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연습하는 법 - 어학부터 스포츠까지, 인지심리학이 제시하는 배움의 기술
아투로 E. 허낸데즈 지음, 방진이 옮김 / 북트리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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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누구나 들어봤을 겁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된다는 단순한 원칙처럼 보이지만, 이 법칙의 창시자 안데르스 에릭손은 중요한 단서를 덧붙였습니다. 바로 ‘의식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의 필요성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연습하느냐가 실력의 차이를 만드는 겁니다. 아투로 E. 허낸데즈의 <제대로 연습하는 법>은 이러한 학습 이론과 최신 인지심리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인도 어떤 분야에서든 실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제대로 연습하는 법>에서는 다양한 사례연구를 통해 학습과 향상의 가능성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댄은 서른 살에 골프를 시작해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한 여정에 오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에서 말한 단순성에 꽂혀 하루 여섯 시간 연습으로 3년 반 안에 1만 시간을 채우려고 로드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에릭손과 대화를 나눈 후 그의 이론이 연습의 양이 아니라 의식적 연습에 초점을 맞춘다는 걸 깨닫습니다. 기계적으로 연습 시간을 채우는 게 아니라, 에릭손의 의식적 연습 방법론에 따라 동작을 세분화하고 목표를 명확히 하여 체계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아쉽게도 목표의 절반을 조금 넘겼을 때, 부상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어 댄은 포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는 늦게 시작한 성인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안면실인증을 앓았던 제인 구달은 관찰 기술을 개선하며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관찰 이상의 ‘창발성(Emergence)’으로, 기존 경험과 지식을 결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습니다.


성인이 되면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반박합니다. 뇌는 계속해서 변하고 성장하는 ‘가소성(Plasticity)’을 갖고 있으며, 적절한 방법론을 적용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말이죠.


저자 스스로 성인이 되어 독일어를 배워야 했던 경험을 통해, 학습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공유합니다. 초기에 겪은 막막함에도 불구하고, 체계적 연습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외국어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창발적 조합 능력 덕분에 충분히 가능하고 접근 가능한 과제라고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식적 연습과 몰입 환경이 없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제대로 연습하는 법>에서는 모든 학습의 근본 원리로 의식적 연습과 창발성을 제시합니다. 숙달의 두 가지 축입니다. 이 방법은 골프, 테니스 등 스포츠뿐 아니라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창의적 작업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의식적 연습에는 명확한 목표 설정, 지속적 피드백, 도전 과제의 설정, 반복과 숙달이라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핵심은 피드백을 통한 집중력 유지입니다. 스승이나 멘토와 같은 피드백 제공자가 있을 때 그 효과는 극대화됩니다.


예를 들어, 테니스 선수는 서브 하나를 연습할 때도 정확한 자세, 공의 회전, 라켓의 각도까지 세밀하게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렇게 의식적이고 집중된 연습은 우리의 기술 향상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단순히 반복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기계적 학습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목표를 세분화하여 각 단계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적용하고, 적당한 난이도로 성취감을 유지하며 도전하고, 단순 반복이 아니라 점진적 완성을 목표로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창발성이란 개념은 낯설었는데요. 단순히 기존 기술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기술의 조각을 결합하여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언어를 배울 때 기존의 어휘와 문법 지식을 응용하여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창발성의 한 예입니다.


인간의 학습과 숙달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작은 조각들을 조합하여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창발적 과정입니다. 체스 마스터가 게임을 단순히 수의 조합이 아니라 전략과 흐름의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는 것 말입니다.


체스에서 보여지는 통합적 사고는 음악, 스포츠, 심지어 일상적인 작업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음악가는 각각의 음을 조합하여 멜로디를 만들고, 운동선수는 작은 기술들을 결합해 경기에서 독창적인 전략을 펼칩니다. 이처럼 인간의 숙달은 작은 단위를 넘어 더 큰 의미를 창출해내는 데 있습니다. 전문성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저자는 작은 단계를 나누어 접근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피드백을 수용하라 등숙달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학습자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돕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노력보다 중요한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패와 성공 사례를 세심하게 분석하고 피드백하는 이 책은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효과적인 학습 방식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넘어서는 진짜 연습의 과학 <제대로 연습하는 법>. 단순히 학습법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는 길을 안내합니다. '무작정 열심히'가 아닌 '제대로 열심히' 연습하고 싶은 모든 이들의 필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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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0's Manual -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
우태영 지음 / 천그루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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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새해는 늘 새 희망과 다짐을 품게 만드는 시기입니다. 아이가 미성년자의 세상에서 벗어나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성인이 된 만큼,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20대는 가능성도 많지만, 그만큼 헤맬 가능성도 많은 시기입니다. 실패를 겪으며 성장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부모로서는 그 과정이 너무나 조마조마하게 느껴집니다.


