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
장동완 지음 / 리더스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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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 영포자들의 마지막 희망이 될 책인가~!

Germany, become 뜻도 모르던 영포자가 어떻게 영어능력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9등급 꼴찌가 독학으로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동시통역자가 된 비결,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지금도 동명사, To 부정사 문법 구조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장동완 저자. 모의고사 9등급, 정규 고등 과정도 중도 포기했던 그가 동시통역자로 세상을 누비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에이, 원래 언어 능력은 있는 사람이었구만~'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인데, 학창 시절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대신 이 책을 다 읽고 이 사람 참 대단하다는 생각했는데요. 장동완 저자의 강점은 도전심과 근성이라는 것. 얼굴 철판 깔만한 일도 시도할 줄 알고, 중도 포기하지 않는 지속력이 있더라고요. 나에게 잘 맞는 방법이 있다 한들 이 힘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은 되는데 나는 안 되는 겁니다.

 

이런 힘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강력한 동기와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동기를 실천으로 이루려는 마음이 강력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나는 그동안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마음의 힘과 강한 실천력 그리고 올바른 방법 이 세 가지가 잘 버무려지면 저자처럼 180도 바뀐 삶이 펼쳐 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 책은 영화, 미드, 시트콤으로 영어공부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미 아는 흔한 방법이라고요? <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 저자는 성공의 비결이 그저 효과 좋은 훈련법 한 가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어 넓은 시각으로 외국어 공부법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문법 대신 곧바로 듣기 말하기 실전으로 뛰어드는 영어공부법이기에 3개월, 6개월 뒤 해외취업, 영어면접을 앞둔 영어회화 필요한 사람이라면 큰 기대 걸어볼 만한 책입니다. 특히 승무원 취준생, 유학준비생이라면 눈여겨보세요.

 

그 역시 이런저런 실패를 맛보다가 거의 망할뻔한 뉴질랜드 어학연수 기간 중, 영어와 일본어로 동시에 말하는 선교사에게서 방법을 전수받아 그만의 것으로 자리 잡은 영어공부법이 이 책에 소개되는 100LS 훈련법입니다.

 

 

 

영화로 영어 익히는 흔히 알려진 방법이지만 세세한 꿀팁이 진국이네요. 그가 처음 본 영화는 <노팅힐>이었는데 처음엔 정말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흔한 영포자들의 모습이죠.

 

100LS 훈련은 영화 한 편을 100번 반복하는 겁니다. 100LS는 미 국방부 외국어 교육원 훈련법을 바탕으로 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6개월 만에 외국어를 익히게 하려고 즉문즉답 방식으로 하루 종일 훈련했다는군요. 저자 역시 처음엔 웅녀가 된 것처럼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해요. 그런데 34번째쯤 되니 대사가 한국어처럼 들리기 시작하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저 영화를 틀어놓기만 하고 100번 들으면 되는 게 아닙니다. 그건 100번 Listening만 하는 겁니다. 100LS의 S는 Speaking이거든요. 100LS는 100번 듣고 100번 말하기입니다. 특히 들리지 않는 구간을 반복해서 듣고 말하는 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 효과 없습니다.

 

영화나 미드, 시트콤으로 하는 이유는 '상황 속 표현'을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상황과 맥락 속에서 어떻게 말할지는 아는 게 중요하다는군요. 그 표현이 사용되는 상황까지 통째로 익혀야 해외에서 생활하지 않아도 제대로 활용할 줄 알게 됩니다. 

 

 

 

100LS를 성공할 수 있는 실천 단계에서의 소소한 팁도 중요해요. 실패하는 다양한 이유를 짚어주기도 했고요. 드라마나 시트콤은 시즌을 한 번에 쭉 보는 게 아니라 딱 한 편을 100LS해야 한다는 게 키포인트! 게다가 장르도 무척 중요한 요소군요. 현대 로맨스 장르가 실생활 영어를 배우기 딱 좋다고 합니다.

