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 - 일본편 보육 현장 탐방기 1
김은주.이하정.임지연 지음 / 학지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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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현장 탐방기 첫 번째 일본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은 일본 유아교육 현장을 이야기합니다.

요즘은 하루 1시간 이상 바깥놀이 하게 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참 어렵다고 해요. 준비해 나가는데 시간을 다 써버릴 지경입니다. 바깥놀이를 하게끔 했으면 그만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유치원, 어린이집 환경이 어디 바깥놀이 할 만한 환경이던가요. 그저 일회성 체험 수준의 놀이밖에 되지 않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흙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 책을 보는 내내 어찌나 감탄사가 나오던지요. 너무 부럽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답니다. 이 책은 유아교육 관련 전공자 외에도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자연과 놀이의 결핍 세대입니다. 청년들 3포 세대라는 말이 아이들에게도 별다를 바 없지요.

<흙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에서는 자연 속에서 아이다운 생활을 통해 아이들이 자라는 힘이 제대로 발휘된다는 것을 보여준 일본 보육 현장을 소개합니다. 읽기 전에는 솔직히 내심... 이 책에 소개된 환경도 우리나라 일부 생태유아교육을 하는 곳처럼 극소수겠거니 했는데 일본의 보편적 보육론이라는 데서 깜짝 놀랐어요. 물론 일제식 보육, 공부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일본은 자유로이 장기간 놀이를 보장하는 곳을 흔하게 찾을 수 있다는 거예요.


실내에 있는 시간보다 놀이 시간 자체가 매우 긴 일본 보육원과 유치원.

여기서 놀이의 의미도 학습놀이가 아닌, 정말 자연에서 말 그대로 노는 거였어요.

 


일본 보육의 핵심은 자自, 신身, 식食, 육育, 심心, 연然 이렇게 여섯 가지입니다.

이 핵심을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스스로 하는 힘을 기르는 아이들, 온몸으로 자연을 품고 자라는 아이들, 전통의 참맛을 익히는 아이들, 맨발로 같이 뛰노는 선생님, 그림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빈 교실과 자연을 담은 놀이터를 풍부한 사진으로 볼 수 있어 좋더라고요.


 

실내와 실외 구분이 없다시피 한 시설은 정말 부럽더라고요.

실내외를 잇는 데크가 있는 곳, 마루를 지나면 바로 맨발로 흙을 밟을 수 있는 곳... 아이들이 바로 바깥으로 튀어나갈 수 있는 환경입니다.


 

사진을 쭉 보면서 느낀 점은 일본 보육원은 주로 단층 건물에 아주 넓은 마당이 있는 형태에 가까웠어요.

우리 아이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의 시설을 생각해보면 나름 자연생태 체험활동을 많이 하고 옥상에 수영장도 있던 곳이었건만... 정작 흙을 밟기는 힘들었었답니다. 자연을 만끽하려면 시설 외부에 별도로 마련된 곳으로 나가야만 체험이 가능했지요. 그런데 일본 보육 시설은 앞마당이 자연 그 자체였어요.


 

우리나라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만약 이 사진처럼 목재가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고, 헌 타이어 굴러다니고, 무슨 공사판처럼 해둔 상황이면 대부분의 엄마 가만있을까요. 이게 감당이 안 되는 게... 현재 우리의 현실입니다.


일본 보육 현장은 교실과 놀이공간의 경계가 없더라고요.

공부, 학습이 강조된 우리 유아교육. 뭔가 할 거는 참 많아요. 하라는 것도 많고. 놀이 하나 하는데도 완벽하게 갖춘 프로젝트로 하는데 얼마나 반복할까요? 반복 안 하죠. 일회성 체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 사진이 어디 체험활동 하러 간 게 아니라 그냥 보육원 마당 한쪽이에요.

어마어마한 규모의 흙 놀이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 유아교육기관에 있는 동안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잘 노는거다.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 그것이 교사와 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 - p75


 

뭣보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면서 놀란 부분이 또 있는데요.

선생님들 모습이 농사짓다 잠깐 쉬는 차림새 같았어요. 대부분 트레이닝복에 맨발로 다니는 것도 허다하고요. 우리나라 같으면 교사 이미지 실추시킨다고 난리치는 맘들도 있지 싶습니다만. 아이들과 놀아야 하니 일본 보육교사는 체력이 필수여야겠더라고요. 그런데 그저 노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아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합니다. 아이가 어제보다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을 발견하고 작은 성취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칭찬하는 거죠. 그러면서 어떨 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역할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보육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학지사의 <흙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

아이답게 놀게 하는 아동중심, 놀이중심 유아교육의 본보기를 볼 수 있었어요. 사실 이런 기본은 우리가 다 아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보기 힘든 현실이란 게 안타깝네요. 가르침보다 '기름'에 집중하는 일본 유아교육. 앞에서 이끌기보다 함께하고, 뒤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잘하는 현장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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