇄할 때 4부를 만들어서 전국 각지에 보관했다는데요, 왜의 침략으로 3부가 이미 사라져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단 한 부를 사수하기 위해 애쓴 이들 덕분에 지금 우리는 조선의 역사를 기록으로 알 수 있는 거겠죠.

 

그 외에도 여러 나라가 합심해 문화유산을 지킨 사례나 문화재 반환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 정말 어느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게 없었답니다.

꽃할배 그리스 편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때 방송에서 돌 조각 하나까지 잘 보관해 퍼즐 맞추듯 복원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전쟁으로 인한 유적 파괴는 순식간이지만 복원은 한 세대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문화유산은 그 나라의 역사이자 그 자체가 인류 전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류의 발자취인 셈이죠.

얼마 전에 읽었던 백제의 왜곡된 역사를 백제 유물을 통해 다룬 소설 <지워지지 않는 나라>를 읽으면서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새삼 깨달았는데,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이 왜 그토록 소중하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알려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수준에 딱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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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재발견 - 기본만 지켜도 사람을 얻는다
김만기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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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재가 된 홍대리' 책으로 일명 중국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만기 저자의 신간 <관계의 재발견>.

꽌시라고 하는 중국 특유의 환경에서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해 그가 말하는 인간관계 이야기는 귀 기울여 볼만합니다.


다양한 사람을 겪으며 인간관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담은 책 <관계의 재발견>.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힘든 경우 대체로 일보다는 사람 때문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일이 정말 싫어서 회사 나가기 싫은 것보다 직장의 누군가가 싫어 일도 점점 재미없어집니다. 내가 맺고 싶어 맺은 관계도 아니고 피할 수도 없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모든 관계의 기본은 '나'라고 합니다.

나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하지요. 단순한 기본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면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힘들다고 해요.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받으려 하기 전에 주려고 노력한다면 관계에 관한 스트레스는 덜해집니다.



관계가 깨지는 이유는 상당 부분 '이해부족'에 있다고 해요.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도 있겠지만, 자기에 대한 이해 부족이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대체로 우리는 관계가 틀어질 때 '너'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네요.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래요. 그 사람이랑은 안 맞아서 못 해먹겠다 식으로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관계의 주체는 '나'라는 것. 앞서 이야기했지만 나를 잘 알고 있어야 부족함이 덜한, 당당한 나를 세울 수 있습니다.


나를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마케팅 전략 기법의 하나인 SWOT 분석을 제안하네요.

강점, 약점, 기회, 위협으로 구성되는데 나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제거하는 기술을 이용하라고 하는군요. 스스로 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한번 더 검증받아야 정확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은 '약속'이라고 합니다.

"언제 얼굴 한번 봐요", "우리 언제 식사 한번 해요" 라는 말을 인사치레처럼 쉽게하는 약속이 되어버리진 않았는지 한번 되돌아 봐야 할 때네요. 


『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 - p63


 

내가 맺는 사람 하나하나가 내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허투루 대하는 자세는 누그러질 것 같습니다. 기브 앤 테이크만 따지며 이해관계만을 따져도 문제, 반대로 이해관계를 전혀 따지지 않아도 사실 문제가 되고요. 그렇다고 해도 이해관계가 신뢰보다 우선 될 수는 없습니다.


 

관계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평가가 공존한다는 것도 언급합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만큼이나 실력이 중시된다는 것이죠. 실력도 없이 관계에 의지하려 들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실력이 뒷받침된 관계여야만 쌍방향 네트워크가 유지됩니다. 특히 비즈니스 관계에서는요.

 

 

 

수많은 관계 기술을 언급한 책이 있음에도 그가 관계에 대해 말하고자 한 것은 기본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관계만큼은 기술이 다가 아니라는 거죠. 상대를 바꾸려 들지 말고 '나'의 기본과 진심을 바로 해야 진정한 관계 맺음과 유지가 되는 거라는 걸 강조합니다. 이 정도는 다 아는 이야기인데 뭐, 누가 몰라서 그러나 싶을 정도로 기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러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기본'이 아닐까요. 스킬만으로는 얕은 관계 맺음만 있을 뿐이겠죠.


그 와중에 그래도 이런 사람만큼은 관계 맺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배신하고, 무시하고, 관계를 이용하려 드는 사람 말입니다. 스스로는 그렇지 않은 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지속해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는 인간.

그렇기에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겠네요. 탄탄한 기본을 만들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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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
이준오 지음 / 홍익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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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가 어디에 있는 나라야?

순간 영국 옆에 붙어있는 섬인 아일랜드를 떠올렸다가 뭔가 아닌듯싶어 지도를 보고서야... 영국보다도 훨씬 북쪽으로 덩그러니 홀로 있는 섬을 발견했네요.

