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서승범 옮김 / 하우넥스트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글로벌 슈퍼 엘리트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10년 후에도 먹고 살 수 있는 일의 방식을 알려주는 책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는 『10년 후에도 일해야 하는 당신에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분입니다.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는 3년 전 출간해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은 책인데, 『굴뚝마을의 푸펠』 작가 니시노 아키히로의 강력 추천으로 최근 또다시 크게 조명 받고 있다네요.

 

나는 특별한 스킬이나 능력도 없는데, 앞으로 먹고 살 수나 있을까? - 책 속에서

 

월급 안정 보장 시대의 종말. 비정규직 증가, 중산층의 몰락, 인공지능 기술 발달 등 점점 보통 사람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대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어디서든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는 욕구는 커졌지만, 어떤 길이 자신에게 최상의 길인지는 모릅니다.

 

후지하라 가즈히로 저자는 7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누구라도 1%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천만 명, 백만 명 중의 1인자가 아닙니다. 딱 100명 중의 1인 사람이 되는 것으로도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고, 밥벌이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고로 백만 명 중의 1인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급입니다.

 

저자는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타입별로 100명 중의 1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알려줍니다. 가로축은 경제적인 가치와 경제외적인 가치를, 세로축은 프로와 권력 지향을 뜻합니다. 나의 가치관과 지향하는 목표에 가까운 영역이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다 다를 테고, 연령대에 따라 지향하는 영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내 타입을 선택해서 그 파트만 읽어보면 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평생 하나만의 영역을 지향하지 않고 삶의 방식을 유연하게 하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20대 때 생각한 가치관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40대 때 또 다르게 변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무척 공감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100명 중 1인자는 1만 시간 투자로 가능한 범위입니다. 그래서 20대에 어떤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 30대와 40대에 각각 다른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 이런 식으로 보통 사람인 우리들은 100만 명 중의 1인자인 메달리스트보다는 3개 분야에서 각각 100명 중 1인자가 되는 편이 도전할 힘이 나지 않겠어요? 후지하라 가즈히로 저자는 영업, 프레젠테이션, 교육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라고 자부합니다.

 

복수의 분야를 곱해 희소가치가 높은 사람이 되면 될수록 밥벌이가 될 확률도 높아진다. - 책 속에서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가 되려면 4가지 영역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조건이 3가지 있습니다. 출발점에 설 수 있는 기본 조건입니다.

 

1. 파친코를 한다 안 한다?
2. 전철 안에서 모바일 게임을 일상적으로 한다 안 한다?
3. 책을 한 달에 1권 이상 읽는다 읽지 않는다?

 

첫 번째 조건으로 파친코가 등장해 우리와는 맞지 않지만 (일본의 파친코는 동네마다 있을 정도로 흔해 드라마 겨울연가도 파친코 게임기로 나왔을 정도입니다) 도박 의존증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도박과 게임 의존 문제, 독서 여부는 시간관리 능력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도박과 게임 의존은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지를 그리고 시간관리로 얻은 시간을 독서에 우선 투자하는지를 묻는 겁니다.

 

독서와 관련해서는 저자의 또 다른 책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이 있지만, 이 책에서도 독서법을 들려줍니다. 교양의 가치는 경쟁의 차별성을 만들기에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세계에서 소통하려면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앞서 3가지 공통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제 4가지 조건들을 더 충족시키면 됩니다. 영역마다 4가지 조건은 다릅니다. 어떤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조건이 다른 영역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해당하기도 하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첫 번째는 권력과 경제적 가치를 지향하는, 파워를 추구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입니다. 일명 CEO 타입이라 부르는데 반드시 CEO라는 직책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타입은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재산이 됩니다. 승부를 피하고 실패한 경험이 없으면 정답주의, 전례주의, 무사안일주의로만 이어질 뿐입니다. 경험을 쌓아 능력을 높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희소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현재 직장에 다닌다면 '작업'이 아닌 '일'을 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건 조직에서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라고 하면서도 그 정도 수준이 되면 이미 현장에서 멀어져 오히려 월급만 비싼 인력이 되는 딜레마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조언도 나오네요.

