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100쇄 기념 특별판 리커버)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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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100 선정된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치유 소설 <오두막>.

국내판으로도 무려 100쇄! 이번에 100쇄 기념 특별판으로 표지 새단장했네요. 하나님이 등장하니 종교 소설이지만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소설은 비종교인인 제가 읽어도 거부감 없을 정도로 소소한 것 하나까지도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교인을 위한 종교소설이 아니라 기독교이건 비기독교이건,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주제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행동이나 사건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 책 속에서

 

 

 

어느 날 우표도 소인도 보낸 사람의 주소도 없는, 그저 파파라고 하는 이의 편지 한 통을 받은 맥. 그런데 파파는 아내 낸이 하나님을 부를 때의 호칭입니다. 이게 무슨 일이람~ 누가 장난을 친 걸까요. 오두막으로 오라는 내용에 그의 마음속 영원한 동반자인 '거대한 슬픔'이 솟구칩니다. 오두막은 3년 전 막내딸 미시가 살해된 곳으로 여겨지는 장소였거든요.

 

맥과 아이 셋이 함께 간 야영. 두 아이의 카누 사고로 정신없던 와중에 막내딸 미시가 사라진 겁니다. 난리 통에 당황해서 돌아다니다가 잠시 길을 잃은 거라면 차라리 다행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단순한 사건이 아닌 연쇄 살인마의 소행으로 밝혀집니다. 결국 추적한 끝에 범인의 오두막을 찾아냈지만, 이미 피살된 것으로 공식 추정되며 사건은 아이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됩니다.

 

아이가 납치되는 상황을 전혀 몰랐다는 것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 된 기분이고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절망에 빠지는 맥. '거대한 슬픔'이 자리 잡습니다. 만약에 야영을 가지만 않았어도, 만약에 아이들이 카누를 타겠다고 했을 때 안된다고만 했어도... 만약에... 만약에... 하며 실패한 아빠라는 깊은 자책감에 사로잡힙니다.

 

'거대한 슬픔'은 신학 학교를 다녔던 맥과 하나님과의 사이도 벌어지게 만듭니다. 그런 와중에 받은 파파의 편지는 혼란과 분노를 동시에 부릅니다. 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가장 깊은 고통의 상징인 오두막에서 만나자 하니. 범인이 의도한 장난일 수 있지만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고 맥은 홀로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불가능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초라했던 오두막이 아름다운 통나무집으로 바뀌어있고, 그곳에서 몸집이 큰 흑인 여인, 아시아계 여인, 중동 사람 같은 외모의 남자를 만납니다. 이성을 초월하는 이 상황이 혼란스럽지만 어렴풋이 그들이 하나님, 성령, 예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종교적인 틀에 쉽게 빠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여기서 보입니다. 백인 남자의 모습으로 하나님이 등장했다면 고정관념을 강화하게 될 뿐이죠.

 

오두막으로 맥을 부른 이유는 미시를 지켜주지 못한 하나님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그의 상처를 그들이 치유해주고 싶어서입니다. 그동안 '거대한 슬픔' 속에서 분노에 압도당할까 두렵기도 했던 맥은 이틀 동안 그들과 지내며 그들의 행동과 대화 속에서 따뜻하고 친근하면서 거룩한 무언가를 깨닫습니다.

 

"당신은 사랑받도록 창조되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사랑받지 않는 것처럼 산다면 그게 바로 당신 삶을 제한하는 거예요." - 책 속에서

 

 

 

"용서는 잊는다는 것과 달라. 용서는 다른 사람의 목을 놓아주는 거야." - 책 속에서

 

서로에 대해 사랑을 품고 그로 인해 완전함을 얻는다는 것. 맥은 하나님의 사랑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그곳에서 깨닫습니다.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처음엔 하나님에 대한 오해와 비난이 계속되었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거짓말 속에 숨지 않는 방법을 일깨워 줍니다. 거짓말은 자신을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 직면하게 될 내 감정을 다루는 게 두려운 나머지 하게 되는 거짓말들이 우리의 관계를 얼마나 망치는지 보여줍니다.

 

고통 속에만 머무르면 사랑받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사실마저 잊게 된다고 하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주제를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 들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였어요.

