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국인
최준식 지음 / 현암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한국과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얼마나 있을까.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고도 경제발전을 이루며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섰지만, 문화적인 패배감과 열등감이 알게 모르게 자리잡고 있다 한다. 넓은 중국 옆에 붙어있다 보니 나라도 작다고 생각하고, 이민 가고 싶은 사람은 늘어나고. 자국, 자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약한 한국인의 현재 모습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우리 문화가 가진 잠재력을 너무 모른고 한다.

다른 나라들이 해내지 못한 기적을 이룬 한국. 무엇이 다르길래 우리는 해낼 수 있었을까. 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다시, 한국인>에 소개된다.

 

이 책에서는 현대 우리 문화가 형성되는 데 영향을 준 두 가지, 문기(文氣)와 신기(神氣)를 자세히 알려준다. 상층 문화에 흐르는 기운인 문기는 한글 발명, 인쇄 문화, 역사나 기록을 보존하려는 정신을 말하고. 신기는 내면의 힘, 즉 에너지이다.

 

 

 

한국의 드높은 문기 정신은 오히려 과거가 현대보다 훨씬 우월하긴 하다.

다들 좋아하는 증거! 세계가 인정하는 객관적 증명 자료만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등재 순위는 세계 4위,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은 무려 세계 3위라고 한다.

 

조선이 당쟁으로 나라를 말아먹고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 해서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경우가 있는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보면 조선 시대 기록물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중국보다 더 긴 단일 왕조 역사를 가지고 있고. 자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무지하면 자긍심이 약해지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 문자인지 알려주는 <훈민정음 해례본>, 수준 높은 정치제도를 갖고 있었던 조선의 기록물 <조선왕조실록>, 세계 최대 역사 기록물을 자랑하는 <승정원일기>, 경이로운 인쇄 문화를 보여준 <불조직지심체요절>, 가장 오래된 최고의 한역 대장경 <팔만대장경> 등 이런 것들이 왜 그렇게 위대한지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그리고 우리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기적적으로 보존되었는지, 그것들을 지키는 과정에서 고마운 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한글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영어 못하는 건 열등감 느끼면서 한국어 제대로 못 하는 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를 꼬집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누누이 말한 '단순함'이 바로 한글 모음에 담겨있는데. 세종 외계인설도 있을 정도로 놀랍고 위대한 것이 한글이라는 것~!

 

 

 

우리 문화가 형성되는데 영향을 준 원리 중 하나인 신기에 관한 이야기도 참 재밌다.
세계최강 음주가무를 즐기는 한국인의 남다른 가무정신을 신기, 신명, 흥으로 표현한다.

 

자국만의 고유 종교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데 우리는 바로 무교(무속)를 꼽는다.
무속의 굿이야말로 한국인의 기질 중 가장 근원적인 부분이다. 예를 들어 굿에서 사물놀이, 그리고 현대의 난타로 이어지는 맥을 짚어보면 알 수 있다. 무교 안에는 음악, 춤, 음식, 미술, 복식, 종교, 문학, 연극 등 엄청난 콘텐츠가 담겨 있는데 잘못된 교육으로 무교를 미신이라며 무시하는 태도는 문제가 아닐까.

 

노래방, 떼창, 응원 문화 등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다 보니 이게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체감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한다. 한국 문화 유전자의 기본인 끓는 냄비 이론을 들며 신기만큼은 현대에서도 잘하는 편이긴 하지만.

 

열등감이 강하면 아무리 옆에서 잘났다 해도 믿지 못하고 자기의 나쁜 면, 부족한 면만 보는 가학적인 태도에 빠진다고 한다. 비판도 필요하지만, 긍정적인 것도 반드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국인>에서 짚어주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바닥친 문기를 살리는 것만큼은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삶을 살아나갈 때도 자존감이 튼튼해야 하듯, 우리 문화와 한국인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다는 것은 한국의 발전 방향에서도 중요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