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푸켓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김경진.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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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섬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꼭 가봐야 할 태국 남부, 푸켓. 자유여행을 위한 정보와 준비를 수월하게 도와주는 가이드북 해시태그 푸켓으로 만나봅니다.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를 겪지 않은, 따뜻하고 정감 있는 미소를 가진 불교의 나라 태국. 치앙마이와 같은 산악 지역, 에메랄드빛 바다 등 관광 대국으로 오랜 세월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볼거리, 즐길거리는 물론이고 미식의 천국인 만큼 식도락 여행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태국입니다.


태국 남부는 북부에 비해 물가가 조금 비싸서 방콕, 치앙마이 위주로 한 달 살기를 하는 편이지만 숙박비를 제외하면 푸켓도 크게 차이나진 않는다고 하니 남부의 매력을 만끽하고 싶다면 푸켓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


여행 중 교통수단으로는 도시 간 이동이 자유로운 렌터카 외에도 태국에서 오토바이 운전을 배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하게 이용하는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도 대도시에서는 렌트 가능하다고 합니다.​





푸켓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빠통 비치를 중심으로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화려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방라 로드, 현지에서 만나는 무에 타이 쇼, 아이가 있는 가족여행이어도 푸켓은 오락실, 실내 놀이터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문제없습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효도여행에 맞는 코스도 많고, 어떤 테마여행이든 푸켓은 충족시켜주는 것 같아요.


여유를 누리고 싶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빠론,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까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던 푸켓 분위기와는 확 달라져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는 푸켓 타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해변들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되는 여행자들을 위한 패키지여행에서는 대부분 패스하는 푸켓 북부 지역 정보도 있습니다.


배낭여행자의 성지 피피 섬과 영화 007 촬영지인 제임스 본드 섬, 푸켓의 몰디브라 불리는 라차 섬 등 멋진 절경을 가진 섬 투어는 푸켓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니다. 열대우림과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이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동남아 대표 관광지 푸켓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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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 유럽에서 아시아 바이킹에서 소말리아 해적까지
피터 레어 지음, 홍우정 옮김 / 레드리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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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청해부대 아덴만 여명작전 전후 떠들썩했던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해적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히려 더 대담하게 공격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테러학 교수 피터 레어의 <해적>에서 왜 해적의 길로 접어드는지, 과거와 현대의 양상은 어떻게 다른지, 왜 여전히 지속되는지 해적의 생애주기를 시대에 따라 살펴봅니다.


해적행위의 역사를 1500년 이전의 중세시대, 17세기부터 20세기 초 유럽 해상강국 시대, 그리고 세계화 물결이 시작된 이후부터 오늘날 현대에 이르기까지 구분해 들려줍니다. 각 시대마다 해적이 되기로 결심하고, 해적으로 살다, 마침내 그만두게 되는 생애주기를 따라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펼쳐집니다.


<해적>에 등장하는 바다의 도적은 자기 맘대로 움직이는 해적과 합법적 권한을 부여받아 활동한 사략선 그리고 그 사이의 회색 지대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일부 해양 문화권에서는 해적이 용맹한 전사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바이킹처럼 말이죠. 십자군 원정처럼 종교가 해적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해상 교역이 늘어나면서 경쟁자들의 배를 약탈해야 살아남기에 해적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흑기를 걸어 올리는 순간 공포 전술과 같은 심리전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전투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공격받은 배가 끝까지 싸우겠다고 작정하면 피 튀기는 백병전으로 전환될 수밖에요. 


바이킹만큼이나 왜구의 노략질도 명성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쓰시마섬을 거점 삼아 고려와 조선을 괴롭히며 남중국해까지 활동한 왜구에 대해서도 조명합니다. 이성계, 세종대왕도 등장합니다. 대규모 함대를 파견해 대마도로 보내 섬마저 점령했다고 말이죠.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가도 감시가 소홀해지면 다시 날뛰었지만요.


해적은 바다에서만 활동한 게 아니라 해안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 내륙 도시들도 침략했다고 합니다. 바이킹과 왜구 역시 육지까지 진출해 살인과 약탈을 합니다.


