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들의 전쟁법 - 이기는 약자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박정훈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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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비정규직, 알바 등 사회적 약자에게 필요한 건 무엇? 노오력?사회개혁?

뭘 하려 해도 사회경제적 강자가 유리한 세상. 약자가 그 시스템 안에서 경쟁하려 들면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약자의 전략입니다. 약자는 약해서 약자가 아니라 전략이 없기 때문에 약자라는 걸 보여주며, 관점을 달리하면 약점이 아니라 강해지기 위한 위장된 축복임을 깨닫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약자들의 전쟁법>은 약자가 이기기 위한 필승 전략, 약자들이 어떻게 싸워 이기는지 약자의 승리 법칙을 보여줍니다.

 

 

 

역경과 고난에 처한 사람은 모두 약자입니다. 약점을 지닌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약점은 사회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박정훈 저자는 전략과 의지 없이 나의 핸디캡인 약점에 주저앉아 굴복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명명합니다. 이런 약자는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게다가 약자 전략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사용하면 루저, 찌질이로 남게 됩니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가난하고 못 배웠고 몸도 약했던 전형적인 약자였습니다. 철저한 비주류 정신 때문에 사회적 맥락에서 약자였던 스티브 잡스, 고졸 출신 밑바닥 극빈층이었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연, 10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선정된 칭기즈칸 역시 약자였습니다.

 

그들은 핸디캡을 어떻게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 싸워냈는지 잘 보여주는 인물 사례입니다. <약자들의 전쟁법>은 약점과 역경을 어떤 관점과 전략으로 접근했는지 약자의 역설을 보여주는 사례집입니다.

 

 

 

느린 공 투수의 대명사 유희관 투수는 강자의 법칙을 포기하고 자신의 무기를 특화해서 성공했습니다. 강자를 흉내 내는 짝퉁 전략을 쓴 너훈아, 조용팔 등도 성공적인 모델입니다.

 

선거, 기업 마케팅에서 구사하는 언더독 전략은 약자를 응원하는 심리를 이용해 비주류 약자라는 포지셔닝으로 접근하는 사례입니다. 물론 여기엔 감동적인 중간 과정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약자인 초식동물이 종의 전쟁에서 이긴 이유는 단순하다. 강자와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 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약자의 승리 법칙이다. - 책 속에서

 

 

 

동물의 세계는 물론 개인, 기업, 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약자의 승리 전략. 특히 현대전으로 오면 결과는 더 극명합니다. 마오쩌둥과 장제스의 중국 국공 내전에서는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었습니다.

 

게릴라전을 개인이 이용하면, 여론을 등에 업기 좋은 시대여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 남양유업, 대한항공, 몽고식품 등의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약자들의 전쟁법>에서 알려주는 약자의 승리 법칙은 강자의 게임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의 법칙 자체를 바꾸는 게릴라전이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약자는 강자와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합니다. 한게임 창업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신화를 만든 잡기왕 김범수 사례는 빛의 속도로 바뀌는 시대에 새로운 것에 대처하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은 평탄해 보이지만 실은 강자에게 유리한 법칙과 질서로 짜인 강자의 코스다. - 책 속에서

 

 

 

<약자들의 전쟁법>을 아우르는 사례에 등장하는 복서 무하마드 알리. 1974년 조지 포먼과의 결투에서 알리는 철저히 약자였습니다. 알리가 몇 라운드까지 버틸까를 두고 내기했을 정도로 다들 조지 포먼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하지만 알리의 듣보잡 기술이 나왔고, 로프 기대기 전략은 알리에게 승리를 안겨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도발, 변칙, 교란, 우회, 격돌, 기습, 매복, 승부를 거는 전략은 약자가 이기기 위한 필승 전략이었습니다.

