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컬러링북
무한도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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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이건 정말 무한도전 기록사네요.

단순한 컬러링북일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엄청난 분량의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컬러링에 관심 없어도 무도빠라면 소장가치 완전 제대로예요.

 

 

앞, 뒤표지를 펼치면 등장하는 깨알 같은 컬러링에 눈이 뱅글뱅글.

이것도 컬러링 도안이 있는데 그야말로 무. 모. 한. 도. 전. 이 되겠더라고요.

 

 

 

"늦었다고 생각할 땐 너무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햇!!"

머릿속에 박명수 목소리가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저 멘트.

 

무한도전이 무려 11년이나 된 프로그램이더라고요. 대한민국 대표 예능입니다. 꼬박꼬박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500편 이상의 에피소드 중 가장 큰 웃음과 감동을 준 65개의 에피소드가 컬러링 도안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양세형, 황광희 이렇게 여섯 남자의 도전기가 나옵니다. 형돈 씨의 모습은 나오질 않아서 아쉽아쉽.

 

 

 

 

메인 컬러링은 에피소드 이름과 회차를 소개하고 있어요. 무인도 특집, 우린 자연인이다, 의상한 형제, 프로레슬링, 명수는 12살, TV특강, 극한알바,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무한상사, 도산안창호특집 등 배꼽 잡기도 하고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한도전 엠블럼으로 시작하는 무도 컬러링북.

에피소드마다 이 엠블럼도 재미있게 변하잖아요. 그것만 따로 모여있는 컬러링 도안 페이지도 있답니다.

 

 

 

도전심을 불끈 솟게 하는 깨알 컬러링 도안도 색칠 시작. 언제 끝날진 아무도 몰러.

메인 컬러링 외에 자잘한 컬러링 도안 속에도 수많은 에피소드가 숨어 있어요.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위대한 유산 에피소드의 울컥하게 하는 장면도 있어요.

이건 진지하게 색칠! 색칠하면서 무도 여섯 멤버의 표정을 리얼하게 느낄 수 있어 재미있더라고요.

 

 

 

"스타는 아무나 되는 줄 아냐! 그런데 그 스타가 네가 되지 말란 법은 없어."

유재석의 공감 멘트로 마무리해봅니다.

 

색연필, 겔펜으로만 무도 컬러링북 색칠 중이에요.

저는 인물 컬러링을 무척 어려워하는 편인데, 무한도전 컬러링북은 은근할만했어요. 일단 웃기니까 캐릭터에 시선이 쏠리면서 저의 엉성한 색칠 실력이 커버되는 효과가 나타나더라고요. 무도덕후들은 애정 듬뿍 담아 색칠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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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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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의 거인이라 불리는 일본의 대표지성 다치바나 다카시는 독서광이자 애서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책을 보관하기 위해 지었다는 고양이 빌딩은 관광명소가 될 정도로 유명한데, 그동안 고양이 빌딩 외관을 사진으로 보면서 내부에 가득한 책이 궁금했던 게 사실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설마? 했던 심정이 맞아떨어졌을 때의 그 기쁨이란! 고양이 빌딩 내부를 전격 공개한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천상의 책으로 다가올 것이다. 다른 이의 서재를 탐색하는 행위는 관음증과 같은 흥분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극히 내밀한 사적인 공간을 훑는 기분이다.

 

 

 

먼저 두툼한 분량과 상당한 수의 컬러판 사진이 눈을 현혹시킨다. 무슨 도해집을 보는듯한 기분이다. 고양이 빌딩은 3층 건물에 지하 2층, 그리고 옥상이 있는 건물이다. 사진 촬영 시 책장 한 단씩 촬영하는 기술 덕분에 얼추 계산해보니 20만 권 가까이가 아닐까 예상할 정도로  고양이 빌딩의 보유 장서는 상당하다. 책탑이나 박스 속 책은 별도 촬영하지 않았다니 실제 보유 장서는 더 많을 테다. 고양이 빌딩뿐만 아니라 산초메 서고와 릿쿄 대학 연구실의 책장도 소개된다.