 

영어 습득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는데, 출근 전 영어학원을 자기계발용으로 다닌들 시간대비 소용없더라는 겁니다. 차라리 자신의 이력서를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을 만큼 통으로 외우면, 내 커리어 중 세일즈 포인트는 무엇인지 정리할 기회도 되고 영어 습득에도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이면서도 독립을 지향하는 개인사업가 타입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돈을 벌 수 있는 프로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자가 경영, 퍼스널 브랜딩 사고방식으로 일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독서가 베이스로 작용합니다. 독서 축적은 나의 교양의 기초가 되고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유형무형의 무기가 되어 줍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 기대는 게 아니라 회사가 축적한 자산을 이용해 회사를 비즈니스 스쿨로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무척 좋았어요. 조직 안에서 사내 기업가가 되는 겁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이번 파트에 자세히 소개되는데, 직장을 다니며 연령대 별로 한 분야의 프로가 된 후 창업을 하더라도 하라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연결을 추구하는 공무원 타입입니다. 출세를 목표로 하면서도 경제외적인 가치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에서 일을 나름대로 하면서도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스스로를 활용하는 거죠. 한 마디로 양다리입니다. 조직에서 하는 일에 불같은 열정은 없어도 독립할 용기나 실력은 없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자리 확보가 우선이죠. 쫓겨나면 출세고 뭐고 없습니다. 전문성 확보와 고객 확보는 물론이고 남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말이 또 나오네요. 자신을 비싼 값으로 팔지 말고 싸게 팔라고 합니다. 원래 반대로 알고 있지 않았나요? 이 타입에서는 돈으로 환산해 움직이는 비호감이 되지 말란 의미로 쓰입니다. 배우고 싶다,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신용 있는 인간관계를 다져야 합니다.

 

게다가 개인사업가 타입과 공무원 타입이 해야 할 일 중 반대인 게 있어요. 조직 생활 중 접대, 평가, 회의를 줄여야 커리어를 다질 기회가 있는 개인사업가 타입과 달리 공무원 타입은 접대, 평가, 회의에 적극 참여해야 살아남습니다.

 

 

 

독립을 추구하며 경제외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연구자 타입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덕후 같은 사람입니다. 평생을 바칠 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이 타입에 들어갑니다. 아무에게도 평가받지 못하고 죽어간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관철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죠.

 

각 영역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꼭 하나씩 등장하는군요. 이번에도 빵 터질 만큼 웃었다가 묘하게 공감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 타입은 경제적 기반이 약하기에 결혼한다면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철밥통 공무원 타입과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동안 직장인 업무, 인간관계 등과 관련한 자기계발 책에서 언급하는 것들 중 내가 처한 현실, 내가 지향하는 목표와는 잘 안 맞는 느낌이 든 부분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그 까닭을 깨닫게 될 겁니다. 내 가치와 지향하는 바가 다르면 (물론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것도 있지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영역별로 조금씩 차이 있더라고요. 

 

이 책을 번역한 서승범 역자는 문학도, 기자, 광고인, 터보기계 회사 경력을 거쳐 이제는 경영자로 살고 계신데 각각의 분야에서 1%를 축적해왔기에 현재의 삶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고 합니다.

 

파워, 기술, 연결, 좋아하는 것 4가지 영역에서 100명 중의 1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이야기한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성적과는 상관없습니다. 공통된 3가지 조건과 각 영역의 4가지 조건들을 달성했을 때 희소성을 가지게 됩니다. 희소성 높은 인재는 뭘 하든 먹고 사는데 걱정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성장사회를 지나 성숙사회를 살아내기 위한 직장인 처세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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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 - 당신의 야근을 마감하라
이임복 지음 / 천그루숲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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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 남은 달력을 보니 2017년 한 해 마무리와 2018년 계획을 준비해야 할 것만 같아 몸도 마음도 슬슬 근질거리기 시작합니다. 가계부와 다이어리가 쏟아지는 이맘때면 반성 시간 겸 자기계발서도 찾게 되더라고요.