 

 

 

삶 속에서 관계의 의미를 짚어주는 <오두막>. 읽다 보면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밀려듭니다. 철학적이기도 하고요. 선함과 악함, 이해와 신뢰, 권리와 자유 등에 관한 것들입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하며 사는 우리들 모습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교훈적이면서도 구태의연하지 않게 감동 주는 스토리입니다.

 

"당신은 마음이나 상상 속에서 현재, 과거, 미래 중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나요?"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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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 4차 산업 혁명은 일자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노우에 도모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온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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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지적인 작업을 시키는 기술 AI. 아이폰 시리, 바둑 AI 알파고처럼 현재와 가까운 시기에는 특화형 인공 지능 시대로 기존 기계와 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겠지만, 2030년 이후에는 범용 인공 지능 개발이 예상되며 그때부터는 경제 시스템 구조가 변할 거라고 합니다.

 

범용 AI로 변화한 경제 구조는 경제 성장과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결과에 따라 미래 시대는 유토피아가 될 수도, 디스토피아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중은 기계의 반란, 폭주를 두려워했지 기술적 실업에 대해 주목하지는 않았습니다. 역사적으로 그동안 산업혁명을 겪으며 생긴 실업은 다른 고용의 흡수로 대체되어 왔기에 만만하게 봤던 걸까요.

 

하지만 범용 AI 시대에서는 중소득자가 종사하는 육체노동, 사무노동, 두뇌노동의 대부분에서 고용 파괴가 일어날 거라고 합니다. 두뇌노동 역시 전지전능한 분야가 아니라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노동의 10퍼센트 정도만이 남을 두뇌노동 분야는 그야말로 배틀로얄처럼 잡 워 (Job War) 시장이 되는 겁니다.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에서는 2045년에 기술적 특이점을 예측했는데 GNR 혁명이 그것을 가능케 한다고 합니다. GNR은 유전자 공학, 나노테크놀로지, 로봇 공학을 뜻합니다. 그의 책에 소개된 것 중 SF적 느낌의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분명 2045년의 경제는 지금과는 크게 다른 모습일 거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입니다.  

 

심층 학습 딥 러닝은 21세기 AI 연구의 대세입니다. 인간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인간처럼 스스로 영리해지죠. 생명만이 세상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기계도 패턴을 찾아내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딥 러닝 응용 중 DQN (Deep Q-Network) 게임 프로그램은 게임 규칙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도 플레이 방법을 획득해 주목받는 프로그램입니다. 알파고 역시 DQN 기술이 응용된 것이라는군요. 이 기술의 자손이 미래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주범이 될 거라 저자는 주목합니다. 

 

 

 

범용 AI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적인 행동을 대체적으로 할 수 있는 AI입니다. 범용 AI 개발을 어느 나라가 우위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헤게모니는 결정될 거라고 합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IT 거대 기업이 없는 나라에서 정부가 연구 개발 지원하지 않고 민간에만 맡기면 이노베이션은 (발명, 발견 소재) 최소한의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을 거라고도 하고요. 

 

AI 산업 육성보다 AI 기술 연구 개발의 촉진에 힘쓰면서 정부의 거시 경제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합니다. 금융 정책과 재정 정책이 맞물린 정부의 거시 경제 정책을 소홀히 하면 실업은 장기화될 거라고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범용 AI가 출현하면 평균적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대부분을 빼앗아감에 따라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변혁이 발생한다고 해요. 

 

 

 

저자가 생각하는 사라지지 않을 직업은 창조성, 경영관리, 고객감동 계열로 꼽습니다. AI와 인간의 차이점에서 나온 타인과의 감각의 통유성이 필요한 일이죠. 예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가게는 기계가 일하고 일부 고급 가게에서만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바텐더가 있는 상황입니다. 달인의 경지에 달한 극히 일부만이 일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때가 제4차 산업 혁명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2030년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순수 기계화 경제 시대는 2045년경 어느 정도 실현 예상되며 2060년에는 완료될 거라고 예측합니다. 어쨌든 2045년 경에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만이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는 겁니다. 기존 자본주의 경제 구조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순수 기계화 경제 시대는 자본주의 2.0 시대로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닥치는 겁니다. 노동자 없이 자본가만 승리하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에서는 현재의 생활 보호 제도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순수 기계화 경제에서는 그 적용 대상이 국민 대부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합니다.