해적은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큰 위험한 직업이었지만 떼돈을 벌지도 모른다는 희망 한 줌과 탐욕, 불안 외에도 영웅적 낭만주의나 모험심도 개입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하층민이 해적이 되었지만 하급 귀족, 신사 계급 등 알만한 이들도 해적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열강이 판치던 제국주의 시대에는 정치 판도에 따라 국익에 부합하면 자유분방한 외교 수단으로서 사략단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식민지 약탈 사략단이 꾸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적, 사략선을 활용한 소소한 이익이나 약탈물을 얻는 것보다 해상 무역에 의지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유럽 해상강국들은 세계를 무대로 제 몫을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점차 우월한 해군력을 가지게 되고 해적질은 옛이야기가 됩니다.


검은 수염으로 유명한 대해적 에드워드 티치는 2년간 해적으로 살다 죽었는데, 이처럼 해적 경력은 길지 않다고 합니다. 중국의 해적여왕 정일수와 해적왕 오석이는 약 10년 동안 활동했지만, 대체로 정직(?)한 시민으로 되돌아갔고 일부는 교전 중 사망하는 최후를 맞이합니다. 대부분 호시절의 절정에서 현명하게 해적 무대를 떠나 사면 받고 여생을 당당하게 보냈다고 합니다.






1991년 소말리아 정부가 붕괴하자 젊은 소말리아 어민들은 대거 해적으로 변신했습니다. 법질서가 사라지자 자신들의 앞바다를 지키기 위해 나섰기에 오히려 자경단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곧 외국 선박을 나포하고 선원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는 일이 어업보다 훨씬 더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경단은 해적단이 됩니다.


기니만에서 활동하는 악명 높은 나이지리아 해적도 비슷합니다. 세계화와 근대화의 수혜를 입지 못한 곳에서 생존을 위해 가난과 투쟁해야 하는 곳에서 해적이 양산됩니다. 오늘날 해적을 미화하는 풍조는 사라졌습니다. 정상적인 정부가 통치하는 곳이라면 해적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해적을 감당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해적행위가 성행합니다.


사람들이 해적을 위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 때문에 벌어지는 참혹한 결과도 꽤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최악의 해적 출몰지인데도 많은 요트 여행자들이 간과합니다. 배에 아무리 현금과 귀중품이 없어도 요트와 탑승자 자체가 해적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탐나는 목표물이라고 합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처럼 몸값협상용 사업모델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2010년에 초대형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무려 7개월간 납치되었고 950만 달러를 지급하고 석방된 사건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호화 요트와 화물선, 유조선을 납치해 많은 나라가 석방금을 내야 했습니다. 전성기 소말리아 해적은 해적 중에서도 최상위 소득자였다고 하는군요.


반면 나이지리아 해적은 선원들의 귀중품과 선박 금고의 현금을 노리고, 유조선의 정제유를 노리며 독보적인 폭력성을 보인다고 합니다. 선원들의 생존은 작전의 성공과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해적은 어떻게 퇴치해야 할까요. 역사적으로 해적은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사면으로 구제하거나 끝없는 전쟁의 도구로 이용했습니다.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유럽연합 및 각국에서 내놓은 해결책을 소개하며 영향력과 한계를 짚어줍니다. 현대에는 법의 심판대에 세워 정의를 구현할까요? 대체로 해적들을 값비싼 재판에 회부하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연합 법에 따르면 해적이 군함에 올라타는 순간 망명 신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무장 해제 후 제 배에 태워 돌려보내고, 해적들은 군함이 사라지면 다시 범행을 시도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게다가 불법 조업처럼 단속 의지가 없는 현대 국가들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기도 했습니다.


