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잃어버린 도시 Z. 유럽인들이 남미 대륙에 첫 발 내디딘 이후 아마존 어딘가에 황금이 가득한 전설의 왕국이 있을 거라 믿으며 '엘도라도'라 부르기도 한 바로 그곳.

 

20세기 가장 유명한 탐험가 퍼시 포셋이 1925년 아마존에서 실종되기 전 '잃어버린 도시'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고대 문명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무려 4,000명에 달하는 탐험가가 그곳으로 떠났다가 실종될 정도로 아마존 탐험의 악명은 무시무시함에도 말입니다.

 

 

 

큰 키에 근육질로 다져진 날렵한 몸매,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퍼시 해리슨 포셋 대령. 수차례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며 영국 식민지 전략의 첨병으로 본의 아니게 대활약을 한 사람입니다. 유독 그의 명성이 뛰어난 것은 흔한 풍토병 하나 걸리지 않는 면역력으로 수차례 아마존 탐험을 하며 현재의 남미 대륙 지도 완성에 큰 기여를 했고, 무엇보다 아마존 원주민의 편견을 많이 깨뜨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 실체를 드러낸 적 없는 순수 아마존 토착민 부족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대부분의 탐험가들은 탐욕스럽고 난폭한 정복자의 전형을 보였다면, 퍼시 포셋은 이질적인 문명에 경외심을 가지고 밀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원주민들과의 교류에 애쓰며 진정한 탐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1925년 잃어버린 도시 Z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첫째 아들과 아들의 친구를 포함해 단 세 명이라는 소규모로 밀림으로 들어간 이후 실종되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문만 무성했고, 퍼시 포셋을 찾으러 갔다가 실종된 이들도 족히 100명이 될 정도였다 합니다. 가장 유명한 추적대는 1996년 포셋의 둘째 아들이 합류한 탐험대였는데 여전히 퍼시 포셋은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남았습니다.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를 거치며 남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마존. 아마존 밀림은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평생 모험과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 산 탐사 추적 전문 기자 데이비드 그랜이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진 겁니다.

 

 

 

<잃어버린 도시 Z>는 포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입니다. 모험담은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캠핑도 안 해본 저자가 포셋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저자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마존 탐험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영국 지리학회 후원으로 밀림으로 들어가 아마존 접경지대 측량 임무를 완수하면서 단번에 아마존에 매료된 퍼시 포셋. 미지의 영역이라는 호기심에 발을 들인 아마존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대우림이 풍요로운 정원 분위기는 그저 환상일 뿐.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는 동식물 모두가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살벌한 자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식량 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섣불리 도전하는 탐험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마존에서는 그 말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아마존 탐험가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한 실종을 추적한 저자에게서 뭔가 뜻밖의 이야기나 극적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더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더군요. 고대 도시에 집착한 퍼시 포셋은 탐험가로서는 훌륭했지만, 평생 힘들게 산 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아마존 원주민의 구술 역사에서조차 배제된 고대도시. 잃어버린 도시 Z는 그저 상상의 산물인 것일까, 아니면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 놀라운 이야기가 결국 결말에 나옵니다.

 

실종된 퍼시 포셋의 일대기를 담은 <잃어버린 도시 Z>는 논픽션인 만큼 유럽의 탐험사를 관통합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유럽식 사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인종적 우월주의가 어떻게 탐험과 정복의 빌미로 작용하는지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 퍼시 포셋 일대기. 포셋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저자의 시점과 포셋이 활동하던 그 시대를 오가며 진행하는 스토리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동명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올해 개봉 예정이라는데, 책으로 먼저 아마존을 상상해보는 맛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는 모험가들의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의 신작 동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초등 5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이니 그 나이대 아이라면 무척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첫 만남부터 삐거덕한 장루이와 오윤기.

괜히 밉상인 사람 있죠. 오윤기에게는 프랑스에서 살다 전학 온 장루이가 딱 그렇습니다. 살갑지 않은 성격에 시큰둥한 반응 일색인 장루이가 오윤기 눈에는 시건방져 보이기만 합니다.

