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 - 일보다 사람이 힘든 당신을 위한 인간관계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김진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바람직한 리더론에 휘둘려 에너지가 고갈되었나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스스로를 너무 압박하고 있지는 않은지. 일보다 사람이 힘든 당신을 위한 인간관계술을 알려주는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은 ~해야 한다에 얽매여 두려움에 사로잡힌 리더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하루 중 함께 보내는 시간은 가족, 연인, 친한 친구보다 더 긴데 정작 직장 내 상대방에 관해서는 잘 모릅니다. 개인적 사정은 세세하게 모르면서도 업무로 이해관계가 얽힌 관계인 직장 내 인간관계. 대인 관계가 좋아지면 우울증 증상이 호전된다는 상관관계처럼 대인 관계의 상태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미즈시마 히로코의 직장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비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여유 있고 성숙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겁니다.

저자는 리더를 두 종류로 나누고 있어요. 두려움에 사로잡힌 리더와 기능하는 리더입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않는 이유로 리더의 마음속 '두려움'을 하나씩 건드립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결국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를 가둬 오히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좋은 리더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단순히 각각의 리더의 '개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리더에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자질은 리더로서 제대로 기능하는지의 여부로 판단하는 건데 말입니다. 리더의 기능이란 부하 직원을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는 게 아닌,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겁니다. 강제적으로 따르게 하면 결국 지시받지 않은 일은 하지 않게 되거든요.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에서는 좋은 리더의 본질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먼저 인간은 사회적 지위와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연관 짓기 쉬운데 인간으로서 상하관계는 없다는 걸 명심하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친구 같은 관계가 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대방의 영역을 배려하라는 뜻입니다.

모든 대인 스트레스의 원인은 사실 이거였어요. '어긋난 역할기대'.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역할기대를 품습니다. 품고만 있고 올바르게 전달, 조정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없고요. 상대방이 기대하는 바를 자신의 저지먼트를 바탕으로 결정하기에 정작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해보지 않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영역' 존중과 연결해 역할기대는 행동에 대한 역할기대여야지 인격에 관한 역할기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솔직히 제가 상대방에게 뭘 기대하고 있는 건지 저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인간과 행동은 구분하라는 조언 새겨야겠습니다.

사람은 바꿀 수 없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정작 닥치는 상황에선 까먹는 말이긴 하지만요. 기능하는 리더가 되려면 충고 대신 전문적인 조언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기능하는 리더의 조건 중 '듣기' 능력은 해결하려는 생각 없이 일단 듣는 태도를 가지겠다고 노력해야 가능합니다. 이상하게 리더 자리에 서면 말하기에 집중하는 일이 커지긴 하죠. 물론 잘 말하는 방법도 익혀야 합니다. 눈치껏 알아차리라는 식의 태도가 아닌, 역할기대를 확실히 전달해야 합니다.

늘 부주의한 사람, 소음에 예민한 사람, 다른 사람을 잘 못 믿는 사람, 금세 욱하는 사람 등 다양한 직장 내 인간 유형을 소개합니다. 그중 정말 어이없는 사례가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대신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례였어요. 취업 면접 때도 부모가 따라가는 경우가 늘어났다더니 직장 생활 중에도 부모의 밑도 끝도 없는 간섭이 이어지는군요.
이런 경우 안전한 답변을 제시하는데 무척 솔깃했어요. '네, 알겠습니다.'처럼 쉽게 대답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곡해될 소지가 있다는군요. 대신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며 '이렇게 연락해주신 점에 대해서는 감사드립니다' 식의 답변을 하랍니다. 아, 이런 센스쟁이 저자.
그리고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하는데요. 직장에서의 우울증이라며 신형우울증이란 용어가 등장했는데, 자책이 아닌 타책, 모든 걸 직장 탓으로 돌리는 자세는 사실상 우울증이 아니라 '적응장애'라고 합니다. 회사 탓, 상사 탓만 계속하며 정신 건강을 망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 될 것 같아요. 회사에서 계속 일할 마음이 있으면 적어도 <리더를 위한 관계 수업>에 나오는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집니다.
세상엔 완벽한 리더는 없습니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 직장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매사가 잘 돌아가지 않는 데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고, 이 책은 그 두려움을 내려놓는 방법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의식하고 노력할수록 상황은 점차 선순환으로 바뀔 겁니다. 성숙한 인간관계의 기본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