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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필독서 30 - 조지 버나드 쇼부터 아니 에르노까지 세기의 소설 30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4
조연호 지음 / 센시오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노벨문학상 작품은 뭔가 어렵게 느껴져 선뜻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래도 내심 읽어보고 싶은 마음 정도는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책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입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1901년부터 2022년까지 119명이 탄생했습니다. 작품성은 물론이고 시대 상황과 출신 등 작품 외적 요소도 영향을 미치는 노벨문학상이기에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이 빠진 경우도 많지요.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작가의 팬이라면 상에 대해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상업적으로 변질됐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작가가 수상을 거부하거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노벨문학상 자체를 폄하하기란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믿고 읽을 수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오랫동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검증받은 작가의 대표 작품 30권을 다룹니다. 고전이라 일컫는 1900년대 문학 작품부터 2022년 아니 에르노 작가에 이르기까지 세기의 작가 30인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고전 판타지 동화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쓴 셀마 라겔뢰프는 노벨문학상 최초의 여성 작가입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엘리트 교육을 받아 교사로 활동하며 책을 쓴 작가입니다. 권선징악적 교훈을 담은 동화 <닐스의 이상한 모험>을 어른의 눈으로 읽으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합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에서는 심사평의 핵심 구절을 소개하는데요. 셀마 라겔뢰프의 '고상한 이상주의'는 당시 여러 사상이 대립하고 투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공존과 통합을 희망하는 이 동화의 울림이 그 시대에 필요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전쟁, 불평등, 기후 위기 등으로 몸살을 앓는 현대에도 통찰을 안기는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아이들만 읽는 명작 동화로만 알고 있던 책이 성인도 읽어야 하는 뜻밖의 의미가 가득한 책으로는 <파랑새>도 있습니다. <파랑새>의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입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한 꼭지당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수상 배경부터 작품 설명, 심사평 그리고 작가와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담아 짧게나마 문학의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1960년대 정도까지는 그래도 청소년 필독서라는 이름하에 억지로라도 읽은 고전 소설이 눈에 띄긴 하는데 이후로 갈수록 이름만 들어본 책이 수두룩합니다. 2000년대 이후 작가와 작품 소개 비중을 높인 책이어서 만족스러웠어요.
소설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무조건 어려울 거란 생각에 밀쳐두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풀어냅니다. 물론 한 쪽도 쉽게 읽히지 않을 만큼 난해한 책도 있지만 그 또한 이 책이 큰 도움을 줍니다. 작가의 사회적 비판의식도 중요하고 문학의 예술성도 뒷받침돼야만 받을 수 있는 노벨문학상.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여성 작가의 수상 소식이 눈에 띕니다.
과격한 성 묘사와 신랄한 비판이 가득해 논쟁이 된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 역대 최고령의 나이로 수상한 도레스 레싱, 현대 단편소설의 대가 앨리스 먼로, 잊힌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자전적 소설로 사회를 비판하는 아니 에르노 등이 있습니다.
탈서양, 탈남성 작가를 꾀하는 노력도 보이고 있고, 선정 스펙트럼을 넓혀 작품 자체에 힘을 싣는 분위기를 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은 성별, 문화권별 최초의 수상 타이틀을 가진 작가나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가치를 짚어내며 접근합니다.
누군가에겐 겨우 30권일 수도 있겠지만 명망 있는 작품에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겐 친근하게 접근하는데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30권을 시작으로 더 넓은 문학 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노벨문학상 필독서 30>입니다. 나와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를 이야기하는 문학 작품들이 안겨주는 뜻밖의 기쁨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