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왜 그래 - 영화 속 그 음악
더라이프 [클래식은 왜 그래] 제작팀 지음 / 시월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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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용 클래식 입문 토크쇼 프로그램 더라이프 채널의 <클래식은 왜-그래> 시즌 1을 바탕으로 한 책 <클래식은 왜 그래>.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학창 시절 음악 시간에 클래식을 분명 배웠건만 그저 외우기만 했던 그때의 기억은 까무룩.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들지 못한 채 살아온 세월. 지하철, 광고 및 영상 BGM으로 일상에서 숱하게 접하면서도 곡 이름과 작곡가를 매치시키지 못하는 흔한 클알못들을 위한 클래식 입문서입니다. 


재미없다고 여긴 클래식을 영화로 접근하니 정말 흥미진진하더라고요. 감동 깊게 본 그 영화 속 배경음악이 바로 이 곡이었구나 하며 해설을 읽다 보면 영화에 대한 이해도 넓어집니다. <클래식은 왜 그래>에서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보헤미안 랩소디, 빌리 엘리어트, 설국열차, 기생충, 불멸의 연인, 아마데우스, 말할 수 없는 비밀, 번지점프를 하다, 암살,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13편이 등장합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역대급 명대사 "너나 잘하세요"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비발디의 곡입니다. 가사 없는 반주 부분만 들으면 클래식인 줄 모르겠던데 가사 있는 아리아의 중간쯤부터는 "아~ 이 래!" 소리를 할 만큼 귀에 익숙한 곡이었습니다. <그만두어라, 이제는 끝났다>라는 제목이 어쩜 금자씨랑 찰떡궁합이네요. 친절하게 노랫말 가사도 수록되어 있는데 "복수는 나의 것이야"라는 가사를 보면서 복수를 꿈꾸는 금자씨의 상황이 절로 오버랩됩니다. 이 영화에는 그 외 비발디 음악이 6번이나 등장합니다. 크레딧에 작곡가 이름으로 비발디를 올려야 하나 싶을 정도로 비발디 곡과 친절한 금자씨를 밀접하게 엮었습니다.


책 <클래식은 왜 그래>가 가진 장점은 강지희 PD, 문은실 작가, 최자원 작가의 드립력이 탁월하다는 데 있습니다. MSG 한 스푼 첨가된 이야기 코너에서는 곡 탄생 비하인드스토리, 작곡가들의 에피소드를 다양한 편집 기법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이 코너에 완전 푹 빠져들어서 이것 때문에라도 책으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을 클래식 꿀팁도 평소 우리가 궁금해했던 부분을 콕 짚어 시원하게 해결해 줍니다. 궁금하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그저 모른 채 살아왔던 부분들 말이죠. 클래식을 보면 몇 악장 같은 악장이 꼭 등장하는데 이야기의 서론, 본론, 결론처럼 서사의 재미를 위한 악장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장에 따라 빠르기에 대한 팁도 나오는데 알고 들으니 정말 제대로 들려서 신기하다며 감탄사 연발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백색소음을 BGM으로 깔지 않고 조용한 모드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클래식은 왜 그래>만큼은 QR코드로 바로바로 들으면서 읽으니 감성력이 증가하네요. 클래식의 선율에 푹 빠져들면서 영화 속 이미지도 다시 떠올려보며 깊이 있는 감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꼬임에 빠져 다른 곡도 듣다 보니 독서 시간이 마냥 늘어지긴 했지만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N차 봤어도 클래식 BGM의 곡명은 모른 채였는데, 이제는 압니다. 퀸의 곡에서 갈릴레오 구간은 오페라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인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중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가사에 보엠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퀸의 곡과 잘 어울릴 수밖에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은 세계 3대 오페라로 손꼽는 카르멘이 당시 희대의 망작으로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집시인 여자가 프랑스 군인을 갖고 노는 걸 받아들이지 못했다는데요. 그 시절엔 집시, 이민자, 여자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극악 수준이었거든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울컥하게 만드는 명장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정경' 곡에 맞춘 빌리의 발돋움은 음악의 감동과 맞물려 충격적인 여운이 오래갑니다. 영화에서는 클래식 발레가 아닌 남자 백조들이 등장하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작품이라는 점과 차이콥스키와 빌리의 성장 과정의 유사점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얽힌 교향곡 6번 비창으로 이어집니다.


