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서재에 들어와 봤더니, 서재 스타일이 바뀌었다. 아, 이런. 낯설고 생소하다.
찬찬히 보니 여느 블로그와 다르지 않은 구성과 디자인.이지만.
글을 쓰려면 어디를 눌러야 할지부터 망설이고 헤맨다.
각설하고, 난, 이런 변화가 싫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등등을
이유로 시도한 변화이겠지만, 마치 처음부터 내 손길은 닿지 않았던 듯한 이런 생소함이,
나는 너무 싫다.
'내 공간'이라 생각했으나 '오롯한 내 공간'은 아니었구나, 하는 배신감 때문일까.
내가 변화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기보단 이 변화가 '내 생각과 의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것들과는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다.
생각해보라. 여행을 갔다 돌아와봤더니,
내 방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리모델링돼 있다.
그것은 그 방이 내 취향인가 아닌가, 더 편리해졌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다.
내 방이 내가 모르는 과정들과 목적을 거쳐 내 방이 아닌 것처럼 돼버렸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나는 그것이 물리적 공간이든 사이버 공간이든,
언제나 들어와도 내가 아는 그 모습 그대로인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무언가 변화를 하려면 내 눈과 입과, 내 생각과 마음을 거쳐 변화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그것이 내것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