 

재미있는 생각이 등장하는데요. 전지전능한 신과 다름없는 초AI느님이 등장한다면?! 신이나 다름없는 AI의 보이는 손이 경제 시스템을 좋은 방향으로 관리한다면 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SF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도 흥미롭군요. (사실 좀 오싹하긴 합니다만)

 

 

 

저자는 순수 기계화 경제에서 노동자의 소득을 보증하기에 가장 적합한 제도로 기본소득제를 꼽습니다. 사회 보장 제도 측면과 국민 배당 측면을 모두 가진 전 국민 수당입니다. 수입과 수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겁니다. 세대가 아닌 개인을 단위로요.

 

복지 이야기 나오면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냐는 질문이 따라오죠. 순수 기계화 경제 시대에서 이 제도는 증세를 해서라고 국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정책이기에 점진적 변화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생활보호가 선별주의적 사회 보장인 만큼 기본 소득제는 보편주의적 사회 보장입니다. 네덜란드는 2016년 1월부터 몇몇 도시에서 시험 도입되었고, 핀란드는 실험 준비 착수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부결되었습니다.

 

지금은 임금으로 측정되는 인간의 유용성을 따지는 자본주의 시대라면, 순수 기계화 경제 시대에서는 일자리를 잃음으로써 인간의 존재 가치에 의문을 품을 만큼 인간 가치관의 변화도 따라오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언급한 것도 의미 있었어요.

 

2030, 2045, 2060. 숫자상으로는 너무나도 먼 미래 같아 우리 아이를 염두에 두고 읽어 본 책이었는데 겨우 13년, 28년, 43년 후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사고 없이 산다면 바로 나의 시대 이야기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AI 발달이 가져올 이익과 손해를 살펴보면서 미래에 가져올 변화를 짚어주는 책 <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현실적인 미래 예상이고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입니다. 무척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 개념에 낯선 이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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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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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별 대화법을 알려주는 육아책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이론보다 실천! 당장 상황별로 적용해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이 가득해서 책선물하면 완전 칭찬받을만한 육아책입니다. 

2세부터 15세까지 연령대별로 에피소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 대화법 외에도 부부 파트도 있어 부모공감대화는 물론 부부공감대화 요령까지. 가족을 위한 가족대화사전입니다. 

 

 

 

2~5세 유아기는 부모의 끝없는 이해가 필요한 시기죠. 말할 줄 알지만 생각하는 방식, 감정 다스리는 부분에선 많이 부족한 유아기. 이때부터 자기 조절 능력을 적극적으로 발달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 어떤 방식으로 요구하고 얻을 수 있는지 가르쳐야 하는 거죠. 

 

유아기 파트에서는 생활습관, 애착형성, 공공예절, 정서, 사회성과 문제행동, 성교육에 관해 상황별 공감대화 방법을 소개합니다. 우리 아이 연령대 파트가 아니라고 해서 지나칠 뻔했다가 목차를 보면서 골라 읽어봤는데 놓치기 아까운 공감 대화법이 많았습니다. 연령이 지나도 계속 참고할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네요.

 

 

 

싫어! 소리를 달고 사는 아이들. (분명 이유는 있지만 부모 눈에는) 이유 없어 보이는 짜증을 부릴 땐 말로 대답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부모가 "왜 그래?" 하고 채근하듯 물어봤자 아직 아이의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시기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같으면 아이가 어떻게든 표현하게 하는 데 포인트 둬서 고민했을텐데,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에서는 부모의 공감 표현 그 자체에 초점을 뒀습니다. 순간 아! 싶더라고요. 문제해결을 위한 초점 자체가 역시 다르구나...싶었어요. 아이의 심정을 일단 알아주는 표현을 하면 정서적 안정감도 얻고, 아이도 점차 자연스럽게 배워나간다고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이를 칭찬해야 할 때의 부모 공감 대화인데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죠. 영혼 없는 칭찬 따위는 아이들도 눈치챕니다. 능력과 인격이 아닌 행동과 과정에 초점 맞춰 칭찬해줘야 하고요. 칭찬인 듯 칭찬 아닌 칭찬도 No~! 그런데 제가 뜨끔했던 부분은 엄마 아빠보다 훨씬 잘 했다고 칭찬하는 말조차도 금기어더라고요.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만 주의를 기울였었는데 아이고. 이 말에 익숙해지면 아이는 누구보다 더 잘해야 칭찬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맞벌이 가정인 경우에는 엄마의 자책감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엄마가 일해야 아이의 장난감이나 맛있는 걸 사줄 수 있다고 하면 엄마가 일하는 이유는 다 너 때문이야 식이 되어버립니다. 엄마와의 분리가 자신 때문이라고 아이는 생각하게 된다는군요.

