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에 두어서 기분 좋은 최고의 물건을 한두 가지만 사라. 무조건 적게 갖는 것이 좋은 거라 말하지 않아서 좋았다. 심플한 삶에는 돈이 많이 든다. 위선을 떨지 않는 점도 좋았다. 저자의 말처럼 살려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아무렇게나 소비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에서 기쁨을 느끼는지,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나서야 '그 한 가지'를 살 수 있는 거니까.
예전에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에나멜 가방을 샀는데, 가방이 영 불편한 거다. 그때는 출판사에서 일할 때라 편집장님한테 이거 잘못 샀나봐요, 뭔지 모르겠는데 들면 편하지가 않네요, 했더니, 편집장님이 그러시는 거다.
"그러게, 자기는 원래 부들부들 감촉이 좋은 걸 좋아하지 않았어?"
그때 나는 내가 갖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물건들은 디자인보다는 '소재와 편안함'에 특징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입었을 때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 부들부들한 가죽의 지갑, 가볍고 실용적인 천가방 등등.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무턱대고 '예뻐서' '좋아 보여서' 사는 물건들은 결국 장롱 속으로 처박히고 만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사면서, 실패도 하면서, 그렇게 나에게 딱맞는 '단 하나'를 찾는 일, 심플하지만 우아한 삶에 근접하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언제나 자기 자신의 일부를 구입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46p
우리가 진정 소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하루하루의 시간이다. -6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