 

올해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언급된 키워드는 워라밸입니다. 업무와 관련한 것 외에도 나와 가족 모두 중요하게 여기라는 거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Work & Life Balance 워라밸에 초점 맞춘다는 것은 결국 시간관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

 

 

 

나는 얼마나 바쁨 중독에 빠져있는지 체크해보세요. 칼퇴는 엄두 못내는 야근 생활자라면 심각한 상황일 겁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분명 TV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하는 시간은 항상 있다는 것이 함정이죠.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은 언제든 있는 게 '시간'이란 묘한 녀석입니다. 재미있는 말이 나오는데 "내일 해도 되는 일을 굳이 오늘로 가져오지 마라."고 합니다. 바쁨 중독자라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에요.

 

시간관리는 결국 한정된 시간 내에 우리의 관심을 어디로 쏟느냐의 문제라고 해요. 원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관심 범위 안에 둬야 합니다.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는 일이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을 하는 시간과 처리 방식이 달라지면 바쁨 중독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시간관리는 왜 해야 할까요? 돈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쓰듯 시간관리 역시 어떻게 쓰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자신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관리가 필요합니다.

 

매일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그 선택을 하는 근거가 되는 목표. 선택과 목표 두 가지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시간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시간관리는 어떤 일을 해냈느냐에 대한 목표관리입니다. 그렇다면 시간관리의 실패는 목표관리의 실패라는 말과 같군요. 너무 높은 목표, 이유 없는 행동, 너무 빠른 포기 대신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는 쉬운 목표, 동기부여가 되는 명확한 이유, 21일은 기본인 계속해 나가는 힘이 바로 시간관리에 성공하는 방법인 겁니다.

 

 

 

 

시간은 잠깐 방심하면 도둑맞기 쉽습니다. '언제든' 같은 단어는 버리라고 합니다. 약속 잡을 땐 다이어리 일정을 바로 확인해서 내 시간에 주도권을 맞춰 놓고, 업무 마감기한도 정확히 확답 받으라고 합니다. 마감이 금요일이라면 업무지시자는 금요일 출근하자마자 받길 원하고, 업무 수행자는 금요일 퇴근 직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야근이 잦은 것은 업무시간 중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벼운 메일 확인조차 일의 흐름을 끊어버리죠. 시간의 주도권을 내가 잡아야 합니다. 메일 요청에 처리하는 것 역시 남이 시킨 일을 먼저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야근이 개인의 습관이 되어버리면 퇴사 후 자기 사업할 때는 더 퇴근 없는 생활로 이어집니다.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는 나, 가족, 업무로 구분해 각각의 역할을 모두 관리하라고 합니다. 시간관리에 구멍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 일, 개인 일, 가족 간의 일을 시간별로 나누려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역할만 나눠 계획을 세우되 실행하는 것은 시간관리 매트릭스에 따르면 됩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나오는 내용으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고안했다고 해서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라고도 부르는, 자기계발서에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대법칙이죠. 우리는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간관계 구축, 중장기 계획, 새로운 기회 발굴 같은 것들 말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놓치는 것들입니다.

 

 

 

시간관리 방법은 기록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시간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지는 일주일만 기록해봐도 충분히 파악된다고 합니다. 나, 가족, 업무로 구분해 3년 계획을 세워보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3년 계획을 바탕으로 월간계획, 주간계획, 하루계획으로 세분화하는 거죠. 처음엔 희망사항 같은 목표에서 점차 실행가능성 위주로 작성해나가게 되는 겁니다.

