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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평점 :
뭐, 뻔한 내용이긴 하다. 좋은 생각은 좋은 일을 끌어당기고, 나쁜 생각은 나쁜 일을 끌어당긴다, 라는 아주아주 기본적인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쪽 관련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지겨울 정도로 들은 얘기들이 맞다. 암, 맞고 말고.
중학교 다닐 시절, 우리집에는 '머피의 법칙'으로 유명한, 머피 박사의 '잠재능력의 기적'이라는 책이 있었다. 그 책에도 역시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야기가 씌여 있었고, 자극을 받은 나는, 그 내용을 실천에 옮겨보기로 했었다. 그래서 잠들기 전 온몸의 힘을 빼고 원하는 것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때 나의 느낌은, 뭔가를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였다. 사람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그 느낌이 온몸에 기억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매일 지하철을 놓쳐, 라는 생각은, 여러 번 지하철을 놓침으로써 생긴 경험을 통해 이번에도 지하철을 놓칠 거라는 자기 실현적 예언에서 오는 것이고, 결국 또다시 지하철을 놓치게 만드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사람에게 항상 지하철이 제때 맞춰 오는 상상은 결코 쉬운 일일 수 없다. 게다가 안 됐던 경험의 기억이 그때마다 그 상상을 방해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이 간단한 법칙이, 실현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책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당신의 기분을 상태를 알고 그 기분을 좋게 바꾸라."고 한 부분이다. 명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지금 당신의 기분이 어디에 와 있는지 자각하라."는 말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사람들이 좋은 생각을 가지려고 하고 실제로 그렇다고 믿으면서도 자꾸 실패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기계적으로는 "나에게 집이 생긴다, 집이 생긴다, 집이 생긴다."를 반복하면서도 실제 무의식에선 "그런 집 따위 갑자기 생길 리가 없어."라고 믿는다. 그러니 성공할 리 없다. 하지만 자꾸 자꾸 내 마음의 상태를 점검하다가 보면 내가 실제 그것을 믿는지, 실제로 그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때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또, 한 번 좋은 기분에 휩싸이기 시작하면 좋은 생각이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행복한 일이 생겼을 때 머릿속에서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경험. 그것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경험이 아닐까. 평소에는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조차 기분이 좋을 때는 다 될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는 걸 생각해본다면, 이 간단한 원리가 성공하기 위해서 자신의 기분을 점검하고 좋은 기분으로 빠지게 만들라는 말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다시 머피 박사로 돌아가서, '잠재능력의 기적'에는 위와 같은 말이 언급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 어린 나는 안 되는 상상만 억지로 하다가 원하는 것도 이루지 못하고 머피 박사만 원망하다가 어른이 됐다. 하지만 이제 중요한 걸 알았으니 나도 램프의 마법사에게 소원 하나 빌어볼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