 

 

 


 

북유럽에서도 고립된 위치에 있는 섬, 아이슬란드.

그곳은 SF 영화의 단골 촬영지가 될 만큼 태초의 지구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프로메테우스>, <인터스텔라>, <토르>, <스타트렉 다크니스>... 영화 이름만 들어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고, 아이슬란드의 분위기가 상상이 됩니다.


하지만 이준오 저자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아이슬란드를 평가하네요.

저자 역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열정적인 팬으로 <프로메테우스>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폭포 풍경을 보고서는 멋진 CG일 거라고 예상했다가... 실제 이 지구에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고 그 데티포스란 이름의 폭포가 있는 아이슬란드행을 꿈꾸게 됩니다.


태초의 지구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니... 왠지 오지여행 필이 나는?!

길치에 뼛속까지 도시생활자였던 그가 기차도 지하철도 없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 여행 전의 일상을 떠올리면 이렇게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쾌락인지 모른다. 』 - p23


아이슬란드까지는 직항이 없어 암스테르담에서 몇 시간 머물러야 하는데 이때만 해도 암스테르담의 북유럽 특유의 분위기에 만족스러워하지요. 아이슬란드에 별 볼 것 없으면 일찌감치 암스테르담으로 다시 와야겠다 생각하면서요.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보낸 3주 후에는 달라진 그를 엿볼 수 있답니다.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선이 무척 잘 드러나고 있네요. 낯선 장소를 묘사함에 앞서 감정을 먼저 고백하는 글이 꽤 맘에 들었습니다.  

음악감독이자 뮤지션답게 노랫말 같은 문장이 참 많더라고요.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더라고요.

 

 

 

아이슬란드의 첫 느낌은 춥고 스산하고 뭔가 볼 것도 없어 보여 경유지 암스테르담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꽝이었지만, 매시간이 흐를 때마다 새로운 아이슬란드의 모습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책에 소개된 아이슬란드 자연 사진을 보면 청량감이 가득합니다. 빙하를 보면서도 매섭고 차가운 이미지라기보다는 오히려 새벽의 서늘한듯한 시원함이 물씬~


오후 5시면 어둑어둑해지고 저녁 8시면 서울의 새벽 분위기여서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놓치지 않으려면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하네요. 호수에 떠다니는 빙하를 볼 수 있고, 스케일이 남다른 폭포가 흔한 그곳은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풍경이라 합니다. 눈 덮인 산, 연초록 이끼, 푸른 초원, 얼음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 이상한 현실이라고요.


 

 

자연의 위대함을 몸소 겪으며 목적도, 부담감도 없는 그야말로 여유로운 여행을 합니다.

사실 그의 여행 목적은 독특했어요. 자신을 '고립' 시키고 싶어 떠난 여행이라고 말하거든요.

고립의 이미지가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와 잘 어울리네요. 불의 땅이라 불리는 북쪽 지역은 10월임에도 눈이 많이 내려 아쉽게도 화성 같은 지구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언젠가 다시 번 아이슬란드를 찾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책 속의 말이 정말 마음에 든 장면이었어요. 공감 팍팍.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가야 한다는 조바심, 다른 사람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비교한 탓에 느꼈던 숨막힘.

주어진 일정에 맞춰 팍팍하게 살아내는 일상과는 정반대 성격의 여행을 하는 그를 보며, 일상에 지쳐 떠난 그가 이 여행을 끝마쳤을 땐 여행 후유증이 좀 있겠구나 예상되더라고요.


하지만 인간은 좋든 좋든 참 적응이 빠른지라...

그도 이렇게 말하네요. 여행이 준 경외심과 도시의 안정감 사이에서 묘한 감정의 충돌이 있더라 하고요.

 

아이슬란드 여행의 첫 시작 레이캬비크에 일주일 만에 돌아오니 그사이 뭔가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합니다.

일주일간 아이슬란드 대자연은 그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요.


『 이곳에 머무는 나는 정지 버튼을 누른 사람입니다. 』 - p214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떠나봤자 어차피 다시 그 환경으로 되돌아올 건데 뭐가 달라지겠느냐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여행을 해보지 않은 경우 일거라 생각합니다. 저자 역시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후 여행 후유증은 분명 겪었지만, 아이슬란드는 긴 세월 눌러온 삶의 무게와 고독을 위로했습니다. 절대 고독 그 자체인 아이슬란드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고독은 내세울 게 못되나 봅니다.


<세상의 모든 고독 아이슬란드> 처럼 감정선이 풍부한 여행 에세이 참 마음에 들어요. 너무 묵직하지도 않고 (그건 아이슬란드 대자연이 주는 웅장한 느낌만으로도 묵직하기에) 오히려 가끔 한방씩 터뜨리는 저자 입담도 재밌었고요. 아이슬란드, 매력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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