 

 

 

빌딩 내부를 공개한 덕에 이제 그곳 분위기는 파악이 되었고, 이제는 그가 어떤 책을 보관하고 있으며 왜 그런 책들을 읽었는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전체 사진과 부분 컷을 보여주면서 서가를 쭉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특별한 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시킨다.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보인다는 다치바나 다카시. 어떤 책이든 그것을 산 이유는 분명 있다. 분노와 고민이 담긴 책들을 보며 그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추억을 되살려본다. 고양이 빌딩 안에서 오랫동안 자리 이동 없이 변화가 거의 없는 서가가 있다는데 그곳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 안락사와 존엄사 같은 '죽음'에 관한 책, 종교 책, 그리고 놀랍게도 고전 걸작 빨간책들이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 책에서 성에 관한 교양지식 수준을 넘어 외설적인 책도 언급하는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소장할 가치가 있음직하다는 설득을 당할 정도이다.

 

 

 

재밌게도 원숭이학에 한때 푹 빠졌다는 그는 원숭이 연구는 인간 연구와 겹치는 게 많아서 흥미가 있었다 하고, 라틴 아메리카를 파고들다 보니 종교까지 두루두루 섭렵해야 했고, 석유에 관한 조사를 하다 보니 이스라엘과 중동 쪽으로 공부해야만 했고, 질병에 대해 알려니 생물학 자체도 알아야 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 가지 주제의 관심이 가지를 뻗어나가면서 문제의식이 점차 확대되는 독서 경험을 이야기한다.

 

서가에 책을 정리하는 기준은 대체로 주제별로 꽂는데, 이때 주요 키워드가 여러 가지 혼재한 책은 그 당시 관심 기울였던 키워드에 맞춰 꽂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흘러 서가를 들여다보면 "어라! 이 책이 왜 여기 있지?" 하며 갸우뚱하는 일도 있다고. 이 책에서도 "아, 이거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계속 찾았던 건데..." 하는 책들이 몇 권 등장했다.

 

 

"진짜 가르쳐야 할 것은 현대의 역사입니다."
책 이야기 중 나온 말이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현대사 쪽은 시간 부족으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먼저 가르치고 역순으로 밟아간다고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의 독서 폭은 정말 놀라울 정도다. 춘화도 있고, 신비현상 같은 책들도 많다. 향토사, 공산당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도 하고, 과학과 수학 분야도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철학과 출신답게 인문 분야는 기본이다. 전작 독서를 하기도 했는데 프리먼 다이슨과 리처든 도킨스 같은 과학 책 분야는 특히 그런 현상이 짙었다. 흥미 끄는 것을 조사하다 보면 결국 작은방 하나 정도의 분량만큼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도대체 다치바나 다카시가 파헤쳐 보지 않은 분야는 무엇일까 되려 궁금해질 지경이다. 참고로 소설 같은 문학작품은 이번에 거의 언급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그의 다른 저서를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서가는 역사의 단면이다." - 책 속에서.

 

독서가, 애서가라면 '환장'할 만큼 좋아하는 일인 남의 책장 들여다보기.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는 그런 호기심을 충분히 해소해준다. 일본 서적이어서 일본어를 모르는 나에게는 그가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 책장 속 책을 사진으로 봐도 알아챌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한 책은 별도로 목록화해서 소개해뒀는데, 국내 번역서는 생각보다 적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 OO의 서재 시리즈의 한 권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나라 지성들의 서재도 이런 방식으로 정밀 탐색해서 보여주는 책이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아! 내 서재도 이렇게 훑으면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었다. 내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스스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책은 책 그 자체로 퀄리티가 상당하다. 와이다 준이치 사진작가의 서가 정밀 촬영술이 빛을 발휘했다. 고양이 빌딩 외관은 그의 전작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 소개된 바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책에서 고양이 빌딩 외관 사진이 없다는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고양이 빌딩 서가를 소개하는 책인 만큼 외관도 나왔더라면 만족도가 더 높았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눈을 즐겁게 하고, 방대한 교양지식을 내뱉는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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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니어스 - 실리콘밸리 인재의 산실 ‘스탠퍼드 디스쿨’의 기상천외한 창의력 프로젝트
티나 실리그 지음, 김소희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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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큰 실패는 실행의 실패가 아니라 상상력의 실패다."

 

창조적 사고가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창의성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아니 정말 창의성은 배울 수 있는 것일까?

 

추상적으로만 다가오는 창의성 개념.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것이 누군가에 의해 구상되고 발명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선명해집니다. 예술가나 발명가들만 가능할 것 같은 창의성. 사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창의성을 발휘하며 살고 있습니다. 요리할 때 재료가 없으면 대체할 재료를 찾기도 하고, 신발을 사용해 문을 열어둔다든지... 해결할 문제들을 개선하는 능력을 발휘하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자유자재로 꺼낼 줄 알아야 합니다.

