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자유다 - 삶의 가장자리에서 만난 희망의 인문학 수업
얼 쇼리스 지음, 박우정 옮김 / 현암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인문학 열풍인 대한민국.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왜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을 배우는 까닭은 나와 타인, 공동체를 사람이 살 수 있는 공동체로 가꾸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CEO 인문학 강좌처럼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 강좌는 부자들만 접근가능하고, 일반적인 인문학 강좌 역시 강의 중심입니다. 이렇다보니 인문학 공부는 삶에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요. 이런 인문학적 지식 소유가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오히려 인문학 공부에는 삶의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다른 삶을 향한 욕망 말입니다. 그렇기에 기존의 인문학 강좌는 스스로 생각하고 논증하고 그것을 자기 말로 표현하고 글로 담아내도록 훈련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단순한 지식 소유에서 벗어나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자유와 민주주의 개념을 진정으로 깨닫게되는 실천의 인문학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 얼 쇼리스의 주장이며,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는 클레멘트 코스를 탄생시켰습니다. 그의 전작 <희망의 인문학>에서 클레멘트 코스의 개념과 본질을 이야기했고 그의 유작이 된 이 책, 《인문학은 자유다》에서는 오대륙 곳곳에 클레멘트 코스를 실천하는 과정을 담아 이론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스스로의 힘이 생기지 않는 한 타인의 의견과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고, 그런 의존은 가난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 쇼리스가 만든 클레멘트 코스는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 젊은이를 겨냥해 자립적 사고와 행동을 키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학생 한 명이 클레멘트 코스에 다니는 데는 약 2천 달러가 든다. 실업, 복지, 혹은 수감 비용에 비하면 헐값인 셈이다. 하지만 일단 성찰 능력과 정치 기술을 얻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며, 무엇을 택하든 좋은 의미로 위험할 수 있다. 이들은 불공평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즉 무력에 포위된 생활에서 벗어나 좀 덜 거친 삶으로 옮아가기 위해 정치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생활을 하며 투표권을 행사하고 아마 지역사회 활동에도 참여할 것이다. 또는 노동조합이나 정당 혹은 급진적인 변화를 위해 일하는 조직에 가입해 좀 더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  p87-88


 

빈곤층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입구를 마련해 준 클레멘트 코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적절히 사용해 인문학을 가르치더군요. 그런데 인문학이 과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반응 위주의 삶에서 지적변화는 물론 관계를 바탕으로 반성적 사고를 하며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삶으로 변화되었는지 말입니다. 각 나라에서 클레멘트 코스를 설립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희망적인 결과를 보게 됩니다.

 

"이게 내 마지막 기회란 말입니다." - p91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간의 삶의 차이가 만든 클레멘트 코스.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 멋지고 나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클레멘트 코스가 있습니다. 미국적 개념을 한국식으로 변형하는 과정이나 IMF가 불러온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한 여성 재소자와의 대화를 계기로 탄생한 클레멘트 코스는 학문으로서만 접하는 인문학이 아닌 현실과의 연관성을 잘 짚어내 살아있는 인문학의 실천을 보여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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