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연결의 법칙
데이먼 센톨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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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책을 비롯해 커뮤니티, 마케팅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변화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밝힌 책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수칙 지키기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떤 집단은 철저히 지킨 반면 어떤 집단은 소홀했는데, 공동체마다 왜 이렇게 달랐던 걸까. 구글플러스는 실패하고 인스타그램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BlackLivesMatter #MeToo 해시태그의 확산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새로운 정치인 후보의 급부상은 어떻게 이뤄질까. 소셜 네트워크(사회 연결망) 과학을 연구하는 사회학자 데이먼 센톨라가 인간 행동이 어떻게, 왜, 언제 변하는지에 대해 알려줍니다.


사회 변화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비밀. 우리는 지금까지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는 통념에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정보를 퍼뜨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믿음과 행동까지 변화시켜야 합니다.


인플루언서나 오피니언 리더가 핵심으로 작용하는 소셜 스타의 네트워크 연결이 통하는 듯 보일 때도 있지만, 혁신적인 개념과 행동은 단순 노출만으로는 감염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소셜 스타의 네트워크 연결 사슬에서는 그저 하나의 연결 고리에 불과하고 대항 영향력에 맞닥뜨리는 새로운 개념과 행동 변화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걸 알아냅니다. 대신 네트워크 주변부가 혁신의 뿌리를 내리기 쉽다는 걸 밝혀냅니다.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숨겨진 힘의 정체를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이럴리티 미신도 있습니다. 인간 행동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오히려 강한 유대로 이루어진 자신의 네트워크 내에서 두 사람, 세 사람... 을 통해 그것에 노출되는 경험은 그 개념을 규범으로 변화시키기 수월했다고 합니다. 영향력이 광범위해야 가능한 게 아니라 중복의 힘이야말로 핵심이었던 겁니다.


고착성 미신도 실패에 한몫합니다. 혁신 성공 여부가 실용성, 참신성, 실감성, 정서적 유발성 등의 특정 성질을 갖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고착성 미신을 구글 글래스가 선택했던 얼리어답터 집단의 실패 사례로 설명합니다.


성공 사례로서는 한국의 산아 제한 정책의 성공을 소개합니다. 친구와 이웃으로부터 피임법 정보를 얻은 소셜 네트워크가 어떻게 사회 규범 변화를 가속시켰는지 잘 보여줌으로써 사회 변화가 복잡한 전염으로 이뤄진다는 걸 설명합니다. 단순 개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식으로 단순 전염으로 확산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저항에 부닥치는 종류의 전염은 '복잡한 전염'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혁신 확산에 대한 저자의 대규모 사회 실험이 인상 깊습니다. 건강 동호회 실험을 통해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정보 확산이 빠른 불꽃놀이 네트워크와 중복적 사회적 유대를 통해 전달되는 그물 네트워크 집단을 비교했을 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영향력 있는 한 사람으로부터 단발성 또는 반복 메시지를 받는 게 아니라 다수의 출처로부터 중복 메시지를 받았을 때 복잡한 전염이 성공한 겁니다.


변화의 법칙과 전략은 인간 삶 어느 부분에나 적용 가능하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조직 네트워크의 틈새를 활용해 전략적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직장인 사례는 좁은 가교 네트워킹과 넓은 가교 네트워킹의 비교 실험을 통해 확실히 보여줍니다. 블랙 라이브스 매러스 운동에서 퍼거슨, 조지 플루이드 사건이 그 이전의 사건과 다른 차이를 보여준 이유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전염 인프라의 필수 요수를 이해하고 나면 임계질량이 궁금해집니다. 새로운 행동이 추진력을 얻어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갑자기 변하는 시점 말입니다. 20세기 후반 조직에서 젠더 역할을 집중 분석한 캔터의 연구 결과를 가져옵니다. 여성 임원이 어느 정도의 비율 이상일 때 변화가 이뤄지는지의 연구입니다. 이 결과에서 티핑 포인트는 25%였습니다. 저자는 20세기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연구와 캔터의 연구에서 실마리를 얻어 이번에도 먼저 확립된 사회 규범을 뒤엎는 실험을 해봅니다.


실제로 일어난 결과는 놀랍습니다. 25%에 이르자마자 성공한 겁니다. 25% 헌신적 소수라는 티핑 포인트가 정말로 맞았던 겁니다. 10~20%에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전혀 없었지만, 이후 갑작스레 변화하는 기운을 받았다고 합니다. 25%는 임계질량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걸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사회적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중국처럼 말이지요.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에서는 티핑 전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써야 할지 알려줍니다. 미국 역사상 지속 가능한 농업이 확산된 교잡종 옥수수, 독일 태양 에너지 캠페인 등 사회 규범에 티핑 포인트를 촉발한 전략을 살펴봅니다. 그저 불운해서 실패했던 게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사례 분석하고 있어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성공적 네트워크 사례, 넷플릭스가 유행시킨 접근법 등을 소개하며 어떤 행동이나 혁신이 뿌리내릴 때 특히 복잡한 전염을 확산할 때 실패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저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만 한다고 해서 나머지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기존의 편향을 강화하는 개념과 믿음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때 꼭 알아둬야 할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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