 

 

 

고난 극복 성공 스토리는 뻔하다고요? 성공한 이들의 한결같은 비결인 역경 덕분에 강해졌다는 말은 이제 식상하다고요? 여기서 뭔가를 눈치챘다면 약자의 승리법에 접근한 사람입니다. 역경 때문에가 아닌 역경 덕분에라는 관점은 약점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강자에게 유리한 스펙 경쟁. 약자에게 유리한 건 뭐가 있을까요. 인성과 열정입니다. 금수저는 도저히 갖출 수 없는 흙수저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약자의 역설은 그저 희망사항이 아닌, 약자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결국 약자들의 승리 법칙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공 스토리를 풀어내는 저자 역량이 책 전반적인 호감도에 영향 주기도 하던데, "백인의 검둥이가 되지 않겠다."라는 말로 삶과 복싱에서도 비주류 약자의 삶을 산 무하마드 알리. 그의 스토리를 단계별로 집어넣어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면서 계속 읽어나가게 한 부분은 신의 한 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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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서, 가고 싶어서 - 내게 왜 여행하느냐 묻는다면
박세열 글.그림.사진 / 수오서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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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스케치, 여행하며 곳곳에 남긴 벽화.
건축학도 출신의 그림은 느낌이 또 다르네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호주, 베트남, 인도,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마다가스카르, 네팔, 태국.

 

일주일, 한 달, 일 년간 떠난 여행의 기록입니다. 여행지는 많지만 명소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곳 분위기, 그곳 사람들, 그곳에 머물던 내 마음을 이야기하는 여행 에세이 <보고 싶어서, 가고 싶어서>.

 

 

 

여행을 다니면 무척 다양한 인생을 만나는 것 같다가도, 한편으론 사는 건 다 똑같구나 싶기도 합니다. 여행 중엔 사소한 것들의 행복을 알게 되면서도 현실로 돌아오면 여전히 바뀐 건 없어 보입니다.

 

그럴듯한 사회 구성원이 되자 더 갈증 나는 여행. 남들처럼 직장인 생활을 하다 보면 여행의 추억은 까마득해집니다. 부족하고 불편 투성이인 여행을 또다시 꿈꾸게 되는 건 여행 전과 후의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 아닐까요.

 

<보고 싶어서, 가고 싶어서>는 인생 전환 계기 같은 거창한 게 아니라 그저 그곳 분위기에 휩쓸려 경험하고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남기는 것은 많지 않냐는 걸 보여줍니다.

 

 

 

가족 여행을 하던 아빠의 에피소드가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돈이 많은 아빠는 대체로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은 아빠는 보통 돈이 없지요."라는 현실적인 말 뒤에 '시간을 많이 버는 아빠'라는 명언이라니. 우리 집 가훈으로 새겨두고 싶을 정도네요.

 

 

 

많은 기대를 안고 가면 의무감과 권태로 여행하기 일쑤더라는 박세열 저자. 되돌아보면 완벽한 여행지는 결국 함께 여행한 친구, 그곳 사람들이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림을 그려주면서 못 친해졌을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

지칠 정도로, 짜증 날 정도로 물건을 권하던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데는 쓱쓱 스케치한 그림 한 장이 시작이었습니다.

 

 

 

이곳저곳 명소 찍기 바쁜 여행이 아니라, 잠시 자리 붙이고 앉아 그림 그리는 시간.
여행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아름다운 사진은 덤.
여행 에세이 책이면서도 정작 명소 사진은 잘 볼 수 없습니다.

 

 

 

대신 빈 벽에 그린 벽화 사진과 즐거워하는 사람들 모습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특별하고 그럴듯한 여행이 될 거라 생각하며 떠났다가도 '나는 지금 여기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의 여행'보다 '남들이 더 보기 좋은 여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합니다. 어느 순간 욕심도 생겼지만 펜을 들고 여행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그저 보고 싶어서, 그저 가고 싶어서 떠나는 즐거움을 떠올려봅니다.

 

그래서 '그곳'이 아니라 그곳에 가는 길 위에서 감동을 받는 이야기를 담은 여행들의 기록 <보고 싶어서, 가고 싶어서>.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깨알 웃음을 줘 무겁지 않은 여행 에세이이면서도 그 속에 담긴 잔잔한 울림은 진합니다. 

 

지나고 보니 참 반짝거렸던 시간이구나.

