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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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흔부터라지만 기회의 상실, 욕망의 좌절, 숨 막히는 사회적 압박이라는 단어가 지배하는 시기에 맞닥뜨리는 중년의 위기. 공허함과 허무감이 밀려드는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철학자 키어런 세티야 저자는 중년의 다양한 위기들을 조명해 철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중년의 삶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합니다. <어떡하죠, 마흔입니다>는 도덕철학서이자 자기계발서입니다.

 

중년의 위기라는 명칭은 1965년 등장했지만 그 이전부터 문학 작품 속에서는 이미 중년의 위기를 묘사했습니다. 위대한 예술인들 역시 중년이라 불릴만한 나이대에 작품활동이 거의 없었던 사례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중년의 위기는 있었던 겁니다. 겪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언제냐의 문제일 뿐인 겁니다. 그렇기에 준비를 잘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철학자들은 중년의 위기를 실존적 가치 행위를 통해 대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색하라, 취미를 가져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저자는 삶의 욕망이 강렬함에도, 무시하기에는 너무 절박함에도, 온종일 사색하거나 골프를 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합니다. 치명적인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고 철학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상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 도덕철학은 필요합니다. 중년의 위기를 상실만으로 보지 않고, 상실이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상실은 인정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겁니다.

 

유독 상실한 기회에 대한 향수가 강한 경우, 현재의 삶을 바꿔야할 다양한 이유가 있더라도 변화 자체의 매력이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향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부분도 도덕철학을 바탕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저자는 알려줍니다.

 

욕망을 충족했음에도 공허하고 반복되고 하찮은 것 같은 느낌, 충족된 욕망의 공허함을 느끼는 중년. 욕망이 충족되면 기뻐해야 하지만, 방향을 잃고 우울해지는 중년의 위기가 공감됩니다.

 

 

 

삶에 방향이 필요하다는 해법은 결국 끝없는 도돌이표에 묶이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가치를 추구한 행동이 자기 파괴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일 위주의 완료형 활동에 집중하면 이런 반작용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충족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떡하죠, 마흔입니다>는 내 삶에서 의미의 근원이 대부분 최종 상태에 초점 맞춰져 있다는 완료형 사고방식을 인지하게끔 합니다. 그리고 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미완료형 활동을 고민해보라고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고갈시키지 않는 해법이라고 말이죠.

 

상실의 시절인 중년의 숙제는 바로 현재의 공허함에 대처하는 일입니다. 만족감은 뒤로 유보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마저 자기 파괴적이라는 데서 오는 느낌에 대처하는 겁니다. 현재에 몰두하고 미완료형 지향의 가치를 깨닫는 것, 그것이 중년의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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