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 - 단단한 마음을 만드는 25가지 방법
앤 라모트 지음, 한유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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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나 자신이 의미 없다고 느껴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모두에게 너무 아픈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지나간 실패를 회복할 수 없을 때...


그 어떤 것도 위로가 안 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의 저자 앤 라모트는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히 밝히며, 그저 시간만 지나갔을 뿐이라며 공허함에 빠지는 그런 날들에 필요한 생각들을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총기 난사가 일어났던 샌디훅 초등학교의 아이들, 불의의 사고로 화재를 냈던 십 대들을 수용한 마을 공동체 이야기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보듬어주고, 불행했던 가족 관계, 알코올 중독과 완벽주의에 대한 집착, 친구의 죽음 등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나쁜 날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마음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나를 버티게 해줄 순간, 기억, 관계, 이야기는 힘들고 엉망진창인 삶 안에서 발견되는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예쁘게 희망을 가득 담아 포장하려 들지 않습니다. 끔찍한 일을 겪고도 고통스럽지 않은 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기도 하고요.

 

 

저자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지냈던 어린 시절과는 반대로 분노와 슬픔을 억누르지 않고 밖으로 표출하게 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던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시간이 지나면 고통스러운 상실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착한 거짓말이 오히려 우리의 정서적인 GPS가 진짜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없게 한다고 말합니다. 감정이라는 것은 희미해질 수는 있어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오늘부터 난 아무렇지도 않아'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나의 일부를 떠나보낸다는 것과도 같은 말이었다. 』 - p97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작은 원동력을 억지로 보내야 한다는 것, 그것은 그들이 떠난게 아니라 내가 매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벗어나기 힘든거겠지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는 다양한 방법,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법,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는 덜 주목하는 법을 통해 타인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고 조언합니다. 나쁜 날들이 이어지더라도 그 속에서 버텨야 하니까. 혼자보다는 누군가의 손을 잡는 게 덜 힘드니까요.


 

특별한 깨달음 없이도 삶의 의미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의미에 휴머니티를 강조합니다. 사려깊고, 세심하고, 배려심 있고, 연민을 드러내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입니다. 그것이 곧 삶의 의미이자 인간됨이라고 합니다.


보통의 하루지만 삶에서 중요한 것은 특별함이 아닌 그저 집중하고 주목하고 관심갖기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내가 있는 그 자리, 그 순간에 벌어지는 것들에 마음을 두고 눈길을 주는 것, 그 속에서 나와 함께하는 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간직하는 것, 어떤 식으로든 사랑하는 것만이 삶의 의미라고 말합니다. 마음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어두움도 내 일부라고 인정하고 더 큰 무언가를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고통을 잊은 척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가끔 비명을 지르며 숨거나 도망치기도 하면서요. 그렇다고 고통에 잠식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처를 어떻게 버텨낼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은 이렇게 해라는 식의 정신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험담을 그저 이야기할 뿐이지만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바늘땀처럼 하루하루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삶은 이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 누구나 자신의 삶을 엮어갈 정도의 재주는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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