 

창조적 산출을 가능한 한 많이 아웃풋 하려면 충분한 임계치의 인풋이 있어야 하는 법.  베스트셀러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저자 티나 실리그의 창의력 프로젝트 책 <인지니어스>는 인풋에 영향 미치는 창조적 사고의 도구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스킬을 소개합니다.

 

"창의성은 당신이 생각하는 무언가만이 아니라 당신이 행동해야 하는 무언가다."

 

 

티나 실리그 저자는 창의성에 영향 주는 내면, 외부 요인이 여섯 가지 있다고 합니다. 상상력의 원료인 지식, 지식을 아이디어로 변형시키는 촉매 상상력, 창의성에 시동 거는 불꽃인 태도. 그리고 지식과 상상력으로 확보되는 자원, 상상력의 외부적 구현인 환경,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슬인 문화.

 

이 여섯 가지 요인이 창조적 사고 과정의 핵심인 혁신 엔진입니다. 이 중에서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지식, 상상력, 환경, 태도라고 해요. <인지니어스>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상상력에 비중을 높여 어떻게 연습해야 상상력이 강화되는지 창조적 사고의 도구 사용법을 알려줍니다.

 

사실 창의성을 높이는 훈련 스킬은 다른 책에서도 이미 소개된 것이 많고 익히 접해본 것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다면 <인지니어스>의 특별함을 짚어볼게요. 이 훈련이 왜 필요한지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일상에서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쉽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과정과 사례를 또다시 알려줍니다. 스탠퍼드 디 스쿨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니 아주 까다롭진 않더라고요.

 

 

 

상상력을 강화하고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일상 훈련은 지금 바로 해보세요. 창의성 풍부한 사람은 보는 눈이 다르다고 하잖아요. 현재 내가 있는 익숙한 곳을 새롭게 보는 것부터 창조적 사고 과정은 시작합니다. 창의력에 필요한 소재를 모으려면 추측하지 않고 관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관찰은 아주 적극적인 경험이라고 하죠.

 

일상에서 은유와 유추를 통해 새롭게 접근하는 훈련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도시 범죄를 바이러스로 표현하면 법 개정 같은 사회개혁 쪽으로, 괴물로 표현하면 범죄 개입된 개인에 집중되는 것처럼 해결 방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거주하고 일하는 공간은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창의적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공간이란 어떤 곳인지, 공간이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면 조금이라도 더 상상력을 자극하는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하게 됩니다.

 

그 외 브레인스토밍을 제대로 하는 법, 제약과 보상을 통한 피드백 등 상상력을 아이디어로 도출하는 기법을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이 시점에서는 완벽보다는 속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하나씩 다듬기보다는 많은 해결책을 떠올려야 합니다.

 

 

 

최근에 읽은 『디자인 유어 라이프 Design Your Life』 책도 디 스쿨 강의를 소개한 책인데, <인지니어스>와 함께 읽으면 상호보완할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 디 스쿨의 디자인 사고법 강의는 미래 인재 역량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프로세스를 익힌다는 것은 아직은 불투명해 보이는 어떤 기회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셈입니다.

 

디 스쿨 동문이라면 특별채용해서라도 데려가겠다!라는 말처럼 스탠퍼드 디 스쿨의 디자인 씽킹 (Design Thinking) 대세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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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계 심장을 단 발레리나 1~2 세트 - 전2권
아멜리아 카하니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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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호본능을 일으킬만한 발레리나가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히어로가 된다면?!
<기계 심장을 단 발레리나>의 열일곱 살 앤섬 플릿이 그렇습니다. 발레리나와 히어로의 조합이라니 신선하네요.

 

무대 위가 아닌 한 시선 끄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에 숙맥인 부잣집 딸 앤섬. 학교, 발레, 숙제, 잠자기가 하루 일과인 그녀는 친구와 함께 간 파티에서 개빈이라는 남자에게 첫눈에 끌리며 그와 일탈을 하게 되는데. 풋풋한 사랑 감정이 딱 로맨스 소설 분위기 제대로 솔솔~

 

하지만 곧 그녀에게 닥친 사건은 그녀가 결코 감당할 수 없는 무게입니다. 부잣집 딸이라는 존재만으로 그녀는 범죄단의 목표가 되어버렸고 납치된 개빈을 구하려면 몸값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녀가 사는 베들렘은 북부. 오래전 남부 폭동 이후 남부에는 범죄자와 부랑자들이 모인 곳입니다. 개빈이 남부 출신이라 북부인이라면 피할법한 남부를 드나들다 생긴 일이었어요.