 

어린이집 가기 싫어할 때, 말이 늦되고 말보다 소리나 행동으로 표현하려고 할 때, 엄마가 동생을 임신했을 때, 자주 징징거리고 짜증이 심할 때,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거나 깨물고 박치기를 할 때, 부부 관계를 들켰을 때 등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어 목차만 봐도 든든해집니다. 

 

 

 

6~10세 아동기에서는 해야 할 일을 자꾸 뒤로 미룰 때, 아이에게 끌려다니고 쩔쩔매게 될 때, 책 읽기를 싫어할 때, 숙제를 미루거나 한 하고 딴짓만 할 때, 집에서는 말을 잘하는데 밖에 나가면 말을 안 할 때, 틱 행동을 보일 때 등 생활습관, 사회성과 학교생활, 문제행동, 정서에 관해 부모 공감 대화 요령을 소개합니다.

 

아동기는 배움과 훈련 과정 중 실패와 좌절을 맛보기도 하는 시기입니다. 아이에게 성취 압박을 하거나 비교하면 안 되는 시기죠. 올바른 칭찬으로 자신감을 키워줘야 하는 시기라는 게 아동기의 핵심입니다. 자신의 강점을 지키면서도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노력을 자발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마다 잘난 점, 부족한 점은 다 다르잖아요. 내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단점이 강점으로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 긍정적 자아상을 가지게 해줘야 하는 시기입니다.

 

 

 

11~15세 청소년기는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시기입니다. 청소년기에서는 가족과의 트러블, 외모에만 신경 쓰거나 외모에 너무 자신 없어 할 때, 비행이나 폭력을 저질렀을 때, 학업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 행동, 성에 관한 상황별 대화 요령을 소개합니다.

 

부모 손을 뿌리치려 할 땐 일단 놔줘야 한다는 게 중요하더군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언제라도 옆에 있음을 알게 해줘야 합니다. 우리 부모들도 남이 하는 잔소리는 듣기 싫잖아요. 공감해주고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설득하려고 드니까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바라봐야 할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올바른 성교육 대화법, 무척 궁금했는데요. 수치심이나 죄책감 그리고 왜곡된 시선 없이 성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양육은 부모가 함께 해나가는 거죠. 하지만 실제 육아에서는 어느 한 쪽, 대개 엄마의 일방적인 육아관으로 아이를 키우게 됩니다. 부부싸움의 대부분은 부부 둘만의 문제라기 보다 양육 문제로 불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과 다른 방식을 참지 못해 막게 되니 다른 한 사람의 참여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사실 엄마들 흔히 하는 이야기가 애 둘 키운다고들 하죠. 그런데 상황별 공감대화법을 보니 내가 정말 남편의 양육 참여와 노력에 대해 느긋한 시선으로 바라보긴 했었나...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렇지~' 하며 치부하기보다 조율과 타협이 필요합니다. 

 

 

 

한부모 가정을 위한 공감 대화법도 소개합니다. 싱글 부모 자신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이 우선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혼자서 다 해내려 하지 말고 싱글 부모 공동체 등 도움받을 수 있는 주위 사람을 찾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는군요.

 

아이에게 말하기 전 한 번만 더 생각하고 말하자 마음먹어도 참 뜻대로 안 되죠. 사회생활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가정에서부터 실천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이 어디서 배우겠어요.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는 자녀교육서이면서 부모 마음을 다스리는 부모교육서이기도 합니다. 내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고 관계를 망치지 않는 공감 대화법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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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허브 - 세계 경제의 결정자들
산드라 나비디 지음, 누리엘 루비니 서문, 김태훈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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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세상을 엿본 느낌입니다. 전 세계 0.001%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한다? 극소수 금융 엘리트를 칭하는 슈퍼허브들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드라 나비디 저자 역시 슈퍼허브의 일원입니다. 국제금융전문가인 그녀는 내부자이면서도 관찰자 시각으로 배타적인 금권 체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현재 암울한 수준이죠. 시스템을 장악한 만큼 책임에 대해 강조하는 자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도 합니다. 