 

어딜 가나 중간만 하면서 조용히 지내자 태도로 사는 오윤기는 장루이의 뜬금없는 추천으로 반장 후보가 되는데, 그조차 장루이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짓이라 믿습니다. 갑작스럽게 반장 후보가 되니 다른 아이들이 경계하고 '오우우' 야유하며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질 않나. 그나마 있던 친구도 다 없어질 판입니다. 뭐든 중간쯤 하면서 적당히 지내는 오윤기에게 이 일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장루이가 또 나를 돌아보았다. 픽 웃으면서. 그뿐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입 모양으로 뭐라고 했다. 확실치는 않은데 어쩐지 내 눈에는 그 말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나 해라.'

 

 

 

어쨌든 장루이는 여전히 투명인간처럼 행동하고, 처음엔 친해지려 다가왔던 아이들도 점점 장루이에 대한 관심을 끊게 되면서 장루이는 철저하게 혼자로 남습니다. 그런데 오윤기는 그런 장루이의 모습이 자꾸 신경 쓰입니다. 장루이가 자기 별에서 혼자 살고 친구라고는 장미밖에 없던 어린 왕자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아니, 장루이한테는 장미 친구조차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 수업 시간에 장루이가 가져온 과자의 재료가 밀웜이라는 걸 알게 된 친구들이 기겁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일로 오윤기는 장루이와 몸싸움을 하게 되는데.

 

 

 

절대 사과 먼저 하지 않으며 서로 자존심을 세우는 아이들.
이 아이들의 관계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장루이는 속내를 꺼내지 않고 무관심으로 무장한 채 스스로 혼자가 되려는 아이입니다. 오윤기도 처음엔 그런 장루이를 오해했지만, 갈등을 해결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어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에 등장한 아이들의 캐릭터는 제각각이지만, 우리 아이와 친구들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잔소리꾼 엄마와의 관계라든지 자존감 낮은 행동을 하는 오윤기 역시 나름의 처방전을 장루이에게서 얻는답니다.

 

 

 

책에는 이보연 아동심리전문가의 '관계 수업'코너가 실려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의미와 좋은 친구 관계를 맺는 법, 갈등 해결법 등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음이 맞고 함께 노는 '친구' 관계. 하지만 관계 속에는 갈등도 함께 존재합니다. 아이들 세계라고 해서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갈등의 원인으로 '경험의 차이'를 드는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지레짐작하는 오해 때문에 갈등을 많이 겪죠. 그렇기에 의사소통 문제는 무척 중요합니다. 올바른 언어와 행동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계속 오해만 쌓일 뿐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남 탓하지 않기, 상대의 말 경청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갈등 해결의 포인트입니다. 갈등을 통해 양보와 타협, 배려, 사과, 용기 그리고 우정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이 모든 것은 공감하고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라는 걸 장루이와 오윤기의 스토리로 보여줍니다.

 

한중 공동 개발한 책이어서 중국판도 동시 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1편이라고 되어 있어 앞으로 계속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가 봅니다.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관계를 다룬 다양한 스토리가 기대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아하는 정유정 작가의 추천평에 끌려 관심 가진 책인데 미스터리 소설 읽으며 눈물 콧물 바람이 될 줄이야.

 

탁월한 '밀당' 능력이란 말은 다 읽고 나면 이해됩니다. 주인공이 루저 같은 모양새에 괴짜 기질을 보이지만 묘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입니다. 정유정 작가는 <제3의 남자>가 록발라드 같은 소설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가파르게 치솟는 빠른 전개와 애잔함이 뒤섞인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정유정 작가 책을 읽었을 때처럼 박성신 작가의 <제3의 남자>도 무척 만족스럽게 읽었어요. 내공이 장난 아닌 작가인 듯.

 

 

 

의문의 여인이 처형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첫 장면.

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왜 이리 마음에 드는지. "자존심은."이라는 짧은 한 마디가 너무 생생하게 와 닿는 거예요. 인트로 장면부터 사로잡습니다.

 

 

 

이혼 후 변변한 직장 없이 루저로 사는 '나' 최대국.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찾아와 인연 끊은지 오래된 아버지 최희도의 총상 소식을 들려주는데, 그 순간 30년 전 아버지가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모르는 사람이 너를 찾아와 내 이름을 대면 그대로 도망가라."

