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읽는 소립자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다케우치 카오루 지음, 조민정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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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 좋아하는데요, 이번엔 넘사벽같은 물리. 소립자를 주제로 책이 나왔네요.

언젠가부터 우주 관련 책에서 반물질이니 힉스 입자니 하는 단어가 나오면서 뭔 소리? 고개를 절레절레했는데 나름의 오기가 생겨 도전한 책이랍니다. 역시나 읽고 나서도 어렵다는 말은 나오지만요 ^^


2013년 힉스 입자 발견으로 과학계가 떠들썩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노벨 물리학상도 이쪽에서 나왔고요.

신이 숨겨놓은 입자라는 소립자 물리학. 이 세상 질량의 근원, 즉 물질의 근원을 밝히는 소립자는 가장 작은 것을 다루는 학문인 셈입니다. 물리학자인 저자도 소립자 물리학은 난해한 분야라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설명하기도 힘들거든요. 실생활과 연관없는 학문인지라.

 

소립자 이야기를 하려면 물질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분자를 쪼개면 원자.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것들은 다시 다양한 이름이 붙은 여섯 종류의 쿼크가 있고요. 이렇게 계속 분해하면 더 쪼개지지 않는 최소 단위의 물질을 소립자라고 합니다.

 

소립자는 물질을 만드는 입자 12종류와 힘을 전달하는 입자 4종류, 그리고 최근 발견한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까지 이렇게 17개의 소립자가 밝혀진 상태입니다. 그중 인명이 붙은 게 바로 피터 힉스 물리학자 이름을 딴 힉스 입자입니다.

 

 

 

힉스 입자는 사실상 입자 상태가 아니라 힉스장이라는 장이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현상이라고 해요. 소립자는 힉스장의 영향을 받으며 상호작용하는데 상호작용 세기에 따라 소립자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빨라지는 움직임을 질량이라고 하네요. 물속을 걸을 때처럼 (힉스장) 소립자의 속도가 광속보다 느려지면 질량이 생겼다고 한대요. 어, 그럼 지금까지 질량이란 단어를 쓰면서도 자세한 내막은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거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아이들 과학 수업에는 백 수십 종 원소기호에 더해 소립자까지 알아야 하겠군요.

그래도 종류가 적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


게다가 물리학계 우스갯소리도 곧잘 하곤 해서 재밌더라고요.

물리학자는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로 구분하는데 이론쟁이와 실험쟁이들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를 몇 가지 보면서 배꼽 잡았네요.

이들을 중재하는 역할로 현상론연구자가 있는데, 이들은 이론쟁이의 수학을 활용하며 실제로 실험 기구를 만들어 실험쟁이들에게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현상론 연구자에 속하던데, 고난을 토로하기도 하더라고요. 노벨 물리학상은 이론이 없으면 실험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이론을 만든 사람을 제일 우선시하고, 그나마 그걸 증명한 실험쟁이도 받을 수는 있다고 해요. 하지만 현상론 연구자는 뒷방 신세라네요. ​


물리학자들 간의 앙숙 관계도 나와요. ​서민적인 파인만과 귀족적인 겔만의 에피소드가 특히 재밌는데요.

소립자 명칭에 나오는 쿼크 이름을 둔 에피소드네요. 겔만의 쿼크라는 이름과 파인만의 파톤이라는 이름 중에서 물리학계는 고상한 분위기가 나는 쿼크에 손을 들었다는군요.

 

 

 

참고로 저자는 파인만 골수팬인가 봐요. 그가 쓴 물리학책만큼 쉬운 책은 없다고 물개 칭찬을 ^^ 몇 년에 걸쳐 계산해야 하는 걸 파인만이 만든 도표로 간단히 끝낼 수 있게 해 소립자 물리학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는군요. 이참에 파인만씨 책 좀 주문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저자 역시 참 쉽게 소립자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재밌어서 밤새읽는 시리즈는 청소년부터 읽기 좋은 구성이어서 소립자 편도 역시 아주 명쾌하고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림으로 핵심을 표현하기도 하고, 도식화해 한눈에 보기 쉽게 해준답니다. 이것보다 더 쉽게 설명하는 소립자 책은 찾아보기 힘들 수도? ^^​


재밌어서 밤새읽는 소립자 이야기를 읽으며 소립자 물리학에 등장하는 많은 이론, 가설 중에서 일본인 물리학자가 관련한 게 참 많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좀 배 아프긴 하더라고요.


요즘 물리가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잘 설명해뒀더라고요. 우리는 구체적인 물질로 생각하는데 익숙하지만, 힉스니 소립자니... 이런 것들은 추상적 개념이라 난해하게만 다가온다는 거죠.

이론을 말로 설명하는게 어려워 교과서에는 대충 이해 가능한 수준의 모형을 올려놓지만 그건 그저 가상일 뿐이라고 합니다. 전기장, 자기장 같은 것을 우리는 존재하는 물질로 생각하기도 하고요. 수학도 X. Y가 등장하는 대수학으로 넘어가면 추상적인 수학 세계라고 해요.

그래서 이런 추상적인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오히려 뒤죽박죽된다고 합니다. 왜? 라는 이유는 물리학자들 간에도 100년 가까이 논쟁하고 있으니, 뭔 소리인지 알아먹지 못해도 정상이라고요 ^^;; 이 말을 듣고는 조금 안심하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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