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 - 선배도, 상사도, 회사도 알려주지 않은
피터(Pete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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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라 하면 창의적인 생각에 초점 맞춘 책을 주로 읽었는데, 탄탄한 기본기 없이 영감은 떠오르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짚어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아이디어만 툭툭 튀어나온다고 해서 다가 아닌 겁니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랜선 멘토로 각광받는, 13년 차 전략기획자 Peter 저자가 알려주는 성과를 극대화하는 기획자 책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으로 프로 일잘러로 발돋움해 볼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기획은 시장을 읽는 눈을 갖고 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회사 전체의 판을 읽는 동시에 나의 위치와 역할에서 공헌할 만한 일이 무엇인지 잘 찾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직의 방향을 미리 아는 것은 직장인으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 됩니다.


뜬구름 같은 목표에 매몰되면 안 됩니다.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일을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에는 기획자 사고의 프레임과 스킬로 구체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생각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 유용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기획은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획자의 업무 영역은 꽤 넓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어느 직무에 기획을 갖다 붙여도 말이 될 정도입니다. 지금 업무가 관리와 기획 업무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면 특히 두 가지 속성을 다 해내야 합니다.


똘끼 있는 창의적 집합체보다는 논리적인 프레임에서 잘 된 기획이 나온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일 잘한다는 평가받는 사람들을 보면 회사가 돌아가는 판을 잘 읽고, 논리적인 사고로 시장 흐름을 분석할 줄 알고, 숫자로 말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다음 방향을 제시할 줄 압니다.


여기엔 경영 이론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프레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몇 가지 경영 이론에 최근 콘텐츠를 채워 말할 수 있다면 기획을 잘하는 것을 넘어 사고의 프레임을 갖춘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는다는 겁니다.


그저 열심히만 일해서는 성과 만들기 힘듭니다. 트렌드를 잘 읽는다고 항상 성과 나는 것도 아닙니다.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에서는 몇 년 치의 경영계획을 보는 법, 조직 개편을 통해 인재 유형의 변화를 관찰하는 법, 일을 만들고 확산하는 패러다임을 아는 법 등 회사가 돌아가는 판을 읽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정보력은 기획자의 중요한 무기입니다. 경영계획을 제대로 안다는 건 결국 회사를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전략을 잡는지 알게 되면 자신의 성과를 챙기는 것도 수월해집니다.


회사가 돌아가는 것을 전혀 모르고 일하는 상태는 아닌지 짚어줍니다. 기업 사례를 제시하고 예시의 상황에서는 어떤 일을 준비하는 게 좋을지 질문도 던지고, 현상 이면을 파악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원리를 알면 일에 적용하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탁월한 기획자는 고객 관점에서 시장을 구분하는 프레임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읽은 <마케터처럼 살아라>에서도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는 사고방식을 강조했는데 이 책에서도 고객의 니즈 분석은 성공의 절대 요소로 꼽습니다. 그저 시장에서 유행하는 키워드나 기술을 적은 보고서는 기획자 스스로 역량 없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회사 생활하다 보면 핵심성과지표를 의미하는 KPI라는 단어를 많이 듣습니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평가의 근거로 삼으며 두루 활용하는 것이기에 KPI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더불어 회사의 팩트를 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인 숫자를 보는 법도 알려줍니다. 투자 이익이 어디서 어떻게 나는지를 아는 것이 핵심입니다.


탁월한 기획자는 실적을 만드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행동과 숫자의 결과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일의 디테일보다 일의 프레임에 대해 먼저 고민하자고 제안합니다.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은 개리 해멀의 혁신 이론, 조너선 번즈의 수익 관리, 맥킨지의 가치 창출에 따른 매출 성장법 등 기획자의 성장에 도움되는 프레임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보고서를 잘 쓰려면 뉴스를 즐겨봐야 하는 이유, 빠른 업무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것, 기초를 쌓을 수 있는 책 추천 등 회사에서 프로 일잘러로 살아남는 알찬 기술이 가득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기획자 중에는 정말 대단한 인재가 많겠다는 거였어요. 단기간에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업무적 성격이라든지 기획자가 맡은 넓은 업무 영역을 보면 숨이 턱 막힐 정도입니다. 평소 공부를 정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삽질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배우는 길이 필요합니다.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으로 직장생활 경쟁력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되는 기획자의 사고 프레임을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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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처럼 살아라
이노우에 다이스케 지음, 정보희 옮김 / 마인더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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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없고 재능이 뭔지도 몰라서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에 좌절했다면, 그런 당신도 빛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책 <마케터처럼 살아라>.