 

아, 솔직히 저는 여기서 좌절. SF 팬인 저는 다른 장르는 100번 볼 도전 못할 정도로 관심 없는데 말입니다. 미드도 메디컬 미드만 좋아하는데 나한테 의학 용어 따윈 ㅠ.ㅠ;; 그래도 영화보다는 짧은 드라마나 시트콤 쪽에서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100번 할 수 있는 힘은 솔직히 장르와 배우에 대한 팬심과 덕질이 큰 영향 주잖아요. 

 

 

 

한 편을 100LS 하고 나면 자신감 상승은 기본. 최소 9편 정도는 더 하면 좋다고 하고요. 원서 읽기, 다양한 매체 활용 등 고급 영어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그는 100LS로 다른 외국어도 성공했습니다. 지금은 태국어와 아랍어에 도전 중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외국어를 습득하게 되면 전 세계 모든 곳이 기회의 장이 됩니다.

 

 

 

<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을 보면 100LS로 성공한 여러 사례가 소개되는데 공통점이 보이더라고요.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 보자."라는 도전심은 물론이요, 절박함으로 무장된 확고한 목표가 있었어요.

 

잘하고 싶은 외국어가 있다면 그 이유와 목표를 먼저 생각해야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는 것, 끝까지 강조합니다. 우리 아이도 좁은 땅덩어리에서 한정된 기회를 놓고 싸우기보다는 기회 자체가 많은 세상을 누비는 글로벌 인재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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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프루프 - 안전 시스템은 어떻게 똑똑한 바보를 만들었나
그레그 입 지음, 이영래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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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지키는 데 이용했던 기술과 시스템이 되려 큰 위험을 불러온다?!

<풀프루프>는 안전 시스템이 엄청나게 충격적인 위기가 발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위험부담을 키운다는 사실을 역사적 사건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금융 위기, 후쿠시마 원전, 유로화 붕괴,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이 어떻게 커다란 재난으로 이어졌는지 그 배경과 영향을 살펴보면서 완벽한 안전은 환상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레그 입 저자는 월스트리저널에서 일하는 저널리스트로, 그 역시 금융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음을 고백하는데요. 미국과 세계 경제 개발 및 정책을 예리하게 파헤치며 통찰한 내용이 <풀프루프>에 담겨 있습니다.

 

 

 

먼저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되었는지 들려줍니다. 금융 위기를 분석하는 이야기에서는 경제 용어를 어려워하는 저로서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풀어내는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내용 이해는 완벽하게 하지 못해도 책이 마음에 들 정도로 논리적인 전개가 돋보입니다.

 

"문명의 역사는 위험하고 불안정한 세상에서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안전과 안정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의 역사다."

 

우리는 안정성을 중요시합니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안전, 분명 처음 의도는 좋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이익도 줍니다. 하지만 조건과 환경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전의 상황이 생기는 겁니다. 처음엔 천재인 사건도 안전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그 이후엔 인재가 되는 겁니다. 안전 시스템은 다음 번 위협이 지난 위협과 같은 모습일 거라고 가정하고 만들기 때문입니다.

 

위기 때마다 보호 목적으로 구제하며 개입한 결과 우리는 어떤 위기에서도 경제는 파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험을 무시하게 되는 겁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정부가 허용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처럼요. 금융회사를 무너지게 할 리는 없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와 금융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미국에서 있었던 시금치 회수 사건과 시금치 식품의 관계를 예로 듭니다. 어느 지역에서 생시금치를 먹고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시금치에서 대장균이 발견된 겁니다. 그러자 시금치를 이용하는 모든 것들이 무너진 사례가 있었습니다. 토마토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고요.

 

이 사건이 의미하는 건 분수령이 된 사건이 대규모 규제 변화를 촉발하는 데 있습니다. 질병 발생 전엔 아무 문제없던 것이 안전이 보장된 상황에 익숙해지는 순간 그때부터는 약간의 오염 가능성도 용납하지 않게 됩니다. 한마디로 배신당한 기분이죠. 이 배신감이 공황을 만들어냅니다. 부차적인 것들까지 멀쩡한 것도 폐기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은 싫어하거든요.

