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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인문학 - 간편하고 짤막하게 세상을 읽는 3분 지식
타임스낵 지음 / 스테이블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과자 먹듯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지식 콘텐츠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타임스낵의 <스낵 인문학>. 경제, 역사, 과학, 예술, 심리, 상식을 주제로 48가지 이슈를 세상 편하게 꿀꺽할 수 있는 책입니다. 과자 먹듯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하는 콘텐츠를 뜻하는 스낵컬처에 인문학을 붙이다니, 인문학의 진입 장벽을 확 낮췄습니다.
<스냅 인문학>은 가볍게 시작했다가 자꾸만 손이 가 봉지의 바닥을 보고야 마는 스낵처럼 '흥미'로 시작해 '지식'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입니다. 한 편당 3분 정도면 읽을 수 있으니 간편하게 짤막하게 세상을 읽는 지식 콘텐츠. 사진과 일러스트가 함께 해 지루하고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만큼 순삭 할 수 있어요.
경제 편에서는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기술을 이용해 납치 광고를 벌인 버거킹 사건처럼 뜻밖의 놀라운 결과를 낳게 한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 옆에 놓인 인공지능 스피커가 오케이 구글~ 명령에 반응해버린, 생각해 보면 배꼽 잡을 만큼 재밌는 사건이었어요. 기술의 의도와 달리 사용자가 어떻게 쓰느냐를 보여준 첨단 기술의 빈틈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한 제품을 선보인 기업의 흑역사들, 반대로 약간의 실수, 아이디어, 실행력이 히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분노를 활용해 운전자의 핸드폰 사용에 경각심을 알린 브라질 골키퍼 사건처럼 기막힌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그저 웃고 넘기기엔 그 속에서 캐낼 수 있는 교훈이 만만찮습니다.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설치된 이유, 150일 동안 하루에 지구를 16바퀴씩 돌며 착륙을 대기해야만 했던 우주 난민 사건, 전 국민이 슈퍼카를 탔던 나우루 공화국의 최후 등 역사 속 이슈들이 이어집니다. 조그만 섬나라가 부귀영화를 누리다 한순간에 최빈국으로 전락한 이유를 보면서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의 이면을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과학 편에서는 빨대의 구멍이 몇 개인지 살펴보는 콘텐츠가 재밌었는데요. 빨대의 구멍은 몇 개일까요? 위아래 각각 독립적인 2개? 아니면 하나의 긴 구멍? 파이프처럼 그저 직사각형의 면을 돌돌 말아놓은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멍은 0개라는 주장까지. 빨대 구멍에 둘러싼 기발한 논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냉동인간 기술은 그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가 이미 냉동인간 서비스를 이용 중인 사람이 600명 정도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냉동인간이 되는 과정이 이집트 미라 만들던 기술을 닮아 더 놀랐네요.
예술 편에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즐거움을 줍니다. 일본 만화 캐릭터의 눈이 왕눈이인 이유, 웃음 뒤에 숨은 사회 풍자 애니메이션 이야기 등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뼈 있는 메시지가 많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희귀한 공포증, 자신의 신체 부위를 부정하는 마음 등 심리와 관련한 놀라운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혐오하고 심지어 제거하고 싶어 하는 질환의 사례는 정말 미스터리합니다.
그 외 다양한 상식이 쏟아집니다. 한 번쯤 지식인에서 찾아봤던 궁금증도 있고, <스낵 인문학> 덕분에 처음 접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페트병 바닥에 써진 숫자가 플라스틱 재활용 정보와 안정성을 표기하는 거라는 건 어렴풋이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정확히 구별할 줄 알게 되었어요. 아이스크림 이름 탄생의 비밀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며 마무리하는 인문 잡학 사전 <스낵 인문학>.
최근에 읽은 김경집 교수님의 책에서 자투리 정보나 지식의 파편 자체가 창조적 생산력으로 이어질 순 없지만, 그것이 축적이 되어 자신의 사유와 버무려질 때 창조를 이끌어낼 힘을 가지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입체적 사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축적의 힘이 되는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낵 인문학>을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