 

하지만 평생 고서점을 한 절름발이 노인인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에 '나'는 없던 효심이 솟아나는 일 따위 없는, 책방을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만 보여줍니다. 정말 깨는 캐릭터지만 무작정 미워하진 못하겠어요. 세 번의 자살 시도 전력이 있고, 서른아홉 살에 무릎 튀어나온 추리닝을 입고 지갑엔 단돈 만 원도 채 남지 않은 '나'. 이 시대상이 처절하게 반영된 아들의 모습이 아닐까 해서 씁쓸합니다.

 

그런데 낯선 이는 아버지에게 맡긴 수첩을 찾아달라며 그 대가로 무려 3억을 제안하는 겁니다. '나'는 당연히 덥석 물어버립니다. 이것저것 의문을 따질 겨를 없는 형편이니까요.

 

 

 

<제3의 남자>는 아들 최대국의 현재 시점과 아버지 최희도의 한창 시절인 1970년대 이후 시점을 번갈아 진행합니다. 월출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버지의 비밀은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어요. 바로 남파 간첩이었던 겁니다. 고정간첩으로 남한 땅에서 살며 북에서 내려온 이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월출의 인생은 형사에게 쫓기다 그에게 발견된 여대생 해경을 만나면서부터 틀어집니다. 간첩과 여대생 조합은 뻔한 레퍼토리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되니 벌써부터 식상해 하지 마시라~

 

 

 

청년 최희도, 월출의 삶은 파란만장합니다. 그런 아버지를 주시하던 형사와의 악연은 끈질기게 이어지고요. 월출을 갑작스레 떠난 해경이 이름을 바꾼 채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되어 몇 년 만에 나타나면서 해경과 월출의 인연은 이어질 듯 말 듯 줄타기를 하게 됩니다.

 

아들인 '나'는 아버지의 수첩을 찾다 책방 지하에 있는 비밀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곧 해경의 존재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그를 뒤쫓는 의문의 사람들에게 죽을 위기까지 처하니 수첩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퍼즐을 맞추면서 드러난 진실은 외면하기엔 너무 큽니다.

 

 

 

 

최고의 가수였던 해경과 아버지의 관계, 주변 인물들의 죽음과 아버지의 총상, 거액을 제안하며 수첩의 행방을 찾는 의문의 남자, 그리고 인연을 끊을 만큼 악연이 된 나와 아버지의 관계를 비롯한 그들 각각의 스토리는 1970년대 남한과 북한이 서로 공작원을 보내며 치열한 물밑 경쟁을 했던 시대와 얽혀 있습니다.

 

루저 인생을 살아온 '나'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밝혀지는 진실들이 하나같이 통렬한 아픔으로 찾아옵니다. 아니 그보다는 아버지 월출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야말로 안타까웠어요. "남한에선 돈이 있어야 아비가 될 수 있더이다."라고 내뱉은 월출의 유언과도 같은 말을 듣는 순간 제대로 울컥하더라고요.

 

아버지는 "나의 인질이었다."라는 아들의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버지란 존재의 의미를 뒤늦게 찾은 '나'와 이념과 사랑, 자식에 희생한 아버지 월출의 인생. 둘 다 가슴 저릿하게 다가옵니다.

 

눈시울 붉히게 하는 장면이 곳곳에 있지만 한편으론 똘끼가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을 보며 피식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나저나 간첩은 왜 추리닝 조합을 선호할까요?  무~척 좋아하는 영화인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 스타일이 자꾸 떠올라 크큭대며 읽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은위를 재미있게 봤다면 소설 <제3의 남자>도 취향 맞을 거예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술술 잘 읽히게 하고, 진지함과 똘끼의 균형도 완벽하질 않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럽게 읽어 낸 소설입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것, 지켜야 할 누군가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는 것, 인간은 단순한 이유로 복잡하게 살아간다." - 책 속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여행 베스트 123 -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정보상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경력 30년의 여행작가가 들려주는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베스트 여행지 <유럽여행 베스트 123>.

어디서 먹고 어디서 자는게 좋다는 여행 정보보다는 가장 인기 있는 유럽 여행지 위주만 담은 여행책입니다. 여행할 때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명소만 엄선한 거죠. 행선지 버킷리스트인 셈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관광 명소만 나열하지 않고 추억이 될만한 '여행' 정보를 담았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맞춤 명소 정보가 가득합니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터키. 이렇게 유럽 10개국의 베스트 명소가 소개됩니다. 눈독 들일만한 기념품, 음식, 뷰포인트 같은 팁이 소소하게 있기도 해요.