 

그리스 사태도 이와 비슷한 사례였어요. 북부의 지나친 저축이 남부의 위기를 키웠다는 말이 의아해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긴급 구제 필요한 상황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며 자가보험인 저축에 집중하면 이것 역시 위기의 씨앗이 되더란 것을 보여주네요. 

 

 

 

스포츠, 자동차 등 실생활 사례도 있습니다.

풋볼의 반복적인 뇌진탕이 치매를 유발한다며 집단 소송을 한 사건은 힘껏, 세게! 암묵적 폭력을 용인했던 풋볼의 헬멧에서 시작합니다. 두개골절이라는 큰 부상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한 헬멧이 실제 경기에서는 보호장비에서 무기의 역할로 바뀌게 된 겁니다. 하키도 마찬가지죠.

자동차의 ABS 브레이크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차에 대한 통제력이 커졌다고 느끼며 안전의 혜택을 상쇄할 정도로 더 위험하게 운전하게 됩니다. 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를 더 난처하게 만드는 겁니다.

 

 

 

위험을 내포한 장소에서 살고 일하는 우리들. 자연재해를 단순히 기후온난화에만 연결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재난과 경제 발전의 악순환을 짚어줍니다. 

 

제방 덕분에 문제 있던 지역에도 사람들이 모여들며 발전하게 되자 오히려 다음 위기 때는 더 큰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산불도 옛날과 달리 빈도는 낮아졌지만 한 번 나면 엄청난 재앙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죠. 나무의 가치를 경제적으로만 보니 숲의 회복에 필수인 자연적인 화재까지 억제한 결과, 밀도가 높아진 숲의 화재 진압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화재를 방조하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진압하면 영웅 대접받는 사회 풍조가 이미 자리 잡은 상황이고요. 

 

비행기 사고나 원자로 사고 같은 경우는 사고가 일어나면 많은 사람이 죽지만 매우 드문 발생률이죠. 하지만 우리는 운전, 스키 등 일상생활의 위협보다 원자로 사고를 훨씬 두려워합니다. 위협에 익숙하지 않을수록, 두려움이 클수록 인지된 위험은 커진다고 해요. 파멸적 사고에 대한 반감 때문에 사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을 외면하는 겁니다.

 

감정이 두려움을 유발하고 두려움이 리스크 감수에 개입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또 다른 위기를 막기 위해 지나치게 위험을 피하려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경험에  초점 맞춰 위험을 보기 때문입니다. 안전에 대한 집착 말입니다. 안전을 추구하는 기술 발달로 안전과 재난 사이에서 적정한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의 문제는 참 어렵습니다. 되는대로 손 놓을 수도 없죠.

 

 

 

그레그 입 저자는 리스크에 대한 태도를 비교 분석하며 해법을 제시합니다. 재난 위기의 빈도와 강도는 낮출 수 있지만 그 발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고 바라지도 말라고 합니다. 단기적으로 드러나는 리스크를 억누르기 위한 조치만 생각하면 결국 안전이 위험이 되는 모습이 됩니다.

 

모든 것을 인간이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반격에 관한 이야기 <풀프루프>. 리스크와 안정성의 균형은 금지가 아닌 자제에 있습니다. 현존하는 약간의 위험과 불안정성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태도. 글쎄요. 본성을 누르는 부분이니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눈에 보이는 위험에 급급한 나머지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을 놓치지는 않는지, 이 부분을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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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 - 자녀를 진정한 성인으로 키우는 법
줄리 리스콧 하임스 지음, 홍수원 옮김 / 두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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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과잉보호의 행태와 폐해를 알리고 올바른 성인으로 키우는 법을 알려주는 자녀 양육 바이블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

 

스탠퍼드대 학생과장 줄리 리스콧 헤임스 저자는 현재 대학생들의 상황을 직시하고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파헤쳐 봅니다. 지금 우리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하고 있는 자녀 양육은 자녀가 '사람 구실'하는 데 하등 도움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들려주고 있어 충격 팍팍 받으실 거예요.

