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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역습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 지음, 정상필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부자와 불평등이라는 고성장 시대의 두 가지 현상을 다룬 책 <부자들의 역습>.
돈이 돈을 불린다고 오늘날은 특히나 부자의 성장률이 극대화 되어 있습니다. 부의 팽창 이야기는 불평등 문제를 의미하지요.
유럽을 제외한 전 세계의 높은 성장률,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젊은 백만장자가 생겨나고, 금융자본 영향력 확대 현상이 더욱 부를 팽창시킵니다. 부자는 이제 재정적, 정치적, 이념적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미디어조차 부자가 소유하지요.
역자는 뼛속까지 언론인인 장 루이 세르방 슈레베르 저자의 객관적 통계를 바탕으로한 저널리즘식 글쓰기를 신뢰하며 이 책을 소개합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 부자나라에다가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프랑스는 돈에 대해 터부시하는 프랑스인들의 특성상 불평등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하네요.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져야 부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역사 속 최고의 부자 25명 중 14명은 미국인이고, 3명은 현존 인물이라 합니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멕시코인 카를로스 슬림입니다. <2013년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의 기준은 100만 달러로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고 현대 부자는 대부분 직업인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네요.

경제의 세계화가 된 오늘날은 부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해 기술적 혁신이 이뤄질때마다 신흥 부자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일반인의 상식을 벗어나는 소수지만 나라 재산의 상당 퍼센트를 쥐고 경제 전반을 장악하는 부자 중의 부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거지요. 부자들 사이에서도 극과 극을 대비하듯 편차가 커진 셈입니다. 부자들이 사회의 고위층을 차지하지 않은 나라가 없듯 부자들은 권력을 정복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평등이라는 말은 공허한 슬로건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난의 비율은 좁혀졌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제 근로자와 실업자 문제입니다. 선거철에나 관심받는 부자이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평범한 집단이 83%이라 해요. 그래도 각 계층간 연대가 통할거라 믿는 불평등한 사회에 사는 우리들. 부자들은 작은 기부로 죄책감을 털어내고 있고, 중산층은 얇아진 지갑에 이제는 사실상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실업 문제가 더욱 커졌습니다.

어떤 나라도 예외없이 젊은 층의 빈곤층 노동자가 증가하고 그나마 유지하던 각종 사회보장제도는 축소되고 있습니다.
국가 성장의 시대는 이제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부자는 나라 전체의 성장률과는 상관 없이 부를 팽창시키고, 국가 성장률이 낮아졌을 때 영향을 받는 것은 가난한 자들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잘 살기 위해 부자들을 잡으면 된다는 순진한 생각도 사라졌습니다. 부유세는 그저 정치적 제스처이고 세금은 사회적 평등의 기능을 잃었습니다. 오히려 어중간한 중상위층 부자들은 세금 체계나 시장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며 상위 계급 안에서도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느린 동시에 가장 강력한 사회적 계층 이동 장치인 교육에서조차 불평등합니다. 특권층 자녀들이 서민층 자녀들에 비해 최고의 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졌고, 서민층 자녀들은 학비를 감당하는 것조차 버겁지요. 돈 있는 자들이 더 많은 능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빈곤은 낮아졌지만 부자들의 재산 가치 성장률이 국가 성장률보다 더 높아져 국가 내부의 불평등은 오히려 증가하고 그렇기에 사회적 통합이 점점 어려워질거라 합니다.

부자들의 재산 집중 현상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사회조직에 균열을 가져올 위험성이 있을까요. 이쯤에서 부의 현대적 윤리를 이야기 합니다. 부에 대한 도덕적 기준은 돈이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쓰이는지를 판단하는 사람의 개인적 경험에 따라 결정된다는데, 부자들의 아킬레스건은 법적인 것보다는 도덕적인 것에 있다 합니다.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수록 그들을 건드리는 셈이지요.
현재는 공공 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사회를 갈라놓는 개인주의 증가로 단순한 소득 증가가 진정한 삶의 질 향상으로 나타나게 하지는 못할거라 합니다. 부자들의 윤리적 규칙을 강조해 박애의 시대로 나아가는 것을 희망하는 쪽으로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어차피 자본화는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을 선호하고 개인은 이런 현상에 대항할 힘조차 없기에 소셜 네트워크 장점을 살린 시민의 연결, NGO 단체의 발전 등을 사례로 들며 부의 현대적 윤리를 강조하는 쪽으로 희망합니다. 그의 바람을 그저 순진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로 치부하지 말고 진정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수 있는 가치관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일이 필요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