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삼국지 1 (라이트 에디션) - 답답한 세상, 희망을 꿈꾸다 설민석의 삼국지 1
설민석 지음 / 세계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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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큐레이터 설민석에게 '내 인생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책, 삼국지. 정사 삼국지에서 살을 붙인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통속연의>를 원전으로 한 삼국지가 우리에게 익숙한 편인데요. <설민석의 삼국지>도 나관중본을 원전으로 취했습니다.


저는 몇 년 전 나관중본에 모종강의 협평과 서시평이 더해진 모종강본 <삼국연의 (전 12권, 비봉출판사)>를 읽었습니다. 당시 협평을 통한 통찰의 중요성을 깨달았는데, 삼국지 완독 도전에 번번이 실패하는 독자라면 <설민석의 삼국지>로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일단 흐름을 먼저 잡고 완역본을 접하면 좋습니다.


총 2권으로 출간되었던 <설민석의 삼국지>가 이번에 더 심플하게, 휴대성을 강조한 라이트 에디션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에디션은 권 당 거의 500 페이지 가까운 분량이었는데, 3권짜리 라이트 에디션은 권 당 300페이지 대이니 무게도 가벼워졌고 사이즈도 부담 없어 요즘 취향에 딱입니다.


<설민석의 삼국지>는 설쌤 특유의 강의식 언어로 삼국지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설을 더 맛깔스럽게 읽어줍니다. 한 번만 읽어도 전체가 보이는 삼국지라니, 설쌤은 해내는군요. 다양한 리더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슬기로운 지혜와 지략의 집합체인 삼국지.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과 메시지에 중점 두고 압축했습니다. 인물 소개서와 인물 관계도를 통해 주요 인물들을 정리했고, 이름도 통일해 헷갈리는 일 없이 읽을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설쌤의 추가 설명 코너는 같은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펼칠 수 있다는 걸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도원결의 에피소드에서는 복숭아꽃에 대한 의미를 짚어주며 중국 문화 설명을 곁들입니다. 읽는 내내 설쌤이 해당 에피소드에서 특별히 주목한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겁니다.


샤방샤방한 일러스트도 빵 터졌어요. 정사에는 없는 실제 인물이 아닌데도 나관중본에 등장한 이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목받은 초선이라는 인물에 대한 설쌤의 풍부한 감성을 담은 스토리까지. 원전에는 기록되지 않은 장면이나 대사 같은 상상력을 끌어올린 장면이 재미를 더합니다. 책 말미에는 원전과 다른 부분까지 세세하게 짚어주고 있어요. 물론 나관중의 삼국지 역시 나관중의 상상력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서사는 흐름이 중요하죠. 초반 휘몰아치고 나면 한 번 앞서 얘기한 부분들을 한 방에 정리 간단히 해주기도 합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읽어야 하는 삼국지를 시작조차 못하거나 포기한 사람들, 꾸역꾸역 완독해서 전체 흐름은 다 까먹은 사람들에게 전체 흐름 잡기 좋은 <설민석의 삼국지>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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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소녀 1~2 세트 - 전2권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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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소설로 연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다듬어 더욱 퀄리티 좋은 소설로 탄생한, 김종일 작가의 <마녀의 소녀>. 신화와 역사가 이렇게도 조합될 수 있구나 하며 감탄한 소설이에요. 학원물이지만 청소년들만 읽기엔 너무 아까워요. 연령대 구분 없이 사랑받을만한 작품입니다.


소원이 뭐야?

