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폰 - 나무, 바람, 흙 그리고 따뜻한 나의 집 캐빈 폰
스티븐 렉카르트 글, 김선형 옮김, 노아 칼리나 사진, 자크 클라인 기획 / 판미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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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리는 사람들과 그들의 작은 집 200여 장의 사진이 가득한 환상적인 화보집 <캐빈 폰 Cabin Porn>.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언제라도 노력하면 지을 수 있는 집 한 채씩을 품고 있다는 걸 새삼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 책 속에서

 

자연과 함께라면 황야든, 나무 위든, 지하이든 그곳이 어디든 소박한 안식처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지친 심신을 힐링하려는 이들에게 숲 속의 작은 집만 한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휴양림 통나무집에서 하룻밤 지낸 이후 자연 속 나무집 매력에 푹 빠져버렸거든요.

 

<캐빈 폰>은 전 세계에 손수 지은 작은 집 2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숲 속의 쉼터를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농가, 통나무집, 나무 집 등 집 짓는 법이라는 목차가 있긴 하지만 순수하게 집 짓기의 전 과정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자연 속 집을 소개한 카탈로그 느낌이에요. 대신 환경에 따라 포인트 둬야 할 점을 짚어주고 있기에 자연 속 작은 집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와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뉴욕 배리빌 숲 지대에 만든 오두막 공동체 비버 브룩. 자원 보존과 지역 사회 활성화를 도모하는 모델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후 캐빈 폰이라는 웹페이지를 만들어 우리가 꿈꾸는 집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사진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그 진액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꿈을 품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러다가 취직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마흔 살, 쉰 살이 되고 어느 날 문득 꿈을 다 길가에 버리고 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 책 속에서

 

 

 

통나무집이라 하면 보통의 우리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게 되죠. 언제 어디든 도시와 오지를 오갈 수 있는 경계에 발을 걸쳐야 안심됩니다. 하지만 오두막 성애자들은 자연 속에 묻힐수록 더 열광합니다. 자동차로도 갈 수 없는 깊숙한 곳이나, 허허벌판 사막에 짓기도 합니다.

 

다행히(?) 펜션 분위기의 모던한 나무집도 있습니다. 숲 속의 집이라는 환상은 그대로인데 현대적인 분위기와 소재를 더했습니다. 우리가 익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초원의 통나무집들도 있습니다.

 

휴양을 목적으로 하거나 실험적인 건축물을 지어보려고 혹은 아예 살기 위해 짓는 등 목적은 다양하지만, 소박한 삶의 철학이 건축에 고스란히 표현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회생할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낡은 주택을 개조해 재생하기도 하고, 양곡 사일로를 개조하거나, 고물 폐기장에서 주워온 것들을 활용해 집을 짓기도 합니다. 집이 아닌 메이플 시럽 만드는 제조소, 사우나, 보트 창고, 대피소 등도 소개됩니다.

 

 

 

어린이 책 13층 나무집 시리즈 덕분에 저희 집에서도 나무집 로망이 불어닥쳤는데요. 이선 슐루슬러의 트리 하우스는 꿈이 현실화된 느낌입니다. 트리하우스에서 헛간까지 집라인을 설치해 액티비티를 즐길 수도 있고, 페달로 동력을 전달하는 자전거 엘리베이터까지. 장난기 가득한 상상을 실현한 나무집이었어요.

 

 

 

현대 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사는 삶이 영적으로나 창조적으로나 충만한 삶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오두막 성애자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댄 프라이스에게 움막은 반지의 제왕 호빗의 집 분위기입니다. 순간순간 흐르는 대로 지은 움막들은 발길 닿는 대로 여행하는 그의 삶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돔형 오두막집인 유르트는 몽골 게르와 비슷합니다. 유목민의 주거지 형태를 재현해 숲 속 보금자리를 짓기도 합니다. 현대화되고 한층 내구성 좋게 유르트 건설 방식인데도 채 9일이 걸리지 않고 만든 집이었어요.

 

<캐빈 폰 Cabin Porn>은 현대인에게 자연 속 작은 집은 새로운 삶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현장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 손수 지은 작은 집 200여 장의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산림욕을 하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버리기와 비움, 아날로그적인 삶의 탐구 등 현대인들이 꿈꾸거나 실천하는 행동의 마지막 행보는 바로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판타지를 딛고 현실로 도약하는 건 어렵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고 영감을 찾는 데서 그것은 이미 시작된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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