 

 

 

스페인 베스트 여행지에서부터 저는 눈이 황홀해졌는데요. 사실 가우디 건축물 보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던 스페인이었는데 톨레도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산인 톨레도 대성당은 건물 자체가 종교예술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266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이 대성당에는 주목할 것이 무척 많았어요. 사실 흔한 게 성당인 유럽이라 몇 군데 들르면 식상해져버리는데, 톨레도 대성당은 입이 쩌억~

 

톨레도 대성당에 넋이 빠져버려서인지 톨레도 지역 여행 정보가 더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매력 넘치는 골목 탐험을 즐기기 좋은 곳이기도 하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교차되어 만들어진 도시인데다 신화 속 인물 '헤라클레스'가 세운 도시라는 전설이 있는 곳인 만큼 스토리 있는 여행하기 딱이겠어요.

 

 

 

프랑스는 그동안 궁금했던 베르사유 궁전 사진이 실려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권력을 자랑하기 위한 건축물 자체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궁금한 건 어쩔 수 없어요 ㅎㅎ 특히 17개의 창문과 거울이 있는 거울의 방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죠.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그곳, 걸어서 구경하기 힘들어 무궤도 미니열차까지 있다네요. 어쨌든 인공적인 아름다움의 전형을 한번 보고 싶긴 합니다.

 

 

 

이탈리아 하면 <냉정과 열정>에 등장한 피렌체 두오모 성당이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저는 영화는 보질 못했고 원작소설로만 읽었는데, 준세이에게 한때 푹 빠질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었어요. 피렌체의 모든 길은 두오모로 통한다고 할 만큼 두오모 성당은 찾기 쉽습니다. 피렌체 시내 어디서든 아치형 돔의 일부분이 보일 정도기도 하고요. 그곳에 가면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지 세세한 가이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스위스 셀프트래블> 여행책에서 무척 감명 깊게 와 닿아 버킷리스트에 넣어 둔 스위스 열차 여행. 자연 풍광을 감상하기 좋은 통창 열차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생겼네요~ 저 시원하게 쫙 빠진 통창 구조 무척 맘에 듭니다. 역시 스위스 열차 여행은 죽기 전에 한  번 해봐야 해!

 

 

 

개인적으로는 유럽의 이슬람 건축물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이 책에서도 이슬람 사원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터키에 있는 이슬람 사원 블루모스크는 내부의 푸른 색상 타일 장식이 내는 신비로운 푸른빛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파란 타일이 빛을 받았을 때 내는 오묘한 분위기는 실제로 보고 싶습니다.

 

 

 

유럽 내 이동 수단인 비행기와 기차 편 루트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소개한 지도도 유용하네요.

 

<유럽여행 베스트 123>은 각 나라의 명소를 소개하면서 코스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들려줍니다. 어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뭐가 나온다, 무엇을 보면 좋다 식으로요. 여행 에세이 읽듯 찬찬히 읽기 좋은 구성입니다. 해당 명소에 얽힌 간단한 역사를 들려주기도 하고, 미술관 소개할 땐 걸작들만 골라 보는 재미도 알려주는 등 Travel Story 코너는 유용한 팁이 됩니다.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여행이 되기 위한 첫걸음, 스토리 있는 여행지 선택이 아닐까요. <유럽여행 베스트 123>에서 자신 있게 권하는,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들. 놓치지 마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재인이 드립니다 - 더 이상 꿈꾸지 않는 이 땅의 청춘들을 위한 포토 에세이
문재인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무 살의 문재인에게 편지 쓴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문재인이 드립니다>. 외롭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선 문재인 대통령이, 꿈을 놓아버린 이 땅의 청춘들을 위해 말합니다. 당신에게도 봄은 올 거라고. 

 

2012년 출간된 <문재인이 드립니다>는 대권주자들의 흔한 올 거라고. 아닌 진정성 느껴지는 대화와 깊은 소통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OO를 좋아합니다로 드러낸 이력조차 참 정겹습니다. 

