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통계는 알고 싶어 ㅣ 알고 싶어
요비노리 다쿠미 지음, 이지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데이터로 가득한 세상. 확률과 통계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서 의사결정의 순간을 마주했을 때 자신의 어렴풋한 감각을 넘어 유의미한 가치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도 또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확률과 통계는 불확실한 것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언뜻 우연처럼 보이는 것을 수학적으로 이해해 보려 하는 노력입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 느껴져도 확률을 계산해 보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경우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데도 훌륭한 무기가 됩니다. 여성, 간호사의 지위가 낮았던 시대에 나이팅게일이 제안한 병원의 비위생적인 환경 개선 노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통계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더불어 세상의 거짓말에 속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필수교양이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을 잘라내느냐에 따라 신빙성 없는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유튜버 수학 강사 다쿠미 선생님과 수포자 에리의 대화로 이끌어가는 이 시리즈는 중학생 수준에서 이해 가능한 설명으로 개념을 쉽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전작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 <과학은 어렵지만 상대성 이론은 알고 싶어>를 통해 이 시리즈의 팬이 된 저는 앞으로 또 어떤 주제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쉬운 정도를 확률이라고 합니다. 확률 계산은 무척 간단합니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와 사건 A가 일어나는 경우의 수를 계산해서 나누면 끝입니다. 그런데 경우의 수를 세는 방법에서 주의할 게 있습니다. 경우의 수를 올바르게 세지 못하면 엉뚱한 답이 나옵니다.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에서는 경우의 수를 세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학창 시절 수형도를 그려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데요, 귀찮아 보이는 작업이지만 확률 단원은 수형도를 얼마나 그렸는가가 차이를 낸다고 합니다. 수형도를 이해하면 패턴을 알게 되고 공식도 이해하게 됩니다.
5명 중에서 3명을 고르는 것과 같은 조합 계산은 일상생활에서도 이용됩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대회에서 풀리그 방식보다 토너먼트 방식을 하는 이유를 여기서 알 수 있습니다. 10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하면 9경기를 치르면 되지만, 풀리그 방식이라면 무려 45경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에서 몬티홀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가 등장했는데, 조건부확률을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직관적으로는 처음 선택을 바꾸지 않고 유지하는 행동을 보이는 게 사람의 본능이지만, 실제로 확률 계산을 해보면 선택을 바꾸는 게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도출되어 행동 경제학 관점에서 몬티 홀 딜레마를 설명하는데 자주 이용됩니다.
집단을 수치적, 수량적으로 이해하는 학문 통계학. 유튜브나 블로그 통계, 뉴스 기사 속 통계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합니다.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는 통계학 기본 용어를 중심으로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통계의 의미를 짚어줍니다.
평균은 반드시 평범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 데이터의 들쭉날쭉함을 수치화하는 표준편차와 자신이 받은 점수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나타내는 편찻값 등 대푯값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면 뉴스를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겁니다.
통계의 상관관계를 확대 해석하는 경우는 흔히 벌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거죠. 국어 점수가 높은 사람이 수학 점수도 높은 경향이 있다는 상관관계에서 수학을 잘하려면 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 수학 점수가 낮으니 국어 공부를 하자는 해석으로 가는 경우입니다.
상관관계의 함정에 빠지는 것처럼 데이터를 근거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산으로 가기도 합니다. 저자는 어떤 데이터든 허위상관관계일 가능성을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조언입니다.
쉬운 용어로 수 기호의 의미를 설명하고, 그림과 그래프 등 시각적 효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 통계는 알고 싶어>. 데이터로 가득 찬 세상을 수학적 사고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