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잃어버린 도시 Z. 유럽인들이 남미 대륙에 첫 발 내디딘 이후 아마존 어딘가에 황금이 가득한 전설의 왕국이 있을 거라 믿으며 '엘도라도'라 부르기도 한 바로 그곳.

 

20세기 가장 유명한 탐험가 퍼시 포셋이 1925년 아마존에서 실종되기 전 '잃어버린 도시'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고대 문명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무려 4,000명에 달하는 탐험가가 그곳으로 떠났다가 실종될 정도로 아마존 탐험의 악명은 무시무시함에도 말입니다.

 

 

 

큰 키에 근육질로 다져진 날렵한 몸매,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퍼시 해리슨 포셋 대령. 수차례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며 영국 식민지 전략의 첨병으로 본의 아니게 대활약을 한 사람입니다. 유독 그의 명성이 뛰어난 것은 흔한 풍토병 하나 걸리지 않는 면역력으로 수차례 아마존 탐험을 하며 현재의 남미 대륙 지도 완성에 큰 기여를 했고, 무엇보다 아마존 원주민의 편견을 많이 깨뜨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 실체를 드러낸 적 없는 순수 아마존 토착민 부족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대부분의 탐험가들은 탐욕스럽고 난폭한 정복자의 전형을 보였다면, 퍼시 포셋은 이질적인 문명에 경외심을 가지고 밀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원주민들과의 교류에 애쓰며 진정한 탐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1925년 잃어버린 도시 Z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첫째 아들과 아들의 친구를 포함해 단 세 명이라는 소규모로 밀림으로 들어간 이후 실종되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문만 무성했고, 퍼시 포셋을 찾으러 갔다가 실종된 이들도 족히 100명이 될 정도였다 합니다. 가장 유명한 추적대는 1996년 포셋의 둘째 아들이 합류한 탐험대였는데 여전히 퍼시 포셋은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남았습니다.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를 거치며 남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마존. 아마존 밀림은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평생 모험과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 산 탐사 추적 전문 기자 데이비드 그랜이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진 겁니다.

 

 

 

<잃어버린 도시 Z>는 포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입니다. 모험담은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캠핑도 안 해본 저자가 포셋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저자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마존 탐험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영국 지리학회 후원으로 밀림으로 들어가 아마존 접경지대 측량 임무를 완수하면서 단번에 아마존에 매료된 퍼시 포셋. 미지의 영역이라는 호기심에 발을 들인 아마존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대우림이 풍요로운 정원 분위기는 그저 환상일 뿐.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는 동식물 모두가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살벌한 자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식량 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섣불리 도전하는 탐험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마존에서는 그 말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아마존 탐험가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한 실종을 추적한 저자에게서 뭔가 뜻밖의 이야기나 극적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더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더군요. 고대 도시에 집착한 퍼시 포셋은 탐험가로서는 훌륭했지만, 평생 힘들게 산 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아마존 원주민의 구술 역사에서조차 배제된 고대도시. 잃어버린 도시 Z는 그저 상상의 산물인 것일까, 아니면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 놀라운 이야기가 결국 결말에 나옵니다.

 

실종된 퍼시 포셋의 일대기를 담은 <잃어버린 도시 Z>는 논픽션인 만큼 유럽의 탐험사를 관통합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유럽식 사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인종적 우월주의가 어떻게 탐험과 정복의 빌미로 작용하는지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 퍼시 포셋 일대기. 포셋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저자의 시점과 포셋이 활동하던 그 시대를 오가며 진행하는 스토리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동명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올해 개봉 예정이라는데, 책으로 먼저 아마존을 상상해보는 맛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는 모험가들의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