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미래의 대이동
최윤식.최현식 지음 / 김영사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30 미래의 대이동>은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상황판을 보여주며 큰 그림을 이해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변화와 대이동의 방향과 구조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아시아인 최초 미래학 석사학위를 받은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저자의 <2030 미래의 대이동>. 그의 대표저서들 내용을 재구성한 미래예측서로 다른 저서들을 다 읽기 힘들다면 이 책 한 권은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폭넓은 상식 수준으로 보기 좋게 요점정리가 잘 된 책입니다.

 

 

 

현재 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판 구조론을 바탕으로 불의 고리에 비유합니다. 서구와 아시아의 충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충돌, 실물경제와 금융경제의 충돌, 20세기 산업과 21세기 산업의 충돌, 20세기 제조업과 21세기 제조업의 충돌, 화석에너지와 미래에너지의 충돌, 물질 소재와 분자 소재의 충돌, 안정 세대와 불안정 세대의 충돌 등 기존 질서와 경계의 파괴라는 판의 충돌 시기라는 겁니다.

 

위험은 곧 기회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갑니다. 누가 먼저 해결하느냐, 누가 먼저 진입하고 이루어내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높아지고 미래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목차를 훑어보다가 2018~2019년 한국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 90%에 눈길이 갔는데요. 위기 이전 2017년에 그 전조가 일어날 것이라고 해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긴 하네요. 이번 정권 마지막과 다음 정권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구나 싶건만... 암울하기만 합니다. 무조건 다음 대통령은 잘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해진.

 

현재 초저금리 시대에 살면서 건국 이래 최고치라는 가계부채. 이게 치명적이더라고요. 미국이 금리 인상하면 5개의 폭탄이 날아온다는데 그 관계성은 경제에 약한 제가 완벽히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어쨌든 기준금리 인상분, 추가이자 부담 등의 현실적인 문제만큼은 이해되더라고요. 실질적으로는 4~5배의 부채부담률이 증가하는 거라고 합니다.

 

 

 

이런 위기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긴 한 걸까요. 저자는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태도를 알려줍니다.
예측하고 움직이기, 따라붙기, 예측 대신 스스로 길 만들기로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었어요. 그 전제는 변화와 대이동의 큰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고요. 변화는 두려움을 주지만 새로운 기회도 준다고 했죠.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흐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회를 잡으려면 통찰과 전략이 필수입니다. 통찰은 눈이고, 전략은 손이라고 하는군요. 위기든 기회든 그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언어 구사보다는 의사소통, 지식보다 지혜, 암기력보다 이해력, 매뉴얼보다 창의력. 미래의 새로운 판에 뛰어들어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런 인재상이 요구됩니다. 심리, 철학, 역사, 감성 공감 등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인성이 능력이 되는 시대를 살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미래 인재상을 위한 훈련법 같은 것도 소개하는데 흥미롭더라고요. 체계적인 업무 처리 능력을 위해서는 쏟아지는 정보량에 허덕이지 않아야 한다는 게 중요했어요. 정보의 양을 줄이는 방법을 터득하는 거죠. 정보 필터링 능력은 지금 하는 일과 목표, 상황에 맞는 정보를 선택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현재 부족한 역량 중 미래에는 저렴하게 혹은 공짜로 얻을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저자는 제갈공명처럼 미래 바람을 이용하라고 합니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이들에게만 그 기회를 낚아챌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바람을 이용할 준비를 하면 되는 겁니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변화의 이치, 구조, 흐름을 알면 위기의 실체, 위기 이후 벌어질 가능성 예측이 수월해집니다. 논리와 확률, 지혜가 버무려지면 제갈공명처럼 될 수 있습니다. 길게 바라보고 큰 크림을 살펴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2030 미래의 대이동>.

 

미래는 갑자기 닥치지 않는다고 해요. 미래 전조를 주고 온다고 합니다. 이걸 알아차리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고, 살아남으면 대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떻게 기회를 잡아 미래를 주도할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지금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보여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지도로 읽는다
라이프사이언스 지음, 노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컬러풀한 자료로 보기 좋은 구성에다가 교양인문 적정 수준을 보여주는 책 <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고등학생들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종교의 역사. 종교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종교의 역사를 통해 세계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 5대 종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유대교, 힌두교.
각 종교의 창시자, 교리 등 종교의 뿌리와 발전 과정, 다양한 종교 상식, 종교 분쟁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는 문제까지 다룹니다.