그래도 지난 여행이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시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저 흔한 기억 중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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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휘게(Hygge)의 순간, 아이슬란드
조대현.정덕진 글.사진 / 해시태그(Hashtag)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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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아이슬란드 전문가의 여행책 <아이슬란드&그린란드>와 함께하면 좋은 여행 다이어리북 <생생한 휘게의 순간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자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이네요.

 

 

 

아이슬란드는 다른 국가의 여행과는 달리 도시 중심의 여행 대신 이동거리를 계산해 선으로 여행하는 곳입니다. 여행 추천코스와 아이슬란드 정보는 본책 <아이슬란드&그린란드> 책의 주요 내용이 압축되어 들어있어, 여행할 때는 <생생한 휘게의 순간 아이슬란드>만 챙겨도 충분합니다. 다양한 일정의 코스를 소개하니 따라 하기만 하면 끝.

 

 

 

 

내 여행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다이어리 형태여서 직접 손으로 쓰고, 승차권을 붙이고,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여행을 하며 행복한 시간은 오랜 시간을
도시와 함께하여 자리를 잡고
한 공간의 온도를 온몸으로 느끼는 일이다. - 책 속에서

 

 

 

 

여행 일정을 적는 코너는 딱 다이어리필이 납니다. 아날로그적인 여행 다이어리 형태여서 여백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곳에 설렘의 모든 기록을 쓰고 그릴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풍경 사진도 함께 해 심심하지 않은 여행 노트네요. 노트 속지 종류가 무척 다양해서 책 자체만으로도 예쁩니다. 아이슬란드 주요 관광지를 스케치한 엽서까지 있어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었어요.

 

 

 

지구 속 외계 행성 같은 아이슬란드의 주요 관광지 정보 외에도 아이슬란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로컬 카페 등 현지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많아 휘게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감성 글귀도 곳곳에 자리 잡아 감성 여행 에세이 풍도 나더라고요.

 

여행 중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아담한 크기에다가,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담긴 여행다이어리북 <생생한 휘게의 순간 아이슬란드>. 여행 가이드북마다 이런 형태로 함께 나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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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 일의 속도가 성과를 좌우한다
기베 도모유키 지음, 장인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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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이 빠른 사람 vs 일이 느린 사람.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누구나 쉽게 업무 속도를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 직장인을 위한 비즈니스 스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빠름빠름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베 도모유키 저자는 일본 IBM에 IT 엔지니어로 입사 후 글로벌 경쟁에서 통하는 사람인가, 즉 어디서나 성과를 낼 수 있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그는 8년 만에 임원직으로 승격할 정도로 탁월한 업무 성과를 내고 팀 관리를 잘 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작업 방식이 남다르고 남들보다 엄청나게 빠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업무를 처리하길래.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살펴볼까요.

 

 

 

엘리베이터에는 열림-닫힘 버튼과 층 버튼이 있습니다. 어느 것을 먼저 누르나요?
편의점에서 도시락, 음료수, 디저트를 살 때 계산을 가장 빨리 끝내고 식사할 수 있는 순서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닫힘 버튼과 도시락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은 문이 닫히는 부분입니다. 편의점에서는 도시락 바코드를 먼저 찍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동안 다른 상품을 계산해야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공통점이 발견되나요. 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을 중심으로 계획 세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빠르게 한다고 해봤자 겨우 초 단위 차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고가 습관화되면 반복, 장기간 작업에서 결국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업무 속도는 신속성, 효율성, 정확성 이 세 가지가 두루 갖춰져야 합니다. 단축키를 사용해 말 그대로 빠른 시간 내 끝내는 습관, 20점짜리 업무를 80점짜리에 필요한 노력을 들이는 헛수고하지 말고, 한 방에 끝낸다는 신조로 일해야 합니다.

 

 

 

업무 속도를 높이는 다양한 실천 Tip이 소개됩니다. 마감은 절대 넘기면 안 됩니다. 100점을 위해 용쓰다 기한을 넘기는 것보다는 50점짜리 결과물이라도 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필기하기 좋고 내용 파악이 빠른 노트 선택법, 수첩 활용법, 메일 사용법 등 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많아요.