 

 

 

스마트한 일정관리를 위한 앱, 몰입을 도와주는 타이머와 포스트잇 등 시간관리 도구에 관한 Tip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검토입니다. 매일 10분을 투자한 하루 정리와 다음 날 계획, 매주 일요일 한 주 정리와 다음 주 계획을 세우는 식으로 매일, 매주, 매달, 매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루 정리할 때 오늘 누구와 전화를 주고받았는지, 카카오톡과 메일 등을 확인해 두면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놓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소소한 실천 팁이 도움 되더라고요.

 

 

 

 

3년계획, 연관계획, 마인드 맵, 월간계획, 월간목표, 주간계획, 하루계획 등 시간관리 페이퍼도 수록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으로서의 워라밸 시간관리는 결국 내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한 이야기입니다. 시간관리는 관심관리이자 선택관리이듯 집중과 선택의 문제를 나, 가족, 업무 각각에 맞춰 생각하고 시간의 주도권을 잡을 때 진정한 워라밸을 누릴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신에게 부족한 건 '시간'이 아니라 '관리'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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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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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거장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에 이어 로스 맥도널드는 그랜드 마스터 칭호까지 수여받은 미국 미스터리사에 큰 궤적을 남긴 작가라고 합니다. 무감한 비장미가 넘실대는 하드보일드 중에서도 잔혹 하드보일드 쪽이 좀 더 제 취향이라 <블랙 머니>는 살짝 약한 면은 있었지만, 열여덟 편이나 나온 사설탐정 루 아처 시리즈만큼은 매력적입니다.

 

이 소설 역시 경찰 출신 사설탐정 루 아처가 등장하는 소설 중 한 편입니다. <블랙 머니>는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 제작 예정이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언 형제가 감독이라니 영화로 만날 루 아처가 무척 기대됩니다.

 

 

 

부유층의 도시 몬테비스타의 테니스 클럽을 드나드는 상류층 사람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1960년 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살짝 올드한 분위기가 납니다.

 

새로운 남자에게 마음을 줘버리고 약혼을 깨버린 전 약혼녀 지니의 마음을 돌리고 그녀의 비밀스러운 남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한 부잣집 아들 피터. 그가 고용한 사설탐정이 루 아처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부유인 프란시스 마텔이란 남자가 갑자기 등장해 약혼녀 지니의 마음을 훔쳐가 버려 멘붕이 된 피터. 마텔은 자칭 프랑스 정부와 마찰 관계인 프랑스인이라 주장하는데 영 의심스럽습니다. 지인 패스를 써 테니스 클럽에 입성했지만 그 지인이 알고 있던 신상과는 다르고, 10만 달러의 거금을 보유했지만 신흥 부자 느낌이 납니다. 사소한 일에 쉽게 흥분하는데다가 뭔가 위험해 보이는 남자 마텔은 지니와 도둑 결혼까지 마친 상황입니다. 

 

피터와 결혼을 약속했다가 마텔과 덜컥 결혼해버린 지니. 7년 전 아버지의 자살 이후 변했습니다. 프랑스인에 대한 집착 같은 로망이 있는 중증 낭만주의자 아가씨 스타일입니다.

 

 

 

사설탐정 루 아처는 마텔을 파고들수록 이번 일은 단순히 애인을 빼앗아간 남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7년 전 지니의 아버지 자살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모든 것은 7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도박벽 있던 지니의 아버지 사건과 관련해서는 자살이 아닌 살인의 냄새를 맡게 되고, 주변 인물들 역시 과거에는 도박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마텔을 찾는 또 다른 인물의 등장으로 사건의 포인트는 도박에 맞춰집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실소유주가 몰래 빼돌린 돈 '블랙 머니'가 사라진 것을 마텔의 짓으로 여겨 그를 쫓고 있었습니다.

