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이징 3부작 세트 - 전5권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양계를 배경으로 미래 디스토피아 세계를 그린 레드 라이징 시리즈.

카스트 제도처럼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있는 사회입니다. 인류의 지배자 골드 계급은 최첨단 신기술을 접목해 체급부터 상당히 우월합니다. 

 

 

 

1권 <레드 라이징>은 최하층 계급 '레드'의 대로우가 아내를 잃은 후 최상층 계급 '골드' 사회에 침투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골드의 교육 기관에서 벌어지는 골드 간의 생존 게임은 '헝거게임'류를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대로우가 이곳에서 낫을 든 죽음의 신 '리퍼'라는 별명을 얻게 되죠.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레이저 무기를 낫 모양으로 자주 사용해 붙여진 이름, 슬링블레이드는 리퍼의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2권 <골든 선>에서는 골드 사회에 성공적으로 들어선 대로우가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시기입니다. 소사이어티 군주와 골드 가문들 간의 암투 한가운데에서 우정과 배신의 모든 것을 맛봅니다. 3부작 통틀어 제가 가장 손꼽는 명장면이 골든 선에서 나와요. 대로우의 테이블 씬은 지금도 꺅꺅~거릴 정도로 제 맘에 쏙 들었네요.

 

 

 

배신 제대로 당하는 장면으로 끝난 <골든 선> 덕분에 마지막 <모닝 스타>의 기대감은 더 커집니다. 기관에서 나름의 우정을 쌓거나 연대했던 골드와의 밀고 당기는 머리싸움의 극치를 보여준 모닝 스타. 태양계를 배경으로 한 우주전 씬도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고대 신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하는 도입부가 압권이었어요. "이 이야기는 이렇게 결론날 거란다. 네 비명도 격노도 아닌 네 침묵으로 끝날 거란다."로 시작하는 <모닝 스타>편처럼 고상한 말투로 사악한 말을 내뱉는 인물들을 보면 섬뜩할 정도입니다. 

 

"골드들은 인간이 계속해서 진화하기를 원하지 않아. 정복 이애로 그들은 자신들의 천국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발전을 저해해왔지. 자기 자신들을 신화로 포장했지. (중략) 발명, 호기심, 사회적 유동성을 억제하면서. 변화는 그것을 위협해." - 책 속에서

 

인간이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의 세상. 골드 계급은 인류를 지키는 질서 그 자체입니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는 개념이 자리 잡힌 세상입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에서 경고하기도 했던 초인류의 시대를 보는듯 했습니다. 700년 동안 인류를 인도했던 골드. 전형적인 디스토피아 플롯은 그대로 따라갑니다. 폭군의 치세 하에 살아갈지, 자신의 운명을 직접 만들어 나갈지.

 

분노로 점철된 레드의 마음으로 사악한 골드 세계에 진입하며 펼쳐지는 장대한 드라마 <레드 라이징> 시리즈. 사슬들을 깨부순다고 새로운 뭔가가 그냥 자라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대로우는 점점 깨닫게 됩니다.

 

<레드 라이징> 시리즈는 태양계를 아우르는 스케일 속에서 대로우 외 결코 비중이 적지 않은 주변 인물들의 스토리도 빵빵하게 다루는데 캐릭터마다 볼매예요. 고급 표현을 쓰는 골드 계급 특유의 말투는 우아하면서도 신랄해 묘한 매력 있고요.

 

"아름답고, 야만적이며, 스릴 넘치는,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할 단 하나의 소설".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면서 혈압 상승할 만큼 열받는 씬도 있을 정도로 흥분치를 확 올렸다 내렸다, 독자를 잘 휘어잡는 작가인듯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