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린이가 말하는 모두의 행복 - 열두 살 진짜 사회 수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이데 에이사쿠 지음, 남수 그림, 정회성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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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교수 이데 에이사쿠가 들려주는 모든 사람이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하는 진짜 사회 수업 <평범한 어린이가 말하는 모두의 행복>.


빈곤, 소외, 장애인, 공평, 복지, 세금, 노인, 민주주의 등 24가지 토론 주제를 열두 살 유타로의 집, 학교, 이웃과의 관계에서 펼쳐지는 에피소드 속에 녹여 실감 나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열두 살 유타로는 공부엔 별로 관심 없지만 엄마의 강요로 학원을 다니고 있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부모의 이혼 후 일하는 엄마와 사는 유타로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매일 똑같은 나날들이 지겹습니다. 학교, 학원, 시험, 장래 문제 등으로 엄마와 소소하게 갈등을 겪는 유타로입니다.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만들어지니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지만 먼 미래를 위해 따분한 일상을 매일 겪는 건 고통스럽습니다. 엄마는 유타로가 그저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잔소리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타로는 '꼭 공부를 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없는 형편에 학원을 보내려는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부유한 집 아이들과 이미 격차가 나있는데 무슨 소용일까 싶으니까요.


일류 대학을 나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도 언제 잘릴지 모르니 평생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당연하게 말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공부하는 이유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 평생 경쟁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한편으론 '평범한 삶'이란 무엇인지 의문도 듭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 어른 세대가 이뤄낸 평범함은 요즘 세대에게는 결코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평범함에 대한 생각은 난독증이 있는 친구와의 에피소드에서 다양성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합니다. 장애를 가진 친구의 평범함과 장애가 없는 친구의 평범함이 정말로 같은 것일지 고민하다 보니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가위바위보로 동아리를 정한 날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물어봐도 민주주의는 원래 그런 거라며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뿐입니다. 투표와 제비뽑기의 장단점을 친구와 함께 고민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현대사회는 돈이나 지위뿐 아니라 아이들의 추억에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요." - p66, 책 속에서


갑자기 아파 엄마가 필요하지만 엄마는 회사에 묶여 있습니다. 회사에서 쫓겨날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아이들 모두 '평범한 여름 방학'을 즐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한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추억 격차, 공부 격차, 생명 격차... 수많은 격차선이 그어져 있음을 벌써 아이들도 실감할 정도입니다. 그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있으니 참고 견디라고 말하는 사회가 정말 바람직한 사회일지 불만스럽습니다.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밀려나기 쉬운 이들이 있음을 알아차리기도 하는 유타로.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에피소드도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어"라는 말로 흔하게 비교 대상이 되는 폐지 줍는 사람. 그들은 노력을 게을리해서 그렇게 되었을까요. 노력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기회의 차이는 없었을까요. 공원에서 만난 폐지 줍는 아주머니와의 대화 속에서 유타로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어린이의 눈으로 발견하고 고민하는 유타로. 그 고민들은 사회문제이면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을까요? 어린이 한 명의 생각과 고민이 무슨 힘이 있을지 걱정되나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처음부터 안 된다고 단정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유타로는 몸소 깨닫습니다.


초등학생부터 예비 중학생까지 꼭 배워야 할 사회문제를 다룬 <평범한 어린이가 말하는 모두의 행복>. 그저 바라는 것만으로는 세상이 바뀔 수 없다는 것, 바뀌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아주 작은 일부터 실천하면 된다는 희망을 유타로에게서 배워보세요.


지루한 일상을 체념하듯 살아가던 유타로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기까지, 어른들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앞에 두고 바람직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유타로가 대견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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