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회사에 면접을 보고 왔다. 사장이 초쉬크했다.
번역은 많이 안 해봤죠?
일본어 번역 지원자가 250명이에요.
경력과 능력에 따라 다 다르니까 연봉은 그쪽에서 제시해야 돼요.
지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열받는다.
엄청난 열정과 능력을 요구하면서 돈은 많이 줄 수 없다, 널린 게 일본어번역자다, 라고 말하는 모순.
억울하면 출세해야지, 하면서도 그런 꼴은 못 보고 못 참고... 그래서 백수의 기간이 길어지는 나.
뭐라도 되고 싶다.
뭐라도 하고 싶다.
근데 아무거나 되고 싶고, 아무거나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배가 불렀다, 아마도.
하지만 배부른 자처럼 우아하게 내 삶에 꼭 들어맞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4월은 뭐라도 되고 싶다.
뭐라도.