우태영 저자의 <The 20’s Manual>은 20대라는 시기를 이해하고 대비하는 안내서 역할을 합니다. 부모로서도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들이 곳곳에 담겨 있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세대는 저희가 자랄 때보다 훨씬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20대는 자아 발견과 성장이 집중되는 시기입니다. <The 20’s Manual>의 첫 번째 파트는 바로 배움(Learnings)에 초점을 맞춥니다. 배움은 끝이 없습니다. 사회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고, 지속적인 학습이 우리의 경쟁력을 결정짓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배움이 가진 힘을 강조하며, 강점과 약점을 배우는 법부터 시작해 멘토의 중요성까지 폭넓은 조언을 건넵니다.





<The 20’s Manual>의 두 번째 파트는 관계(Relationships)입니다. 우리가 맺는 관계가 삶의 방향과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합니다.


20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시기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모든 관계가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줍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관계를 찾아야 합니다.


저자는 네트워킹의 본질에 대해 색다른 접근을 제안합니다. 목적 없이 소개해 보기라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이익을 위한 연결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치를 강조합니다. 순수한 만남은 장기적으로 더 큰 가능성을 만들어낸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세 번째 파트는 능력(Skillsets)입니다. 20대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시기이자, 실질적인 역량을 쌓는 단계입니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효율적인 시간 관리, 커뮤니케이션 기술, 세금·회계 지식 등 실용적 기술이 필요합니다. 직장생활을 넘어 인생 전반에 필요한 핵심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특히 커리어의 반 이상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하며 프로페셔널한 이미지와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강조합니다.​


그 외에도 숙면, 스트레스 관리 등 일상적인 요소도 경쟁력의 일부로 다룹니다. 저자는 이러한 기본기들이 장기적인 성공을 이끌어낸다고 합니다.


마지막 파트인 도전(Challenges)은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인 ‘용기’를 다룹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이때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실패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을 조언합니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과를 이루는 원리를 설명하며, 성공의 기반은 지속적인 도전임을 강조합니다.





"20대에 세운 장기적인 목표는 지금 이 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열쇠가 된다."라는 말도 와닿습니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그에 맞는 단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입니다. 30대, 40대의 비전을 그려보는 질문을 해본 자와 해보지 않은 자의 차이는 분명 있을 겁니다.


부모로서 아이가 실패를 겪을까 봐 걱정이 많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실패도 성장의 일부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우태영 저자의 말을 빌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건, 부모로서 너무 많이 개입하거나 아이의 실패를 대신 막아주려고 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The 20’s Manual>은 20대가 스스로 배워나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아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간섭보다는 응원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20대뿐만 아니라, 20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도 큰 깨달음을 줍니다. 내 아이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내가 아이에게 해주는 조언이 도움이 될지 늘 고민하던 것들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배움’, ‘관계’, ‘능력’, ‘도전’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20대가 어떤 방향으로 기초를 다져야 할지 알려주는 <The 20’s Manual>.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두려움 속에서도 주도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싶은 20대라면, 20대를 빛나게 해줄 매뉴얼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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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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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평생 배우고, 함께 나누며, 온전히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지혜로운 쉼표가 될 책입니다.


전영애 교수는 독문학자로 이름을 떨친 지 오래지만,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괴테 할머니 TV로 새로운 팬층을 열었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소박한 일상과 철학을 공유합니다. 이 담담한 일상이 오히려 신선한 자극이 되어 MZ 세대들까지 괴테 할머니의 삶에 푹 빠져들고 있습니다. 괴테 할머니 TV 채널에서는 정원 가꾸기, 괴테 작품 낭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이 유튜브 영상을 책으로 엮은 게 바로 이 책입니다.


전영애 교수의 학문은 괴테로부터 시작되고, 괴테로 완성됩니다. 2011년 독일에서 아시아 최초로 ‘괴테 금메달’을 수상한 그의 업적은 독문학과 번역 분야의 금자탑이라 할 만합니다. 괴테 전집 번역이라는 방대한 작업을 혼자 이끌어가고 있는 그는, 단순히 학문적 연구에 그치지 않고 괴테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은 인생 조언을 넘어, 세상을 관통하는 괴테와 전영애 교수의 깊고 따뜻한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경쟁과 속도로만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잠시 멈추어 스스로와 세상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함께'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잘 실천하는 분이 계실까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백서원과 괴테마을은 전영애 교수의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홀로 아름답게, 함께 더 아름답게라는 철학은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동체의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전영애 교수는 괴테뿐만 아니라 카프카, 헤세, 그림 형제 등 독일 문학의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막막한 삶 속에서도 길을 찾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불안정한 청춘을 통과하며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을, 카프카의 『변신』은 부조리한 현실을 직시하는 힘을 가르쳐줍니다.