중세 해적에서부터 현대 소말리아 해적에 이르기까지 해적의 모든 것을 담은 피터 레어의 <해적>. 해적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불변의 법칙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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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하지 않는 기술 - 내 안에 잠들어 있는 잠재력을 깨우는 과학적인 방법 21가지
고바야시 히로유키 지음, 한양희 옮김 / 이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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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중요한 순간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원하는 대로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의 행동 가운데 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은 10%에 불과하고 상당 부분은 무의식에 의해 움직인다고 합니다. 숨 쉬는 것도, 눈을 깜빡이는 것도, 다리를 떠는 것도... 자동적으로 우리 몸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일상의 임무를 완수해나갑니다.


의학박사 고바야시 히로유키는 잠자고 있던 무의식의 힘을 내 것으로 만들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의사가 되어 공부하면서 자율신경의 메커니즘과 많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무의식의 힘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과학적으로 접근합니다.


'평소대로, 연습한 대로'를 외쳐도 자꾸 의식하게 되면서 실력 발휘를 못하고 망치는 경우가 많다면 이 책이 도움 될 겁니다. 무의식의 힘은 자신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 힘을 끌어내 활용하는 게 관건입니다.


<의식하지 않는 기술>에서는 쓸데없는 것이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에 몸과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자그마한 것들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찾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선택지를 일부러 좁혀 같은 색상의 옷만 옷장에 두는 것처럼 자신만의 루틴을 세세하게 정해두는 CEO, 운동선수가 꽤 많지요. 불필요한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꽤 큰 영향을 발휘합니다. 한마디로 준비는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본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집중력이 극에 달하고, 심신의 감각이 최고치에 달하면서 실력이 100% 이상 발휘되는 상태를 존 상태라고 합니다. 일명 궁극의 집중 상태입니다. 자율신경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둘 다 높은 수준보다 더 올라간 때에 나타나기 쉽다고 합니다. 이런 존 상태와 무의식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무의식의 힘이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진 최상의 형태가 존 상태입니다. 이런 수준까지 도달하려면 많은 수련과 단련을 반복해야만 가능합니다. 최고의 운동선수처럼 완전히 끌어내지는 못하더라도 30%만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몸과 마음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든다면 최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테지요.


의식에 사로잡히면 스트레스가 커져버립니다. 사소한 스트레스도 누적되면 위험합니다. 자율신경의 균형은 정말 자그마한 스트레스에도 취약하다고 합니다. 별거 아닌 일을 의식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율신경의 균형은 흐트러져버리고 반복될수록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적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의식에 속박에서 벗어날 때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을 때 보통 어떤 행동을 하나요? 숨을 크게 한 번 쉬어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이게 바로 호흡과 자율신경의 메커니즘에 의한 행동이더라고요. 이왕이면 천천히 들이쉬는 심호흡을 통해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릴랙스 모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의식하지 않는 기술>에서는 내 안의 숨은 가능성을 깨워줄 4가지 기술과 3단계 훈련법을 다룹니다. 멍하니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갖기, 천 번 노크 방식으로 단련에 집중하기, 무의식적으로 하게 될 때까지 계속 반복하기, 사소한 것도 철저하게 자동화하기로 무의식을 힘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더불어 무의식의 힘의 크기를 이해하고, 매일 생활 속에서 4가지 기술을 훈련하고, 실천을 통한 경험을 쌓아갈 때 무의식은 무한한 가능성의 보물 상자가 된다고 합니다.


결국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처음에는 확실하게 '의식'을 해서 기본 틀을 익히고, 점차 의식을 줄이고 무의식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매일 흐트러지지 않기 위한 습관, 고민하지 않기 위한 습관을 추구해나가면 무의식의 힘은 점점 커집니다.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발해질 때 무의식의 힘이 커집니다. 일상 속에서 무의식의 힘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 21가지를 들려줍니다. 이거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항목부터 하나씩 몸에 익혀나가면 됩니다. 하루 5분 스마트폰 없이 멍하니 있는 것에만 시간 보내기, 정해진 목적 없이 산책하기, 손으로 정성껏 글씨 쓰기처럼 심신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소개됩니다.