 

비밀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7년 사이 벌어진 사건들은 묘하게 지니와 연관되고, 소설 내내 도박에 초점 맞춘 스토리는 어느새 뒤집히는데.

 

 

 

자신에게도 인정하지 않는 충동과 복수 그리고 욕망이 감춰진 <블랙 머니>. 소설 결말은 엔터테인먼트 경향이 강한 범죄 추리 소설에 비하면 무척 성의 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결말 특징이 씁쓸함을 남긴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무감한 듯한 시선으로 현실과 인간 심리를 묘사하는 그만의 매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루 아처 탐정에게 무척 끌렸어요. 하드보일드 소설답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방관자 시선이 잦은데도 멋진 캐릭터랍니다. 실연의 상처를 먹는 것으로 풀어버리는 의뢰인 피터를 보며 '그가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니를 내 의뢰인에게 도로 데려다주는 게 잘하는 일일까 자문하게 되었다.'라는 피식 웃음 나오게 하는 생각조차 쿨하게 던지는 남자입니다. 루 아처가 나오는 소설 더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인생에는 늘 비밀동기가 있기 마련이에요."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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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회의 -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문제해결 비법
야마자키 다쿠미 지음, 양혜윤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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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과 회의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함으로써 완벽하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혼자회의>.

 

당장 눈앞에 놓인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중 대부분 '해야 할 일'에만 쫓겨 매일, 매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우리들. 이때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차근히 가져보자' 하면서 결국 어영부영. 야마자키 다쿠미 저자는 정작 그 시간이 생기기를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바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금 있는 To Do (해야 할 일) 리스트를 Want To (하고 싶은 일)로 바꾼다는 상상만으로도 벌써 의욕 상승하는걸요.

 

 

 

혼자회의는 지금 행동으로 옮기려는 마음의 상태를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하루 한 번 혼자회의 일정을 잡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혼자회의> 책 초반에는 어떻게 시간을 내고 혼자회의에 몰입하게 하는지 혼자회의 시작에 관한 팁을 소개합니다.

 

 

 

"뇌는 질문을 받아야 움직인다."

부정적인 의식 흐름이 '어떻게?'를 넣어 질문의 형태로 바뀌는 순간 머리가 돌아간다는 거죠. 좋은 대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대답을 찾아줄 좋은 질문을 찾으면 결국 좋은 답이 나오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고민을 '어떻게 하면'으로 시작하는 의문형으로 바꾸는 방법은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알려주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혼자회의는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큰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 일을 하나씩 쪼개어 나눠보는 테마회의, 현상을 파악하는 문제대책회의, 긴장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떠오르는 것을 따라가는 프리회의, 해야 할 일 리스트와 일정을 비서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스케줄회의, 정보의 원천이 될만한 것들을 모으는 정보수집회의로 구분합니다.

 

 

 

테마회의에서는 일 외에도 가족, 연인, 친구 등 인간관계 속 '나'의 역할을 하나씩 쪼개어 각각의 역할에 몰두할 수 있게 합니다. 문제대책회의는 무엇이 고민인지 제대로 파악도 안 되면서 우울해지고 의욕이 없어질 때 필요합니다. 사실에 집중해 고민을 끌어안고만 살 때 벌어지는 이 같은 일은 현상을 파악해 어떻게 되길 원하는지 목표에 초점 맞춰야 해결법이 나온다고 해요.

 

셀프 브레인스토밍으로 불리는 프리회의는 내뱉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치유가 된다는 것에 집중합니다. 거기서 한 발 나아가면 스스로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가로막혀 보기 힘들었던 사실이 명확해져 결국 단순하고 정확한 해결책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케줄 표가 매번 '긴급'에 지배당한 건 아닌지 반성해보는 스케줄회의.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웃소싱할 줄도 알아야 나는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에 우선시할 수 있게 됩니다. 잡지, 책을 가볍게 읽으며 마음에 드는 건 적어두기도 하면서 정보의 원천이 될만한 것들을 수집하는 정보수집회의는 자신도 모르게 사고의 깊이를 더해가는 길이 됩니다.