영화 <설국열차>에서는 우리가 흔히 '띠로리'라고 부르는 유명한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 곡을 작곡한 음악의 아버지 바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정말 귀에 익숙한 바흐의 클래식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는 헨델의 곡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합니다. 헨델에 대해 알게 되던 과정에서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 곡은 영화 <파리넬리>의 감동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영화 <제5원소> 오페라씬 디바송까지 찾아 듣는 옆길을 선사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여정이 이토록 신났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배우는 이들이 사랑하는 영화 <불멸의 음악>, <아마데우스>, <말할 수 없는 비밀>,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같은 음악 영화의 매력에도 푹 빠졌던 시간입니다. 영화 파가니니의 주인공 데이비드 가렛은 실제 바이올리니스트이기에 영화 속 명장면을 연주한 영상을 몇 번이고 보게 되더라고요.


클래식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자, 제발 쉽게 얘기하자, 클래식을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소소한 정보와 재미를 주자는 목표로 만들어진 <클래식은 왜 그래>.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꼈던 클래식 세계를 이토록 재미있게 진입할 수 있다니, 책을 읽는 내내 감탄사 연발하며 읽었으니 성공적입니다. 있어빌리티가 있는 클래식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지만 어떻게 입문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였던 클알못이라면 이 책으로 입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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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 현대미술의 거장들에게서 혁신과 창조의 노하우를 배우다
김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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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움이란 뭘까요. 남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보여줘야 합니다. 나다움을 위해 필요한 역량인 독창적 사고력은 안에서는 볼 수 없고 밖으로 나가야 제대로 보입니다. 결국 깊게 파인 홈에서 빠져서 틀 밖에서 생각하는 힘을 뜻합니다.


나다움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차별화를 지속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 독창적 사고력을 발휘한 성공 사례들이 바로 창조의 경연장이라 불리는 현대미술에 있습니다. 현대미술에 찾은 혁신과 창조의 비밀 <아트 인문학 :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에는 독창적 사고력의 대가들이 포진되어 있습니다.


<아트인문학 여행> 시리즈와 <아트 인문학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을 통해 문학적 감성으로 예술 이야기에 인문학을 녹여낸 김태진 작가는 <아트 인문학 :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에서는 미술사의 흐름을 뒤바꾼 예술가들의 발상에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찾아냈습니다.


이 책에는 25개의 생성점을 이은 탈원근법, 탈지각, 탈권위, 탈형식, 탈물질이라고 부르는 다섯 갈래의 경로선이 등장합니다. 현대미술의 창조자에 이름 올린 20세기 예술가들이 이은 경로선이 갖는 의미를 짚으며, 미술에 영향 끼친 20세기 주요 사건을 통해 문화 전반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미술사 흐름까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세잔의 영향력이 끼친 20세기 전반부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경제대공황의 격랑 속에서 미술이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야수주의 앙리 마티스에서 시작해 액션페인팅 잭슨 폴록에 이르는 경로선은 원근법이 해체되고 완전한 평면에 이르는 여정이고, 다리파 에른스트 키르히너에서 영국 표현주의 프랜시스 베이컨에 이르는 경로선은 무의식의 세계에 집중합니다.


이들은 고전미술의 파괴자들입니다. 사진이 등장하며 원근법의 붕괴와 평면성에 집중하는 예술가들. 현대 미술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당대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한 거트루드 스타인의 관심에 따라 성공의 길이 열리기도 하고 시들해지기도 한 에피소드를 보니 살짝 씁쓸하지만요.