무의식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의식만을 고집하면 안 된다고도 말합니다. 의식과 무의식이 균형 있게 작동할 때 비로소 무의식의 힘이 최대한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내 안의 무의식을 등한시하기에 타인의 시선에 의식하고 당장 눈앞에 높여 있는 일에만 신경 쓰다가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짚어줍니다.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바쁘게 흘러가는 겁니다. 잠시 멈추고 나쁜 흐름을 좋은 흐름으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의식하지 않는 기술>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좀 더 나은 결과를 낳는 생활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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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필독서 30 - 조지 버나드 쇼부터 아니 에르노까지 세기의 소설 3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4
조연호 지음 / 센시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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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작품은 뭔가 어렵게 느껴져 선뜻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래도 내심 읽어보고 싶은 마음 정도는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책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1901년부터 2022년까지 119명이 탄생했습니다. 작품성은 물론이고 시대 상황과 출신 등 작품 외적 요소도 영향을 미치는 노벨문학상이기에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이 빠진 경우도 많지요.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작가의 팬이라면 상에 대해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상업적으로 변질됐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거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노벨문학상 자체를 폄하하기란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믿고 읽을 수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오랫동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검증받은 작가의 대표 작품 30권을 다룹니다. 고전이라 일컫는 1900년대 문학 작품부터 2022년 아니 에르노 작가에 이르기까지 세기의 작가 30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전 판타지 동화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쓴 셀마 라겔뢰프는 노벨문학상 최초의 여성 작가입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엘리트 교육을 받아 교사로 활동하며 책을 쓴 작가입니다. 권선징악적 교훈을 담은 동화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어른의 눈으로 읽으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에서는 심사평의 핵심 구절을 소개하는데요. 셀마 라겔뢰프의 '고상한 이상주의'는 당시 여러 사상이 대립하고 투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공존과 통합을 희망하는 이 동화의 울림이 그 시대에 필요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전쟁, 불평등, 기후 위기 등으로 몸살을 앓는 현대에도 통찰을 안기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아이들만 읽는 명작 동화로만 알고 있던 책이 성인도 읽어야 하는 뜻밖의 의미가 가득한 책으로는 <파랑새>도 있습니다. <파랑새>의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한 꼭지당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수상 배경부터 작품 설명, 심사평 그리고 작가와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담아 짧게나마 문학의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정도까지는 그래도 청소년 필독서라는 이름하에 억지로라도 읽은 고전 소설이 눈에 띄긴 하는데 이후로 갈수록 이름만 들어본 책이 수두룩합니다. 2000년대 이후 작가와 작품 소개 비중을 높인 책이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소설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무조건 어려울 거란 생각에 밀쳐두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풀어냅니다. 물론 한 쪽도 쉽게 읽히지 않을 만큼 난해한 책도 있지만 그 또한 이 책이 큰 도움을 줍니다. 작가의 사회적 비판의식도 중요하고 문학의 예술성도 뒷받침돼야만 받을 수 있는 노벨문학상.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여성 작가의 수상 소식이 눈에 띕니다.


과격한 성 묘사와 신랄한 비판이 가득해 논쟁이 된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 역대 최고령의 나이로 수상한 도레스 레싱,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 앨리스 먼로, 잊힌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자전적 소설로 사회를 비판하는 아니 에르노 등이 있습니다.


탈서양, 탈남성 작가를 꾀하는 노력도 보이고 있고, 선정 스펙트럼을 넓혀 작품 자체에 힘을 싣는 분위기를 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성별, 문화권별 최초의 수상 타이틀을 가진 작가나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가치를 짚어내며 접근합니다.


누군가에겐 겨우 30권일 수도 있겠지만 명망 있는 작품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겐 친근하게 접근하는데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30권을 시작으로 더 넓은 문학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입니다. 나와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이야기하는 문학 작품들이 안겨주는 뜻밖의 기쁨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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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와의 키스
케이시 지음 / 플랜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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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같은 작가 케이시의 소설 <대지와의 키스>. 노숙자가 된 헤드헌터의 생존기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이 멋진 소설의 결말을 고이 감춘 채 소개를 드리자니 입이 근질거립니다. 반전소설의 스포를 경계하는 분을 위해 최소한의 내용만 오픈합니다.