 

 

 

저자는 특히 단축키를 강조하는 편인데요. 마우스에 손대지 않고 일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합니다. 일 처리 빠른 사람은 거의 모든 작업에 단축키를 활용한다고 해요. 특히 Alt 키는 신의 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처음엔 고생하더라도 필수 단축키들은 꼭 외워 활용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나만 빨라서는 의미 없습니다. 팀워크가 중요하잖아요. 수신한 메일에 OK 한마디만 이어도 반드시 회신을 바로 보내는 습관의 중요성도 강조합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대기시간이  모이게 되면 결국 많은 시간을 버리게 됩니다. 팀 업무에서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즉시 결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해요. 회의나 전달 사항에 그림으로 명확히 소통하는 방식도 꽤 흥미로워 보였어요.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저자는 유혹을 물리적으로 차단해버리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여전히 사용 중이라는군요. 이미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이들은 비행기 모드를 이용해 습관적으로 켜서 시간 낭비하는 일을 막으라고 합니다.

 

한정된 24시간 안에서 시간 짜내는 기술은 자기계발을 위해 필요합니다. 가장 책 보기 좋은 지하철 꿀자리까지 소개하네요. 아이패드로 책을 읽거나, 영어공부, 생각, 휴식 등 그날 상태에 따라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투자할지 결정하면 됩니다. 중요한 점은 어중간함 없이 쉴 때는 확실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확인과 건전한 의심으로 문제를 정확히 인식한 후 생각하는 단계인 사고.
업무 속도에 가장 중요한 사고 속도는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비즈니스 기술이라고 합니다. 시중에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사용하면 된다는군요.

 

저자는 중복, 누락 없이 전체를 파악하는 MECE 프레임워크를 활용합니다. 전체 파악한 다음엔 피라미드 구조로 단계적으로 분해해들어 갑니다. 그리고 과제 해결을 위해 문제 원인을 파고드는 방식을 사용한다는군요. <일이 빠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할까>에서는 기본적인 사고 프레임만 다루지만, 이것부터 내 것으로 확실히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거예요. 유난히 바쁠 땐 저도 모르게 허덕이는데 바쁘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는 말이기도 해서 비즈니스 상에서는 삼가라고 합니다. 저도 갑자기 일이 치고 들어올 땐 이렇게 하면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타진하는 편인데, 저자의 조언 역시 못한다는 말보다 이 일 대신 한 가지는 마감을 늦추겠다는 등 타진책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일의 속도 향상은 결국 업무 성과를 내기 위한 수단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사소한 작업 속도 향상이 습관화되면 결과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건 부정할 수 없겠어요. 남의 빠름 습관이 반드시 내 성향과 일치할 수는 없지만, 보편적으로 해당하는 업무 속도 팁은 분명 습관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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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남녀
나혁진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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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리의 여왕' 최강희, 권상우 케미 못지않은 환상 콤비를 만날 수 있는 탐정 추리 소설 <낙원남녀>.

 

안전과 위험의 경계선이 갈리는 육체적으로 약한 여자들의 현실, 공들여 가꾼 가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층간 소음, 주차 시비, 험담 등의 문제를 점점 분노 폭발이란 형태로 나타나는 현실입니다. <낙원남녀>는 평범한 이웃에게 숨은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인간이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소설입니다.

 

 

 

다짜고짜 피해자를 찾아와 덥석 함께 범인을 잡자고 매달리는 미궁 사건 전문 탐정 강마로.

학원 강사 유지혜의 시선으로 진행하는 <낙원남녀>는 묻지마 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나' 유지혜는 아파트 후문에서 칼을 맞는 사건을 겪었습니다. 당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 데다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현재는 학원 강사로 일하는 중입니다. 

 

그날 이후 아파트 후문 쪽으로는 발걸음도 하지 않고 정문으로만 다니는 '나'. 여전히 어두운 밤길은 두렵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흠칫흠칫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듯 심각한 배경 상황을 깔고 가지만 로코 추리극답게 간간이 튀어나오는 코미디에 빵빵 터지기도 합니다. 밤길에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맞닥뜨리며 변태로 오해하는 상황에서 온통 검은색 일색인 옷차림으로 '나'를 쫓아온 탐정 강마로까지 합세. 앞 변태, 뒤 스토커 상황이 연출되며 심란한 상황에서도 웃게 만드는 글발!