 

 

 

종교가 탄생한 지역에 따라 종교적 특성이 달라진다?!
지리적 환경이 종교의 성격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종교는 기본적으로 유일신과 다신교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비가 적은 건조한 지역은 일신교를, 온난다습 지역은 다신교가 탄생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건조한 지역은 척박한 환경 때문에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해요. 온난다습하면 적은 수의 사람만 모여도 자립생활이 가능해 집단마다 다른 신을 믿게 됩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파벌이 생기기 마련이라 교파가 나눠지는데 그것까지도 지리적 환경 요인이 있더라고요. 이처럼 지역적 특성, 지리적 환경, 구성원 성격 등에 따라 종교적 특성이 달라진다는 배경을 볼 수 있습니다.

 

종교 창시자인 교조는 힌두교를 제외하고는 다 있습니다. 예수, 석가, 모세, 무함마드의 일생도 간략히 다루고 있고, 5대 종교의 핵심 교리와 경전, 사후 세계관 등을 소개합니다. 아주 깊숙하게 들어가진 않아도 기본 상식 수준에서 비교해보며 접할 수 있게 정리를 잘 해둔 책이었어요.

 

 

 

 

정치를 좌우하는 종교.
미국의 최대 종교 개신교. 그중 보수적인 기독교 원리주의 복음파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요. <성서>를 전혀 오류 없는 신의 복음으로 여기는 복음파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나옵니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어떻게 과격파가 되는가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이슬람 부흥 운동이 배타적, 호전적 이미지로 덧씌워졌습니다. 거기에 잘못된 교리 해석 등으로 과격파가 나오는 상황을 짚어줍니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기본적으로는 정교분리 원칙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인간이 신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지지만, 이슬람 사회는 정교일치가 아직 지배적이기에 독재가 많고, 민주주의적 사고방식 발전이 느릴 수밖에 없는 여건입니다.

 

 

 

불교에 관해서도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세계사는 곧 종교전쟁이라고 말할 만큼 익숙한 상태지만 아시아의 불교 관련 분쟁은 생소했어요. 불교의 기원 인도에서는 오히려 힌두교가 득세하면서 불교 박해로 이어졌습니다. 거기에 이슬람교의 세력이 확대되어 불교에서도 큰 분쟁이 있었더라고요. 스리랑카에서는 불교가 힌두교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진행형인 티베트 독립투쟁 역사도 있습니다. 티베트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불교 국가인가라는 물음에 순간 머뭇거리게 되더라고요. 중국은 공산당 정권 이후 종교 인정을 하지 않아 신앙으로서 믿는 독실 불신자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유교와 도교도 마찬가지고요.

 

세계 5대 종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면 비즈니스, 여행 등을 할 때에도 도움 됩니다. 할랄 식품 사업, 술을 금지하는 나라 등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교리들이 있더라고요. 경전에 위배되는 새로운 현상이 현실 사회에 나타났을 때, 각각의 종교가 대처하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신의 의지를 우선할 것인가, 사회적 안정을 중시할 것인가. 동성애자, 산아제한 등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종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룬 책 <지도로 읽는다 세계 5대 종교 역사도감>.
현재 종교 대립 상황을 통해 국제정세를 이해할 수 있고, 세계사 흐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한눈에 들어오는 지도를 이용한 자료가 무척 마음에 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 - 미술과 문학으로 만나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에세이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수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부터 본격 실시하는 자유학기제. 진로탐색 외 다양한 프로그램 활동을 하는 자율과정인데 취지대로라면 탐색이라는 것은 곧 '나'를 알아가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열두 살. 이제 2년만 지나면 열네 살인데 이 책을 보면서 단 2년이란 시간의 갭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어요.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의 레벨 차이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한편으론 그 무서운 중2병을 앓는다는 그 시기를 떠올리면 또 수긍되고요.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 세계도 무시무시한 속도라는 걸 실감합니다.

 

불안과 불만 덩어리로 가득한 아이들에게 그래서 인문학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중2병이라는 굴레만 씌웠지 그 누가 그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는지.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책과 그림에서 받은 위로와 대답을 공유합니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이라는 위치를 잘 살린 책이에요. 관계, 소통, 불안, 소비, 저항, 생태. 여섯 가지 주제를 담은 책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이겨내는 단단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자유의지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부모, 옆자리 짝...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음에 관계의 힘듦이 생긴다고 합니다. 획일적인 교육, 성과중심 사회에서 학교와 사회가 원하는 삶에 맞추다 보면 나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남과 비슷하게 맞추려고만 하다 보니 나를 들여다볼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성우의 시 <아직은 연두>와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로 가능성과 열정을 발견하는 모습을 이야기합니다.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줄 알게 된다고 하죠. 그 과정의 첫 번째가 바로 나를 찾는 일입니다.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활용한 아이들이 얻는 것 역시 참된 '나'일 겁니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인 소통. 현재를 부정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려는 심리는 과연 속물일까요. 저자는 김승옥의 <무진기행> 책과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그림으로 지금 이 사회의 경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습니다. 경쟁 사회에서 욕구 앞에 당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고 함께 살아가려는 시도는 경쟁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소통은 어떤 모습인지. 내 손안의 SNS는 '남'이 아닌 '나'와 같은 무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우리끼리의 소통일 뿐이라고 합니다. 부끄러운 내면과 마주하는 것. 소통의 출발점으로 제시합니다. 내 삶에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소통의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합니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사람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삽니다.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야만 풀리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죠. 얼마만큼 불안과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의 문제니까요.