뉴질랜드 항공, 유니레버, 아우디 재팬 등을 거쳐 현재 소프트뱅크 커뮤니케이션 본부 미디어 총괄 부장으로 있는 이노우에 다이스케 저자는 마케팅 업무를 이어온 전문가로서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기도 하고, 타 회사 고문으로 일하기도 하는 부업 활동도 하는 인재입니다.


이 정도 되려면 필사적으로 자신을 내세우는 셀프 브랜딩의 대가일거라 생각할 테지만, 오히려 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마케터의 관점으로 일과 생활을 실천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골프 좋아하는 사람을 클럽에 데려가면 안 되듯 고객의 입장이라는 게 중요하다는 마케터의 관점. 커리어에도 이런 방식을 적용한다는 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상대방의 기대를 채우려는 삶의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먼저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내 위주가 아니라 상대방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며 거부감이 들었거든요.


나를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자는 것은 남들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걸 의미합니다. 상대방을 도움으로써 나의 가치를 높이는 마케터. 여기서 도움의 의미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니 첫 느낌의 거북함은 사라지고 저자의 말이 이해됩니다. 종교적, 도덕적 의미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천자의 관점으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결과로서의 보상을 기대하면서 하는 도움입니다.


마케터처럼 산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다면 예술가처럼 사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자아, 내적 존재, 재능을 중시하는 예술주의를 장착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는 예술가처럼 사는 삶. 좋아하는 일을 예찬하는 요즘 시대에 꿈꾸는 삶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능 없는 아무것도 아닌 나 자신 때문에 빈번히 실패하고 좌절하면서 기가 죽었는데도 이렇게 해야 할까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는 마케터처럼 사는 삶을 살아보자고 합니다. 자기표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상대방 입장에서 시작해 보는 겁니다.


상대방이 추구하는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알리고 전달하여,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다른 가치와 교환하는 것. 이런 활동을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게 마케터처럼 사는 거라고 합니다. <마케터처럼 살아라>에서는 시장을 정의하고, 가치를 정의하고, 가치를 만들고, 가치를 알리는 4단계 프로세스로 정리합니다. 각각의 단계를 마케터는 어떻게 하는지 먼저 살펴보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을 유튜버 등의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합니다. 일, 커리어, 인생과 직결되는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만의 영역은 반드시 있다고 합니다.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마케터처럼 살아라>입니다. 본업을 이어가며 부업으로 유튜버인 사례를 통해 예술가처럼 산다는 것과 마케터처럼 산다는 것을 비교해 설명하니 쏙쏙 이해됩니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수록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높일 수 있고, 그 결과 더 많은 보수도 얻게 되는 식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상대할 수 있는 인원의 균형처럼 시장을 정의하는 마케터의 사고와 기술을 접목해 일, 커리어, 인생에 활용한다면 스피치에도 응용할 수 있고, 연봉을 높이고 싶을 때에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유튜버가 언제 누구를 대상으로 할지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무슨 어려움을 겪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가치를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상대방을 파악하는 것에도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법입니다. 실용 가치, 보증 가치, 평판 가치, 공감 가치의 균형을 통해 인재가 되는 길을 알려줍니다.


정의한 가치를 실제로 만드는 실현 형태는 상품, 서비스, 콘텐츠 등으로 나타납니다. SNS에 글을 올릴 때 자신을 콘텐츠의 상품 개발자로 규정해 작업하라는 조언을 들려줍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시작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며 콘텐츠를 만들어간다는 생각과 행동을 훈련하기 좋은 SNS의 긍정적인 장점을 활용하는 거죠.