 

자녀들을 대신해서 결정 내리고 문제 해결에 노력하는 부모의 탄생은 정치, 사회적 요인이 배경에 있기도 합니다. 시스템에 맞춰가려다 보니 자녀의 삶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부모들. 잘 되라고 하는 행동이지만, '잘 된다'의 의미는 뭘까요. '성공'에 초점 맞춘 잘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릇되고 한정적인 의미일 뿐이죠.

 

 

 

아이들 숙제 대신하는 건 기본, 대학 전공도 학부모가 결정하고 취업 면접장까지 따라나서고 사회 진출 후에도 여전히 자녀 곁을 맴돕니다. 부모의 관여가 좋은 방향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자녀 연령에 적합할 때 효과를 발휘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대신해 인생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어른의 관점에서 자녀의 실수를 막고 성공을 보장하겠다고 애쓰게 되면 단기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의 자아실현 기회를 빼앗게 됩니다. 자녀의 인생행로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인생행로를 설계하는 것일 뿐입니다. 부모들의 도움을 받는데 익숙한 자녀들은 스스로 일을 감당해 낼 능력도, 수단도 갖추지 못하게 됩니다. 

 

자녀 곁에 붙어 있는 헬리콥터 부모에게서는 무언가를 겪고 참아내는 훈련이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일을 스스로 헤쳐나가지 못하게 됩니다.

 

 

 

부모가 부적절하게 자녀의 삶과 사회생활에 끼어든다면 자녀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좌절감, 스트레스, 학습된 무기력, 우울증 등. 게다가 과잉보호는 부모 자신에게도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해요. 기진맥진, 불안, 우울감을 안고 사는 거죠. 내 하루 일과 중 아이와 관련한 시간의 비율은 얼마큼인지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내 자식이 행복해지고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관여한다는 부모들의 변명은 이제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인생살이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혜와 솜씨 항목을 보면 부모 없이도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란 걸 알게 됩니다. 부모 없는 고아를 역할 모델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하는 올바른 양육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자유로운 놀이의 중요성, 생활 요령들, 책임감과 직업윤리 심어주는 법, 목적의식의 중요성, 회복력을 길러주는 요령, 넓은 시야를 갖게 하는 법, 자녀와의 대화법이 필요합니다. 연령대별로 자녀가 갖춰야 할 인생살이 솜씨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합니다. 이런 것들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효능감을 길러 줍니다. 스스로 해법을 찾고 비판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자녀로 키워야 합니다. 

 

 

자녀의 진로 설정을 돕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귀 기울여 자녀의 뜻과 실마리를 찾고 알아채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10대 초반과 10대 청소년이 분재가 아닌 야생화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군요. 인생에서 행복을 이루고 만족감을 얻는 필수 요인은 목적의식인데,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게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대학 문제를 바라보는 폭넓은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제가 평소 생각하던 것과 닮아 공감되었습니다. 말콤 글래드웰도 말했듯 자신이 5~10% 상위권에 속할 수 있는 대학에 가는 게 낫다는 말처럼 무조건 브랜드로서의 대학만 고집하는 것은 버릴 때가 되었습니다. 

 

 

 

자녀를 성년이 될 때까지 잘 키우기 위해서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회복력도 길러줘야 합니다.
부모는 심적으로 든든한 뒷받침 역할만 해 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마지막까지 버릴 게 없는 내용으로 꽉 채워진 책입니다.

