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도기 Trip Doggy -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0일 유럽여행
권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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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늘 개가 있는 집에서 자란 저자는 이제 출퇴근도 함께 할 정도로 개사랑 유전자를 타고났습니다. 인간보다 짧은 생을 사는 그들을 곁에서 보며 무엇보다 즐거운 추억을 가득 채워주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떠난 여행. 여러 중대형 개가 있지만 그중 보더콜리 페퍼는 여행에 최적화된 성격이어서 무려 유럽여행을 함께 할 정도였어요. 털북숭이 친구 페퍼와 3주간의 유럽여행기 <트립도기>에서 그 생생한 여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해외여행을 하려면 준비 과정이 단단히 필요합니다. 켄넬 훈련이 잘 된 개여도 10시간 이상의 비행을 견디는 개여야 하고,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성향이어야 합니다. 국내여행을 많이 다녀 보면서 개의 성향을 파악해야 어떤 상황에서 개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여행을 떠나는 데 필요한 짐은 인간 짐보다 반려견의 짐이 우선! 검역서류 챙기기부터 시작해서 여행 준비를 위해 챙겨야 할 것들을 꼼꼼히 알려줍니다.

 

 

 

프랑스 파리로 입국해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에서 출국하는 3주 여행. 유명 관광지는 개와 함께 입장 불가인 곳이 많고, 투어 프로그램도 거절의 연속을 맛봅니다. 숙소도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숙소 중에서 위치와 가격을 맞추느라 꽤 손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하려면 배낭여행식보다는 가격이 조금 높아도 무난한 이동 수단, 숙소를 선택하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낫겠더라고요.

 

 

 

한국에서는 일상에 깊이 스며든 눈치 본능에 절어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큰 개가 지하철을 타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어떤 공간이든지 개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개 티켓을 따로 끊어야 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개와 함께 삶을 즐기는 것이 일상화된 환경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자신이 싫다는 이유로 생명과의 공존을 거부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 책 속에서

 

 

 

뛰어도 뛰어도 끝이 없는 초원을 뛰어다닌 페퍼. 순수하게 행복해하는 몸짓과 표정을 보여줍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견주의 행복 아니겠어요.

 

 

 

파리에선 숙소의 저주, 이동 중엔 기차의 저주, 스위스에선 비의 저주를 경험하며 좌충우돌 사건들이 많았지만 이탈리아에서 페퍼가 크게 아팠던 일은 심장 떨어질만한 사건이었어요. 이틀 동안 일정 없이 쉰 다음 다행히 괜찮아진 페퍼 덕분에 이 여행은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대형견과 함께 다니는 일이 자연스러운 유럽에서조차 아직 개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어 자유여행을 하며 그 도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 위주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레스토랑도 테라스가 있는 곳을 이용하거나 테이크아웃으로, 해변도 반려견 출입이 되는 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습니다. 일부 대중교통은 기사 재량에 따라 통과, 불통과 식이기도 했고요.

 

반려견과의 여행에서 중요한 건 당황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면서 그 상황을 적절히 처신하는 자세였어요. 프로 대중교통 탑승러 페퍼 덕분에 수월했던 여행. 마음 잘 맞고 든든한 페퍼가 있어 반려견과 함께 한 유럽 여행은 둘 모두에게 행복했던 나날로 기억되었습니다.

 

여행하는 개 페퍼.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페퍼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잘 보이더라고요. 엄마 미소 절로 나옵니다. 에티켓이 철저한 페퍼의 행동은 결국 견주의 태도에서 나타나는 것 아니겠어요. 반려견과의 여행에 필요한 노하우와 경험담을 들려준 <트립도기>, 반려견과 해외여행을 꿈꾸는 여행자에게 좋은 응원이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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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셀프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6
김수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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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자유여행 핵심 코스 완벽 가이드 <후쿠오카 셀프트래블>.
일본을 자주 다녀도 정작 일본어는 잘 모르는 저자 덕분에 (?) 언어의 두려움으로 일본여행을 망설이는 사람도 불편 없이 자유여행할 수 있게 구성한 여행가이드북입니다.

 

 

 

1박 2일 일정부터 유후인 또는 벳푸가 포함된 2박 3일 일정, 아이와 함께 하우스텐보스까지 둘러보는 3박 4일 일정까지.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후쿠오카 근교까지 소개합니다. 요즘 핫 트렌드 숙소들 소개가 많아 취향저격이었어요. 혼자여행에 딱인 숙소,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숙소 등 가성비 좋은 숙소들이 많아 고르는 재미도 쏠쏠.