 

 

 

혼자회의를 하면 오히려 머릿속을 비우게 됩니다. 잊어선 안된다며 계속 떠안고 있는 게 아니라 밖으로 꺼내놓고 머릿속은 영감이 떠오르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두는 방법인 겁니다.

 

<혼자회의> 책은 할 일과 일정이 꽉 찬 상태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고, 권태 감정과 정신적 압박감으로 이어지기 직전의 상황에서 펼쳐보게 되었는데요. 완벽하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은 어떻게 도출해내는지 궁금했습니다. '결국 하긴 해야 하잖아' 하는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건강한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자는 과도하게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것도 강조합니다. 피로감을 느껴야만 일한 기분이 드는 저 같은 사람은 충고를 잘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여유 있을 때 재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

 

 

 

혼자회의 디럭스는 자신의 틀을 깨는 시간입니다. 현상 유지하고 싶은 무의식을 이겨내고 나다움을 새로 만드는 겁니다. 자신이 지향하는 틀을 이미지화해 나다움을 바꾸는 다양한 질문이 등장합니다. 어렸을 땐 하고 싶은 일만 하다 어느순간 해야 할 일만 하는 우리들. 그러다 보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혼자회의 디럭스는 자신이 정말 바라고 있는 것을 알기 위한 작업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질문 가득한 다이어리 북도 바로 혼자회의 디럭스를 하는 셈이었군요.

 

머릿속을 정리하고, 마음을 말끔하게 정리해 단순화 시키면 어딘가에서 멋진 아이디어가 튀어나올 거라고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혼자회의의 보상이라고 합니다.

 

넉넉한 여백을 둔 편집 덕분에 편하게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바쁘다면 '해야 하는 일'에만 둘러싸여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보라는 <혼자회의>. 일반적인 시간관리법 책과 함께 읽기 좋은 내용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질문법을 알려주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북돋워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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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패션MD 2 : 브랜드편 -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 MD가 알려주는 브랜드 큐레이션의 모든 것! 패션 MD 2
김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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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국내에서 독보적인 슈퍼 MD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바잉이 가능한 브랜드 위주로 엄선한 리스트 <패션 MD 2 브랜드 편>.

 

백화점 바이어, 편집숍 바이어, 소규모 편집숍을 운영하는 전문가들, 수입 편집숍 바잉 엠디를 꿈꾸는 편집숍 창업자, 그리고 패션에 관심 많은 패피들까지 사로잡는 책입니다. 저처럼 일반 독자마저도 패션 잡지처럼 뒤적일 수 있는 책이어서 눈 반짝거리며 책장 넘겼습니다. 끝까지 읽는 데 은근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나타날 때마다 폭풍 검색하느라 정작 책장 넘기는 속도는 본의 아니게 더뎠습니다.

 

 

 

패션 시장을 움직이는 대표적 경향을 9개로 구분해 각 카테고리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선별했습니다. 페미닌룩, 밀리터리룩,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미니멀룩, 아방가르드룩, 보헤미안룩, 그리고 북유럽과 일본 브랜드를 포함해 감초 역할을 하는 액세서리까지. 김정아 슈퍼 MD가 전 세계를 다니며 눈에 띈, 가능성 있고 핫한 브랜드들입니다.