이렇게 만들어진 가치는 어필을 해야 합니다. 대부분 자기 어필에 거부감 있을 수 있지만 없는 실력을 과장하거나 거짓된 이미지를 심는 게 아닌 가치를 알리는 과정은 필수입니다. 상대방에게 내 가치를 알리는 사고와 기술을 알려주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빠져있는 퍼즐 조각을 채울 수 있다고 응원하는 <마케터처럼 살아라>. 날 필요로 하는 장소와 그곳에서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 읽으면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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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세계지도로 세계여행 계획하기 - 전세계 여행/문화, 역사이야기를 담은 세계지도, 2022-2023 개정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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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벤처 인증받은 여행지도 전문 브랜드 타블라라사의 세계지도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트래블 버블로 격리면제 여행권역이 생겼고, 트래블 버블이 아니더라도 격리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한 곳이 늘어나고 있어 여행의 설렘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게 되네요.


아날로그 지도로 먼저 세계여행을 떠나볼까요. 2022-2023 개정판으로 만나는 <에이든 세계지도로 세계여행 계획하기>. 몇 번 접으면 너덜거리는 종이가 아닌 짱짱한 재질의 방수 지도여서 여행자들 사이에 입소문 난 에이든 지도입니다.


크라프트 단추박스 포장의 내추럴한 감각이 취향 저격입니다. 역사와 함께하는 세계여행이라는 컨셉의 세계지도여서 구성도 독특해요. 책처럼 지도를 볼 수 있는 미니맵북, 세계지도 1장, 역사지도 1장, 반투명 물방울 스티커로 구성되었습니다. 큰 지도는 방수 재질이어서 마음이 든든해요. 다녀온 곳을 체크할 수 있게 지도의 글씨를 가리지 않는 반투명 물방울 스티커는 에이든 스토어팜에서 별도로 판매하고 있어 추가 구입이 필요한 경우 편하게 살 수 있어요.


에이든 세계지도는 왜곡을 줄인 로빈슨 도법을 사용했습니다. 국가별 면적이 왜곡된 제국주의 시대 도법인 메르카토르 도법이 아닌 지도를 꼭 선택하세요. 펼치면 꽤 큰 사이즈이고, 색감이 촌스럽지 않아 벽에 붙여두는 인테리어용으로 좋습니다.


세계지도에는 그 나라의 주요 도시와 핵심 역사와 문명을 간략하게 표기했습니다. 나라와 도시 이름만 표기된 지도만 봐오다가 에이든 세계지도를 보니 확실히 독특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더라고요. 국가 이름 옆엔 국기도 그려져 있습니다. 수도, 여행하기 좋은 도시, 핫이슈 도시들은 다 표시되어 있고, 역사적 사건이나 문명 발생지를 포함해 분쟁지역도 표시되어 있어 도움됩니다. 깨알처럼 정보가 가득하지만 편집이 깔끔해 시각적으로 불편함은 없었어요.


<에이든 세계지도로 세계여행 계획하기>의 특별함은 역사지도에 있습니다. 170개국의 역사를 이렇게 잘 요약할 수 있다니 놀랍더라고요. 이건 정말 벽면 부착용으로 제격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제격입니다. 역사와 지리를 단숨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입니다. 무엇보다 색감도 완전 맘에 들어요.


A1 사이즈의 미니맵북은 대형 세계지도와 역사지도를 크롭해서 모아둔 얇은 책자 형태입니다. 이런 맵북이 여행하는 도중에는 펼쳐보기 더 편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아요.


도로, 항공노선 같은 건 없는데 우리가 아날로그 지도를 펼치는 이유를 놓치지 않은 에이든 세계지도입니다. 불필요하거나 의미없는 정보 대신 여행 정보와 교육의 의미를 잘 잡은 지도입니다. 지난번 제주 지도에 이어 세계지도까지, 소장하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종이 지도는 역시 에이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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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레시피 -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맛보는 중세 요리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코스트마리 사무국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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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들의 비밀 노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AK TRIVIA BOOK 시리즈. 중세 관련 책이 많은데 이번엔 요리 편입니다. 중세 요리를 재현해 현재 식재료로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맛볼 수 있다니! 