 

 

 

서울의 반 정도 되는 크기인 후쿠오카.
하카타역 주변, 텐진, 야쿠인, 시사이드 모모치 일대를 각각 소개합니다. 후쿠오카 전망대가 있는 하카타역은 복합쇼핑센터가 있어 그곳에서만도 시간 훌훌~ 무민 카페도 있고, 규수 전체에서 단 하나뿐인 포켓몬 캐릭터숍도 있어요. 한국어 투어도 가능한 아사히 맥주 하카타 공장 견학도 빠뜨리지 마세요.

 

 

 

먹거리 쪽으로는 일본 포장마차 야타이 이용법이라든지 우동, 라멘, 스시만큼은 확실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위해 하루 6끼 라멘으로 때우기도 했다는 저자.

 

 

 

후쿠오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텐진은 19세기 남부 유럽 거리를 재현한 지하상점가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타임슬립한 기분일 겁니다. 새롭게 뜨는 감성 자극 핫 플레이스 야쿠인에서는 취향저격 카페와 숍을 구경하는 것으로 눈호강을. 항구도시 후쿠오카의 매력이 담긴 시사이드 모모치는 휴양여행으로도 좋습니다.

 

 

 

후쿠오카 근교로는 다자이후, 벳푸, 유후인, 하우스텐보스를 소개합니다.
하카타역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다자이후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가 있어 현지인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온천마을 벳푸는 제대로 온천 순례하려면 1박 2일 일정으로 따로 빼는 걸 추천하네요. 물론 당일여행자를 위한 꿀팁도 있어요. 온천 이용법, 3시간 코스인 벳푸 지옥온천 순례 방법 등 제대로 온천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환상적인 물안개를 피워내는 긴린코가 있는 유후인은 해리포터 테마거리, 규수 자동차 역사관, 미술관 등이 있어 아이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중세 네덜란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일본 3대 테마파크 중 한 곳인 하우스텐보스. 다들 초저녁에 되돌아가지만 야경이 진짜 매력이니 오래 머물러도 좋은 곳이라고 추천합니다.

 

교통 요금이 비싼 일본인만큼 내 여행 스타일에 맞는 후쿠오카 교통 패스도 알려주고 있고, 최근 오픈한 곳도 꼼꼼히 소개해 2018년 후쿠오카 자유여행자에게 도움 될 여행가이드북 <후쿠오카 셀프트래블>.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남짓, 후쿠오카 공항에서 시내까지 20분 정도로 가까운 곳. 짧은 일정으로 또는 이동에 체력 소모되는 일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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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토크 - 상대를 훅 끌어당기는 고품격 대화법
문석현 지음 / 천그루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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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쇼호스트가 알려주는 상대를 훅 끌어당기는 고품격 대화법 <후킹 토크>. 기존의 대화법 책과는 완전 달라요. 소설 좋아하는 독자들도 꼭 읽어보세요. 다양한 갈등 장면이 나오는 소설 속 사례를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접목해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소설도 그냥 소설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은 한국 현대 소설만 다룹니다.

 

 

 

<후킹 토크>는 왜 남자와 여자는 말하는 법이 다를까? 어떻게 하면 상처 주지 않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친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멋진 나를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나와 타인을 이해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버라이어티하고 한계 없는 여자의 걱정에 대처하는 남자의 자세는 연애 잘 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네요. 공감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에 100% 적용되는 수단이라는 것을 장강명 소설 <한국이 싫어서>, 김애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한은형 소설 <거짓말>, 이혜린 소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등의 장면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온리 원이라는 자존심 빼면 시체인 남자. 남자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여자의 말 한마디도 곁들입니다. 천명관 소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는 여자사람 필독서더군요. 커뮤니케이션에서 결과를 중시하는 남자와 과정을 중시하는 여자의 차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갭이 컸습니다. <후킹 토크>에서는 공감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한들 실천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명쾌한 해결책까지 내놓습니다.

 

"온몸 구석구석 깊숙하게 박혀 있는 DNA를 자극하라." - 책 속에서

 

 

 

상처 주지 않는 대화법은 사회생활 잘하는 방법이기도 했어요. 주로 상사를 대할 때 경험할 텐데 완벽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권위적인 사람을 상대할 때는 남과 다름을 강조해주는 방법으로, SNS에서 말 한 마디 때문에 상처 입는 사람이라면 무의미한 질문엔 무의미한 답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재미있는 건 여자는 감정적이라 에둘러 지시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상사라면 생각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직접적인 피드백 이후 감정 헤아려 주길 원하는 여자의 심리를 보여주네요. 정아은 소설 <잠실동 사람들>을 읽어보세요. 이 외에도 사회생활 속 다양한 갈등 상황을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 정이현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저는 모르는 사람과 금방 친해지는 비결이 너무 궁금했었는데요. 상대 얼굴 대신 상대를 감싸고 있는 것부터 주목하라는 조언을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쓱 2초면 끝이라네요.  '요즘 어때요?' 같은 막연하고 맥 빠지는 질문 대신 지금 보이는 팩트를 바탕으로 말을 건네라고 합니다.