 

 

 


소녀답고 귀여운 헵번룩에서 카리스마 풍기는 팜므파탈룩까지 여자여자한 브랜드가 많은 페미닌룩. 브랜드를 선별할 때 김정아 슈퍼 MD의 기준이 잘 드러나더군요. 현재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요즘은 원산지보다 가성비에 초점 맞춘다고 해요. 300~400만 원 레이스 드레스를 50~60만 원에 가능한 셀프포트레잇 브랜드가 뜰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베라 왕 브랜드에 얽힌 1세대 편집숍의 비운 스토리도 언급되어 비하인드 읽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실패담을 분석해 조언도 해줍니다. 럭셔리 편집숍의 주 타깃 3050세대를 생각해 브랜드를 봐야 하고, 파티 문화가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가성비 좋은 드레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니커즈, 슬립온처럼 편한 스타일과 스포티한 패션이 강세인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패치와 와펜 장식이 돋보이는 펀&펑키룩, 비주류의 주류화 락&펑크 스트리트웨어, 블랙 감성의 고딕&펑크 스트리트웨어 등 스트리트웨어 안에서도 스타일이 다양하네요.

 

에스닉 스타일의 보헤미안 시크룩은 바캉스 다녀와야 할 분위기입니다. 퀄리티 있고 고급스러운 보헤미안룩은 리조트룩으로 딱이죠. 모칠라백은 저도 하나 갖고 싶네요.

 

 

 

중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밀리터리룩. 저도 무척 선호하는 룩입니다. 퍼 라이닝 야상은 최상급 동물털을 사용해 저는 거부감이 드는 데다가 사지도 않을 테지만 암튼 야상도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편집숍 바이어라면 야상 브랜드는 한두 개 바잉하는 게 안전할 정도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

 

편집숍에선 묻혀 버리기 일쑤인 베이직하고 클래식한 스타일 미니멀리즘. 하지만 트렌드 유행 관계없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기에 더 고급스러운 룩을 구매해야 합니다. 블랙 앤 화이트를 좋아하는 제 취향에 맞는 브랜드가 많아 눈 호강했어요.

 

 

 

핏과 컷이 독특한 아방가르드룩. 남과 다른 것, 일반적인 패션 규범에서 벗어난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패피라면 이것만큼 좋은 게 없죠.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미니멀리즘, 북유럽 브랜드도 앞으로 대세가 되지 않을까요. 필리파케이 브랜드는 완전 제 취향이더라고요. 미니멀리즘의 정점을 찍습니다. 다만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 브랜드가 가진 단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구스 패딩을 열렬하게 좋아하는 우리나라 고객 입맛에 맞출 구스 다운 패딩이 없다는 겁니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거든요. 한 두랙 정도면 몰라도 모노 브랜드 런칭은 회의적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특유의 도매 시스템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면 가격이 두 배 정도 뛰어버리는 일본 브랜드. 핫한 브랜드는 차라리 일본에서 직접 사는 게 현명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여겨봐야 할 일본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트렌드의 완성은 액세서리죠. 가방, 신발 등 톡톡 튀는 액세서리만으로도 패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국내에서 잘 팔릴만한 아이템들을 소개했습니다.

 

"멀티숍은 아이덴티티가 생명이다.
아이덴티티가 없는 곳은 편집숍이 아니라 그저 만물상이자 옷 가게일 뿐이다." - 책 속에서

 

패션 MD 첫 번째 책은 전체적인 바잉 업무를 다룬 엠디에 대한 전반적 개요를 담은 책이었다면, 이번 <패션 MD 2>는 브랜드 선택과 브랜딩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내년에 쇼룸 편이 출간되면 바잉, 브랜딩, 쇼룸을 아우르는 패션 MD들을 위한 교과서가 완성되는 셈입니다.

 

김정아 엠디의 <패션 MD 2>는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 알짜배기 브랜드 리스트를 아낌없이 공개했습니다. 유명 브랜드여도 우리 계절과 안 맞는 소재와 디자인이 있어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카테고리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브랜드만 선별했기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안목이 한층 높아지고 브랜드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인문학 박사 출신 패션 MD여서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패션계에 우연히 발을 들였지만 한번 손 닿으면 끝장을 보는 분이신 것 같아요. 스페이스 눌 대표로 여성계의 롤모델이 될만한 분 같아 이 분의 개인적인 삶과 관련한 에세이도 한 권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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