원래 판타지 마니아였던 슈 호카 저자는 이쪽 세계로 건너오며 중세 유럽 시대 요리를 재현하고 변형 레시피를 연구하면서 중세 요리의 매력을 선보입니다. <중세 유럽의 레시피>에서는 중세 음식의 역사를 요리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편리한 가공식품들이 넘쳐나는 현대에 중세 요리 식재료를 구할 수 있을까 의아심이 들었지만, 생각해 보니 현재 유럽 요리의 전통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해볼 만하겠구나 싶겠더라고요. 중세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렌틸콩이나 조미료도 쉽게 구할 수 있더라고요. 책에 소개된 레시피 식재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다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설탕, 소금, 식초가 기본 조미료이지만 당시엔 값비싼 조미료였기에 중세 요리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설탕 대신 꿀을 사용하면 되고, 중세 무렵부터 대대로 이어진 프랑스 오를레앙 제조법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 비네거를 식초로 사용하면 되는데 맛이 일품이라니 이번 기회에 갖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금은 분쇄기로 갈아쓰는 암염을 쓰면 중세의 맛을 충실히 재현할 수 있다는 팁도 알려줍니다. 잡내를 없앨 때는 청주, 소주를 사용하듯 중세 요리에는 와인을 사용하면 됩니다.


중세 요리하면 우아한 귀족의 식사가 떠오릅니다.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의외로 간단한 레시피 덕분에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실 비주얼만큼이나 그 맛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조금은 심심한 맛이긴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담백한 끝맛을 낼 것 같아 끌리더라고요. 쿠민 수프 같은 건 닭 육수에 달걀 풀고 후추 뿌린 현대의 달걀국 같은 느낌인데 거기에 쿠민 분말 2큰술만 딱 더 넣으면 중세 요리가 되는 겁니다. 쉽죠?


중세 3대 향신료로 정향이라고 부르는 클로브, 시나몬, 생강이 있습니다. 향신료는 십자군 원정을 통해 유입되어 상류층에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쉽게 살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 역시 당시엔 자신의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재료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중세풍 판타지 소설에 나왔던 문장이 생각납니다. 귀족 가문이 이동할 때 야영할 때도 귀한 향신료를 썼다며 무척 놀라는 장면이 있는데, 겨우 한 문장인데도 충실히 자료 조사를 한 작가의 글이라는 게 느껴져 애정이 샘솟네요.


유럽 음식 하면 허브가 꼭 들어갈 것만 같은데 허브가 식재료로 사용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그때는 수도원에서 의료용, 요양식 재료로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14세기 잉글랜드 요리서를 주로 참고한 음식이 많은데 요리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왕의 양고기구이, 천사가 먹었던 타르트, 작은 새의 무덤 등 이름 하나에도 센스가 넘칩니다.


설탕이 귀한 시대였기에 단맛을 줄인 디저트들은 오히려 요즘 시대에 더 필요한 레시피가 아닐까 싶어요. 레몬 튀김 같은 재현해 보고 싶은 튀김 요리도 있어 즐거웠습니다. 식용 꽃을 활용한 요리도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중세 요리는 어디에다 해야 할까요. 만능 도구로는 스킬렛을 손꼽습니다. 무쇠후라이팬입니다. 거의 모든 조리 방법이 가능하다고 칭찬하네요.


드라마, 영화, 문학 작품 속 중세 시대에 대한 환상이 담긴 요리와 실제 중세 요리를 비교하며 역사 속 중세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 <중세 유럽의 레시피>. 실패작에 대한 기록도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되었고, 영국 튜크스베리 중세 축제 체험기, 일본에서의 중세 체험형 콘텐츠들을 소개하며 중세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활동까지 담겨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가 있다니 조금은 부러워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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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미래 트렌드 2022
트렌드 연구소 지음 / 도토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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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대를 관통하고 주류에 의해 생성된 대중의 소비 욕구를 의미하는 트렌드. 유행하거나 새롭게 주류가 된 것들이 대중의 공감에 의해 공유되는 트렌드는 의식주와 문화를 아우르는 일상의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한국디자인산업연구센터 유어트렌드에서 IT 분야 패션 분야 트렌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트렌드연구소 이영호 저자의 <현재-미래 트렌드 2022>는 현장 중심 트렌드 취재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한 트렌드 예측서입니다. 강연을 듣는 듯한 유려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입니다.