회화는 뭔가를 그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칸딘스키가 추상의 전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말레비치의 작품을 통해 틀 밖으로 나오기에 이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며 지각에 갇힌 미술을 해방시킵니다.


점점 추상으로 달려가는 시기. 사람의 마음을 요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걸까요. 미술 역사에서 작품에 가장 많은 엽기적 테러를 당한 화가 바넷 뉴먼도 있습니다. 광기, 꿈, 비합리성의 세계에 집중하며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한 그들은 지각의 해체를 이룹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미술을 몸으로 느끼는 미술로 바꾸면서 재현에 대한 탈출을 해낸 시기입니다.


주류 미술의 경직성을 거부하고 규칙 파괴자가 된 예술가들. 그 시작점은 마르셀 뒤샹입니다. 소변기에 서명을 넣은 <샘> 작품은 결정적 순간에 등장합니다. 뒤샹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합니다. 유럽에서 한계를 맞이한 그는 천재가 제대로 삐치면 어떻게 되는지 탈권위에 대해 잘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현대 미술의 불모지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한 뒤샹 이후 미국의 미술 생태계가 변합니다. 상업 미술가 앤디 워홀의 팝아트, 최강의 반예술 운동인 플럭서스에 뛰어들어 명성을 얻은 백남준 등이 등장합니다.


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남긴 구축주의 블라디미르 타틀린에서 비디오아트 백남준에 이르는 경로는 형식 너머의 것을 추구하는 탈형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평면의 틀을 깨고 나와 공중에 걸리는 작품들이 출몰합니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을 김태진 저자는 유목민에 비유합니다. 신출귀몰한 화가 뱅크시처럼 스스로를 울타리 안에 가두지 않고 미지의 초원으로 나아가 자신의 예술이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증명하며 유목민으로서의 삶을 이어갑니다.


해프닝 장르의 앨런 카프로에서 신체예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 이르는 경로선은 물질 너머를 추구해 결과물로서의 작품을 뛰어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전위적인 예술을 하는 이들의 스타 격인 <4분 33초>의 케이지의 영향을 받은 카프로는 실행으로서의 미술을 정립합니다. 만초니의 <예술가의 똥> 에피소드는 기함하게 만드는데 이처럼 기획자나 연기자 같은 예술가들, 기상천외한 이들이 등장합니다. "삶은 예술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라고 한 요제프 보이스처럼 예술 같은 삶을 추구하며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신념은 뭉클한 감동을 안깁니다.


김태진 저자가 들려주는 예술가들의 빛나는 순간에서 얻은 교훈은 예술가처럼 생각하고, 우리의 삶을 예술처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낯설었던 현대 미술의 즐거운 반항 속에서 사고 도약의 결정적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아트 인문학 : 틀 밖에서 생각하는 힘>. 디지털 세상인 21세기 미술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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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
닥터프렌즈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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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의학 정보가 아닌 친구 같은 의사와 수다 떨듯 재미있고 기발한 콘셉트로 의학 정보를 알려주는 본격 의사 수다 채널 닥터프렌즈. 전문의 3인방의 수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더라고요.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내과 전문의 우창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세 사람의 케미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의대생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는 에피소드와 함께 각자의 전문과별로 자주 접하는 건강 고민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문턱을 낮추고 싶어서, 민간요법이나 건강 기능 식품보다 질병에 맞는 처방약을 권장하고 싶어서, 보청기를 안경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는 저마다의 목표로 만들어진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것을 넘어 전달 방식에서 일반인들이 지루하기 않게 전달하는 닥터프렌즈만의 콘텐츠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의학 정보 외에도 의대생에서 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과정, 의사가 진료받으러 가는 상황, 의사들의 직업병, 드라마 슬의생 리뷰 등 정보와 재미가 가득합니다.