부모 스스로 온전한 성년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입방아에 대처하는 요령은 정말 실용적입니다. 부모 자신이 독자적 판단 능력이 온전하지 못하고 휘둘리면 자녀까지 휘두르게 되죠.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자신을 돌보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자아를 되찾으라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선택해 준 삶을 나 스스로 살기 싫듯, 자녀에게도 강요하면 안 되는 데 말입니다.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기본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는 일회성 육아 경험을 다룬 육아서만 보는 분들에게도 입 아프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자녀 양육 바이블로 자리 잡을 만한 책이에요. 독립 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 연령대 상관없이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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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필요한 인생 - 일, 육아, 살림에 부대끼는 여성을 위한 일상 재정비 프로젝트
루스 수컵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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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의 정리 전문가 루스 수컵의 일상 재정비 프로젝트 <정리가 필요한 인생>. 일본 미니멀 라이프 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펼쳤습니다. 청소하는 표지 이미지 때문에 사실 물건 버리기, 비움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는데 포괄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다룬 책이네요. 

 

절약이란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인 파산 신청 이력이 있는 쇼핑중독자였던 저자. 이혼 위기까지 겪으며 바닥을 제대로 쳤다가 올라온 경우였어요. 그런 그녀가 이제는 적게 쓰고도 잘 사는 법을 실천하고 있으니 그 과정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소유와 행복을 동일시하기 시작했고, 멋진 삶이란 무엇을 가졌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으며 살았던 루스 수컵.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 쓰기도 했는데, 식비에 돈을 덜 쓰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식으로 결국 어떻게든 예산을 늘려 원하는 것은 결국 사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더 갈망하게 되는 파괴적인 습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어떻게 잠재웠을까요. 갈 때까지 갔으니 변화하기는 오히려 수월했을까요. 변화의 동기가 강력한 상태에 이르기는 했습니다. 이제 자신과 가족을 위해 다른 방식의 삶을 고민하게 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결핍을 느끼게 만드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만족을 '선택'할 수 있을까. 루스 수컵 저자가 말하는 살림하는 여성의 인생 프로젝트 키워드는 "단순하고, 행복하고, 생산적으로"입니다.

재미있는 건 남과 비교하는 것, 많이 나옵니다. 다만 비교 대상이 다릅니다. 전 세계 성인 인구의 26퍼센트가 문맹, 8억 7천만 명이 만성적 기아, 1억 명은 집이 없고, 12억 명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7억 8천만 명은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합니다. 이쯤 되면 감사의 마음이 절로 들 수밖에 없을 테죠.

 

 

 

온 집안이 잡동사니 천지에 큰 딸도 엄마 성향을 이어받아 만족할 줄 몰랐다고 합니다. 침착하게 하나씩 정리하는 건 통하지도 않는 집이었어요. 어느 날 모든 장난감을 싹 치웠는데 그 한 번의 결단이 변화의 촉매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무엇보다 물건에 대한 집착이 그토록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 겁니다. 집안 살림 숙청 작업으로 물건에 대한 인식이 스스로도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편도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요, 남편은 웬만해선 뭘 사지 않지만 한번 집안으로 들어온 건 절대 내보내지 않는 성향이라는군요 ㅋㅋ 이 둘의 조합으로 집은 블랙홀이 되었습니다.

지출 동결의 달을 정해 실천해보면서 삶을 다른 각도로 보게 되기도 합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할 줄 알게 되고 이미 우리 앞에 놓인 것들에 주목하게 됩니다. 

 

 

 

필요하지도 않는 잡동사니로 채우는 파괴적인 행위는 이제 그만.

이런 생활은 자신을 잘 관리하는 문제이자, 돈을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저자 스스로 소비 통제 불능 상태를 겪었기에 그 과정이 참 리얼합니다.

 

 

 

깨끗한 집을 위한 효율적인 청소법도 소개하는데요.

각 공간마다 10분 내외면 충분하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청소할 때 스트레스 안 받으려면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있을 때 수월하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되기도 하죠.  

 

 

 

기독교 신자인 저자여서 성경 구절을 많이 인용하지만 거부감 들 정도는 아니었어요. 우리 삶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거의 다 공짜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내 삶에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내 삶을 보다 창의적으로 가꾸어갈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과의 경험을 통해 창의성은 풍족할 때보다 결핍 상태에서 발휘된다는 것도 겪었죠.