트렌드는 우리들의 삶을 미리 규정짓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접하는 것 같아도 그 트렌드가 3년 전부터 준비된 것이란 사실은 알아채지 못합니다. 패션 트렌드는 패션계의 루틴 때문에 3년 앞의 트렌드를 다루기에 2021년에 제시하는 2022년 트렌드 분석이라고 할지라도 2019년에 제시된 2022년 패션 트렌드 예측에서 인용된 부분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트렌드 시장조사 방식 및 트렌드 관련 분야의 비즈니스가 어떤 구조인지 먼저 짚어주며 <현재-미래 트렌드 2022>에서는 단순히 과거의 자료들을 과거의 이론에 짜 맞추어 예상하는 것을 넘어 사회, 경제, 정치 등의 상황을 지켜보며 새로운 불확실성의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2022년에는 거대한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같은 정치 이슈도 있고,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항저우 아시안게임, 카타르 월드컵까지 스포츠 이벤트가 많습니다. 바야흐로 승부와 대결의 세계에 시선이 모이는 한 해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따른 일상의 변화도 있습니다.


<현재-미래 트렌드 2022>는 2022년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로 경제 활동 주권을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하는 셀프 폴리틱스와 소비자 주권으로서 삶의 통제권을 스스로 부여하는 시대에 걸맞은 셀프 거버넌스를 꼽습니다.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캐치프레이즈를 필두로 하는 셀프 폴리틱스 (Self Politics)와 관련한 10가지 트렌드부터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온 국민의 정치 참여 시대. 익명성에 기대 자기 목소리를 표출하는 여론 형성의 일역을 담당하는 익명게시판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생들에겐 에타(에브리타임)가 있다면, 직장인들에겐 대나무숲이 있습니다. 의견이 공유되고 공감을 불러일으켜 거대한 여론이 될 수 있는 익명게시판의 위력은 기업의 생살여탈권까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입니다.


지속적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인 기업의 ESG 경영은 가치소비를 하는 MZ세대의 소비특성과 연계되는 방식이라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게 미친다는 걸 우리는 이미 다양한 사례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시키며 미래를 살아갈 자신들을 위해 권리행사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소비자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가치소비를 하는 세대의 특성 덕분에 생겨난 현상 중 중고마켓 확산도 있습니다. 애초에 중고로 팔 수 있는 물건을 사는 세대입니다. 기업들이 참여하는 중고거래 마켓으로 확장 재편될 거라는 예측에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상의 현실 세계에서 또 다른 나를 만드는 메타버스는 제타버스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 깊습니다. Z세대 80퍼센트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그 외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해가는 플랫폼, 정치적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리더십 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등 셀프 폴리틱스 시대를 대변할 2022년 트렌드 토픽 10가지를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1인 가구 확산 시대에 주도적 삶과 경제 논리가 접목되면서 셀프 거버넌스 (Self Governence) 시대에 맞춘 10가지 트렌드 토픽이 이어집니다. 개인이 각자의 삶을 자기주도적으로 정치하는 시대. 기업에 적용하면 자기 경영, 개인에 적용하면 자기 삶에 대한 주도적 오너십이 되는 겁니다. 자기 이익 여하에 따라 자기 권리 행사에 적극적인 세대가 이끌어가는 셀프 거버넌스가 불러올 트렌드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이 갑자기 나타나진 않습니다. 가상화폐, 인공지능, 인플루언서, OTT 등 이미 성장해오고 있던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현상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현재-미래 트렌드 2022>는 우리 일상에 확연하게 영향을 미칠 파급효과에 초점 맞춰 각 토픽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하고 있습니다.


신문물의 등장보다는 2022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경험하거나 간과한 기술과 사회적 변화들이 어떻게 변화하여 주류가 될 것인가를 들려주는 트렌드 예측서 <현재-미래 트렌드 2022>.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경험했다고 생각되는 것들도 있고, 여전히 추상적으로만 다가왔던 것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 수정 등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실시간이면서 동시대적 트렌드 이야기인 만큼 오히려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2022년을 기대하는 우리의 새로운 바람이 2022년의 행보를 남길 겁니다. 세상의 변화와 발맞춰가는 우리의 삶이 남길 족적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트렌드란 역사의 바람이자 변화의 바람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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