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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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작가 스미노 요루. 2017년 여름 <TOHAN>에서 집계한 문예서 랭킹 10위권에 스미노 요루 작가의 소설이 세 권이나 한꺼번에 올랐을 정도입니다. 동명 영화로도 개봉했던, 2백만 부 돌파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두 번째 작품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신작 『숨·바·꼭·질』까지.

 

저도 너췌열풍에 가담하며 기대되는 작가로 손꼽고 있었는데, 스미노 요루의 두 번째 소설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가 국내 출간되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도 맘에 들었던 너췌보다 더더더 좋았어요. 표지만 보면 라이트노블 다운 청소년 소설로만 생각되겠지만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완벽하게 커버하는 내용입니다.

 

 

 

초등학생인 '나' 고야나기 나노카의 시선으로 진행합니다. 에게, 초딩 얘기야? 하면서 시시하게 생각하면 이 좋은 스토리를 놓칠 수 있으니 편견은 접어두시고.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똑똑한 것에 비해 반에서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교 후엔 집에 머물지 않습니다. 맞벌이하는 부모여서 집에 있어봤자 조금... 외롭습니다. 대신 나에겐 다른 친구들이 있습니다. 꼬리 끊긴 고양이, 그 고양이를 치료해준 인연으로 알게 된 아바즈레 씨 (실제 이름은 아닙니다. 이 이름에 담긴 속어는 매춘녀라는 뜻인데 여기에도 사정이 있는), 커다란 나무집이 멋져 친구가 된 할머니.

 

 

 

어른들과 친구가 된 주인공은 애어른 같은 모습을 띄고 있어요. "인생이란 ~ 같은 것이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나. 덕분에 소설 내내 인생의 잠언이 쏟아집니다. 초등학생의 가벼운 말장난 같다가도 아이만의 반짝임이 고스란히 담긴 명언과도 같습니다.

 

과자가 있으면 혼자서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인생이란 멋진 영화 같은 것", 달콤한 부분과 씁쓸한 부분이 함께 있는 푸딩처럼 "인생은 푸딩 같은 것", 싫은 건 일찌감치 없애버려야 한다는 "인생이란 충치 같은 것", 내가 먼저 움직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안 되는 "인생이란 릴레이의 첫 주자 같은 것"처럼 말이죠.

 

 

 

요즘은 학교 토론 수업 주제인 행복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하고 말이죠. 언제 행복해지는지 생각해봐도 뭔가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어느 날 수업참관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맞벌이 부모에게 화를 낸 나는 항상 일을 선택하는 부모가 못마땅해졌습니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고 속상해하는데. 이때 빈 건물 옥상에서 우연히 만난 미나미 언니의 조언이 인상 깊어요. 평생 후회할 일이 될 수 있으니 바로 화해하라는 미나미 언니. 부모가 없는 그녀는 더 이상 싸울 수도, 혼이 날 수도 없고, 잘못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고 말이죠.

 

글을 쓰는 미나미 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이 어우러져 나에게 던지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인생이란 자신이 써내려가는 이야기"처럼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해피엔드로 바꿔 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나미 언니의 조언은 슬픔, 섭섭함, 억울함 따위는 한쪽 구석으로 밀쳐내고 마음속에 틈새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 빈 틈새에 즐거운 것들을 채워 넣겠다고 다짐하는 나.

 

 

 

이제 하나의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그림을 그리지만 반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면서 소심하게 숨기만 하는 짝꿍 키류. 겁쟁이 같은 키류의 모습이 답답해 그를 대신해 아이들과 싸우는 나도 결국 왕따 신세처럼 됩니다. 속상한 나에게 아바즈레 씨는 그녀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힌트를 줍니다. 푸딩처럼 인생에는 씁쓸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 그릇에는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이 가득 채워져 있고 우리는 그 부분을 맛보기 위해 살아가는 거라고 말이죠.