 

 

 

악운은 한 번에 닥치는 건지. 홀로 남부를 빠져나오면서 불량스러워 보이는 남자의 접근을 피하다 그만 다리 아래로 추락해버린 앤섬. 그리고 무려 40분이나 멈췄던 심장. 그녀는 죽었습니다.

 

그런데 깨어나 보니 정신 나간 과학자로부터 초당 열 번을 뛰는 괴물 같은 벌새 심장을 이식받은 겁니다. 키메라 심장 덕분에 단순히 심장이 튼튼해진 것 이상으로 몸 전체의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소머즈처럼 말입니다. 지금 세대는 잘 모를법한 히어로인데 70년대를 강타한 여자 히어로였죠.

 

 

 

앤섬은 개빈을 구하기 위해 당당히 찾아가지만 어이없게도 개빈의 죽음을 눈앞에서 겪게 됩니다. 이쯤 되면 복수를 위한 히어로의 성장 과정이 자연스레 떠오르죠. <기계 심장을 단 발레리나>1권 부서진 심장 편에서는 그 일반적인 플롯을 고스란히 따라갑니다. 힘을 길러 신디케이트 일당을 차근차근 처리하는 앤섬. 그 과정에 새로운 남자 포드가 있습니다. 포드는 앤섬과 썸도 있으니 예뻐해 주시길.

 

앤섬이 자경단 활동을 하게 되면서 옛날 남부 지역에서 자경단으로 활동했던 전설의 '호프'라는 자가 다시 돌아온듯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무너진 남부가 다시 온전하게 일어설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죠.

 

 

 

1권 스토리 자체는 배트맨 분위기여서 식상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뻔한 전개임에도 흥미진진함은 고스란히 살렸으니 저는 오히려 그 부분을 높게 사고 싶네요. 무엇보다도 2권으로 넘어가면서 앞일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신선합니다. 다만 초반에는 1권 줄거리를 그새 잊었을 독자를 위해서인지 1권 내용을 자주 언급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조금 거슬리더라고요.

 

보이지 않는 자들 편에서는 1권 신디케이트 조직과는 별개인 스스로 '보이지 않는 자들'이라 부르는 조직이 등장합니다. 신디케이트와는 스케일이 달라요. 베들렘 북부를 아주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그들의 정체와 목표는 무엇인지 잘 숨긴 채 진행하는 탓에 독자로서 읽는 내내 궁금증이 극강에 달합니다. 반전도 꽤 큼지막하게 던졌더라고요. 러브러브 모드는 생각한 것보다 너무 없어서 아쉬웠지만.

 

범죄조직과의 싸움이 처음엔 개인적인 복수였지만 점차 도시를 위한 정의감이 묻어나게 되고요. 싹 트는 사랑과 진정한 우정 관계 그리고 믿었던 자들의 배신 등...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세상 물정 모르던 한 소녀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준 <기계 심장을 단 발레리나>.

 

소녀 히어로물이지만 '어른이'들이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이건 미드로 나오면 딱 좋은 소재이긴 한데. 앗, 그러고 보니 밤에 활동하는 앤섬의 모습은 미드 '애로우'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원래부터 걸크러시 센 언니 성격이 히어로가 된 게 아니라, 히어로가 되면서 점점 마음까지 단단해진 앤섬의 모습. 일반적인 걸 히어로와는 느낌이 달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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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 내 삶에 대한 물음표. 인도에 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전명윤 지음, 대한항공 기획 / 홍익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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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인도 여행 광고에 등장하는,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

인도 여행 에세이는 접할 때마다 놀랍니다. 새로운 인도를 자꾸 만나게 되거든요. 가슴속에 인도를 품은 사람은 열 명의 셰익스피어가 부럽지 않다는 인도 여행 20년 차, 인도 전문가 환타 전명윤 저자. 인도는 가고 싶다는 마음과 끌리기는 하는데 그래도 선뜻 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의 충돌이 참 심한 나라인 것 같아요.