괴테는 길은 시작되었다. 여행을 마저 하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고난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바르게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합니다. 전영애 교수는 삶의 문제를 대면하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 그리고 주변과 함께 걸어가는 것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합니다.


괴테와 전영애 교수의 가르침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가치는 바로 사랑입니다. 개인적인 사랑뿐만 아니라 공동체와 자연을 사랑하는 태도를 강조하며,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삶의 근간임을 보여줍니다. 괴테 할머니가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과 자연 속에서 느끼는 사색은 괴테가 중시했던 자연 철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실천적 모습입니다.





괴테는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전영애 교수 또한 배우는 것을 멈춘다는 건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평생 학습의 중요성을 설파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세상에 대한 설렘과 경외감을 유지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삶의 끝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지금을 최선을 다해 사는 태도를 통해 평안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젊은 괴테의 집 랜선 투어 영상을 인상 깊게 봤는데 책에서 다시 한번 그 여운을 맛봅니다. 괴테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문학적, 인간적 깊이를 보여줍니다. 독자와 괴테의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전영애 교수의 일상과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문학과 철학이 녹아든 전영애 교수의 지혜로운 수업입니다. 남은 삶을 온전히 살아간다는 게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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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2 그리스 인문 기행 2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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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남기환 작가의 그리스 인문 여행 두 번째 이야기 <그리스 인문 기행 2>. 이오니아 제도, 키클라데스 제도, 북에게해 제도의 섬들을 걸으며 신화의 흔적을 탐구하고, 그 속에 담긴 인간, 자유, 행복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집니다.


신화와 역사를 여행이라는 형태로 풀어낸 이 책은 지적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아름다운 그리스 사진들은 시각적 만족감을, 고전과 신화 속 서사는 정신적 영감을 안겨줍니다.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삶을 투영한 거울입니다. 트로이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의 항해기부터 질투와 파멸의 낙소스 신화 그리고 사모스의 피타고라스까지, 작가는 신화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좇으며 우리를 바다로 초대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관광이 아닙니다. 그리스 신화라는 렌즈를 통해 역사를 탐구하고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깊은 사유의 여행입니다.


이오니아 제도는 고전 문학의 정수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이타카는 오디세우스가 돌아가고자 했던 고향으로, 귀향의 가치와 살아있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신화 속 파이아키아인의 섬, 케르키라. 오디세우스가 거친 폭풍 끝에 도달했던 마지막 항구입니다. 이 섬은 불완전한 자유와 희망이 공존하는 곳으로 그려지며, 인간의 한계를 느끼게 합니다.


낡고 부서진 난파선의 모습이 압권인 나바지오 해변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파괴의 흔적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의 의미를 돌아보게 됩니다.





저자는 이오니아 제도의 풍경 속에서 신화와 현실을 오가며 ‘귀향’이 단순히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잃었던 자신을 찾는 과정임을 이야기합니다.


키클라데스 제도의 섬들은 각각 독특한 신화를 품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이를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일깨웁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산토리니와 미코노스는 청록빛 바다와 파란 지붕의 아름다운 풍경 뒤에 잔혹한 신화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산토리니는 자연의 파괴와 창조를 동시에 상징합니다. 신화 속 제우스의 양면성과 닮아 있습니다. 헤라클레스가 거인을 물리친 섬, 미코노스는 신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델로스는 태양신 아폴론의 탄생지로 번영과 몰락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낙소스에서는 디오니소스와 테세우스의 신화가 인간의 욕망과 이별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담아냅니다. 디오니소스 신화를 통해 독자들은 쾌락과 도덕의 충돌을 고민하게 됩니다.





북에게해 제도에서는 인간의 사유와 파괴적 본능이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사모스는 피타고라스가 태어난 곳으로, 수학과 철학의 중심지였습니다. 에우팔리노스 터널의 놀라운 설계는 그가 연구했던 삼각형 원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자는 업적 소개에 그치지 않고, 피타고라스의 사유를 통해 “삶의 균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렘노스는 질투에 눈먼 여인들이 남편을 모두 살해한 이야기로 악명 높은 섬입니다. ‘렘노스적’이라는 단어는 잔혹함의 대명사로 남았고, 이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을 탐구하게 합니다.