 

<후킹 토크>에는 저자의 쇼호스트 경험이 잘 녹아있습니다. 불특정 다수 시청자에게 의도적으로 하는 질문 등 심리를 이용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상대방에게 관심이 많다는 표현 도구가 되는 질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소통에 관한 갈등 사례는 이석원 소설 <실내인간>, 조정래 소설 <풀꽃도 꽃이다>, 최민석 소설 <능력자>, 정하은 소설 <모던 하트>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장강명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백영옥 소설 <애인의 애인에게> 등을 통해 나의 매력을 발산하고 내 멘탈을 지키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후킹 토크> 책 구성으로 짐작할 수 있듯 소설을 좋아하는 저자의 성향상 몰입과 사색의 습관으로 인도하는 글쓰기의 영향도 피력합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사는 것이 아닌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알아둬야 할 노하우가 많았습니다.

 

저자가 소설에서 갈등과 해결책을 캐치하는 능력은 신급이네요. 한국소설 속 문제 장면만 다뤘기에 내 이야기 같은 생생함이 돋보입니다. 앞으로 소설을 어떻게 읽어내야 내 삶의 지혜로 연결할 수 있을지, 소설 읽는 법을 배운 기분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순수 한국소설 독자에게도 강추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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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 -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원작 소설, 공식 출판작,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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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고전 추리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

1974년 영화화 이후 43년 만에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원작소설은 황금가지 출판사의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에 포함된 책 <오리엔트 특급 살인>으로 만났어요. ebook으로도 가지고 있었지만 저는 역시 손맛 좋은 종이책이 딱이네요. 인물들 이야기 나올 때마다 본문의 유일한 이미지인 열차 내부 그림을 다시 펼쳐가며 확인하기 편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오리엔트 특급 열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 <오리엔트 특급 살인>. 작가는 이 소설을 이스탄불의 호텔에서 썼다죠.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주인공인 할머니 마플 양과 콧수염이 인상적인 에르퀼 푸아로 탐정 중 푸아로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2017년판 영화와 원작소설은 큰 줄기는 같지만 디테일한 면에선 조금 달랐습니다. 첫 장면은 영화 쪽이 부연 설명이 길었어요. 초중반까지는 원작소설 쪽에 한 표. 간략하고 명쾌한 진행으로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본론으로 들어가는 원작소설입니다.

 

 

 

벨기에 출신 에르퀼 푸아로 탐정 참 독특한 인물입니다. 천재처럼 보이다가도 어떨 땐 병맛 같은. 달리 할 일 없으면 사람을 관찰하는 성격은 원작소설에 잘 드러납니다. 영화만 보면 머릿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지 부족한데, 소설에서는 유심히 관찰하는 평소 성격을 통해 프로파일러로서의 면모를 이해하게 됩니다.

 

 

 

사흘간의 유럽 횡단 여행의 배경이 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다양한 국적, 계층의 열세 사람이 모였습니다. 그중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푸아로 탐정에게 의뢰한 라쳇. 결국 그는 밤새 잔인하게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됩니다. 마침 폭설 때문에 열차가 서 버린 상태에서 말입니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푸아로가 사건을 맡습니다. 이번 살인 사건에는 증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증거인지 가짜 증거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열두 명의 승객이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된 데다가 다들 살인 동기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살해당한 라쳇의 과거를 알게 되자 그때부터는 상황이 바뀝니다. 어린이 유괴범죄로 한 가정을 무너뜨린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었다 증거불충분으로 석방 후 신분을 바꾼 라쳇. 게다가 승객들 역시 비밀을 안고 있었습니다. 이제 열두 명 모두 용의자가 되었습니다.

 

 

 

사건을 맡을 때 '회색 뇌세포를 사용하라'는 열차 회사 간부이자 친구인 부크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증거 체취보다 심리 분석파인 푸아로 탐정. 프로파일러인 셈입니다. 영화에서는 이 과정이 많이 압축되어 슬라이드를 넘기듯 영상미를 강조했지만, 원작소설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고스란히 나옵니다.

 

 

 

승객들의 증언과 증거가 복잡하게 꾸며진 사건이지만, 오로지 추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밀실 사건 <오리엔트 특급 살인>. 프로파일링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이니 원작소설은 꼭 읽어보세요.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원작소설과 가장 크게 차이 난 부분은 결말 장면이었어요. 소설은 결말까지 열차 안 식당칸이 주배경이지만, 영화는 마지막을 다르게 했습니다. 열차 밖 터널 속에서 '최후의 만찬'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무척 마음에 들었답니다.