 

자신의 세계에 틀어박혀 자신은 특별하다 생각했고 언젠가는 행복해질 거라 믿었던 그녀. 과거는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안 좋은 일도 괴로운 일도 모두 포기해버리는 어른이 되어간 그녀. "행복이란 누군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는 결국 키류와 함께 행복을 찾아나가야겠다 다짐합니다.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에는 여러 가지의 행복이 등장합니다. 사과도 제대로 못한 채 소중한 사람을 잃고 외톨이로 스스로를 상처 입힌 미나미 언니는 누군가에게 용서받는 것, 스스로가 너무 싫어서 자포자기에 빠지고 그 끝에 인생을 끝장내자고 생각했던 아바즈레 씨는 누군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말이죠. 키류는 옆자리 친구인 내가 있다는 것으로 행복을 정의합니다. 나무집에 사는 할머니는 "행복이란 바로 지금, 나는 행복했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의 행복은? 미나미 언니, 아바즈레 씨, 할머니, 키류가 행복을 찾는 모습을 보며 모두들 선택을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오로지 행복해지기 위해서. 행복이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행복은 제 발로 걸어오지 않아.
그러니 내 발로 찾아가야지."

 

소설 내내 OST처럼 흐르는 「365걸음의 행진곡 三百六十五歩のマーチ」. 행복을 내 발로 찾아간다는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 나는 친구들의 행복찾기를 보며 씩씩하게 인생과 행복의 의미에 한발 다가섭니다.

 

결말로 가면서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의 의미는 소설 속에서 찾은 여러 형태의 행복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쯤 되면 제목 때문에 설마 이게 다 꿈이야? 싶은 의문이 들 시기죠. 꿈일까요, 아닐까요? ^^

 

결말 읽는 내내 행복한 포만감으로 충전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스미노 요루의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도 성공적! 다음 작품도 얼른 국내 출간되길 기다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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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토그래피 - 나를 기록하는 68가지 리스트
리사 놀라 지음, 김효정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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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100만 부 넘게 팔린 밀리언셀러 다이어리북을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68가지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다이어리북 <리스토그래피 LISTOGRAPHY>. 앙증맞은 리스토그래피 미니북도 귀엽습니다.

 

 

 

일러스트는 보면 볼수록 정겹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참 리얼한 일러스트여서 보자마자 빵 터진. 오죽하면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까지 북돋워주는 그림입니다. :)

 

 

 

리스트로 쓰는 나의 자서전이지만 68가지 질문이 무겁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추억할 수 있는 소소한 기억을 꺼낼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주는 질문들입니다. 이런 것까지? 싶을 정도로 생각 못 한 부분까지 유쾌하게 건드립니다.

 

 

 

아, 19금 다이어리북이 되는 건가~ 사랑을 나눈 가장 이상한 장소라니!
저자의 답은 기절초풍할 정도로 엉뚱한 곳이더라고요.

 

 

 

내가 일궈낸 자랑스러운 업적, 살면서 이것만큼은 참 잘했다 싶은 일, 내가 베푼 가장 큰 친절 등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으쓱으쓱~

나는 이런 일들을 해봤다, 남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나만의 개성 등 나의 강점을 생각해보는 질문도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지키는 나만의 패션 원칙 같은 질문은 조금은 고집스러운 철칙이 있지만 그래서 나다움이 발산되는 것들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등신 비율이 묘하게 맞지 않는 스타워즈 피규어 일러스트. 이것조차 저자의 개성으로 느껴지네요.

 

 

 

평범한 질문에 엽기적인 답변까지. 제대로 깨는 저자인 듯. 이 정도로 솔직하게 털어놓으라는 암묵적 협박 같은 답변이네요. 이렇게 저자의 센스 넘치는 답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나게 책장 넘길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한 경험들, 최근 경험들을 스스로 질문해보면서 나의 관심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드러낼 수 있습니다. 

 

 

 

68가지 질문은 나를 기억하고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나만의 추억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친구끼리 각자 쓰고 교환해보는 재미도 있겠어요. 한 해를 정리할 때 조금은 색다른 다이어리북을 원한다면 <리스토그래피>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재치만점 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유쾌한 시간이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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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서승범 옮김 / 하우넥스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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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퍼 엘리트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10년 후에도 먹고 살 수 있는 일의 방식을 알려주는 책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는 『10년 후에도 일해야 하는 당신에게』,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분입니다.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는 3년 전 출간해 일본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은 책인데, 『굴뚝마을의 푸펠』 작가 니시노 아키히로의 강력 추천으로 최근 또다시 크게 조명 받고 있다네요.