 

13억 인간의 숲 인도. 부대낌이 싫다면 인도는 적당한 여행지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 같은 성격은 여행지로 선택하지 않을 곳이죠 ;;; 두려움이 기회를 막아 인도의 매력을 놓치는 게 아깝다는 것도 아는 저는 오늘도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인도 여행 대리만족 중입니다.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은 인생에 필요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툭툭 던집니다.

렇다고 절대 무거운 책은 아닙니다. 대한항공 기획 책을 그동안 몇 권 접하고선 무척 만족스러웠는데 이번 책도 정보성 여행과 감성 여행 두 가지를 잘 버무렸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속에 인도 역사와 문화를 무척 많이 담아내고 있어요.

 

 

 

인도 수도 델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자들에게도 유독 기피 도시라는데 그 이유가 사람 때문이더라고요. 공항을 나오는 시점부터 걸려드는 교묘한 사기. 유난스럽긴 하지만 이 또한 인도의 모습입니다. 처음엔 진저리 나는 인도 혹은 세상에 이런 별세계가! 하면서 극과 극의 느낌이지만, 미묘하고 알 수 없는 혼돈의 나라처럼 보이던 인도도 일주일쯤 지나면 점차 편안해집니다.

 

 

 

인도하면 흔히 알고 있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대립.

인도 역사를 알면 인도 유적지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됩니다. 인도 점령의 시작 지점인 델리는 약 1000년의 힌두 왕조 시대와 약 700년의 이슬람 지배 시대가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일제 강점기 35년여를 겪은 우리도 일본 영향을 상당히 받았건만 무려 700년이라니. 몇 세대를 거쳐 무슬림화한 인도를 두고 인도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슬람 지배 당시 세워진 건축물 스토리를 알게 되니 그 속엔 한과 자부심이라는 상반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도 사회, 문화에 관한 이야기는 꿀잼~!

력 생산량이 우리나라보다 많지만 워낙 인구가 많다 보니 정전이 잦다는군요. 여행자 입장에선 당황스럽지만, 매월 계획 정전 시간표를 그 지역인들은 받는다 하니 정전 시간표를 확보하면 생각지도 못 했던 멋진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인도의 영화 사랑은 대단하죠. 할리우드처럼 발리우드라 불리는 인도 영화 산업. 뮤지컬식이어서 군무 볼 때마다 웃겨 죽겠던데 ㅠ.ㅠ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 상영 시간도 기본 3시간이라니 할리우드 영화는 짧아 시시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툭툭 던지는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들. 내 삶에 대한 물음표입니다.

나다움이 오히려 감옥이 된다고, 일탈의 기쁨이란 것도 느껴보라는 부분은 인상 깊었습니다. 홀리 축제 유래를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축제 모습과 그 바탕이 된 신화를 통해 질문의 물꼬를 틉니다.

 

 

 

인도에도 색색깔 도시들이 있네요.

공유와 임수정 주연의 영화 <김종욱 찾기> 배경인 조드뿌르는 파란 페인트 집들이 산토리니 혹은 쉐프샤우엔 동화마을 필이 나기도 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이 영화 덕분에 조드뿌르로 몰려든 한국 관광객들. 현지인들은 이제 "누나, 김종욱 찾아요?"라는 말로 호객행위가 판친다고 ㅋㅋ

 

이 책의 표지 사진에 실린 하와 마할의 핑크핑크한 감성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래픽인 줄 알았는데 정말 있는 건축물이더군요. 여기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영국 왕세자 방문을 앞둔 자이뿌르. 차기 황제 눈에 들기 위해 인도에서 환영을 뜻하는 핑크색을 쓰면서 아예 도시를 핑크시티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표지 사진의 하와 마할은 5층 건물에 953개의 창문이 있는 건물인데 바깥출입이 금지된 자이뿌르 왕가의 여성들이 이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군요.

 

인도에 가면 그동안 깨닫지 못 했던 통찰을 삐리리 얻는다는 건 아니지만 유독 인도 여행 에세이는 철학적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인도라는 나라가 인생의 여러 고민의 답을 구하고 싶을 때 가면 영감을 얻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곳인가 봅니다. 이 책은 그런 여행 에세이 중에서도 특히 관점이 잘 맞았어요. 인도 역사와 문화 속에서 깨닫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좀 더 선명하게 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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