 

 

 

금융시스템의 원리와 네트워크 중심의 슈퍼허브의 정체를 파헤친 <슈퍼허브>. 우리 삶은 금융의 영향을 받습니다. 일자리, 식품 가격, 예금이율, 주택 대출 금리, 연금 수익률 등 산업, 일자리, 생활수준 등 우리 사회의 운영체제는 금융입니다.

 

 

 

개인은 금융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네트워크 중심에 자리 잡은 소수 엘리트의 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그들은 시스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니까요. 그저 추상적 기관이 결정 내리는 게 아니라 소수의 협력에 따라 금융 시스템이 움직입니다. 슈퍼허브들은 국제 금융 시스템의 조종간을 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슈퍼허브들의 대인관계, 영향력을 보면 금융계도 결국 인적 시스템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결국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귀결되죠. 

 

 

 

주요 슈퍼허브로는 은행 CEO 제이미 다이먼, 억만장자 헤지펀드 운용역 조지 소로스,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등이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무엇인지,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세계적인 네트워크 중심으로 밀어줬는지 그들의 부상 과정을 살피면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를 상당 부문 파악할 수 있다고 해요.

 

단순히 일차원적인 금전적 성공만으로 차별화 이루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학벌 없던 조지 소로스는 콘텐츠를 구축하며 비판을 무릅쓰고 철학, 경제, 정치적 사상을 개발했습니다. 비영리, 비정부 기구를 만들며 영향력을 행사했고, 자선사업가 명성으로 방대한 인맥을 구축했습니다.

 

슈퍼허브들은 인맥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한 사람들입니다. 인간의 특성상 후광 효과, 인지적 편향 문제가 따르기에 네트워크가 자산이라는 것을 생명줄처럼 여깁니다. 금융위기 때 일자리 잃은 대다수 경영진이 나중에 다른 곳에서 다시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슈퍼허브는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위상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접근한다는 의미는 곧 그들이 통제하는 정보, 금융자본, 기회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돈과 정보와 사회자본이 있으면 무한한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 돈 놓고 돈 먹기 하듯 커질수록 더 많이 얻는 구조입니다. 

 

 

 

폐쇄적인 금융계 엘리트에 속하는 데 따른 대가도 분명 있습니다. 건강, 가족의 희생, 삶의 질 등 슈퍼허브로 사는 것이 좋지만은 않을 때도 있지만 기회비용으로 생각합니다.

 

슈퍼허브들의 공통된 속성과 자질을 살펴보면 권력 추구 알파 성향,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공감력,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과 탐구심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 대부분은 인맥을 기회주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슈퍼허브들의 성향은 확실히 남다르긴 하더라고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에 속한 사람들 중 일반인보다 사이코패스가 3배가 많다고 하니, 그만큼 자존심 강하고 자아도취자가 많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그것도 조금은 옛말이 되었고, 금융위기 이후엔 자제력 있고 위험인지 능력이 있으며 유화적인 성격이 부상 중이라고 합니다.

 

슈퍼허브들은 서로 비슷해 더욱 암묵적으로 신뢰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성향 엘리트 집단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거죠. 세계적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 세계경제포럼 다보스처럼 배타성 행사는 필수입니다. 강력한 인맥구축의 기회죠.

 

고위층에서 다양성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최고의 스펙, 동문 네트워크, 금권 정치가 자리 잡혀 있다고 말이죠. 여성들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세계이기도 합니다. 저자 역시 비서나 통역자로 다들 짐작하더라고 털어놓습니다. 그만큼 금융계에서 여성은 멸종위기종 취급을 받습니다. 

 

 

 

금융계와 정치계의 공생은 다양한 문제들을 낳았습니다. 퇴임 후 기업 임원이 되는 공직자들, 돈으로 살 수 있는 최고의 민주주의라고 여기는 합법적 부패에 가까운 로비활동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이 자본주의 위기, 저항, 체제 실패, 위기로 이어지며 수입과 부, 기회의 불평등과 간극이 극심해져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취약해진 시스템의 책임을 슈퍼허브에게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시스템과 개인 상호작용에 좌우되는 금융시스템 특성상 압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치와 금융이 공생하는 관계에서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직접적인 문제 해결은 못하지만 윤리 강령의 필요성, 사회를 위한 가치창출 등 공동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건 좀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촛불 민심이 어떤 결과를 이끌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아래에서부터 시작하는 압박은 분명 헛된 일이 아닐 겁니다. 저자는 이 부분을 짚어줍니다. 슈퍼허브와 금융 시스템 원리를 파악함으로써 대중의 눈을 뜨게 하는 거죠.