그리스 풍경과 역사적 흔적을 깊이 느끼고 싶은 여행자는 물론이고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싶은 고전 애독자에게도 훌륭한 가이드가 됩니다. 고전이 들려주는 인생의 비밀을 그리스 섬에서 찾는 <그리스 인문 기행 2>. 신화와 고전이 가득한 영혼의 여행을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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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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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간이 발 디딜 수 있는 가장 먼 곳에 이른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게 될까요?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자연 묘사의 대가 배리 로페즈가 생애 마지막으로 발표한 작품 <호라이즌>은 이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북극과 남극, 태평양과 아프리카, 호주와 갈라파고스 등 인류가 닿을 수 있는 지구의 끝자락을 누비며 기록한 그의 방대한 여행기입니다. 단순한 탐험이 아닌 인간과 지구를 연결하는 교향곡처럼 펼쳐집니다.


배리 로페즈(Barry Lopez, 1945~2020)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탐구한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 환경윤리 그리고 장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대표작 <북극을 꿈꾸다(Arctic Dreams)>로 1986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으며, 북극 생태계와 그곳 사람들, 동물들의 삶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기록한 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다른 저서인 Of Wolves and Men 역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자연문학 분야에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평생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헌신했던 배리 로페즈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수많은 생태계와 문화권을 경험했으며, 이러한 경험은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남게 됩니다. 단순히 풍경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위치와 책임을 성찰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환경문학의 선구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호라이즌>에서는 각 대륙의 극단적 환경과 경이로운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인류의 역사를 담은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인류학, 지질학, 생물학, 정치학, 윤리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적 영역을 아우르며 인간과 지구의 복잡한 관계를 심도 있게 탐구하며 우리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선사시대 북극권 개척자들부터 식민주의자들, 그리고 계몽주의 시대 태평양을 항해한 탐험가들까지, 장소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류의 오랜 여정을 탐색합니다. 인간의 호기심, 탐욕, 그리고 희망이 얽힌 복잡한 역사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호라이즌>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닙니다. 배리 로페즈는 지구의 숨겨진 푯말들과 자연의 조각들을 수집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묻습니다. 북극의 얼음잔해부터 남극의 빙하, 아프리카의 사막 그리고 태평양의 외딴 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머물렀던 모든 공간을 탐구하며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할까?”

“인간은 왜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가고자 하는가?”





책은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각 장은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시간이 선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배리 로페즈는 특정 연대나 연속성을 부여하기보다는 장소의 본질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게 가지는 의미를 제시합니다. 자연의 장엄함을 묘사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인간이 그 안에서 어떤 흔적을 남기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철저히 반추하게 만듭니다.


북극권의 잔해를 탐사하면서 배리 로페즈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용감하게 이 지역에 정착했던 흔적을 이야기합니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식민주의의 잔혹한 발자취를 살피며 인간의 탐욕이 낳은 결과를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호라이즌>은 탐험의 영웅 서사를 넘어, 인간의 모순과 위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합니다.


배리 로페즈는 자연 묘사에서 압도적인 필력을 자랑합니다. 남극의 얼음 대륙을 '생명 없는 아름다움'이라 부르며, 그곳의 바람과 빛을 생생히 재현합니다. 그의 문장은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풍경 속에 숨겨진 생명력과 함께, 그곳에서 일어난 인간의 발자취를 보게 됩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남극 고원을 묘사하며 '이 땅은 인간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는 것 같지만,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품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을 분리하지 않습니다. 자연의 장엄함과 인간의 흔적을 동시에 응시하며,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통찰하도록 합니다.


배리 로페즈는 인류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관찰자입니다. 북극의 선주민 사회를 묘사할 때 그들의 생활 방식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분석합니다. 또한 갈라파고스에서 만난 독특한 생태계를 이야기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 가능성을 고민합니다.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태평양을 항해했던 유럽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대목입니다. 그는 이들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영웅이 아니라, 그곳의 생태계를 교란하고 원주민 사회를 파괴한 인물임을 지적합니다. 탐험의 의미를 재정의하게 합니다.





탐험은 단순히 발견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과정이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인간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를 동경했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희생했는지를 묻습니다.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질문은 <호라이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로페즈는 인류가 자연을 파괴하고, 기후 위기를 초래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약한 존재들을 희생시켜왔음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합니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으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단순한 낙관이 아닙니다. 배리 로페즈는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며 개인의 역할을 일깨웁니다.


단순한 여행 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라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여행의 철학적 의미를 탐구하고 싶은 이들, 기후 위기와 자연 보존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싶은 이들, 장소와 시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인문학적 사유를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소장해서 천천히 읽기를 추천합니다.


배리 로페즈의 마지막 역작 <호라이즌>. 여행이 당신을 변화시킨다면, 그 끝에서 얻는 질문은 무엇일까에 대해 잘 보여주는 탐험가의 기록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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