 

밀실 분위기 제대로 나게 위에서 내려찍는 촬영 기법도 멋졌고, 몇몇 캐릭터는 소설보다 영화 쪽이 더 매력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쿨할 정도로 담백하게 마무리 짓는 원작소설과 다르게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결말에서는 푸아로 탐정의 내면을 무척이나 극적으로 표현했는데,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워낙에 배경이 멋져 용서되는 ㅋㅋ.

 

여담으로... 푸아로 탐정이 그 멋들어진 콧수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대해 소설과 영화가 재미있게 표현했어요. 원작소설에서는 수염 다듬는데 고데기를 쓴답니다. 영화에서는 잠 잘 때 쓰는 모자처럼 잠 잘 때 콧수염을 보호하는 캡을 씌운 장면이 가관이었어요. 푸아로 탐정 은근 잊지 못할 캐릭터입니다.

 

 

 

영화 마지막엔 후속작을 예고하는 센스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푸아로 탐정에게 지금 이집트로 가야한다고 말이죠.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 <나일 강의 죽음>이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이어 푸아로 탐정이 나오는 다음 영화가 되겠습니다.

 

원작소설과 영화 모두 매력 있었어요. 영화는 영화대로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미가 좋았는데, 스토리가 탄탄하게 받쳐주니 괜찮은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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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동안 - 부담 없이, 두려움 없이, 재미있게 행복하게 쓰면서 즐기는 만만한 글쓰기
송숙희 지음 / 시디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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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책쓰기 코치이자 출판프로듀싱으로 활약하는 송숙희의 에세이 <쓰는 동안>. 그동안의 글쓰기 훈련법 책과는 달리 에세이 감성이 가득한 책입니다.

 

 

 

2010년 출간된 책입니다. 송숙희 저자의 글쓰기 관련 책만 읽었던 터라 똑 부러지는 센언니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는데 <쓰는 동안>을 읽으면서 저자의 또 다른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힐링 사진과 함께 부담 없이 읽어낼 수 있었던 <쓰는 동안>.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는 내내 쓰고 싶어지는 욕망이 타오르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책입니다.

 

 

 

<쓰는 동안>은 말 그대로 쓰는 동안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써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몇 가지 알려주는데요. MIT에서도 명쾌한 사고능력이 생기게 하고 연구 능력과도 직결되는 쓰기를 강조합니다. 글쓰기는 마음을 청소해주며 정신건강에도 도움 됩니다. 저는 마지막 이유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쓰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 다른 사고, 다른 장소에 머물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지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뭘 써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저자는 쓸 거리를 툭툭 던집니다. 주변 환경에 대해서도 써 보고, 정말 소중한 10가지 또는 절대 거부하고 싶은 10가지를 써 보라고 합니다. 나를 PR 하는 문장도 써 보라고 합니다. 나부터 자긍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자랑하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것을 쓰는 위시리스트도 거창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소소한 일들, 가슴 뛰게 하는 일들, 나에게 빠져드는 일들이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는 겁니다. 우리가 써야 할 것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오늘 아침 산책길에 막 발견한 그 새로움, 그 발견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말이죠.

 

 

 

송숙희 저자는 쓰는 동안 행복해지라고 합니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도 행복한 마음일 때 다이어리를 쓰라는 글을 봤는데, <쓰는 동안>에서도 스스로와 소통하는 기행문인 일기는 행복한 사람이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흔히 일기는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홀로 되뇌며 쓰는 것이라 여겼는데 마음의 포커스를 바꿔봐야겠습니다.

 

 

 

다른 이에게 기대하는 건 일상적이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얼마나 기대하는지 묻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나도 모르는 나의 잠재력이 발동해 내 기대치 이상을 이룰수록 나 자신에게 기대해보라고 합니다. <쓰는 동안>을 읽는 중에 싱숭생숭한 일이 많아 평소 잘하던 책 읽기조차 힘들었는데 그때 만난 이 책이 많은 생각을 안겨 주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얼마나 믿으세요?
당신 자신을 믿지 않고
다른 사람을 믿느라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기대를 거느라
힘들지는 않은지요?

 

당신의 기대를
당신 만큼 잘 충족시켜주는
대상은 없습니다." - 책 속에서

 

 

 

<쓰는 동안>을 읽으면서 결국 쓰기는 일상의 소중함을 표현해보는 훈련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해라 식이 아닌 '이래서 쓰는 게 좋다'는 늬앙스로 은근슬쩍 찌르는 <쓰는 동안>. 오히려 감성을 건드리는 저널테라피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결국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합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내 삶을 나만의 이야기로 채우고 싶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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