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
이향안 지음, 홍정선 그림 / 현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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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문화유산을 지켜 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랍니다.

보통 전쟁, 식민지, 도굴 등을 통해 한 나라의 문화재가 도둑맞거나 파괴되어버리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문화재를 지키려고 전 재산을 쏟아붓거나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 문화재까지 총 9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아이 책 읽다가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빠져들 줄은 몰랐어요. 그 사건의 진상을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특히 간송 전형필 선생님의 이야기는 완전 감동입니다.

교과서에도 등장하고, 익히 들어본 국보와 보물들이 이 분 아니었으면...

저 고려청자도 눈에 익지요? 고려청자 하면 솔직히 저것만 기억날 정도로 유명하잖아요.

현재 전해지는 청자 유물 중 으뜸인 국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입니다. 일본인에게 넘어간 청자를 당시 으리으리한 기와집 20채 가격을, 무려 자신의 돈으로 내고 모셔 온 유물입니다. 

게다가 신윤복의 화첩은 물론이요, 한글의 역사를 알려 주는 훈민정음 해례본까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왜 그렇게까지 문화유산을 되찾으려고 했을까요.

그의 스승 오세창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지.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라네."


해외 사례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기념물 전담 부대인 '모뉴먼츠 맨'의 활약이 인상 깊었습니다.

약 350여 명의 인원이 전쟁 중에 파괴되는 문화유산들을 지켜 내는 일을 했지요.

 

그리고 우리 '조선왕조실록'이 임진왜란 때 없어질 뻔했다는 사실!

단일 왕조에 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역사책 '조선왕조실록'. 472년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설의 책이 될 뻔한 걸 안의와 손홍록 그리고 백성들이 지켜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은 단 한 편만 제작하는 게 아니라 인쇄할 때 4부를 만들어서 전국 각지에 보관했다는데요, 왜의 침략으로 3부가 이미 사라져버린 상태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단 한 부를 사수하기 위해 애쓴 이들 덕분에 지금 우리는 조선의 역사를 기록으로 알 수 있는 거겠죠.

 

그 외에도 여러 나라가 합심해 문화유산을 지킨 사례나 문화재 반환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 정말 어느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게 없었답니다.

꽃할배 그리스 편에서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때 방송에서 돌 조각 하나까지 잘 보관해 퍼즐 맞추듯 복원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전쟁으로 인한 유적 파괴는 순식간이지만 복원은 한 세대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문화유산은 그 나라의 역사이자 그 자체가 인류 전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류의 발자취인 셈이죠.

얼마 전에 읽었던 백제의 왜곡된 역사를 백제 유물을 통해 다룬 소설 <지워지지 않는 나라>를 읽으면서도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새삼 깨달았는데, <보물을 지켜 낸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문화유산이 왜 그토록 소중하고,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알려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 수준에 딱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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