닥터프렌즈의 아이디어 뱅크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의사는 필명 '한산이가'로 웹소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의사입니다. 메디컬 소설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찾아보세요. 닥터프렌즈에서 그가 목소리 높이는 부분은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듯 난청이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도 보청기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나도 심한 편견에 관한 겁니다. 난청은 조금만 진행되어도 무조건 불편을 겪는다고 합니다. 식당, 카페에서 대화가 잘되지 않아 사회적 소외감이 생기고, 학업과 업무에도 문제가 발생하는데다가 치매로의 이환율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뇌를 자극하는 소리들이 제대로 안 들리면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니 난청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디지털 보청기 기술이 아주 좋아져 예전 같은 편견은 말 그대로 편견이라고 합니다.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을 정도로 이비인후과는 계절에 유독 민감한 귀, 코, 목에 관한 병리를 다루는 과입니다. 우리 아이도 꽃가루 날리는 계절엔 약을 챙겨 먹던 것을 매일같이 쓰고 다니는 마스크 덕분에 이비인후과 갈 일이 줄어들긴 했지만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편도염, 이명 증상 등 말만 들어도 참 친숙합니다. <내 이웃집 의사 친구 닥터프렌즈>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심한 수험생에게 필요한 졸리지 않는 비염 약, 비염 스프레이 사용법, 코골이, 구취, 이명과 난청 문제 등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짚어줍니다.


닥터프렌즈의 전반적인 의학 감수 담당 내과 전문의 우창윤 의사는 처방약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합니다. 약을 만드는 데 평균 15년의 시간이 걸리고, 2조 6천억 원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어떤 질병에 무슨 식품이 좋다더라 하는 경우, 그 좋은 성분을 잘 추출해 이미 약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가벼운 감기부터 각종 대사질환, 암까지 광범위한 질병을 다루는 내과. 저는 나이가 들면서 당뇨병에 대한 걱정이 있는 편인데요. 식습관 및 생활 습관을 어떻게 바꿔야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 발병을 관리할 수 있는지 닥터프렌즈에서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비만과 다이어트 관련 궁금증도 다루고 있으니 카더라 정보가 아닌 믿음직한 정보로 업데이트해보세요.


닥터프렌즈의 공식 요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의사는 정신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병원을 망설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정신 질환은 마음의 병이 아니라 뇌의 병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증상을 호전시키지 어렵기에 치료와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많은 사람이 본인의 심리, 마음 상태에 대해 관심 있지만 실제로 병원을 찾기 망설이는 정신건강의학과. 닥터프렌즈는 지금 나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서의 감정 소모 문제, 좋은 수면 취하는 법, 자존감 문제 등을 짚어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말에 모여 유튜브 영상을 찍는다는 의사 3인방의 닥터프렌즈. 유튜브 채널의 영상 수에 비하면 책에서 다루는 Q&A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 것들을 선별해 기본적으로 꼭 알아둬야 할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의대생 시절부터 레지던트 시절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의사로 사는 삶을 솔직하게 드러낸 그들의 에피소드도 별미입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 덕분에 다가서기 힘든 이미지가 아닌, 친구같은 친근함을 안겨줍니다. 랜선 주치의 닥터프렌즈와 함께 쭈욱~ 건강 상식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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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인 가구 생활 - 비혼 여성 둘이 같이 살고 무사히 할머니 되기 프로젝트
토끼.핫도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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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만 원 직장인이 무사히 혼자 할머니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게 가능할까? 혼자 살고 싶은데 혼자는 안 되겠고, 결혼하지 않고 친구랑 살기로 한 두 여성이 있습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20대 직장인 토끼(필명)와 혼자서도 잘해요가 인생의 캐치프레이즈인 30대 직장인 핫도그(필명)가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라는 꿈을 실현하는 여정을 보여주는 책 <여성 2인 가구 생활>.