 

나는 특별한 스킬이나 능력도 없는데, 앞으로 먹고 살 수나 있을까? - 책 속에서

 

월급 안정 보장 시대의 종말. 비정규직 증가, 중산층의 몰락, 인공지능 기술 발달 등 점점 보통 사람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대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어디서든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는 욕구는 커졌지만, 어떤 길이 자신에게 최상의 길인지는 모릅니다.

 

후지하라 가즈히로 저자는 7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누구라도 1%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천만 명, 백만 명 중의 1인자가 아닙니다. 딱 100명 중의 1인 사람이 되는 것으로도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고, 밥벌이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고로 백만 명 중의 1인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급입니다.

 

저자는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타입별로 100명 중의 1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알려줍니다. 가로축은 경제적인 가치와 경제외적인 가치를, 세로축은 프로와 권력 지향을 뜻합니다. 나의 가치관과 지향하는 목표에 가까운 영역이 있을 겁니다. 사람마다 다 다를 테고, 연령대에 따라 지향하는 영역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내 타입을 선택해서 그 파트만 읽어보면 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평생 하나만의 영역을 지향하지 않고 삶의 방식을 유연하게 하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습니다. 20대 때 생각한 가치관은 그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40대 때 또 다르게 변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무척 공감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100명 중 1인자는 1만 시간 투자로 가능한 범위입니다. 그래서 20대에 어떤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 30대와 40대에 각각 다른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 이런 식으로 보통 사람인 우리들은 100만 명 중의 1인자인 메달리스트보다는 3개 분야에서 각각 100명 중 1인자가 되는 편이 도전할 힘이 나지 않겠어요? 후지하라 가즈히로 저자는 영업, 프레젠테이션, 교육 분야에서 100명 중 1인자라고 자부합니다.

 

복수의 분야를 곱해 희소가치가 높은 사람이 되면 될수록 밥벌이가 될 확률도 높아진다. - 책 속에서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가 되려면 4가지 영역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조건이 3가지 있습니다. 출발점에 설 수 있는 기본 조건입니다.

 

1. 파친코를 한다 안 한다?
2. 전철 안에서 모바일 게임을 일상적으로 한다 안 한다?
3. 책을 한 달에 1권 이상 읽는다 읽지 않는다?

 

첫 번째 조건으로 파친코가 등장해 우리와는 맞지 않지만 (일본의 파친코는 동네마다 있을 정도로 흔해 드라마 겨울연가도 파친코 게임기로 나왔을 정도입니다) 도박 의존증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도박과 게임 의존 문제, 독서 여부는 시간관리 능력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도박과 게임 의존은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지를 그리고 시간관리로 얻은 시간을 독서에 우선 투자하는지를 묻는 겁니다.

 

독서와 관련해서는 저자의 또 다른 책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이 있지만, 이 책에서도 독서법을 들려줍니다. 교양의 가치는 경쟁의 차별성을 만들기에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세계에서 소통하려면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앞서 3가지 공통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이제 4가지 조건들을 더 충족시키면 됩니다. 영역마다 4가지 조건은 다릅니다. 어떤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조건이 다른 영역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해당하기도 하니 꼼꼼히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첫 번째는 권력과 경제적 가치를 지향하는, 파워를 추구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입니다. 일명 CEO 타입이라 부르는데 반드시 CEO라는 직책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타입은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재산이 됩니다. 승부를 피하고 실패한 경험이 없으면 정답주의, 전례주의, 무사안일주의로만 이어질 뿐입니다. 경험을 쌓아 능력을 높여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희소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현재 직장에 다닌다면 '작업'이 아닌 '일'을 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건 조직에서 대체불가능한 존재가 되라고 하면서도 그 정도 수준이 되면 이미 현장에서 멀어져 오히려 월급만 비싼 인력이 되는 딜레마가 있으니 조심하라는 조언도 나오네요.