 

 

 

그렇게 어이없는 첫 만남 이후 멈춰 있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로 '나'를 설득하는 탐정 강마로에게 넘어가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살인 미수 사건의 피해자로서 그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게다가 묻지마 사건 이전에 같은 낙원 아파트 여성이 교살된 사건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피해자 모두 낙원 아파트 봉사단체 회원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살인 사건과 미수에 그친 '나'의 사건을 묶어 해결해나가게 됩니다.

 

서울대 박사과정 로봇 공학자라 소개한 탐정 강마로. 이미 한 차례 살인 사건을 해결한 전적도 있어 '나'는 그를 믿어봅니다.우리나라에 사립 탐정 이야기는 뭔가 아직 어색하지만, 신직업융성안에 사립탐정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정부 공인 직업군이 아닐 뿐입니다. 강마로는 대한민국 사립탐정 1호가 되기 위해 수련 중이라 밝힙니다.

 

 

 

어쨌든 아직은 수사권이 없는 탐정이기에 사건 담당 형사 몰래 정보를 수집하느라 애씁니다. '나'의 취조 수준이 출중해 담당 형사가 역으로 신문당하는 장면도 빵 터지네요. 형사는 민간인이 괜히 나서지 말라고 조언하지만 강마로와 '나'에게 먹혀들 리가 없습니다.

 

 

 

원래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막장인 법입니다. - 책 속에서

 

낙원아파트 봉사단체 회원은 회장까지 모두 여덟 명. 피해자 '나'와 살해된 최순자 씨를 제외한 여섯 명을 용의자로 두고 그들의 동기와 알리바이를 조사합니다. 사소하지만 두 피해자의 연결고리를 파악해나가려 합니다. 최순자 씨는 구제불능의 음험한 소문꾼이었던터라 모든 이들이 일정 부분 살의를 품을 만한 요소가 많았습니다. 용의자들을 하나둘 만나면서 드러나는 비밀. 다들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낙원아파트 봉사단체 회원 중에는 드라마 작가도 있는데, 강마로의 추리에 심취하면서도 우리나라 현실에서 추리극은 뻔하고 작위적인 것일 뿐이라며 현실과 상상의 한계를 그어버립니다. 사실 이 부분은 외국 추리극에 비해 한국 추리극이 무척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라 묘하게 납득되더라고요.

 

강마로와 함께 용의자들을 면담하면서 나온 결론은 누군가는 너무 알리바이가 확실한 상태고, 누군가는 의심 덩어리 상태라는 것. 누구는 범죄 동기가 있는 것 같고, 누구는 그렇지 않고. 최순자 교살 사건과 '나'의 사건을 한데 엮어 살피다 보니 막히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덜떨어진 촌극 같은 상황만 연출하던 강마로. 오히려 '나'보다 추리 실력이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찌 보면 날카롭다가도 너무 순진해서 대책 없는 낙관론자 같아 보이고. 약에 쓰려고 해도 쓸 데가 없는 탐정 오타쿠일 뿐인지. 그러던 중 우연히 밝혀진 강마로의 비밀은 '나'와의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버리는데.

 

공군 대령으로 예편한 낙원아파트 봉사단체 회장, 드라마 작가, 음대 교수, 30대 부부, 가수 지망생인 용의자들. 범인은 누구? 왜? 어떻게?를 하나하나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영화 <범죄의 여왕> 이미지가 오버랩되기도 했어요.

 

<낙원남녀>는 소설 속 용의자 중 한 사람인 드라마 작가의 말처럼 작위적이기보다는 어떤 계기로 사건을 해결하는지 연결고리가 매끄럽게 다뤄져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독자에게 들려줄 때 생각보다 긴 시간을 소모해 살짝 지루할 뻔했어요. 그 부분 빼고는 결말까지 로코 추리극의 면모를 보여줘 즐겁게 읽어냈습니다.

 

작가님 다른 책은 뭐가 있을까 살펴보니 편집자 출신 나혁진 작가는 영화화 진행중인 <브라더> 원작소설 작가로군요. 추리소설 전문 작가로서의 행보 눈여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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