핫도그는 10년이 넘는 자취 기간에 10번도 넘게 거취를 옮기며 프로 자취러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집세, 생활비가 부담되자 동거인을 구하고 싶어졌습니다. 그저 집의 일부분을 나누어 쓰는 하우스메이트, 룸메이트가 아닌 긴 호흡으로 함께 살아갈 사람. 결혼 계획 없이 오랫동안 같이 살 사람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직장 동료이자 재테크 스터디를 같이 하고 있던 토끼가 부모님의 이사로 강제 독립을 하게 되자 토끼와 핫도그의 더불어라이프가 시작됩니다.


둘은 가치관이 비슷했습니다. 특목고, 대입, 취업까지 퍼펙트한 정석을 걸어온 토끼는 결혼이라는 퀘스트 앞에서 머뭇거렸습니다. 핫도그 역시 연애의 소모적 에너지보다는 홀로 라이프가 딱 맞는 길이라고 판단했기에 결혼하지 않고서도 건강하고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한 길을 고민합니다. 그 길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여성 2인 가구 생활이었던 겁니다.


여성 공동체를 향한 가치관은 닮았지만, 둘의 성격은 꽤 달랐습니다. 초미니멀리스트 토끼와 맥시멀리스트 핫도그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매 끼니 잘 챙겨 먹자 주의와 즉석식품파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필연적으로 갈등 상황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일요일 오후 저녁 시간마다 토핫 가족회의를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집안일은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주부라면 공감할 겁니다. 사람마다 자기 눈에 들어오는 집안일이 다르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사실 결혼해서도 부부간 소소한 다툼의 대부분이 이 지점일 겁니다. 둘은 일주일 동안 한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어필합니다. 생색내기를 장려하는 거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보다 잘 말하는 사이가 되도록 연습하고 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성 2인 가구 생활>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받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버리기를 잘 하는 토끼가 핫도그의 어마어마한 짐을 무조건 버리도록 강요하기보다는 필요한 물건을 묶음으로 사는 것의 장점을 경험을 통해 깨닫는 것처럼 서로의 모습에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배워나간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어쩌면 함께 산다는 건 다른 두 사람이 서로 닮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었다." - 여성 2인 가구 생활 


서로의 취향이 섞이며 서로의 세계가 넓어짐을 경험한 토끼와 핫도그.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해보지 못했을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타인의 취향이 주는 즐거움을 스스럼없이 만끽할 줄 알게 됩니다.


함께 세운 생활 스터디의 목표는 무사히 할머니 되기입니다. 멋진 할머니가 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글 쓰고 책을 읽습니다. 무엇보다 애초에 동거인을 구하게 된 이유가 경제적 문제였던 만큼 경제적 자유를 위해 도서관에서 재테크 관련 책을 읽으며 열정적으로 공부합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돈을 갖는 게 목표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미래의 내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소비했던 무분별한 습관은 현금으로 일주일 예산을 뽑아 그 안에서만 소비하는 습관으로 바꾸며 (반년 정도는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합니다) 이제 월급 안에서 티끌 모으기에 돌입합니다. 초라한 숫자만 찍혀있던 통장 잔고였지만 결국 1억 모으기를 달성하고, 이후 더 큰 목표를 세워 도전 중인 그들. 혼자서라면 못했을 것을 함께하니 가능했다고 고백합니다.


<여성 2인 가구 생활>에서는 비혼 여성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를 하도록 도와줍니다. 집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재테크 공부법과 실천법, 지적인 할머니가 되기 위한 다양한 취미 생활과 독서 습관, 외모에 대한 강박 대신 운동하고, 영양제 챙겨 먹고, 몸에 좋은 식자재로 요리하는 즐거움의 기쁨을 들려줍니다.


결혼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토끼와 핫도그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심리적 배척이 덜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에 대한 정의를 협소하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집니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혈연관계로만 한정 짓던 가족의 개념이 이제는 더불어 같이 개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지요.