 

영어 습득과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는데, 출근 전 영어학원을 자기계발용으로 다닌들 시간대비 소용없더라는 겁니다. 차라리 자신의 이력서를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을 만큼 통으로 외우면, 내 커리어 중 세일즈 포인트는 무엇인지 정리할 기회도 되고 영어 습득에도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이면서도 독립을 지향하는 개인사업가 타입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돈을 벌 수 있는 프로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자가 경영, 퍼스널 브랜딩 사고방식으로 일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독서가 베이스로 작용합니다. 독서 축적은 나의 교양의 기초가 되고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유형무형의 무기가 되어 줍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 기대는 게 아니라 회사가 축적한 자산을 이용해 회사를 비즈니스 스쿨로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무척 좋았어요. 조직 안에서 사내 기업가가 되는 겁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이번 파트에 자세히 소개되는데, 직장을 다니며 연령대 별로 한 분야의 프로가 된 후 창업을 하더라도 하라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연결을 추구하는 공무원 타입입니다. 출세를 목표로 하면서도 경제외적인 가치도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조직에서 일을 나름대로 하면서도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스스로를 활용하는 거죠. 한 마디로 양다리입니다. 조직에서 하는 일에 불같은 열정은 없어도 독립할 용기나 실력은 없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자리 확보가 우선이죠. 쫓겨나면 출세고 뭐고 없습니다. 전문성 확보와 고객 확보는 물론이고 남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말이 또 나오네요. 자신을 비싼 값으로 팔지 말고 싸게 팔라고 합니다. 원래 반대로 알고 있지 않았나요? 이 타입에서는 돈으로 환산해 움직이는 비호감이 되지 말란 의미로 쓰입니다. 배우고 싶다,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신용 있는 인간관계를 다져야 합니다.

 

게다가 개인사업가 타입과 공무원 타입이 해야 할 일 중 반대인 게 있어요. 조직 생활 중 접대, 평가, 회의를 줄여야 커리어를 다질 기회가 있는 개인사업가 타입과 달리 공무원 타입은 접대, 평가, 회의에 적극 참여해야 살아남습니다.

 

 

 

독립을 추구하며 경제외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연구자 타입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덕후 같은 사람입니다. 평생을 바칠 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이 타입에 들어갑니다. 아무에게도 평가받지 못하고 죽어간다 하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관철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죠.

 

각 영역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꼭 하나씩 등장하는군요. 이번에도 빵 터질 만큼 웃었다가 묘하게 공감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 타입은 경제적 기반이 약하기에 결혼한다면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철밥통 공무원 타입과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동안 직장인 업무, 인간관계 등과 관련한 자기계발 책에서 언급하는 것들 중 내가 처한 현실, 내가 지향하는 목표와는 잘 안 맞는 느낌이 든 부분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그 까닭을 깨닫게 될 겁니다. 내 가치와 지향하는 바가 다르면 (물론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것도 있지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영역별로 조금씩 차이 있더라고요. 

 

이 책을 번역한 서승범 역자는 문학도, 기자, 광고인, 터보기계 회사 경력을 거쳐 이제는 경영자로 살고 계신데 각각의 분야에서 1%를 축적해왔기에 현재의 삶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고 합니다.

 

파워, 기술, 연결, 좋아하는 것 4가지 영역에서 100명 중의 1인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이야기한 <먹고 사는 데 걱정 없는 1% 평생 일 할 수 있는 나를 찾아서>. 성적과는 상관없습니다. 공통된 3가지 조건과 각 영역의 4가지 조건들을 달성했을 때 희소성을 가지게 됩니다. 희소성 높은 인재는 뭘 하든 먹고 사는데 걱정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성장사회를 지나 성숙사회를 살아내기 위한 직장인 처세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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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 - 당신의 야근을 마감하라
이임복 지음 / 천그루숲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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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 남은 달력을 보니 2017년 한 해 마무리와 2018년 계획을 준비해야 할 것만 같아 몸도 마음도 슬슬 근질거리기 시작합니다. 가계부와 다이어리가 쏟아지는 이맘때면 반성 시간 겸 자기계발서도 찾게 되더라고요.