드러내지는 않아도 정말 간절히 바라는 소원. 누구에게나 그런 소원 하나쯤은 있습니다. 그 소원을 이뤄주겠다는 사람이 당신 앞에 나타났습니다. 소원을 빌겠습니까?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가 의심도 할 테지만, 그럴싸한 조건들을 내미니 마음이 솔깃해질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 나린이가 이런 상황에 놓였습니다. 대가가 따르지만 세 가지 소원을 이뤄준다는 '소원 들어주는 원숭이 손' 이야기를 짝꿍 진희가 꺼냅니다. 그리고 "너라면 뭘 빌겠어?" 하며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합니다. 새벽에 의식을 치르는 행위까지 마치면, 사흘 후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너무 허황된 소원이라든지 누굴 죽게 해달라거나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든지, 일타쌍피 소원 같은 건 안 된다고 하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나린이는 짝꿍의 제안을 수락합니다.


그런데 새벽 의식이 꽤나 소름 끼칩니다. 내 피 세 방울을 떨어뜨린 헝겊인형을 태워 그 재를 먹고 거울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겁니다. 그 순간엔 두려우면서도 짝꿍 진희가 하란 대로 해버리는 나린. 그리고 사흘 후, 나린이가 빌었던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지는데.


나린이가 빌었던 첫 번째 소원은 "내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입니다. 짝사랑을 쌍방향 사랑으로 만들고 싶었던 겁니다. 그리고 소원이 이뤄지게 되면서 그 남자아이와 사귀게 됩니다. 문제는 소원을 빌기 전에 얘기 들었던 소원의 '대가'입니다. 나린이에게 우연의 일치라기엔 께름칙한 일이 자꾸 생깁니다.


짝 진희가 소원은 이뤄줄 수 있지만, 어떤 대가인지는 책임 못 진다고 했던 게 생각납니다. 그런데 그 대가가 아주 살벌합니다. 남자친구의 전 여친 오혜정이 비관 자살을 한 겁니다. 그것도 악의적인 글을 인터넷에 남긴 채.


나린이는 순식간에 '통수녀'가 되었습니다. 뒤통수치는 배신녀라는 오명을 쓴 나린이는 상상초월하는 테러를 당합니다. 온라인 마녀사냥이 시작된 겁니다. 신상이 털리며 일상생활에서까지 난리가 납니다.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동생과 함께 사는 나린이를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짝 진희의 태도도 요상합니다. 자기만 딴 세상에 있는 냥 모른 척하며 발을 뺍니다.


이때 나린이를 믿어주는 같은 반 현민이가 등장합니다. 진희를 멀리하라고 경고하면서 곤경에 처한 나린이를 도와주는 현민이의 속 사정도 독자에겐 미스터리입니다.


<마녀의 소녀>는 그저 그런 학원 공포물이 아닙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미궁 탈출에 도움이 된 아리아드네의 명주실, 고대 이집트 신화 호루스의 눈 그리고 마녀재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펼쳐나갑니다. 게다가 인물들의 성격도 다채롭습니다. 여기저기 핵폭탄이 터지는 가운데 언어로 빵 터지게 하며 완급 조절하는 인물도 한 명쯤 넣어줍니다.


짝 진희의 꿍꿍이는 무엇인지, 영화 <데스티네이션>의 잔혹하고 두려운 장면은 보는듯한 목숨을 위협하는 연이은 사고를 피할 방법은 없는지, 사고가 생길 때마다 도와주는 미스터리한 주변 인물들 저마다의 사정이 얽히고설켜 색다른 오컬트 학원물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소원을 빌 때 설마 이런 상황이 될 줄은 상상도 못한 나린은 결국 오히려 복수심에 불타오르게 됩니다. 두 번째 소원은 온라인 마녀사냥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빌었고, 이제 마지막 소원이 하나 남았습니다. 어떤 소원을 빌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읽게 됩니다.


마음속에 감춘 욕망을 건드리는 소원놀음. 상대의 마음속 욕망을 건드리는 떡밥에 걸려들지 않을 사람이 과연 현실에서는 있을지 장담하기 힘듭니다. <마녀의 소녀>는 바로 그 점을 건드립니다.