비혼을 꿈꾸는 사람에게 실용적인 이야기와 심리적 응원이 가득한 <여성 2인 가구 생활>. 다양한 삶의 형태가 현실 세상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살면서 충만한 일상 라이프를 함께 꾸려나간다면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결혼을 안 하겠다고 하면 외로울 때, 아플 때 어쩔 거냐는 말을 듣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꼭 결혼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토끼와 핫도그의 이야기는 비혼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에게 롤모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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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 적게 벌어도 잘사는 노후 준비의 모든 것
요코테 쇼타 지음, 윤경희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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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노후해결사로 불리며 맞춤형 노후 전력과 인생 설계를 제시하는 요코테 쇼타 1급 노후설계사가 알려주는 노후 준비 지침서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인생 후반기가 거의 50년이나 되는데도 외면하기 일쑤인 노후 준비. 당신의 노후 준비는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는지요. 막연한 불안감에만 사로잡혀있을 뿐 자꾸 미루기만 하는 노후 설계. 몇 살쯤에 어떤 문제가 내게 일어날지 미리 안다면 대책 세우기가 수월할 겁니다.


50세부터 100세까지 연령대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노후 문제와 그 해결책을 연표 형식으로 정리한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노후의 삶을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50세는 아픈 부모를 돌보았더니 찾아온 우울증과 조기퇴직, 51세는 갱년기를 겪는 아내의 분노가 폭발하다, 60세는 연수입은 절반으로 뚝, 일은 신입사원급으로 돌아가다 식으로 50세 이후 나에게 찾아올 노후 문제들을 짚어줍니다.


40대가 되면 내 몸 곳곳에서 탈이 나는 곳이 어찌나 소소하게 많이 생기는지. 건강 걱정은 50대에 이르러 부모님의 돌봄 문제로 이어집니다. 초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노후 돌봄 관련 분야가 잘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 현장에선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식인 건 여전하다고 하네요. 결국 돌봄퇴직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양육비가 여전히 어마어마하게 드는 시점이라 경제적 타격이 큰 시기와 맞물립니다. 재취업도 힘들고 자신의 연금 수급액도 줄어들지만 어쩔 수 없이 돌봄퇴직을 하게 됩니다.


갱년기 장애, 상속 분쟁, 황혼 이혼 등 50대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잘 짚어줍니다. 상속 분쟁 같은 경우는 재벌이 아니라고 해서 맘 놓고 있을 수 있는데, 오히려 5억 이하에서 가장 분쟁 빈도가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임금피크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가계 수입의 80퍼센트만 가지고 살림살이가 돌아갈 수 있게 미리 설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합니다.


60대는 정년 시점입니다. 퇴직 후 노인성 우울증, 고부 갈등 등이 생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 최적의 연금 수령 시기는 65세 이후 3년 정도 미루는 게 좋다고 하는데요. 70세까지 일할 플랜을 세우고 대비하라고 합니다. 정년 후 연금을 받기까지 공백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관건입니다. 퇴직 후 새고용, 이직, 창업, 조기은퇴 등의 시나리오를 세심히 살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노후 대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노후는 연금 수입 × 근로 수입 × 임대 수입의 3개 기둥을 조합해서 70세까지 견뎌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70세 이후 다가올 노후 문제들 역시 돈으로 귀결됩니다. 평생 모은 전 재산이 10년도 못 가 사라져 노후 파산 문제가 생기고,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병도 두렵고 의료비에 간병비 등 인생 최대의 경제 손실이 닥칠 수 있습니다. 요양원 입소도 높은 비용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자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눈치 보이고, 하물며 다시 백수가 된 자녀 또는 이혼해서 돌아온 자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돈, 재산, 건강, 이혼, 상속, 요양까지 최악의 상황만 다룬 게 아닌가 싶겠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노년기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은 국가마다 차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 실정에 딱 맞는 노후 지침서도 나오면 좋겠습니다.


사실 읽는 내내 갑갑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요. 이 모든 문제들을 미루기만 한 채 그때 가서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가짐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게 정답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만큼이나 용기를 내어 노년 시나리오를 마주하고, 나에게 맞는 이상적인 노후 인생설계를 시작한다면 최악의 노년만큼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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