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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 - 26가지 수학 원리로 가볍게 익히는 수 감각
에디 우 지음, 안혜림 옮김 / 반반북스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포자가 교양수학책을 읽고 싶어 하는 심리는 복잡한 감정과 호기심에서 비롯됩니다. 어릴 적부터 수학에 어려움을 느꼈거나 실패 경험이 있던 사람들에게 수학은 흔히 '극복해야 할 산'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교양수학책은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수학의 아름다움과 실생활과의 연결성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수포자들에게도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갈 기회를 제공합니다.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도 그렇습니다. 수학이 꼭 어려워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해소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수학은 삶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고, 그동안 놓쳤던 흥미로운 지식을 채워나가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될 겁니다.
수학 유튜버이자 시드니 대학교 수학과 교수 에디 우의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은 어렵고 따분한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숴버립니다. 이 책은 수학적 패턴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하며, 수학을 재미있고 유용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에디 우 저자는 "모든 인간은 타고난 수학자"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규칙성을 찾고 패턴을 인식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수학적 본능의 발현이라고 설명합니다. 냄새를 맡고 기억을 떠올리거나,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빠른 경로를 선택하는 것도 수학적 사고가 작동한 결과라는 것이죠.
저자는 수학이란 단순히 '수를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패턴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합니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수학이 음악, 예술, 자연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 패턴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왜 번개와 혈관은 비슷한 모양을 띨까요? 번개와 혈관의 패턴은 모두 프랙털 구조로 (작은 부분을 확대해도 전체와 비슷한 모양이 반복되는 패턴) 이루어져 있으며,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기하학적 구조와 규칙성을 통해 수학의 아름다움을 설명합니다. 수학을 지루한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펼쳐집니다.
자연 속에서 발견되는 수학적 아름다움은 놀랍습니다. 해바라기의 씨앗 배열은 자연에서 황금 비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해바라기 씨앗들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퍼지며,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나선이 형성됩니다.
놀랍게도 이 나선의 개수는 피보나치수열의 숫자를 따릅니다. 이런 배열은 씨앗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설계된 자연의 최적화 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라 껍데기는 로그 나선의 정수성을 보여줍니다. 로그 나선은 점점 더 커지면서도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는 곡선으로, 자연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입니다.
소라의 나선은 단순히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라가 자라나는 방식 자체를 설명합니다. 소라는 성장이 진행될수록 껍질의 나선이 점점 더 넓어지며, 이는 껍질이 계속해서 생물의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황금비율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기하학적 원리는 구조적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수학의 매듭 이론도 흥미로웠습니다. 끈이나 고리와 같은 1차원 물체가 공간에서 어떻게 얽히고 풀어지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생명체의 구조, 단백질 상호작용, 우주의 형상 등 다양한 현상과 연결되는 흥미로운 수학적 성질들을 밝혀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에디 우 저자는 수학이 단순한 이론적 학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복리 이자가 어떻게 우리의 금융생활을 변화시키는지 설명하기도 하고, 소수가 현대 정보 보안에 필수적인 이유도 짚어줍니다.
또한 위성 안테나의 모양을 설계하거나, 교통체증을 줄이는 최적의 경로를 찾는 데 수학이 사용된다는 사실은 수학이 얼마나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깨닫게 해줍니다.
수학이 단순히 문제 해결에만 사용되는 게 아닙니다. 음악의 음파와 주파수는 수학적 파동의 결과이며, 원근법을 사용한 그림 속에는 기하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이처럼 수학과 예술의 만남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로 가득합니다.
<다 큰 사람들을 위한 수학책>은 복잡한 수학적 개념을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리수 e, 황금비, 카오스 이론 등 난해한 주제들을 흥미롭게 전달합니다. 또한 미적분이 수업 시간의 악몽이 아니라 배터리 수명 계산이나 도로 설계에 필수적이라는 점도 짚어줍니다.
수학이 두려웠던 분들이라면 에디 우의 명쾌하고 유머러스한 설명 덕분에 수학이 훨씬 친근하게 다가올 겁니다. 일상 속 수학의 아름다움에 눈을 뜰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