 

올해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언급된 키워드는 워라밸입니다. 업무와 관련한 것 외에도 나와 가족 모두 중요하게 여기라는 거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Work & Life Balance 워라밸에 초점 맞춘다는 것은 결국 시간관리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

 

 

 

나는 얼마나 바쁨 중독에 빠져있는지 체크해보세요. 칼퇴는 엄두 못내는 야근 생활자라면 심각한 상황일 겁니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분명 TV나 영화를 보거나 게임하는 시간은 항상 있다는 것이 함정이죠.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은 언제든 있는 게 '시간'이란 묘한 녀석입니다. 재미있는 말이 나오는데 "내일 해도 되는 일을 굳이 오늘로 가져오지 마라."고 합니다. 바쁨 중독자라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에요.

 

시간관리는 결국 한정된 시간 내에 우리의 관심을 어디로 쏟느냐의 문제라고 해요. 원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관심 범위 안에 둬야 합니다.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는 일이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을 하는 시간과 처리 방식이 달라지면 바쁨 중독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시간관리는 왜 해야 할까요? 돈 관리를 위해 가계부를 쓰듯 시간관리 역시 어떻게 쓰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자신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관리가 필요합니다.

 

매일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그 선택을 하는 근거가 되는 목표. 선택과 목표 두 가지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시간관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시간관리는 어떤 일을 해냈느냐에 대한 목표관리입니다. 그렇다면 시간관리의 실패는 목표관리의 실패라는 말과 같군요. 너무 높은 목표, 이유 없는 행동, 너무 빠른 포기 대신 작은 성공을 할 수 있는 쉬운 목표, 동기부여가 되는 명확한 이유, 21일은 기본인 계속해 나가는 힘이 바로 시간관리에 성공하는 방법인 겁니다.

 

 

 

 

시간은 잠깐 방심하면 도둑맞기 쉽습니다. '언제든' 같은 단어는 버리라고 합니다. 약속 잡을 땐 다이어리 일정을 바로 확인해서 내 시간에 주도권을 맞춰 놓고, 업무 마감기한도 정확히 확답 받으라고 합니다. 마감이 금요일이라면 업무지시자는 금요일 출근하자마자 받길 원하고, 업무 수행자는 금요일 퇴근 직전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야근이 잦은 것은 업무시간 중에 방해를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벼운 메일 확인조차 일의 흐름을 끊어버리죠. 시간의 주도권을 내가 잡아야 합니다. 메일 요청에 처리하는 것 역시 남이 시킨 일을 먼저 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야근이 개인의 습관이 되어버리면 퇴사 후 자기 사업할 때는 더 퇴근 없는 생활로 이어집니다.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는 나, 가족, 업무로 구분해 각각의 역할을 모두 관리하라고 합니다. 시간관리에 구멍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 일, 개인 일, 가족 간의 일을 시간별로 나누려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역할만 나눠 계획을 세우되 실행하는 것은 시간관리 매트릭스에 따르면 됩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나오는 내용으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고안했다고 해서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라고도 부르는, 자기계발서에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대법칙이죠. 우리는 '중요하지만 급하지는 않은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인간관계 구축, 중장기 계획, 새로운 기회 발굴 같은 것들 말입니다.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놓치는 것들입니다.

 

 

 

시간관리 방법은 기록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시간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지는 일주일만 기록해봐도 충분히 파악된다고 합니다. 나, 가족, 업무로 구분해 3년 계획을 세워보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3년 계획을 바탕으로 월간계획, 주간계획, 하루계획으로 세분화하는 거죠. 처음엔 희망사항 같은 목표에서 점차 실행가능성 위주로 작성해나가게 되는 겁니다.

 

 

 

스마트한 일정관리를 위한 앱, 몰입을 도와주는 타이머와 포스트잇 등 시간관리 도구에 관한 Tip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검토입니다. 매일 10분을 투자한 하루 정리와 다음 날 계획, 매주 일요일 한 주 정리와 다음 주 계획을 세우는 식으로 매일, 매주, 매달, 매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루 정리할 때 오늘 누구와 전화를 주고받았는지, 카카오톡과 메일 등을 확인해 두면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놓치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소소한 실천 팁이 도움 되더라고요.