 

슈퍼허브의 세계에서 축출되는 사례, 금융계에서 숨겨진 영향력을 행사하는 각종 폐쇄적 모임 등 세계 0.001%의 삶을 가십거리처럼 쏙쏙 들려주는데  딴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만큼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그만큼 낯설었다는 건 내가 그 세계를, 금융 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어쨌든 그들의 인맥구축, 관계 유지는 헉 소리 날 만큼 대단해서 훅 빠져들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네트워크 과학을 바탕으로 파헤쳐 본 슈퍼허브들의 세계. 이런 시스템이라는 걸 까발렸으니 이제는 건설적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하는 산드라 나비디 저자의 바람대로 <슈퍼허브> 책이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촉발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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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이징 3부작 세트 - 전5권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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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를 배경으로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레드 라이징 시리즈.

카스트 제도처럼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있는 사회입니다. 인류의 지배자 골드 계급은 최첨단 신기술을 접목해 체급부터 상당히 우월합니다. 

 

 

 

1권 <레드 라이징>은 최하층 계급 '레드'의 대로우가 아내를 잃은 후 최상층 계급 '골드' 사회에 침투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골드의 교육 기관에서 벌어지는 골드 간의 생존 게임은 '헝거게임'류를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대로우가 이곳에서 낫을 든 죽음의 신 '리퍼'라는 별명을 얻게 되죠.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낫 모양으로 자주 사용해 붙여진 이름, 슬링블레이드는 리퍼의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2권 <골든 선>에서는 골드 사회에 성공적으로 들어선 대로우가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시기입니다. 소사이어티 군주와 골드 가문들 간의 암투 한가운데에서 우정과 배신의 모든 것을 맛봅니다. 3부작 통틀어 제가 가장 손꼽는 명장면이 골든 선에서 나와요. 대로우의 테이블 씬은 지금도 꺅꺅~거릴 정도로 제 맘에 쏙 들었네요.

 

 

 

배신 제대로 당하는 장면으로 끝난 <골든 선> 덕분에 마지막 <모닝 스타>의 기대감은 더 커집니다. 기관에서 나름의 우정을 쌓거나 연대했던 골드와의 밀고 당기는 머리싸움의 극치를 보여준 모닝 스타. 태양계를 배경으로 한 우주전 씬도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고대 신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하는 도입부가 압권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이렇게 결론날 거란다. 네 비명도 격노도 아닌 네 침묵으로 끝날 거란다."로 시작하는 <모닝 스타>편처럼 고상한 말투로 사악한 말을 내뱉는 인물들을 보면 섬뜩할 정도입니다. 

 

"골드들은 인간이 계속해서 진화하기를 원하지 않아. 정복 이애로 그들은 자신들의 천국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발전을 저해해왔지. 자기 자신들을 신화로 포장했지. (중략) 발명, 호기심, 사회적 유동성을 억제하면서. 변화는 그것을 위협해." - 책 속에서

 

인간이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의 세상. 골드 계급은 인류를 지키는 질서 그 자체입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는 개념이 자리 잡힌 세상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에서 경고하기도 했던 초인류의 시대를 보는듯 했습니다. 700년 동안 인류를 인도했던 골드.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플롯은 그대로 따라갑니다. 폭군의 치세 하에 살아갈지, 자신의 운명을 직접 만들어 나갈지.

 

분노로 점철된 레드의 마음으로 사악한 골드 세계에 진입하며 펼쳐지는 장대한 드라마 <레드 라이징> 시리즈. 사슬들을 깨부순다고 새로운 뭔가가 그냥 자라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대로우는 점점 깨닫게 됩니다.

 

<레드 라이징> 시리즈는 태양계를 아우르는 스케일 속에서 대로우 외 결코 비중이 적지 않은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도 빵빵하게 다루는데 캐릭터마다 볼매예요. 고급 표현을 쓰는 골드 계급 특유의 말투는 우아하면서도 신랄해 묘한 매력 있고요.

 

"아름답고, 야만적이며, 스릴 넘치는,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단 하나의 소설".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면서 혈압 상승할 만큼 열받는 씬도 있을 정도로 흥분치를 확 올렸다 내렸다, 독자를 잘 휘어잡는 작가인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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