케이시 작가의 데뷔작 <네 번의 노크>는 영화계에서 먼저 눈도장을 찍어 영화화 계약될 만큼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두 번째 소설 <0125>는 픽사 애니메이션을 능가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신작 <대지와의 키스>도 놀라움을 안겨주네요. 노숙자 신세가 된 냉소적인 헤드헌터가 기발한 방법으로 살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잘나가던 헤드헌터의 '일시적 주거 후퇴'. 이 단어만으로도 주인공의 마음이 드러납니다. 지금은 노숙자 신세로 살지만 자신은 이 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고, 이 생활의 끝이 반드시 있을 거라는 걸 믿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다 연대책임 문장 한 줄로 인생이 꼬인 주인공. 금융 사고를 일으키고 잠수를 타게 됩니다. 그의 목표는 공소시효 기간 동안 잘 버티는 것입니다. 자고 먹는 일상이 노숙자와 다를 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노숙자들처럼 행동하진 않습니다. 유령처럼 존재감 없이 도시를 방황하면서도 나름 품위유지를 해냅니다.


"머리를 조금만 쓰면 길거리의 모든 게 공유 대상이 된다."며 분실물 휴대폰 충전기를 당당하게 챙기기도 합니다. 휴대폰의 전화 기능은 중지되었어도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라면 여전히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금도 부족하고 집도 없는데 어떻게 먹고 잘까요. 서너 시간만 자도 거뜬한 쇼트 슬리퍼여서 잠자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카페에서 쪽잠을 잘 때는 근처 쓰레기통에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을 주워서 들어갑니다. 대개는 마트 화장실 비품칸에서 잠을 청합니다. 마트에서는 마음 좋아 보이는 할머니 앞에 줄을 서고 계산대에서 지갑이 없어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면 너그러운 은혜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입니다. 자원봉사에서 힌트를 얻어 현금 기부를 받는 데에도 도가 텄습니다. 현금 부자가 될 만큼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상상 초월의 행각들이 펼쳐집니다.


"홈리스(Homeless)라고 해서 홉리스(Hopeless)가 되라는 법은 없다." - 책 속에서


그러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폭동이 일어나고 도시는 폐쇄됩니다. 다행히 마트가 폐쇄되기 전 숨어드는 데 성공했고, 마트는 안전지대가 됩니다. 마트 청소 일을 하던 여자를 이곳의 대장으로 삼고 평소 마음에 뒀던 카페 직원, 임산부 노숙자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바깥세상이 뒤집어졌으니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협력합니다. 거리 생활을 할 때부터 처세술이 남달랐던 '나'는 폐쇄된 상황에도 제법 잘 대처합니다. 드론을 띄워 주변을 탐색하며, 고립되었지만 안전한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희망, 절망, 사실, 거짓을 적절히 배합해서 말이죠.


이 소설에서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청소 여자는 대표로, 카페 직원은 콩, 임산부 노숙자는 긴 머리 등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때로는 로맨틱하게 때로는 침입자들의 위협을 물리치며 긴장감 넘치는 생활이 이어집니다.


임신한 노숙자 긴 머리와의 대화에서 '대지'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노숙자 신세이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려는 긴 머리는 자신이 "무수히 많은 꽃을 피워낼 수 있는 대지"라고 말합니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자애롭고 풍요로운 느낌인 대지. 소설 제목 대지와의 키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후반에 이르러서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 한 줄의 교훈을 처절하게 겪으며 거리 생활을 하다가 고립된 마트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이들과 생존하는 헤드헌터. 결말에 이르면 그제야 생략된 많은 부분들을 깨닫게 되면서 놀라운 반전에 머리를 짚을 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픈한 내용만으로 이 소설을 섣불리 판단하지는 마시길. 헤드헌터의 적나라한 마음을 빈틈없이 따라가는 스토리텔링과 독특한 전개 방식 덕분에 책장을 덮은 순간 바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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