 

소비에 관한 주제는 어떻게 풀어낼까 기대 많았는데 저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게 되었어요. 이 시대를 살 자격은 자본의 유무라는 것. 얼마만큼의 자본을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가에 따라 사람대우가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자본의 소유와 소비를 권하는 사회를 살아가면서 시간당 얼마라는 가치로만 환산되는 대부분의 '나'는 자존감까지 바닥칠 수밖에 없습니다. 답답하고 묵직한 주제이지만 자본의 유무가 생사까지 판가름 낸 용산 참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침묵을 강요하는 세상.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침묵하게 된 우리들. 진실을 마주하기 힘들어 되려 외면하고 마는 심리를 언급한 <저항>편은 특히 요즘 우리나라 모습에 비춰 생각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제주 4.3 항쟁, 5.18 민주화 운동의 사례로 두려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나와는 상관없고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역사의 저편으로 넘겨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절절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태 문제도 짚어줍니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 똑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자연의 일부로 사는 삶을 살아야 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이죠. 자연을 이용하기만 하는 우리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새겨 들어야 할 때입니다.

 

밝고 가벼운 내용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책과 그림들.

지금 나는 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책입니다. 왜, 무엇 때문에... 내 삶에 의문을 느낄 때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인문학입니다. 논술 잡기식 인문 교육이 아니라 한창 고민 많고 불안한 시기의 청소년에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의 중요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자기계발이 아닌 자아찾기로서의 인문학을요.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인문학>은 자아찾기의 첫 단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쓸 만한 인간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의 심플함에 반했던 책.
나 같은 사람을 겨냥한 문장이 나와 순간 뜨끔. (그런데 책이 정말 예쁘게 나왔다고요.)
가끔 테레비나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는 책날개에 적힌 간단한 저자 소개 글만으로는 누구지? 갸우뚱.

 

저자 박정민은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 <전설의 주먹>, <들개> 영화에 나왔고, 우리 아들이 줄창 봤던 <너희들은 포위됐다> 드라마에도 나왔어요. 여기까지만 듣고도 매치가 잘 안된다면?
영화 <동주>의 동주 친구 안경 쓴 사람, 영화 포스트에 딱 나오니 이쯤 되면 "아~!" 하실 듯. 송몽규 역을 맡은 배우입니다.

 

첫 문장부터 아, 이 책 느낌 온다~~!!
크큭대며 읽다가도 문장 하나가 가슴을 탁 치는 에세이를 원한다면 이 책 <쓸 만한 인간> 추천해드려요.
요즘 웃고 지내는 일도 없는데 이런 책이라도 읽어야죠.

 

 

 

일기 같은 글들이 2013년부터 월 한 편 정도씩 이어집니다. <topclass> 잡지에 연재하던 글이라고 해요.
첫 장편영화 <파수꾼>때의 열정과 애정이 이런저런 핑계로 뒷전이 되어 초창기 때의 마음이 어느샌가 잊혀 있더라는 이야기, 대종상 시상식에서 열심히 박수치며 의연하게 보이기까지 유리멘탈을 이겨내는 과정, 독립하기 전에는 부모님 몰래 카드 고지서를 인터셉트해야 하는 등 연기 생활하며 겪는 애환과 소소한 일상의 단편들. 이제 30대가 된 그가 20대 청년으로서의 삶을 기억하는 글들입니다.

 

열정페이에 관한 에피소드도 스스로의 경험을 녹여 표현했어요. 참 많은 알바를 했더라고요.
그들의 능력이 시급만큼의 능력이 아니라고. 20대의 고귀한 능력을 쉽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 안 그래도 부족한 놈한테 뭔가 또 한 가지를 앗아가 버리면서 그렇게까지 성장을 시키고 싶냐. 이놈의 세상아." - 책 속에서

 

그럼에도 비우고 비우고 또 비워고 비워서 호흡을 가다듬겠다는 배우 박정민.
배우니까 뭔가 다르겠지 싶어도 하는 고민들은 비슷하고 맞부딪히는 현실도 비슷합니다. 하고 싶은 일하면 무작정 행복할 것 같겠지만 견뎌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스스로의 찌질함을 드러내며 찌질하다의 반대말은 '찌질했었다'라는 걸 보여주려는 그. 조급하지 않다고 말하기 일쑤여도 사실 마음이 그렇지만은 않더라는 불안과 고민을 보면서 그의 성장을 응원하게 됩니다.

