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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패션MD 2 : 브랜드편 - 대한민국 최고의 슈퍼 MD가 알려주는 브랜드 큐레이션의 모든 것! ㅣ 패션 MD 2
김정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10년간 국내에서 독보적인 슈퍼 MD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바잉이 가능한 브랜드 위주로 엄선한 리스트 <패션 MD 2 브랜드 편>.
백화점 바이어, 편집숍 바이어, 소규모 편집숍을 운영하는 전문가들, 수입 편집숍 바잉 엠디를 꿈꾸는 편집숍 창업자, 그리고 패션에 관심 많은 패피들까지 사로잡는 책입니다. 저처럼 일반 독자마저도 패션 잡지처럼 뒤적일 수 있는 책이어서 눈 반짝거리며 책장 넘겼습니다. 끝까지 읽는 데 은근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 나타날 때마다 폭풍 검색하느라 정작 책장 넘기는 속도는 본의 아니게 더뎠습니다.

패션 시장을 움직이는 대표적 경향을 9개로 구분해 각 카테고리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선별했습니다. 페미닌룩, 밀리터리룩,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미니멀룩, 아방가르드룩, 보헤미안룩, 그리고 북유럽과 일본 브랜드를 포함해 감초 역할을 하는 액세서리까지. 김정아 슈퍼 MD가 전 세계를 다니며 눈에 띈, 가능성 있고 핫한 브랜드들입니다.

소녀답고 귀여운 헵번룩에서 카리스마 풍기는 팜므파탈룩까지 여자여자한 브랜드가 많은 페미닌룩. 브랜드를 선별할 때 김정아 슈퍼 MD의 기준이 잘 드러나더군요. 현재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요즘은 원산지보다 가성비에 초점 맞춘다고 해요. 300~400만 원 레이스 드레스를 50~60만 원에 가능한 셀프포트레잇 브랜드가 뜰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베라 왕 브랜드에 얽힌 1세대 편집숍의 비운 스토리도 언급되어 비하인드 읽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실패담을 분석해 조언도 해줍니다. 럭셔리 편집숍의 주 타깃 3050세대를 생각해 브랜드를 봐야 하고, 파티 문화가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가성비 좋은 드레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니커즈, 슬립온처럼 편한 스타일과 스포티한 패션이 강세인 럭셔리 스트리트웨어. 패치와 와펜 장식이 돋보이는 펀&펑키룩, 비주류의 주류화 락&펑크 스트리트웨어, 블랙 감성의 고딕&펑크 스트리트웨어 등 스트리트웨어 안에서도 스타일이 다양하네요.
에스닉 스타일의 보헤미안 시크룩은 바캉스 다녀와야 할 분위기입니다. 퀄리티 있고 고급스러운 보헤미안룩은 리조트룩으로 딱이죠. 모칠라백은 저도 하나 갖고 싶네요.

중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밀리터리룩. 저도 무척 선호하는 룩입니다. 퍼 라이닝 야상은 최상급 동물털을 사용해 저는 거부감이 드는 데다가 사지도 않을 테지만 암튼 야상도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편집숍 바이어라면 야상 브랜드는 한두 개 바잉하는 게 안전할 정도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
편집숍에선 묻혀 버리기 일쑤인 베이직하고 클래식한 스타일 미니멀리즘. 하지만 트렌드 유행 관계없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기에 더 고급스러운 룩을 구매해야 합니다. 블랙 앤 화이트를 좋아하는 제 취향에 맞는 브랜드가 많아 눈 호강했어요.

핏과 컷이 독특한 아방가르드룩. 남과 다른 것, 일반적인 패션 규범에서 벗어난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패피라면 이것만큼 좋은 게 없죠.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미니멀리즘, 북유럽 브랜드도 앞으로 대세가 되지 않을까요. 필리파케이 브랜드는 완전 제 취향이더라고요. 미니멀리즘의 정점을 찍습니다. 다만 바이어 입장에서는 이 브랜드가 가진 단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구스 패딩을 열렬하게 좋아하는 우리나라 고객 입맛에 맞출 구스 다운 패딩이 없다는 겁니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거든요. 한 두랙 정도면 몰라도 모노 브랜드 런칭은 회의적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특유의 도매 시스템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면 가격이 두 배 정도 뛰어버리는 일본 브랜드. 핫한 브랜드는 차라리 일본에서 직접 사는 게 현명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여겨봐야 할 일본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트렌드의 완성은 액세서리죠. 가방, 신발 등 톡톡 튀는 액세서리만으로도 패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국내에서 잘 팔릴만한 아이템들을 소개했습니다.
"멀티숍은 아이덴티티가 생명이다.
아이덴티티가 없는 곳은 편집숍이 아니라 그저 만물상이자 옷 가게일 뿐이다." - 책 속에서
패션 MD 첫 번째 책은 전체적인 바잉 업무를 다룬 엠디에 대한 전반적 개요를 담은 책이었다면, 이번 <패션 MD 2>는 브랜드 선택과 브랜딩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내년에 쇼룸 편이 출간되면 바잉, 브랜딩, 쇼룸을 아우르는 패션 MD들을 위한 교과서가 완성되는 셈입니다.
김정아 엠디의 <패션 MD 2>는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 알짜배기 브랜드 리스트를 아낌없이 공개했습니다. 유명 브랜드여도 우리 계절과 안 맞는 소재와 디자인이 있어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카테고리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브랜드만 선별했기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안목이 한층 높아지고 브랜드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인문학 박사 출신 패션 MD여서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패션계에 우연히 발을 들였지만 한번 손 닿으면 끝장을 보는 분이신 것 같아요. 스페이스 눌 대표로 여성계의 롤모델이 될만한 분 같아 이 분의 개인적인 삶과 관련한 에세이도 한 권 나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