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 - 무시하기엔 너무 친근하고 함께하기엔 너무 야생적인 동물들의 사생활
사이 몽고메리.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김문주 옮김 / 홍익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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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반려동물부터 TV 프로그램에서만 만나는 낯선 동물들까지, 경이로운 동물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 사이와 엘리자베스 두 사람이 보스턴 글로브에 연재한 칼럼을 다듬어 출간한 책입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인간이 개와 고양이를 기르게 된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관점을 가진 저자의 시선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인간 모두가 행복한 지향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인간과 그들 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함께하길 바라는 저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관련 정보가 숱하게 많다고, 익숙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저자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얻은 에피소드는 깨알 재미를 주는 한편 부자연스러운 외모로 인간의 기준에 들어맞도록 사육된 개와 고양이의 현재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다양한 문제들을 짚어줍니다.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간을 동물의 세계로 되돌려놓고 동물을 인간의 세계, 즉 우리 모두가 속해 있는 곳으로 끌어오고 싶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문어의 짝짓기, 뱀 서식처에서의 에피소드 등 흥미로운 생물학적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 사이 몽고메리 저자는 동물들에 관한 편견을 꼬집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지식은 한정되어 있고 무지하기에 갖게 된 오해와 편견들 말입니다.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와 닮아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전쟁 무기로 이용된 이야기들을 소개한 파트에선 상상 그 이상의 참상에 가슴이 아픕니다.

 

참매의 치유력을 통해 상실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준 자연 에세이 <메이블 이야기>는 제 인생의 책이기도 한데요, 동물들은 우리의 일부가 되어 우리를 회복시키고 재창조합니다. <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 책에서도 위로하고 치유하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배꼽 잡는 에피소드들도 많습니다. 냉장고 밑에서 정신을 잃은 채 뻗어 있던 생쥐와 친구가 되고 싶었던 이야기, 개를 키우는 저자가 공항 탐지견에게 집요하게 냄새 맡기를 당한(?) 사연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동물들의 습성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헤아려볼 수 있습니다.

 

8,700만 종의 동물들 가운데 하나인 인간. <길들여진, 길들여지지 않은>이라는 표현 자체가 인간을 기준으로 삼듯 이 책의 에피소드들은 인간이 지배자로 군림한다는 오만한 생각을 깰 수 있는 글이 많습니다.

 

우리가 키우는 반려동물과 가축은 인간 가족의 세계와 동물 이웃의 세계에 걸쳐있음을 보여주면서 친근하지만 야생적인 동물들의 비밀을 들려줍니다. 저자들이 바라보는 동물에 대한 경외심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딱딱하지 않은 자연 에세이 형식의 글이어서 읽기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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