 

 

 

<문재인이 드립니다>에서는 SNS에서 화제 된 유명한 사진들이 모여 있습니다. 문재인 고양이 찡찡이 사진, 폭풍간지 특전사 시절 사진도 있어요. 문재인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문재인 청년 시절 이야기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추억담을 모두 만날 수 있는 포토에세이입니다. 

 

 

 

"인생에서 첫 번째 할 일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책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그 첫 번째는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겁니다. 문재인의 청춘 공약, 일자리 공약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청년 실업 문제, 꿈을 잃은 청년들 문제는 청춘만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와 정치의 책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있다고 해요. 청년들이 자기 자신을 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내 노력이 부족해 취업이 안 되는 것은 아닌가? 내 스펙이 부족해 너무 보잘것없는 것은 아닌가? 하며  자기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평가를 내리고 자존감을 갖지 못한다는 겁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처한 여건이 앞길을 막으면 절박함이 극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 절박함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고 해요. 참을성 많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묵묵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문재인이 드립니다>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종이에 다 써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정말 아니라는 판단이 드는 것만 지웁니다. 너무 서둘러 내 꿈을 이거다 결론짓지도 말고 반대로 도전조차 하지 않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유명 로펌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그의 경험과 어우러진 이야기는 공감을 줍니다. 남이 정해준 길을 등 떠밀려 가는 삶보다는 내 의지로, 내가 선택한 길을 걸으면 걸음에 조금씩 힘이 붙을 거라고 합니다.

 

청춘이라면 방황과 일탈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젊음의 상처는 빨리 아뭅니다. 하지만 절망과 포기는 걷어차라고 당부합니다. 방황과 일탈을 절망과 포기로 연결하지 마라고 합니다. 그 역시 길에서 벗어난 일이 많았습니다. 정학, 제적, 구류 등 고루 거친 인생이더라고요. 대학 때야 시위로 그렇다 하더라도 고등학생 시절에도 문제아 행동을 했던 걸 보면서 낯선 과거를 발견하기도 ㅎㅎ.

 

 

 

 

행복은 자신의 인생에 감사하는 것이고 불행은 남의 인생을 흉내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내와의 소중한 추억,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 독서를 좋아하는 그의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짬이 난다면 이런 스펙을 욕심내 보십시오. 이웃 돕기 1급 자격증, 맑게 웃기 3급 자격증, 배려하기 2급 자격증..." 책 속에서.

 

우리 사회에 패자부활전은 없고 실패하면 끝이라는 걸 그 역시 통감합니다. 패자부활의 기회가 주어지고, 거기서 또 실패하더라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문재인. 그가 우리와 함께 꿈꾸고 싶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성장과 성공의 관계도 기억에 남습니다. 성공은 남 얘기 같기만 한 청춘들에게 그는 말합니다. 성장이 성공으로 바뀔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말라고요. 성장 없이 성공하는 게 더 위험한 거죠.

 

 

 

정치 이야기도 나오지만 자신의 정치 인생보다는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정치의식과 사회의식에 대해서 말이죠. 얽매이지 않는 정신, 깨어 있는 시민이 되라고 요구합니다.

 

문재인의 좌우명은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원칙의 기준은 양심이고요. 내 양심에게 부끄럽지 않으면 원칙의 길을 걷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원칙도 중요하지만 "어려울수록"에 방점을 찍습니다. 편하고 자유로울 땐 쉽지만 어려울 때야말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신념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행복한 표정을 미루지 마십시오. 늘 다음 행복만 기다리는 사람은 평생 행복한 표정 한 번 짓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내일보다는 오늘 행복해지십시오. - 책 속에서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지금 내 모습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기억할 내 마지막 모습이라고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내 마지막 모습,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동기부여되는 말입니다. 

 

문재인의 인생을 돌아보며 꿈을 잃어가는 2030 청춘들에게 건넨 진솔한 이야기 <문재인이 드립니다>. 외로운 시간을 견딘 내밀한 이야기도 엿볼 수 있고, 지금의 문재인 모습으로 만든 원천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편당 짧지만 강렬한 의미를 품은 글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문재인 특유의 목소리가 자동 실행되어 귓가에 들리는 기분입니다. 역시 책 좋아하는 사람답게 글 수준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읽는 내내 가슴을 조용히 두드리며 코끝이 찡해지다가도 기분 좋은 울림을 주는, 단단한 내공이 드러나는 글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