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 한국인의 비밀 무기
유니 홍 지음, 김지혜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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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nchi라는 영어 표기가 눈길을 사로잡는 책 <눈치>. 유니 홍 저자는 미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경험 덕분에 눈치의 위력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거주하며 다양한 문화 차이 한가운데서도 빠른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눈치 덕분이라고 하고요.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며 TV 뉴스 분야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유니 홍 저자는 한국인의 '눈치'를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눈치 Nunchi - 1. 눈짐작, 2. 자신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비밀 무기. 3. 남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살피는 섬세한 기술, 4. 쿨한 나라를 만든 한국인이 보유한 초능력


한국인의 비밀 무기라는 부제를 달았을 만큼 눈치는 한국인의 '정' 문화처럼 한국인 고유의 정서, 행동인 걸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평소 "눈치가 참 빠른 사람이다", "눈치가 없다." 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숱하게 써 온 '눈치'라는 단어를 이번에 제대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어요.


눈치는 살면서 유연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홍길동전>은 눈치로 역경을 극복한 성공 스토리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약자의 생전술인 만큼 눈치가 없으면 자신이 가진 특권을 잃게 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아 최소한의 눈치만 있어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었다는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요. 한국은 '고맥락 문화권'이어서 말보다는 몸짓, 표정, 전통, 주변 사람, 침묵 등을 통해 전체적인 맥락을 유추하면서 의사소통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눈치라는 게 참 쓸모 있는 거라는 걸 깨닫습니다. 사람들은 말과 행동은 곧잘 잊어버리지만 그때 느낀 감정을 잊어버리지 않기에 숙련된 눈치 달인은 분위기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삶의 필수 요소로서의 '눈치'를 갈고닦기 위한 기술을 알려주는 책 <눈치>. '무엇보다도 해를 끼치지 마라'가 핵심 원칙입니다. 눈치 없는 사람의 변명 레퍼토리 중 하나는 "내가 그걸 어떻게 알겠어? 말했어야지!"인데,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기 일쑤입니다. 사회생활하면서 손해를 보고, 행복을 느끼기 어려운 타입이라고 해요. 눈치가 있으면 사는 게 좀 더 수월하고,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주변 분위기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눈치 빠른 사람입니다. 공감이랑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공감에선 속도가 중요시되진 않습니다. 진정한 눈치 달인은 그 사람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든 없든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거죠.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눈치를 쓰고 싶다면 눈치의 법칙 8가지를 잘 익혀야 합니다. 선입견을 버리고, 관찰자 효과에 집중하고, 일단 지켜보고, 입을 다물 좋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고, 예절은 언제나 옳고, 숨은 뜻을 잘 알아채고, 의도치 않게 해를 끼치는 것도 나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민첩하고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연애, 직장 등에서 실제 적용한 사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 이해하기 쉽습니다.


에둘러 말하기와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소통이 난무하는 직장에서는 특히 눈치가 필수입니다. 항상 눈치의 스위치를 켜두는 것이 좋습니다. 괜히 싸우다 지치지 않으려면 눈치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눈치는 무작정 '열심히'가 아닌 '똑똑하게' 일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눈치가 가장 늘 때는 가장 불안할 때라고 합니다. 그만큼 눈치는 약자의 비밀 무기인 셈이죠. 편견, 자신감 결여 때문에 생기는 비합리적인 불안감과 눈치에 바탕을 둔 공포는 엄연히 다르다는 걸 짚어줍니다. 관찰하면서 적응하는 능력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게 눈치입니다.


위급할 때 더 강하게 해주는 강력한 내면의 힘, 눈치. 서양인 입장에선 이 눈치가 신비로운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공동체 사회에서 사회적 소통을 위해선 이제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저 인기를 얻기 위한 눈치? 눈치를 쓰면 자존심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선입견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만하고 즐거운 분위기 메이커는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준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다움을 잃는 게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안전하고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면서 진정으로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능력이니까요.


재미있는 건 눈치 연습에 좋은 게임이 우리가 자주 하고 예능에서 자주 보던 바로 그겁니다. 숫자 세며 일어나는 눈치 게임과 묵찌빠. 해외에서도 핫해지는 게임이 될 것 같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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