"괜찮으니까 말해 봐, 나한테만 살짝. 소원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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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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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총괄 권석천의 에세이 <사람에 대한 예의>. 최근 핫한 인물이셔서 기대감 가득 안고 읽었어요. 딱딱한 저널리스트 분위기일 거라 생각하며 펼쳤다가 의외로 재미를 만끽했습니다. 말 그대로 감칠맛 나게! 재미있게 글을 쓰시더라고요.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을 짚어주는 <사람에 대한 예의>. 저널리스트라면 이런 거 들려줘야지 공감하는 이슈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서른일곱 개의 이야기들은 개인, 조직,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맞닥뜨리는 고민들입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부터 가슴을 붙잡습니다. 히말라야에서의 1주일을 보내며 관계와 권력에 대한 부끄러운 경험을 했던 저자는 뉴스에 나오는 갑질 사건만 갑질이 아니더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나도 별 수 없다'는 그의 고백은... 당신은 어떠한지, 나에게 묻는 것만 같습니다.


"나는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가. 돈 몇 푼에 치사해지고, 팔은 안으로 굽고, 힘 있는 자에게 비굴한 얼굴이 되기 일쑤다. 아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 곳에선 욕망의 관성에 따라, 감정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려 한다. 소심할 뿐인 성격을 착한 것으로 착각하고, 무책임함을 너그러움으로 포장하며, 무관심을 배려로, 간섭을 친절로 기만한다." - 사람에 대한 예의 





정치, 사회, 경제 분야 기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권석천 저자의 칼럼을 일부러 찾아 읽지는 않았었는데, 아는 분들은 다 아는 글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사람에 대한 예의>에 실린 글의 다양한 스타일에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인터뷰하듯이, 소설을 쓰듯 지루할 틈 없는 변주의 연속입니다.


특히 첫 칼럼에 등장한 조커 이야기 신선했어요. 두려움에 부딪혔을 때 택하는 길 중 하나인 흑화. 판타지 라이트 노벨에서나 보던 '흑화' 단어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이야기 속 흑화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저로서는 현실에서의 흑화가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각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치, 사회 이야기는 건조무미한 문체로 전개될 거란 편견을 깨뜨린 <사람에 대한 예의>. 무엇보다도 매 칼럼마다 소설, 드라마, 영화 등 여기저기 끌어와 주제와 연결하는 부분이 맘에 쏙 들었어요. 이런 책도 읽으시는 분이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폭넓게 두루 접목시켰습니다.(읽다가 자꾸 놀란 이유가 그 세대 기자라면 이러이러할 거라는 제 편견 때문이겠죠?)


차별, 편견, 혐오 등 알게 모르게 개인들에게 스며든 악. 반인권적인 논리에 반기를 들려면 용기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찾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내가 지켜야 할 삶의 원칙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며 자기 기준을 세우는 것은 사람이 보이는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욕할 대상을 찾기만 했고, 무의식적으로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사람에 대한 예의>를 읽다 보면 스스로도 몰랐던 편견은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싸가지 없다는 말을 보통 어떤 상황에서 쓰나요? 바른 말 하는데 싸가지 없다고 폄하하는 경우도 무척 흔합니다. 나와 다른 발언을 고집하면 싸가지 없다고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게다가 싸가지 좀 없으면 안 되냐며 싸가지 없음 예찬론을 싸가지 있게 펼칩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스템 안에서 생각으로만 다양성을 추구하려 든다면 무슨 소용 있을까요. 싸가지 좀 있어도 될만한 인물들이 너무 정상적이어서 실망일 때가 많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빵 터졌습니다.


셀프 착취 시대에 내 존엄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나와 당신의 존엄을 타인에게서는 물론이고 스스로에게도 짓밟히지 말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화양연화의 나라'를 꿈꾸는 저자의 글처럼 <사람에 대한 예의>는 개인과 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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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내 방 하나 -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권성민 지음 / 해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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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어른이 아닌 것처럼, 자취하는 인간이라고 해서 모두 자립적인 인간은 아닙니다. 아무리 일해도 지상에 방 한 칸 없는 청춘들이 수두룩한 요즘 현실에서는 내 한 몸 누일 공간이 있다면 그나마 자립의 언저리에 다가선 느낌입니다.


