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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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 자동차 메르세데스 벤츠의 그 메르세데스 맞아요. 표지의 핏비가 오싹오싹합니다.

 

 

 

공포, SF 미스터리의 거장 스티븐 킹 작가가 드디어 추리소설에 도전했습니다. 작가 생활 40년 동안 500여 편의 책을 내면서 첫 탐정 추리소설이라니 기대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게다가 제대로 흥했네요. 2015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을 수상했습니다.


 

 

 

채용박람회에서 일명 묻지마 테러가 일어났어요.

교묘한 방법으로 훔쳐 낸 메르세데스로 피에로 가면을 쓴 채 사람들에게 달려든 거죠. 새 삶을 희망하는 실업자들이 모인 채용박람회가 아수라장이 됩니다. 범인은 유유히 종적을 감춥니다.

 

 

 

 

시간이 흘러... 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호지스에게 편지 한 통이 옵니다.

경찰생활을 은퇴하고 폐물이 된 심정으로 텔레비전만 보며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는 호지스. 여덟 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부상자를 남긴 메르세데스 킬러를 잡지 못하고 은퇴한 게 마음에 걸렸던 차에 범인의 편지를 받고 자신도 모르게 삶의 의욕을 찾게 됩니다.


 

 

 

호지스는 그의 손으로 직접 메르세데스 킬러를 잡고 싶어하지요.

편지를 경찰에게 넘기지 않고 스스로 범인을 쫓게 됩니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범죄에 사용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인은 키를 차에 꽂은 채 내렸다는 의심을 받다 결국 자살을 했는데, 경찰에서 벤츠 주인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돈 많고 허세 부리는 미망인으로 삐딱하게 바라본 시선도 한했습니다.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은퇴 경찰 호지스와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디의 시선을 오가고 있어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스물여덟 살 브래디는 IT 기사면서 아이스크림 트럭 장사를 하는 두 직업을 갖고 있는데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브래디의 상상 속 범죄 역시 정말 끔찍합니다. 그걸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재난 영화처럼 여기면서요.

 

 

 

 

원래는 잊히는 것을 좋아하지만, 자신이 메르세데스 킬러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평정심이 흔들리는 브래디.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디는 이 도시 역사상 가장 엄청난 흉악범을 잡지도 못했는데 명예롭게 은퇴한 호지스에게 반감을 갖지요. 호지스가 자살하게끔 종용하는 편지까지 보내고, 은밀한 인터넷 채팅 사이트로 유도하며 그 나름대로 실행에 옮깁니다.

 

 

『 비정상적인 인간들은 자기가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남들이 알아차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 p213

 

 

 

 

브래디의 집 지하실은 그만의 공간입니다. 통제센터 같은 이미지의 지하실에서 그는 창조자 겸 파괴자가 됩니다. 보조키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메르세데스의 주인을 교묘한 방법으로 자살로 이끌기도 했고, 차량을 훔칠 때 사용한 기구도 그의 발명품입니다. 은퇴 경찰 호지스의 주변 인물을 처리할 때도 그의 발명품이 사용되고요.


브래디의 범죄는 충동적입니다. 절대 잡히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진 않습니다. 일단 저지른다는데 더 의미가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사건 때도 어떻게 경찰에게 잡히지 않고 탈출할지 확률은 반반인 상태로 실행하기도 했고요.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테러를 소재로 삼은 소설입니다. 희생자들과 아무런 관계도, 동기도, 반복도 없는 범죄였기에 묻지마 범죄는 희생자들에겐 더욱 날벼락 같은 사건이 되는 거지요.


스티븐 킹은 '현실의 공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공포를 만들어낸다'며 '공포는 사회가 우리에게 억제하라고 부단히 요구하는 감정들을 운동시킬 기회를 제공한다'고 그의 책 「죽음의 무도」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범죄 역시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죠. 사람들은 은연중에 폭력, 공포 등에 끌리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브래디는 실행에 옮겼고, 그는 그 사건을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짜릿한 경험이라고 했습니다. 사회적 가면 속에 감춰진 브래디의 폭력성을 보니 스티븐 킹의 말처럼 자신 내면을 들여다보며 반면교사 삼을 만한 부분이 있었어요.


스티븐 킹의 첫 추리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는 고전 추리소설 형식에서 크게 벗어난 건 없습니다. 정통 방식으로 접근했네요. 범인의 편지와 채팅을 통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갑니다. 다만 형사 혼자만의 힘이 아닌 주변 인물의 도움이 사건해결에 상당히 큰 작용을 하고 있어요. 형사느님 수준까지는 아닌 보통 인물인 호지스의 캐릭터 성격은 그래서 더 실감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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