 

 

 

듣는 것에 인색한 사회. 듣기보다 말하는 것에 익숙한 시대. 무관심의 시대에 관한 단상도 기억에 남습니다.
연기학교에서 배운 '잘 들어라'라는 말은 편집해서 듣고, 오역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만년 유망주, 잘 되기 직전의 배우라는 말을 듣는 박정민.
동주 송몽규 역으로 받은 백상예술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은 신호탄이 될 것 같아요. 다 잘 될 겁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는 의외로 잘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 책 속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말 절대지식 - 천만년을 버텨갈 우리 속담의 품격
김승용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장가치 있는 책, 우리말 절대지식.
속담 책이라니 에이~ 재미있을 리가 없잖아?! 싶었는데 읽는 재미까지 있으니 애정줄 수밖에 없는 책이에요.

 

컬러 사진이 먼저 눈에 띄어 깜짝 놀랐어요.

사진 자료가 많아 시각적으로도 너무 빡빡하지 않고 자연스레 들춰보고 싶게 하는 구성입니다. 자세하기는 얼마나 자세한지. 백과사전보다 자세하고 국어사전만큼 깊이 있고 이야기책처럼 재미있다는 문구가 정확히 들어맞는 책입니다. 특히 옛 속담과 뜻이 같지만 인터넷, SNS에서 많이 사용하는 현대 속담을 표기한 부분이야말로 이 책의 백미였어요. 고리타분한 느낌이 들지 않고 생생합니다.

 

 


가난과 관련한 대표 속담만 해도 참 많았어요.

가난 가난 해도 인물 가난이 제일 서럽다. 가난과 거지는 사촌 간이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 한다. 가난도 비단가난. 가난도 암가난 수가난이 있다. 가난이 싸움 붙인다. 가난한 상주 방갓 대가리 같다. 가난한 양반 향성에 들어가듯. 가난할수록 기와집 짓는다 등 대표 속담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서로 반대되는 속담은 친절히 알려주기도 하고, 대표 속담과 비슷한 의미의 속담도 함께 알려줍니다.

 

가난한 양반 향청에 들어가듯 이란 속담을 살펴보면, 향청의 뜻은 물론 왜 초라하고 가난한 양반이 향청에 들어가기 싫은지 잘 풀어내고 있어요. 하기 싫은 일을 주저하고 머뭇거리거나 맥없이 하는 모양을 뜻하는데, 이것을 현대 속담으로 바꿔보면 명절 청문회! 친척들 모이는 명절에 결혼, 취업 등 온갖 곤란한 일들이 벌어지니 요즘은 젊은 청년들에게도 명절 증후군이 생길 정도입니다.

 

 

 

[成語] 부분은 우리말 속담이 한자성어와 딱 들어맞는 경우가 있을 때 소개하는데 우리말 속담을 읽다가 방대한 양의 한자성어까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니 참 좋더라고요.

갈수록 태산이라는 우리말 속담을 한자성어로는 설상가상, 병상첨병, 점입가경으로 나타낼 수 있고, 현대 속담으로는 월급 빼고 다 오른다, 흰 바지 입은 날 비 맞고 팬티까지 컬러, 입술 찢어졌는데 하품 나온다로 소개되어 있어요. 비슷한 말로는 산 넘어 산, 엎친 데 덮친 격이 있습니다. 우리말 속담 책 읽다가 빵 터질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 안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정신은 꽁무니에 찼나라는 속담도 기억에 남는데요. 현대말로는 어머님 은혜로 시작해 스승의 은혜로 끝난다는 말이라고 해요. 강풀 웹툰 <일쌍다반사> "어머님 은혜" 편에 나오는 이미지를 자료로 소개하는데 어머니의 마음과 스승의 은혜 노래가 후렴에 이를수록 비슷한 것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사실 제목조차 어머니의 마음이 아니라 어머님 은혜로 잘못 알고 있는 실정이라고 알려줘서 저도 헉~! ;;;;;

 

 

대표속담, 한자성어 찾아가기 코너로 가나다순 한 번에 정리됩니다.


현대적인 감각이 탁월한 우리말 속담책 <우리말 절대지식>.

영화, 드라마, 명화 등 다양한 문화매체 자료와 신문, 온라인 자료 등을 아낌없이 넣은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저 잊힌 옛 속담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말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전식 구성이지만 이야기책처럼 재미있는 <우리말 절대지식>. 소장할만한 책으로 강추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