<서울에 내 방 하나>는 스스로 생활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자취하는 인간으로서 청춘을 보낸 권성민 PD의 홀로서기 여정을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애어른 같단 말을 듣곤 했다는 권성민 저자는 꽤 이른 나이에 독립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기숙사 시절부터 집과 멀어지기에 익숙해집니다. 스무 살에 서울로 올라와 스스로 삶을 꾸렸습니다.


저도 스무 살 하숙방부터 시작했지만, 이후 직장을 다니면서까지도 계속 부모님의 도움 아래 지냈는지라 그저 몸만 떨어져 있었을 뿐이었어요. 버지니아 울프도 자기만의 방을 간절히 원하지 않았던가요. 몸 누일 곳이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당시의 저처럼 그저 방 한 칸이 생긴 걸로 다가 아닙니다. 반면 권성민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을 얻기 위해 전투적으로 살았습니다. 그저 능숙한 살림꾼이 아닌 소소한 것까지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말이죠. 고시원과 하숙방에서 이십대를 보내고 MBC 예능 PD로 일하면서부터는 자취와 자립의 경계선을 드디어 넘어섭니다.


깨알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있어요. 언론고시라고 일컬을 만큼 경쟁률이 치열한 방송국 PD에 합격하면서 그 기쁨에 도취한 마음으로 당일 써 내려갔던 합격수기가 지금도 언론 시험 수험생들의 필독 글로 읽힐 만큼 대박 친 에피소드를 들려주는데요. 저도 책 덮고 그 합격수기 찾아 읽으며 감탄 내질렀어요. (스펙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바람직한 자소서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필라테스 하는 남자의 운동 에피소드 역시 배꼽 잡으며 읽었답니다. 크로스핏 하다가 토나올 뻔해서 헬스장 PT로 바꿨더니 하필 사이즈 벌크 업에 꽂힌 강사 때문에 또 접고. 혼자 사는 사람이 제일 서러울 때가 아플 때잖아요. 자기 몸은 자기가 신경 써야 하니 본인의 성향에 어울리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경제적 자유를 외쳐오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에서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립적 인간. 성인이 되면 스스로 생각해 결정해나가는 삶을 산다는 게 참 당연한 말인데도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마음이 어둡고 지칠 때도 많습니다. MBC 예능 PD 입사 3년 차에 당시 떠들썩했던 해직 PD 리스트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던 그에게도 해직 무효 판결을 받아내 복직하기까지의 시간이 특히 그랬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일상을 놓치지 말라고, 너무 막연한 미래를 그리기보다 매일 하나하나 마음을 쏟아보는 게 도움 되더라고 말합니다.


단독 연출한 프로그램 <가시나들>은 합격수기에서 꿈꿨던 그의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어 다시 한번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여정을 노년의 일상과 함께 보여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타일을 느낄 수 있었던 가슴 따스한 프로그램입니다. 역주행 하셔도 좋습니다.


스스로 자기 자리를 내어줄 수 있을 만큼 온전히 자기 다리로 서 있을 수 있었기에 이제는 결혼도 하고, 새로운 직장에서 또 다른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있는 권성민 저자. 그 시작은 내 방 하나였습니다. 자립적 인간이 되기까지 여정을 되돌아보니 오롯이 혼자만의 발걸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볕과 물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꼰대 대신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여정을 보여준 에세이 <서울에 내 방 하나>는 홀로서기를 꿈꾸거나 좌충우돌 진행형인 청년들에게 길잡이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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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변한 내 인생 - 책 속에 모든 답이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
이재범(핑크팬더) 지음 / 책수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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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꾸준히를 모토로 오랜 시간 변함없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저자이자 독서가 이재범(핑크팬더)의 <책으로 변한 내 인생>. 2014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청소년 권장도서로 선정될 만큼,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독서 인생에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입니다. 6년 만에 보강된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인생에 많은 변화와 기회가 찾아와 내적 성장과 외적 성장 모두 거머쥔 저자. 그 시작은 어땠을까요. 처음에는 돈을 벌 목적으로 투자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투자 공부는 해야겠는데 강의를 들을 여유는 안 되고, 가장 쉬웠던 방법이 바로 책을 통한 공부였던 겁니다.