 

 

 

 

3년계획, 연관계획, 마인드 맵, 월간계획, 월간목표, 주간계획, 하루계획 등 시간관리 페이퍼도 수록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으로서의 워라밸 시간관리는 결국 내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한 이야기입니다. 시간관리는 관심관리이자 선택관리이듯 집중과 선택의 문제를 나, 가족, 업무 각각에 맞춰 생각하고 시간의 주도권을 잡을 때 진정한 워라밸을 누릴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신에게 부족한 건 '시간'이 아니라 '관리'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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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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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거장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에 이어 로스 맥도널드는 그랜드 마스터 칭호까지 수여받은 미국 미스터리사에 큰 궤적을 남긴 작가라고 합니다. 무감한 비장미가 넘실대는 하드보일드 중에서도 잔혹 하드보일드 쪽이 좀 더 제 취향이라 <블랙 머니>는 살짝 약한 면은 있었지만, 열여덟 편이나 나온 사설탐정 루 아처 시리즈만큼은 매력적입니다.

 

이 소설 역시 경찰 출신 사설탐정 루 아처가 등장하는 소설 중 한 편입니다. <블랙 머니>는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 제작 예정이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코언 형제가 감독이라니 영화로 만날 루 아처가 무척 기대됩니다.

 

 

 

부유층의 도시 몬테비스타의 테니스 클럽을 드나드는 상류층 사람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1960년 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살짝 올드한 분위기가 납니다.

 

새로운 남자에게 마음을 줘버리고 약혼을 깨버린 전 약혼녀 지니의 마음을 돌리고 그녀의 비밀스러운 남자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한 부잣집 아들 피터. 그가 고용한 사설탐정이 루 아처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부유인 프란시스 마텔이란 남자가 갑자기 등장해 약혼녀 지니의 마음을 훔쳐가 버려 멘붕이 된 피터. 마텔은 자칭 프랑스 정부와 마찰 관계인 프랑스인이라 주장하는데 영 의심스럽습니다. 지인 패스를 써 테니스 클럽에 입성했지만 그 지인이 알고 있던 신상과는 다르고, 10만 달러의 거금을 보유했지만 신흥 부자 느낌이 납니다. 사소한 일에 쉽게 흥분하는데다가 뭔가 위험해 보이는 남자 마텔은 지니와 도둑 결혼까지 마친 상황입니다. 

 

피터와 결혼을 약속했다가 마텔과 덜컥 결혼해버린 지니. 7년 전 아버지의 자살 이후 변했습니다. 프랑스인에 대한 집착 같은 로망이 있는 중증 낭만주의자 아가씨 스타일입니다.

 

 

 

사설탐정 루 아처는 마텔을 파고들수록 이번 일은 단순히 애인을 빼앗아간 남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7년 전 지니의 아버지 자살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모든 것은 7년 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도박벽 있던 지니의 아버지 사건과 관련해서는 자살이 아닌 살인의 냄새를 맡게 되고, 주변 인물들 역시 과거에는 도박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마텔을 찾는 또 다른 인물의 등장으로 사건의 포인트는 도박에 맞춰집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실소유주가 몰래 빼돌린 돈 '블랙 머니'가 사라진 것을 마텔의 짓으로 여겨 그를 쫓고 있었습니다.

 

비밀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7년 사이 벌어진 사건들은 묘하게 지니와 연관되고, 소설 내내 도박에 초점 맞춘 스토리는 어느새 뒤집히는데.

 

 

 

자신에게도 인정하지 않는 충동과 복수 그리고 욕망이 감춰진 <블랙 머니>. 소설 결말은 엔터테인먼트 경향이 강한 범죄 추리 소설에 비하면 무척 성의 없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결말 특징이 씁쓸함을 남긴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무감한 듯한 시선으로 현실과 인간 심리를 묘사하는 그만의 매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루 아처 탐정에게 무척 끌렸어요. 하드보일드 소설답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방관자 시선이 잦은데도 멋진 캐릭터랍니다. 실연의 상처를 먹는 것으로 풀어버리는 의뢰인 피터를 보며 '그가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니를 내 의뢰인에게 도로 데려다주는 게 잘하는 일일까 자문하게 되었다.'라는 피식 웃음 나오게 하는 생각조차 쿨하게 던지는 남자입니다. 루 아처가 나오는 소설 더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인생에는 늘 비밀동기가 있기 마련이에요."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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