 

시간과 재능을 나눌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들도 신선했어요. 베풂의 기쁨은 먼 곳이 아닌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을 할 때 찾을 수 있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쇼핑중독자가 물건의 집착을 내려놓는 과정은 정말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뒤늦게 찾은 마음과 재정적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 행복과 목적의식으로 충만한 삶을 위한 여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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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안아 준다 - 잠들기 전 시 한 편, 베갯머리 시
신현림 엮음 / 판미동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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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읽는 동시집 중 신현림 시인의 <초코파이 자전거>가 있습니다.

시 취향 아닌 저보다 우리 아이에게 더 익숙한 신현림 시인이 엮은 베갯머리 시 <시가 나를 안아준다>.

 

시와 친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이렇게 여러 시인의 시를 엮은 시집이 그나마 접하기 편해서 이 시집은 그럭저럭 읽히네요. 시 읽고 사색하는 일 따위는 없던 제게 "시가 나를 안아준다"라는 제목만으로도 편안함을 얻은 시집입니다.

 

 

 

지독한 우울증과 불면증에 빠졌던 신현림 시인에겐 시가 약이었다고 합니다. 영혼의 성장에는 시만한 게 없었다고요. 매일 밤 자유로워지고, 본래의 자신에 가까워질 수 있는 시 읽기의 매력. 저는 언제쯤 익숙해지려나요.

 

<시가 나를 안아준다>에서는 밤, 고독, 사랑, 감사, 희망을 이야기한 시들이 모였습니다. 적막한 밤에 읽기 좋은 주제인 만큼 사색하는 시간을 누리라고 합니다.

 

 

 

시를 읽고 공감한다는 건 그 시가 내 깊숙한 속내를 건드리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가 시를 가까이하지 않았던 건 어쩌면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무언가를 건드리고 싶지 않거나 외면하느라 그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독한 외로움은 저주가 아니라 은총이라는 데 말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성찰의 시간으로, 사색하는 시간으로 허용하지 않을 만큼 팍팍하게 산 것 같아요.

 

윤동주 시인의 시 <길>의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인생의 방향을 생각하기도 하고. 에리히 케스트너의 <자살에 대한 경고>에서 "최소한 오래 살아 놈들에게 약이라도 올려야 하지 않겠어?"라는 심각한 주제인데도 피식 웃음 짓게 합니다.

 

사랑까지 포기하는 시대. 사랑하는 법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데도 시는 특효약입니다.

시의 뿌리는 사랑이라죠. 신현림 시인이 시를 통해 마음을 회복했듯, 시를 읽고 사색하면서 자기 자신을 만나야 하고 그래야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시 읽기는 소중함을 깨닫는 일인 것 같습니다.
사랑, 감사, 희망의 시는 삶의 의미와 방향을 살피며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사람은 사람과 어떻게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는 휴틴의 시 <사람에게 묻는다>처럼 베갯머리 시에는 묵직한 질문도 있고, 가볍게 즐길만한 휴식 같은 시도 있습니다. 프란시스 잠, 프리드리히 니체, 에쿠니 가오니, 미켈란젤로, 괴테, 헤르만 헤세, 신현림, 이해인, 정호승 등 국내외 전문 시인뿐만 아니라 소설가, 철학가, 예술가들의 글귀도 소개되고요. 

 

 

 

함께 등장한 그림과의 궁합 참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에 푹 빠져 이 시집을 완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울 클레, 앙리 마틴, 에드와르 뷔야, 모리스 드니 등 폴 고갱의 영향을 받은 나비파 중심의 그림이 글과 잘 어울립니다.

 

살다 보면 버티기 힘들 만큼 지치는 날도 오기 마련이죠. 일상을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이들에게 잠시 멈춤을 알려주는 <시가 나를 안아준다>. 지친 영혼에 희망을, 내일을 살아갈 힘을 살포시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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