무작정 읽다 보니 그게 뭣이 중헌디! 싶은 마음이 드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투자책들이 거기서 거기다 싶을 즈음 실전 공략에 나섭니다. 그 어떤 것도 책만 읽어서 가능한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책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고민하고 생각하는 힘을 은연중에 길렀기에 그 수준에 다다르게 되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투자 관련 책 다음엔 자기계발서를 파고들었습니다. 뻔하다는 느낌이 딱 들 때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분야가 확장됩니다. 투자 책을 읽다 보니 경제 분야도 관심 갖게 되고 실용서도 보게 되는 식으로 관심 주제가 넓어진 겁니다. 대부분 본격적으로 다독하는 시기에 많이 읽는 분야가 자기계발서인데, 저도 도서관 한창 들락거릴 땐 도서관 책장 한 칸씩 클리어(?!) 하겠다는 목표로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당시엔 읽는 행위 그 자체에만 빠져 있던 시절이었던 터라 지금 생각하면 웃길 정도로 강박적이었지만, 어쩌면 그런 시간을 거쳤기에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한 번 제대로 독서에 빠져드는 시기를 거치고 나면 자신의 독서 스타일을 제대로 인지하게 되고, 책을 읽는 의미에 대한 생각 정리,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보는 시기가 오는 것 같더라고요.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은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책 읽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핑크팬더 님의 책 읽기 역사이기도 합니다. 책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사람의 면모를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책을 읽은 대로 100% 적용하며 살지는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대신 삶의 중심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된 책 읽기의 효용만큼은 자신 있게 들려줍니다.


어느 정도 레벨에 오른 독서가들을 보면 처음 시작은 저마다 달랐어도 꽤 비슷한 흐름을 거쳐 현재에 이른 경우가 많습니다.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을 읽는 내내 맞장구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독서 예찬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줄줄이 등장합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왔지만, 책 읽기의 완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리뷰를 강조하는 저자는 은근 드물었습니다. 평소 읽은 책은 무조건 리뷰 쓴다는 저자인 만큼 리뷰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저도 책을 읽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부터였지만, 책 리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읽기 시작하고서도 한참 후였습니다. 리뷰를 쓰지 않았던 시절이 뒤늦게 후회될 정도로 리뷰 쓰기는 독서의 하이라이트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제목을 들어도 내용이 기억 안 나는 책도 사실 수두룩하지만, 리뷰가 있는 책이라면 그 리뷰를 쓱 읽는 순간 기억이 샘솟더라고요. 그만큼 리뷰를 쓴다는 건 그저 기록하는 행위를 넘어 단 한 줄뿐이더라도 그 책에 대한 내 생각을 표현한 것이기에 무의식으로라도 남아있게 되나 봅니다.


읽고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삶에 영향을 미치는 독서와 리뷰 쓰기. 상황 개선을 위해 그 어떤 것보다 시간과 장소 구애를 덜 받는 독서의 메리트는 놓치기 힘듭니다. 사람마다 책 읽는 방법도 다르고 리뷰 쓰는 형식도 다른 만큼 방법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책을 읽는 것, 리뷰를 쓰는 것이라는 걸 잘 보여준 <책으로 변한 내 인생>.


책을 읽으면 좋다는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한 초보 독서가들에게 도움 되는 독서 가이드북입니다. 가장 손쉬운 성장의 기회를 여러분들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꼭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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