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진짜 재밌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고전은 재미없거나 어려워서 선뜻 도전 못 하겠다는 마음에... 고전 읽기 길잡이 책을 먼저 들여다보면 그 책도 지루하다는 게 함정!


그런데 <짧고 굵은 고전 읽기>는 읽으면서 빵빵 터져버려요. 20여 년간 배우활동을 하며 40여 권의 책을 낸 저자, 명로진의 말발 아니 글발에 푹 빠지게 된답니다. 「 명로진, 권진영의 고전 읽기 」 라는 팟캐스트가 있는데 그 방송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멋진 방송이지만, 비즈니스북스에서 이번에 나온 이 책이 더 재밌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어쩜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는지 감탄했네요.


고전 읽어주는 남자,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의 절대고전 12편을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12편이니 한 달에 한 편 읽기 도전해봄직 할 듯 한걸요.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 저자가 말하는 고전의 난해함 이유로 번역과 문체를 꼽더라고요.

번역이 지루하게 되어 있으니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을 쭉 읽다 보니 그가 생각하는 방식처럼 읽으면 지루한 번역도 재밌게 돌려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고전을 읽고 받아들이는 자의 사고방식에 따라 얼마큼 재미와 감동을 찾을 수 있느냐 차이 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문체 즉, 스타일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자 즐거움이라는 그의 말처럼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고전의 불친절함 속에 있다는 게 공감되네요.


공자의 <논어>에서는 공자가 얼마나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는지 설파하며, 공자 전문가인 주희가 쓴 <논어집주>가 공자 캐릭터를 다 죽여놨다면서 너무 지루하게 해석된 걸 꼬집더라고요.

그리고 <논어>에서 스승을 가르치는 제자 자로, <맹자>에서는 만장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그들의 썰전을 소개하는데,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 수준이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며 그게 바로 대화를 통한 교육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맹자> 편에서는 요즘 우리 정치인들에게 들어맞는 상황이 참 많더라고요. 명로진 저자가 소개한 일화를 보면 <논어>보다 솔직히 더 끌렸어요. 거침없는 독설로 인간적인 혁명을 부추긴 맹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말하는 고전 읽기가 힘겨운 이유 중 하나는 배경지식이 너무 없어서더라고요.

<논어> 한 권 읽기 위해서 명로진 저자가 언급한 책만 해도 장난 아니던걸요. 춘추전국시대 등장인물에 대한 역사소설인 <열국지>부터 시작해서 <사기>, <중국 역대 인명사전>과 중국사에 대한 책을 읽어야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는 거죠. <일리아스>를 읽으려면 그리스 신 계통을 밝힌 책을 미리 꼭 읽어야 하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려줍니다.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소개하는 책은 공자의 논어, 맹자의 맹자, 사마천의 사기열전,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향연, 한비의 한비자, 작자 미상인 시경,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장자의 장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입니다.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의 굵직한 명고전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고전들이 얼마나 교양지식과 해학 담고 있는지, 어떻게 읽어야 재밌는지 명로진 고전 큐레이터가 쏙쏙 짚어주고 있습니다.


 

서양 최초의 역사서로 평가받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인문학 정신을 보여주는 책 속 명장면 소개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 말이지요.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 쓴 <향연>은 사랑에 대한 주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오글거리는 대사가 그렇게나 많이 나오는지는 몰랐네요. 소크라테스를 선수로 칭하는 명로진 저자의 말도 재밌고요.

사랑 논쟁에 삼각관계가 첨가된 막장 드라마 <향연>이었습니다.

 

장자의 <장자>에서는 요 임금과 국경지기 일화를 읽으면서 어찌나 배꼽 잡았던지요.

미치도록 웃긴 코미디였어요. 아낌없이 "꺼져!"를 외치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쓰기로 유명한 장자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명로진 저자도 <장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장자는 그의 책에서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인식의 대전환, 즉 패러다임의 혁명을 말합니다. 고수와 달인이란 무엇인지, 고수와 달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범인의 사유와 일상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강변합니다. 가히 그 인지 체계가 신적인 스케일입니다. ” - 책 속에서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대부분이 이 책을 기초로 하고 있고, 서양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가장 완벽한 원전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책 역시 기본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을 몇 권 접한 후 읽어야 제대로 그 맛을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미리 읽어야 할 책과 이후 읽을 순서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도움되었어요.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의 친절한 고전 안내서 <짧고 굵은 고전 읽기>는 청소년부터 읽기 좋은 수준이니 고전 읽기를 시작하는 분, 고전 읽기에 실패한 분, 고전을 더 재밌게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명로진 저자가 소개한 절대고전 12편으로 고전읽기 프로젝트 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